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뜩하다. 실제 사이비 종교가 얼마나 잔인하고 무서울지 알 수는 없지만 최소한 <구해줘>에서 드러난 내용보다는 더 할 것으로 보인다. 절대 영화나 드라마는 현실을 능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드라마를 보는 내내 불쾌하고 불편한 이유는 명확하다.
온 몸을 옥죄는 사이비 종교;
동철의 출소 급격히 변하는 흐름, 두 번째 구해줘에서 상환은 상미를 구할 수 있을까?
있어서는 안 되는 일들은 언제나 찾아온다. 불행은 불행을 잉태하고 그렇게 한 꾸러미가 된 불행 더미들은 그렇게 인생 자체를 바꿔버리기도 한다. 상미네 가족은 비록 가난했지만 서로를 위하는 다정한 가족이었다. 남들 잘 믿는 착한 아버지는 그렇게 도시의 삶에 실패한 채 시골 마을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상미는 구선원의 승합 차량에서 정신 지체 장애를 겪고 있는 정구와 함께 이동 중이었다. 이동이라고 보기 어려운 납치에 가까운 이동 상황에서 더는 그들 무리에 다시 갈 수는 없었다. 정구는 구선원 집사이자 총무 역할을 하는 조완태가 여성을 겁탈하는 장면을 목격하며 문제가 시작되었다.
정구를 돕던 상미까지 위험에 빠진 순간 그녀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대로 다시 구선원에 끌려가면 절대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승합차 바닥에 굴러다니던 드라이버로 운전을 하던 완태의 사촌동생이자 구선원의 집사인 조완덕을 공격했다.
완덕과 완태를 공격해 승합차를 뒤집어버린 상미는 그렇게 정구와 탈출에 성공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잔인한 그들에게는 선보다 더 강렬한 악이 도와주고 있었다. 큰 부상을 당하기는 했지만 깨어난 이들은 다시 상미와 정구를 추격하기 시작했다.
상미는 구선원에서는 중요한 인물이다. 구선원에서 스스로 영부라고 칭하는 사이비 교주 백정기가 선택한 여자다. 3년 전 처음 보는 순간 그녀를 선택한 백정기로 인해 상미네 가족은 붕괴될 수밖에 없었다. 구선원에 너무나 중요한 존재라는 점에서 그녀의 가족이 모두 사이비에 빠져들 수밖에는 없는 상황을 만들어냈다.
상진의 죽음은 모든 것을 뒤틀리게 만들었다. 어머니는 아들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었고, 자책만 심해지는 아버지는 기댈 수 있는 뭔가가 절실했다. 그런 상황을 놓치지 않고 비집고 들어선 구선원은 이 모든 것이 계획이었다. 그렇게 정교하게 준비된 과정은 결국 성과를 얻었다. 상미 가족을 구선원으로 끌어들이는데 성공했으니 말이다.
잔인한 완태는 도주하던 상미와 정구를 다시 붙잡았다. 그리고 백정기가 특별하게 생각하는 상미를 위해 정구를 희생시켰다. 절대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는 공포심을 상미에게 심어주었다. 기차에 치여 숨진 정구. 그렇게 상미는 모든 것이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구선원의 정체를 모두 알고 있는 완태는 이 사기 행위가 우습기만 했다. 한탕하겠다는 환상에 사로잡힌 그들은 그렇게 사이비 종교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완태는 모든 비밀을 알고 있다는 점에서 백정기와 강은실을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사고 후 백정기와 기싸움에서 무너진 완태는 더는 반항도 할 수 없는 존재로 전락했다.
섬뜩할 정도로 잔인한 이들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본 상미는 더는 이곳에 있을 수 없었다. 3년이 지난 후에도 도저히 변하지 않는 상미로 인해 조급해질 수도 있었지만, 백정기는 고단수였다. 상미가 읍네에서 살 수 있도록 배려하는 척하며 더는 도망칠 수 없는 덫으로 밀어 넣으려 했다.
엄마가 볼모로 그곳에 잡혀 있는 상태이기는 했지만 아버지와 함께 읍네에서 생활하게 된 상미는 기회를 노렸다. 그렇게 식당 화장실에서 도주해 뛰기 시작했다. 경찰차를 발견하고 구선원에서 벗어나는 듯했지만 현실은 더 지독했다. 경찰인 우춘길은 이미 구선원과 깊이 연결되어 있었다.
구선원이 주는 뇌물을 받고 있는 우춘길에게 그들은 특별한 존재다. 경찰이 자신을 구원해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라 생각했던 상미는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경찰서에는 구선원 사람들이 가득했고, 이미 광신도가 되어버린 아버지는 상미를 오히려 마귀에 씌웠다고 확신했다.
아버지로 인해 상미의 탈출은 무의미해지고 말았다. 가족 일로 치부되면서 더는 탈출할 수 없게 된 상미는 과연 사이비 종교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더는 도망칠 곳도 없어 도피하듯 선택한 상미 아버지는 광신도가 되었다. 아니 절실했다. 그곳에서마저 밀려나면 삶 자체를 포기해야 되는 극박한 상황에서 미치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할 정도였다.
답답한 캐릭터였던 한상환이 조금씩 폭주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어머니를 위해 아버지를 믿었지만 모든 것은 오직 자신의 성공만을 위한 행위였음을 상환은 뒤늦게 알았다. 이런 각성은 결국 상미의 간절함을 다시는 뿌리칠 수 없게 만드는 이유가 될 것이다.
억울하게 소년원에 있었던 동철은 3년이 지나 사회로 나왔다. 홀로 남겨진 동철은 할머니가 사주던 짜장면을 먹으며 서럽게 울 수밖에 없었다. 동철만 바라보고 살았던 할머니. 그런 할머니마저 볼 수 없게 된 동철은 홀로서기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상황과 동철. 그들이 다시 3년 전과 같은 친구로 돌아가는 과정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상미를 구하기 위해 그들은 다시 뭉칠 수밖에 없다. 그동안 오랜 시간 쌓여왔었던 분노가 폭발 직전까지 이르고 있다. 표출하기 어려운 분노를 쏟아내야만 하는 이 촌놈 4인방에게 상미는 절대적일 수밖에 없다.
보는 내내 인상이 펴지지 않을 정도로 몰입하게 만드는 <구해줘>는 우리 사회를 좀먹고 있는 사이비 종교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잘 드러내주고 있다. 미드에서 느껴지는 사이비 종교와는 또 다른 우리 만의 음습함이 잘 표현되었다는 사실이 반갑다.
그동안 답답하기만 했던 상환이 깨어나고 동철과 함께 상미를 구하기 위해 구선원과 맞서게 되는 과정은 흥미롭게 다가온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구선원이 단순한 사이비 종교가 아닌 거대한 사회악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밝히는 상황들이 <구해줘>가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가치이자 재미가 될 것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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