산을 하나 넘으면 또 다른 산이 나온다. 그렇게 어느 순간 자신이 어디에 갇혀있는지 조차 깨닫지 못하는 경우들이 생긴다. 앞만 보고 가다 길을 잃는 경우들은 흔하기 때문이다. 이무기를 잡기 위해 나아가던 이연은 자신이 속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지아가 21년 만에 부모와 재회하며 행복한 일상을 보내는 것 자체만으로도 이연은 행복했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해지는 것은 자신도 행복해질 수 있는 절대 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이무기만 제거하면 모든 것은 완성될 것이라고 믿었다.
이연의 이 달콤함은 지아의 부모와 만난 자리에서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물론 그들은 이연이 구미호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지만, 편견 없이 그를 바라보려 노력하는 모습이 반갑게 다가오기도 했다. 최고 대학을 나와 아버지는 교수이고, 어머니는 의사다. 지아 역시 최고 학부를 나온 피디다.
학교를 가본적이 없다. 그리고 무직이다. 그런 말을 들었을 경우 일반적으로 상대의 태도는 당황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경계를 하게 된다. 더욱 딸이 좋아하는 남자가 그렇다면 극구 그 관계의 종말을 요구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아 부모의 태도는 사뭇 달랐다.
보이는 스펙이 아닌, 사람의 본질을 보려는 노력은 보기 좋았으니 말이다. 자신이 직접 보고 느끼는 것만 믿는 것은 중요하다. 일상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이런 환상적인 상황들은 거기까지였다. 지아가 커플 반지를 건네고, 여느 연인처럼 통화를 하고 달콤한 말을 건네는 것은 일종의 트릭이 되어버렸다.
이무기는 이연과 이랑, 지아 주변 사람들에게 암시를 주며 반격에 나섰다. 동물병원을 운영하는 구신주를 찾아간 이무기는 암시를 줬다. 그 내용이 무엇인지는 모른다. 다만, 분명한 것은 결정적 순간 이연을 파괴시킬 수 있는 행동이다.
지아의 몸 속에 있는 이무기가 움직이며 지시를 내리는 순간 구신주는 움직인다. 이랑에 의해 구해져 가족처럼 지내고 있는 기유리에게는 가장 악랄한 지시를 했다. "죽이고 싶다"라는 암시를 통해 이랑에게 배웠던 공격 기술을 그대로 적용했다.
이랑이 가족처럼 생각했던 유리에게 당해 혼수상태에 빠지게 되며 이연은 이무기의 전략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다. 암시를 통해 공격해 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렁각시인 복혜자에게 암시를 준 이무기는 철저하게 결정적 순간 믿을 수 있는 이들이 배신하도록 했다.
꽈리를 이용하면 이랑은 살릴 수 있다. 600년 전과 동일한 상황의 연속이다. 당시에는 이연이 칼을 들었지만, 이번에는 유리가 그 역할을 하고 있다. 과거와 다름없이 이랑은 가장 믿었던 이들에게 죽을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이연이 꽈리를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그는 사람을 해할 수 없는 산신이었기 때문이다. 지옥에 며칠 동안은 가야만 하는 상황을 만들 수 없다. 자신이 사라지만 지아가 위험해진다. 이를 노리고 이무기가 움직이고 있다고 이연은 믿고 있다.
이연의 생각과 달리, 유리는 끝내 꽈리를 가져오지만 모두 중간에 사라지고 말았다. 생명력을 이어가지 못하는 꽈리. 그럼에도 이상하게도 지아의 부모는 생존한 채 보존되어 있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 역시 거대한 그림 속에 한 부분일 가능성이 높다.
이무기를 제거할 수는 없지만, 영원히 가둬둘 수 있는 방법은 존재했다. 실제 이무기는 600년이라는 시간 동안 잠들어 있었다. 그 섬에 들어가지만 않았다면 이무기는 여전히 잠들어 있었을 것이다. 지아의 피와 신과 비슷한 능력을 지닌 이연까지 섬에 들어가자 이무기가 깨어났다.
말피와 물, 살아있는 사람까지 완벽하게 이무기를 잠재울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이연은 그렇게 번개를 내려쳐 제거하려 했다. 하지만 기괴하게도 이무기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천리안을 가진 탈의파는 이를 보고 탄식을 했다. 이무기는 바로 지아 몸속에 있기 때문이다.
지아 몸속에 남아 있는 흔적이 바로 이무기의 정수였다. 결국 이무기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지아를 죽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함이 다시 찾아왔다. 600년 전과 다를게 없는 상황 속에서 과연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과거처럼 지아의 몸속에는 두개의 인격이 존재한다. 지아 자신과 이무기가 그 안에서 충돌하며 몸을 차지하고 있다. 지아에게 이야기를 한 이무기가 정말 가지고 싶은 것은 뭘까? 남들은 가지고 있지만 자신만 가지지 못한 것은 이무기로서는 여의주다.
용이 되고 싶다면 이를 위한 충분조건이 필요하다. 그게 아니라 파국을 원한다면 굳이 이런 상황들을 만들 이유는 없다. 충분히 세상을 어지럽히는 존재로 자리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문제는 지아 안에 남겨져 있는 이무기를 어떻게 끄집어내느냐이다.
지아를 죽이지 않고 이무기를 밖으로 내보내는 것이 최대 관건이다. 아직 그 힌트조차 드러나지 않았지만, 분명 이무기를 빼낼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한다. 그건 바로 이연 그 자체다. 자신이 이무기를 받아들이는 것만이 지아를 살릴 수 있다. 이제 이연은 선택을 해야만 하는 시간이 되었다. 과연, 이들은 600년 로맨스의 끝은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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