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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예상했듯 친자 소동이 마지막을 장식하며 <나쁜남자>는 나쁜 드라마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복수극의 끝에 맞닥트린 결과가 "네가 내 자식이다"라는 식의 해법은 그동안 이 드라마를 꾸준하게 봐왔던 이들을 허탈하게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을 뿐입니다.
친자 소동과 기억상실증을 넘나드는 식상함의 극치
교통사고 이후 죽은 줄 알았던 건욱은 병실에 산 채 발견되며 15회는 마무리되었습니다. 이런 과정은 뻔하고 식상한 예측을 할 수밖에 없는 복선을 던져주었습니다. 그리고 '혹시나는 역시나'로 바뀌며 드라마는 마무리를 위한 마무리로 급하게 나아갈 뿐이었습니다.
악마적 카리스마라는 제작 의도는 중간에 사라진 채 무엇을 위한 복수인지도 모호해지는 상황에서 과연 제작진들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까요? 작가나 연출자 모두 늘어지던 초반을 지나 중간을 넘어서며 스스로 혼란에 빠져 무엇을 이야기해야 하는 것이 맞는지도 알지 못한 채, 우선 마무리라도 해야겠다는 생각만 잔뜩 머릿속에 남아 있는 느낌입니다.
처음부터 친자 논란에서 시작된 드라마가 친자 논란으로 마무리되는 것이 옳은 것이라고 이야기한다면 할 말이 없겠지요. 자신들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바로 친자 논란을 꼬고 꼬아서 결국 "친자가 누구일까요?"가 그들이 이야기하고자 했던 모든 것이라면 그들은 성공적인 길로 가고 있나 봅니다.
재벌가의 친자 논란과 교통사고, 배다른 남매의 사랑 등 그동안 진부하다 못해 막장 드라마 공식의 고전이라고 불렸던 모든 것들을 그럴 듯한 영상으로 내놓는다고 달라질 것은 없습니다. 그릇이 달라졌다면 맛까지 완전히 달라질 수는 없는 것이니 말이지요.
상차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성껏 음식을 만들고 준비해 맛깔스런 만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겠지요. 그런 노력은 뒤로 미루고 어떤 그릇에 어떤 배치가 가장 이상적일까만 고민하다 정작 음식은 배달해서 대충 내놓는 것만큼 짜증스러운 일은 없을 겁니다.
그런 허탈한 잔치 상을 다녀온 듯 찝찝하기만 한 기분을 <나쁜남자>는 제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결코 만만찮은 배우들이 등장하는 이 작품에 좀 더 촘촘한 얼개들로 엮인 이야기 구조가 있었다면 어쩌면 이 드라마는 걸작이 되었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가 삼류가 되어갈 수밖에 없었던 것은 전적으로 제작진들의 능력 부족 탓일 뿐입니다.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머리를 다친 건욱이 병실에 앉아 있는 모습은 측은하기만 했습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충격으로 인한 정신장애가 왔다는 의사의 이야기에서 알 수 있듯 건욱은 교통사고 이후 현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그의 모습마저도 모두 거짓된 연기였음이 마지막 장면에서 드러나지요.
젊은 남자에게 실려 왔다는 이야기는 건욱을 도와 함께 일을 했던 그 남자일 가능성이 높고, 정신병자 연기를 한 것은 철저하게 타인을 속이기 위한 행동이었다며 마무리 되겠지요. 등장인물들을 속이기 위한 의도적인 행동이라면 상관없지만 시청자들마저 속이려는 행동은 제작진들의 만용일 뿐이었습니다.
친자논란을 종결할 수 있는 뻔뻔한 액션은 신여사에 의해 취해집니다. 지금은 태성은 태성이 아니라는 그녀의 결정적인 발언은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상황을 대비해 준비해둔 DNA 검사 서였습니다. 주주총회에서 새로운 대표를 뽑는 상황에서 건욱을 빼앗긴 모네가 태성에게 의결권을 넘겨줘 새로운 회장이 되려는 상황에서 신여사가 내민 카드는 친자 논란을 마무리하기 위한 시작이었습니다.
그녀가 "진짜 태성은 20년 전에 죽었다"고 표현하는 것은 비서실장을 시켜 20년 전에 건욱을 죽이라고 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본인 스스로도 건욱 즉, 태성은 20년 전에 죽었다고 믿고 싶을 뿐입니다. 결코 다시 세상에 나와서는 안 되는 홍회장의 아들 태성이 정신병을 앓고 있다고 해도 그는 죽어야만 하는 이유가 바로 그곳에 있는 것이죠.
신여사로서는 해신이 남편인 홍회장의 것이 아닌 자신의 부모로 부터 물려받은 자신의 것이라고만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자신이 낳은 아이들만이 해신을 물려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고 그런 확신은 무모하고 대범한 살인극까지 이어지게 했습니다.
병실에서 식물인간처럼 누워있던 홍회장 앞에서 모든 일들을 보고라도 하듯 꺼내놓은 이야기들로 인해 홍회장은 모든 사실을 알게 되고 이는 신여사의 몰락을 자초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미 충분히 예견된 일이었고 그렇게 해야지만 이 단순하지만 끝내기 모호한 과정을 일거에 정리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자신을 이용하고 해신을 차지하기 위해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에게 다가왔다 해도 모두 받아들일 수 있다는 태라와 정신병을 앓고 있는 건욱을 바라보며 진정한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재인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고통 받고 아파하는 존재입니다.
드라마 시작부터 가장 불쌍한 존재로 여겨졌던 태성은 역시 마지막까지 불쌍한 존재인 채로 남겨졌습니다.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여인은 자살을 하고 마지막 사랑이라고 여겨졌던 여자는 자신이 아닌 건욱을 택했습니다. 그나마 태성이 만족하고 행복해한 것은 친모는 자신을 버렸지만 신여사는 자신을 버리지 않았다는 것이라 말하는 태성은 <나쁜남자>에서 가장 약하고 아픈 존재일 뿐입니다.
김남길의 입소 전에는 김남길의 군 문제 때문에 드라마가 차질을 빗고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가 나오더니, 마지막 두 편이 방송되기 전에는 김남길을 대신한 배우를 전면에 내세우며 철저하게 김남길을 죽이는 식의 언플은 아쉽기만 합니다. 김남길의 열성적인 팬이나 이 드라마에 관심을 가졌던 이들이라면 진실을 파악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다수는 단편 적인 정보들로 인해 김남길 때문에 드라마가 문제가 생겼다는 식으로 인식을 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병실에서 진짜 미친 사람처럼 연기하는 김남길이 없었다면 정말 최악의 드라마가 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디테일하게 보여준 그의 미친 연기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최선을 다한 모습으로 많은 이들에게 각인될 것입니다. 그의 연기들은 그나마 드라마에서 건질 수 있었던 몇 안 되는 귀중한 선물로 기억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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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방송연예드라마스토리]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친자 소동과 기억상실증을 넘나드는 식상함의 극치
교통사고 이후 죽은 줄 알았던 건욱은 병실에 산 채 발견되며 15회는 마무리되었습니다. 이런 과정은 뻔하고 식상한 예측을 할 수밖에 없는 복선을 던져주었습니다. 그리고 '혹시나는 역시나'로 바뀌며 드라마는 마무리를 위한 마무리로 급하게 나아갈 뿐이었습니다.
악마적 카리스마라는 제작 의도는 중간에 사라진 채 무엇을 위한 복수인지도 모호해지는 상황에서 과연 제작진들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까요? 작가나 연출자 모두 늘어지던 초반을 지나 중간을 넘어서며 스스로 혼란에 빠져 무엇을 이야기해야 하는 것이 맞는지도 알지 못한 채, 우선 마무리라도 해야겠다는 생각만 잔뜩 머릿속에 남아 있는 느낌입니다.
처음부터 친자 논란에서 시작된 드라마가 친자 논란으로 마무리되는 것이 옳은 것이라고 이야기한다면 할 말이 없겠지요. 자신들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바로 친자 논란을 꼬고 꼬아서 결국 "친자가 누구일까요?"가 그들이 이야기하고자 했던 모든 것이라면 그들은 성공적인 길로 가고 있나 봅니다.
재벌가의 친자 논란과 교통사고, 배다른 남매의 사랑 등 그동안 진부하다 못해 막장 드라마 공식의 고전이라고 불렸던 모든 것들을 그럴 듯한 영상으로 내놓는다고 달라질 것은 없습니다. 그릇이 달라졌다면 맛까지 완전히 달라질 수는 없는 것이니 말이지요.
상차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성껏 음식을 만들고 준비해 맛깔스런 만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겠지요. 그런 노력은 뒤로 미루고 어떤 그릇에 어떤 배치가 가장 이상적일까만 고민하다 정작 음식은 배달해서 대충 내놓는 것만큼 짜증스러운 일은 없을 겁니다.
그런 허탈한 잔치 상을 다녀온 듯 찝찝하기만 한 기분을 <나쁜남자>는 제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결코 만만찮은 배우들이 등장하는 이 작품에 좀 더 촘촘한 얼개들로 엮인 이야기 구조가 있었다면 어쩌면 이 드라마는 걸작이 되었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가 삼류가 되어갈 수밖에 없었던 것은 전적으로 제작진들의 능력 부족 탓일 뿐입니다.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머리를 다친 건욱이 병실에 앉아 있는 모습은 측은하기만 했습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충격으로 인한 정신장애가 왔다는 의사의 이야기에서 알 수 있듯 건욱은 교통사고 이후 현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그의 모습마저도 모두 거짓된 연기였음이 마지막 장면에서 드러나지요.
젊은 남자에게 실려 왔다는 이야기는 건욱을 도와 함께 일을 했던 그 남자일 가능성이 높고, 정신병자 연기를 한 것은 철저하게 타인을 속이기 위한 행동이었다며 마무리 되겠지요. 등장인물들을 속이기 위한 의도적인 행동이라면 상관없지만 시청자들마저 속이려는 행동은 제작진들의 만용일 뿐이었습니다.
친자논란을 종결할 수 있는 뻔뻔한 액션은 신여사에 의해 취해집니다. 지금은 태성은 태성이 아니라는 그녀의 결정적인 발언은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상황을 대비해 준비해둔 DNA 검사 서였습니다. 주주총회에서 새로운 대표를 뽑는 상황에서 건욱을 빼앗긴 모네가 태성에게 의결권을 넘겨줘 새로운 회장이 되려는 상황에서 신여사가 내민 카드는 친자 논란을 마무리하기 위한 시작이었습니다.
그녀가 "진짜 태성은 20년 전에 죽었다"고 표현하는 것은 비서실장을 시켜 20년 전에 건욱을 죽이라고 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본인 스스로도 건욱 즉, 태성은 20년 전에 죽었다고 믿고 싶을 뿐입니다. 결코 다시 세상에 나와서는 안 되는 홍회장의 아들 태성이 정신병을 앓고 있다고 해도 그는 죽어야만 하는 이유가 바로 그곳에 있는 것이죠.
신여사로서는 해신이 남편인 홍회장의 것이 아닌 자신의 부모로 부터 물려받은 자신의 것이라고만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자신이 낳은 아이들만이 해신을 물려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고 그런 확신은 무모하고 대범한 살인극까지 이어지게 했습니다.
병실에서 식물인간처럼 누워있던 홍회장 앞에서 모든 일들을 보고라도 하듯 꺼내놓은 이야기들로 인해 홍회장은 모든 사실을 알게 되고 이는 신여사의 몰락을 자초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미 충분히 예견된 일이었고 그렇게 해야지만 이 단순하지만 끝내기 모호한 과정을 일거에 정리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자신을 이용하고 해신을 차지하기 위해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에게 다가왔다 해도 모두 받아들일 수 있다는 태라와 정신병을 앓고 있는 건욱을 바라보며 진정한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재인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고통 받고 아파하는 존재입니다.
드라마 시작부터 가장 불쌍한 존재로 여겨졌던 태성은 역시 마지막까지 불쌍한 존재인 채로 남겨졌습니다.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여인은 자살을 하고 마지막 사랑이라고 여겨졌던 여자는 자신이 아닌 건욱을 택했습니다. 그나마 태성이 만족하고 행복해한 것은 친모는 자신을 버렸지만 신여사는 자신을 버리지 않았다는 것이라 말하는 태성은 <나쁜남자>에서 가장 약하고 아픈 존재일 뿐입니다.
김남길의 입소 전에는 김남길의 군 문제 때문에 드라마가 차질을 빗고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가 나오더니, 마지막 두 편이 방송되기 전에는 김남길을 대신한 배우를 전면에 내세우며 철저하게 김남길을 죽이는 식의 언플은 아쉽기만 합니다. 김남길의 열성적인 팬이나 이 드라마에 관심을 가졌던 이들이라면 진실을 파악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다수는 단편 적인 정보들로 인해 김남길 때문에 드라마가 문제가 생겼다는 식으로 인식을 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병실에서 진짜 미친 사람처럼 연기하는 김남길이 없었다면 정말 최악의 드라마가 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디테일하게 보여준 그의 미친 연기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최선을 다한 모습으로 많은 이들에게 각인될 것입니다. 그의 연기들은 그나마 드라마에서 건질 수 있었던 몇 안 되는 귀중한 선물로 기억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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