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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기억 4회-이성민의 분노 의미, 기억은 또 다른 시그널이다

by 자이미 2016.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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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드라마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 <시그널>이 끝난 후 아쉬움을 토로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기억>은 의외의 완성도 높은 재미를 선사하는 <기억>은 대단한 작품이다. 15년 전 사건을 기억을 잃어가는 변호사가 추적하며 가족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이 드라마는 장르 드라마의 재미까지 선사하기 시작했다.

 

시그널과 다르지만 유사한 기억;

기억을 잃어가는 박태석 더욱 완벽해지는 과거의 기억, 은선과 영주의 만남이 가져올 흐름의 변화

 

 

고장 난 머리로 인해 자신이 제안했던 가족 모임은 엉망이 되어가기 시작했다. 번잡한 도로 위에서 망각해가는 자신을 자책하며 분노하는 박태석은 어렵게 방법을 찾았다. 자신의 바지 주머니에 있던 주차장 영수증을 가지고 다시 차로 돌아간 그는 망칠 수도 있었던 가족들을 찾아 뛰기 시작했다.

 

 

평생을 가족을 위해 열심히 뛰어왔다고 생각했던 박태석. 하지만 그는 자신의 그런 생각과 달리 자신이 열심히 일을 하는 만큼 가족과는 멀어질 수밖에 없었음을 뒤늦게 깨닫게 되었다. 그렇게 열심히 뛰어 약속 장소로 향하는 태석은 자신의 인생에서 처음으로 오직 가족을 위해 달렸다.

 

절규하며 쥐어짜서 기억해내고 그렇게 뒤늦게라도 가족을 향해 달려간 태석. 그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자신의 아들이 뺑소니 사고로 죽은 후 달라졌던 그는 이제 자신의 기억이 사라지기 시작하면서 다시 달라지기 시작했다. 소중한 이를 잃었던 박태석에게는 다시 잃을 수 없는 가족이다.

 

순간적으로 모든 것을 잊어버린 태석은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애써 잊고 싶었던 그 지독한 고통을 다시 한 번 경험해야 한다는 것은 무엇으로도 치유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그는 버티고 싶다. 더는 좋은 기억을 잃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족을 지키지 못한 고통은 머리가 아니라 심장이 기억하기에 심장이 멈추는 그 순간까지 통증도 멈추지 않는다는 사실. 난 잘 안다"

 

"고통을 잊으려 심장을 꽁꽁 숨긴 채 머리만 믿고 살아온 난. 내가 믿었던 머리에게 뒤통수를 맞았다"

 

"결국 내가 나를 배신한 건지도 모르겠다. 꽁꽁 숨겨두었던 내 심장이 머리에게 명령한다. 부디 있는 힘껏 버티라고. 심장이 뛰는 날까지 버텨줘야 한다고"

 

태석의 마음을 모두 담은 이 독백은 강렬함으로 다가온다. 드라마 <기억>을 관통하는 주제라는 점에서 대단했다. 머리가 아닌 심장이 기억하는 고통. 그건 가족을 지키지 못한 자신에 대한 분노이기도 했다. 애써 고통을 잊으려 재혼도 하고 미친 듯 일을 했었던 태석.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았던 태석은 그렇게 도망만 치고 있었다. 하지만 결국 내가 나를 배신한 상황이 되고 말았다. 심장을 숨기고 머리만 믿고 살아왔던 태석은 그렇게 머리에게 배신을 당하고 다시 심장에 의지한 채 살아가는 신세가 되었다.

 

 

 

도망치려 해도 결코 도망칠 수 없는 그 기억 속으로 태석은 담담하게 하지만 강력한 한 발을 내딛기 시작했다. 오직 성공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주며 에이스 자리에 올랐던 태석이 VIP 고객인 한국그룹 신영진 부사장에게 주먹질을 한 것은 의외다. 결코 그럴 수 있는 인물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인간의 탈을 쓴 악마인 신영진에게 폭행을 한 태석은 그렇게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한국그룹 예비사위인 차원석 의사가 다시 사건을 쳤다. 뺑소니를 친 차 의사의 사건을 수습하라는 신영진의 요구에 분노하기 시작한 태석은 "재수가 없으려니"라는 그의 발언에 결국 폭발하고 말았다.

 

고객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박태석. 그는 그렇게 한국대학병원 차 의사의 의료 사고를 막았다. 상대 의사의 알츠하이머 전력을 들춰내고, 딸의 과거 사건까지 이용할 정도로 태석은 오직 이기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다하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태석이 뺑소니 사건에 이렇게 민감하게 대처한 모습은 정진 변호사는 놀랐다.

 

누구보다 냉철하고 냉혹하기만 했던 태석이 그렇게 분노할지는 상상도 못했기 때문입니다. 뒤늦게 태석이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뺑소니 사고로 아들을 잃은 태석은 태선 로펌에 들어온 후에도 한동안은 아들을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한다.

 

 

 

박태석이 왜 그랬는지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를 알게 된 정진의 변화는 결국 큰 도움이 될 수밖에 없다. 박태석과 너무 닮은 정진은 기억을 잃어가는 그의 곁에서 그의 고통의 근원을 함께 구원해줄 동료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10여일 전부터 죽은 동우의 사고 장소에 꽃다발을 가져다 놓은 인물은 태선 로펌의 후계자인 이승호였다.

 

15년 전 사고의 범인이 바로 태선 로펌 이찬무 대표의 아들이자 후계자인 이승호라는 사실은 명확해졌다. 어린 시절의 잘못으로 사고를 쳤고, 그 사고의 후유증으로 힘겨워했던 이승호는 떡을 팔던 할머니의 손자 이야기를 들으며 다시 죄책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어떤 방식으로든 죄책감을 잊고 싶었던 승호는 꽃다발을 전하는 방식으로 추모를 했다. 하지만 범인을 찾지 못하고 여전히 아이를 잊지 못하는 은선에게는 달랐다. 범인이라 확신하고 꽃다발을 두고 간 자를 추적하지만 그녀가 잡을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

 

꽃다발에 있을 범인의 지문을 후배인 강유빈 검사에게 부탁하는 은선은 그곳에서 희망을 보기 시작했다. 여전히 죽은 아들에게서 벗어나지 못하는 은선은 그렇게 아들을 죽인 범인을 잡고 싶어 했다. 그런 전 부인을 찾아 이제는 모두 잊고 행복해지라고 이야기하는 태석은 진심이었다. 

 

마 그 자체인 재벌 2세 신영진. 죽은 김 박사 사건을 추적하는 주 기자. 그가 맞추기 시작하는 퍼즐은 결국 맞춰질 것이다. 그리고 그 퍼즐의 마지막 한 조각은 결국 15년 전 사고로 죽은 동우일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기억>은 15년 전 과거 사건에 모든 것이 맞춰져 있다. 

 

공소시효가 끝났다는 뺑소니 사고. 그 사고의 진실을 캐려는 엄마 은선. 그리고 기억이 사라지면서 더욱 선명해지는 동우를 기억하기 시작한 태석. 죄책감을 느끼며 운전을 포기한 승호. 그런 아들에게 이제는 잊고 새롭게 시작하라는 아버지 찬무. 그들은 그렇게 가족을 위해 가족을 감싸고 공격하기 시작했다.

 

 

뺑소니 사건 문제로 신영진을 폭행하고 과거의 기억에 만취한 태석은 아들의 방에서 잠이 들었다. 그런 태석을 보고 경악한 은선과 태석와 연락이 안 되어 계속 통화를 하려던 영주. 그들은 그렇게 처음으로 마주하게 되었다. 전처와 현재의 처가 만나는 이 상황이 황당하게 다가올지도 모르지만 둘이 태석의 병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할 것이다.

 

<기억>은 분명 매력적인 드라마다. 앞선 드라마들인 <응답하라 1988>이나 <시그널>과 달리 대중들이 큰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코드가 다르기는 하지만 이 드라마는 완성도가 뛰어난 작품이라는 것만은 분명하다. 꼼꼼하게 짜여 진 이야기 구조와 이를 완벽하게 풀어내는 감독의 능력. 그리고 모든 것을 완성하는 배우들의 연기까지 <기억>은 꼭 기억해야만 하는 드라마다.

 

기억을 잃어가는 한 남자를 통해 '기억'이라는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가족이라는 가치란 무엇인지를 일깨워주는 드라마 <기억>은 그래서 특별하다. tvN의 금토 드라마가 '가족'이라는 큰 틀을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드라마 역시 같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더욱 강렬하고 매력적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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