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도 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의 죽음과 형의 결혼식을 막기 위한 선우의 행동은 긴박하기만 했습니다. 그 짧은 시간 모든 것을 되돌려 놓지 않으면 뒤틀려버린 현실은 지옥과도 같았기 때문입니다. 향을 이용해 과거로 향했던 최진철로 인해 선우는 죽음의 위기에 놓입니다. 자신을 구하고 정우의 결혼까지 막았지만, 현재로 돌아오지 못하고 과거에 갇혀버린 선우는 향의 저주에 허탈해 합니다.
모든 것을 되돌리고 홀로 과거에 갇힌 선우;
죽어야 사는 남자가 되었다
청부업자 박을 막아내고 20년 전 자신을 살린 현재의 선우는 결혼을 앞둔 정우에게 전화를 걸어 모든 것이 밝혀졌고, 마지막 선택을 알아서하라 합니다. 자수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정우로서는 이런 상황에 결혼까지 할 정도로 모진 존재는 아니었습니다.
신랑 입장을 앞두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성당을 나선 정우는 병원으로 실려 간 선우를 찾아갑니다. 그리고 정우는 현장에 있던 CBM의 오철민 기자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습니다. 아버지의 죽음과 최진철의 만행까지 모든 것은 세상에 알려지고, 모든 것은 정상을 찾게 됩니다.
장례식 장에 있던 민영은 모든 것이 사라지고 자신이 장례식 장이 아니라, 결혼식장에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병원에서 초조하게 변화를 기다리던 영훈도 공간이동을 하듯 갑자기 아이의 손을 잡고 성당 앞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 결혼식이 민영과 서준과의 결혼이 아니라 선우와의 결혼이라는 사실을 알고 누구보다 기뻐합니다.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고 결혼식을 기다리고 있지만, 이 사실이 꿈인지 생시인지 감각이 모호한 민영은 영훈을 만나며 뒤틀렸던 현실이 정상을 찾았음을 깨닫게 됩니다. 향의 정체를 안 사람을 제외하고는 이 급격한 변화를 알지 못한다는 사실은 그래서 흥미롭기만 했습니다. 실제 다가온 현실이지만 쉽게 믿을 수 없는 이 행복 앞에서 민영은 사라졌던 기억을 되찾습니다.
2월 자신과 선우가 결혼을 결심하게 된 그날의 기억은 민영이 기억할 수 있는 가장 행복한 기억이었습니다. 자신의 침대에 잠든 선우에게 프러포즈를 해달라고 조르는 민영의 모습은 귀엽기까지 했습니다. 여느 연인들처럼 티격태격 사랑싸움을 하는 선우와 민영은 언제 그랬냐는 듯 행복하기만 했습니다.
과거 형수였던 민영의 어머니가 여자 친구의 어머니가 되어 급습하고, 민영인 줄 알았던 선우는 그 당혹스러움에 어쩔 줄 몰라 합니다. 과거 정우 형의 약혼자였던 이가 바로 민영의 어머니이고, 어린 아이가 현재의 민영이라는 사실을 까마득하게 모르고 있던 선우에게는 이런 모든 상황이 당황스럽기만 합니다. 이런 우연과 같은 상황은 그들이 결혼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너무나 행복한 기억을 떠올리며 현재의 모습이 꿈이 아닌 현실임이 감사하기만 합니다. 자신의 기억 속에 죽었던 아버지 정우의 전화를 받고 우는 민영은 이런 상황들이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정우 역시 죽었던 자신이 다시 살아나 봉사하는 삶을 살 고 있는 현실이 당혹스럽지만 이내 익숙해졌다고 합니다.
이들이 행복한 현재를 맞이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최진철은 의료기 도매상을 하는 남루한 노인으로 변해있었습니다. 세상을 호령하던 명세 병원 원장이었던 자신이 초라한 의료기 도매상이 되었다는 사실에 분노하는 최진철은 선우를 죽이겠다는 생각 외에는 없습니다. 분노한 채 차를 몰고 가던 최진철은 선우의 차를 발견함과 동시에 과거의 기억을 공유하게 됩니다.
공중전화 부스에서 현재로 돌아가기를 기다리던 선우는 30분이 지났음에도 자신이 여전히 과거 속에 갇혀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정상적이라면 돌아가 행복한 삶을 살아야 하는데 선우는 현재로 돌아가지 못하고 향의 저주라도 반은 듯 과거에 버려지고 말았습니다.
최진철의 악행을 세상에 알리고, 정우가 용기를 내서 자신의 과오를 씻고 새 출발을 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연인인 민영까지 찾았지만, 정작 자신은 과거 속에 갇힌 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처지가 되어버린 현실이 당혹스럽기만 합니다. 향의 저주는 잔인하게도 시간여행의 주인공이자 주도적인 존재였던 선우의 발목을 붙잡고 있었습니다.
향의 조롱으로 과거에 갇힌 선우와 분노로 들끓었던 최진철은 목격자를 막기 위해 레코드점으로 향하다 공중전화 부스에 있는 선우를 발견합니다. 그리고 선우만 제거하면 모든 것을 감출 수 있다는 생각을 한 최진철은 차를 몰아 부스를 박살내고 맙니다. 과거의 기억이 현재로 그대로 전달되는 상황에서 최진철은 20년 전 자신이 선우를 죽였음을 확인하고 만족스러워합니다. 자신을 이렇게 망가트린 선우도 과거에서 죽은 존재가 되었으니 서로 비겼다고 생각하는 최진철은 그것으로 다행이었습니다.
20년 전 과거에 갇힌 선우는 왜 돌아오지 못했을까요? 마지막 아홉 번째 향이 끝나는 순간 돌아와야만 했던 선우가 돌아오지 못한 것은 그가 이야기를 했듯, 향이 선우에게 가한 조롱일 수도 있습니다. 감히 인간이 해서는 안 되는 신의 놀이를 한 대가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가 과거에 갇히고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은 두 명의 선우가 존재할 수는 없다는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
다양한 반론이 재기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시간여행을 주도적으로 했던 현재의 선우가 죽고, 과거의 선우만 살아남는다는 설정은 드라마틱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말도 안 되는 상황들의 연속에 이어, 현재의 내가 죽고 과거의 내가 현재를 대신한다는 설정은 기발하게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흥미롭게도 과거 여행을 주도했던 박선우는 죽고, 향의 정체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과거의 내가 현재를 살게 된다는 설정은 시간여행이라는 틀이 존재하기에 가능한 설정일 것입니다. 민영과 정우, 그리고 영훈도 알고 있지만 정작 그 당사자인 선우만이 자신의 과거 여행을 알지 못한다는 사실은 흥미롭기 때문입니다. 미래의 내가 과거의 자신을 찾아왔다는 기억은 존재하지만 현재의 내가 과거의 나를 찾았다는 기억은 존재하지 않는 선우는 죽어야 사는 남자인 셈입니다.
남은 2회 동안 어떤 이야기로 전개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과거와 현재의 상황을 연결해 변화를 보여주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정우가 하지 못한 결혼식을 선우도 못한다는 설정은 사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과거에 갇힌 선우의 죽음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한 설명은 <나인 : 아홉 번의 시간여행>을 완성시키는 중요한 키워드가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영특함으로 기존의 시간여행을 완벽하게 뒤틀어버린 드라마는 흥미롭기만 합니다. 과연 마무리를 어떻게 할지 알 수는 없지만 신기한 시간여행에 시청자들에게 초대한 제작진들은 대단한 존재들이었습니다. 신기한 시간여행의 마지막이 과연 어떻게 될지 다음 주가 기대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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