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로맨틱 코미디는 과연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습니다. 적절한 풍자가 들어선 <내 연애의 모든 것>은 쓰레기 밭에서 피어오른 꽃을 이야기하듯 처량하지만 흥미롭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좌우로 나뉜 대한민국에서 서로 다른 지점에서 대치하는 남자와 여자가 싸우다 정들어 사랑하게 되는 내용은 새롭지는 않지만 재미있습니다.
가벼움에 담은 무거운 소재, 좌우 프레임에 대한 담론이 재미있다
좌우의 대결이 치열한 대한민국의 정치는 국민들에게 점점 멀어져가는 존재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끊임없는 실망만 안겨주는 그들에게 국민들이 느끼는 기대는 사치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좌우 이념을 들먹이며 경쟁을 하고 국민을 위해 희생한다고도 합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들의 중심에는 국회의원이라는 달콤한 열매에 대한 집착만이 존재하는 집단이라는 사실은 이제 당연하게 다가옵니다.
존경할 수 있는 정치인이 극소수라는 사실은 모두를 슬프게 합니다. 국회의원이란 민주주의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존재들입니다. 그런 그들이 국민들의 비난만 듣는 존재로 전락했다는 사실을 그들은 잘 알아야 할 것입니다.
이런 국회의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내 연애의 모든 것>은 흥미롭습니다. 좌우로 나뉜 그들이 서로의 공통점을 찾아가며 사랑하는 연인이 되어가는 과정은 넘치는 은유로 가득했습니다. 거대 여당인 대한국당의 초선 국회의원인 김수영과 군소정당인 녹색정의당의 초선 의원인 노민영의 모습은 단순히 로맨틱만 담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직업이 국회의원이라는 점에서 그들의 직업은 중요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고, 그런 그들의 직업은 현실 정치에 대한 풍자와 비판이 노골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들이 하는 정치는 무엇인지 점점 알기 힘들어집니다. 극단적인 상황을 만들기는 했지만, 그 안에 담긴 이야기들은 그저 가상의 이야기로 치부하기는 힘듭니다. 서민들이 바라보는 국회의원이라는 존재에 대한 이야기와 우물의 안의 개구리처럼 오직 자신들을 위한 정치만 하는 그들의 행동은 씁쓸하면서도 통쾌합니다.
전혀 다른 이념으로 뒤틀려있던 김수영이 어느 날 갑자기 노민영이 마음속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소화기에 맞아 대립이 심해졌던 그들은 여야가 모여 술파티를 열던 현장에서 보인 당당함에 매료됩니다. 초선의원이지만 당당하게 현실 정치의 문제를 직접적으로 쏟아낸 노민영은 김수영에게는 너무나 멋진 여성이었습니다. 언론사 사주의 딸인 안희선 기자가 아무리 김수영을 사랑한다고 고백을 해도 그에게 여자는 노민영이 유일했습니다.
등장인물들의 연결인 김수영과 노민영, 송준하와 안희선이라는 극과 극이 서로 사랑하는 관계로 발전해간다는 설정이라 흥미롭습니다. 이들의 사랑에는 이념과 신념을 넘어선 그 무엇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프레임을 걸고 싸우는 현실 앞에서 그런 프레임을 걷어내고 가장 큰 가치인 사랑을 실천한다는 점에서 <내 연애의 모든 것>은 매력적이기 때문입니다.
보수와 진보라는 두 집단이 국회에서 항상 싸우기만 하는 그들이 김수영과 노민영처럼 서로를 사랑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궁금해집니다. 드라마가 김수영과 노민영에 집중하고 있지만, 그들이 정치권 전체를 상징하는 가치로 다가온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그들이 사랑을 이루고 그 사랑이 결국 국민들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가치로 돌아온다면 이는 곧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결과가 될 것입니다. 국회의원들은 언제나 국민을 앞세우지만, 언제나 국민들은 안중에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국민들은 그저 자신들의 노 나는 직업을 이어주게 해주는 표일 뿐이라는 인식부터 바뀌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의 정치는 지금보다 더 추하게 변할 것입니다.
진보와 보수라는 너무 다른 둘이 종이 한 장 차이라는 사실은 흥미롭습니다. 극과 극은 통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그들의 논리들은 결과적으로 자신들을 위한 논리 장난에 불과할 뿐이기도 합니다. 다양한 수사를 동원해 대단함으로 포장하기는 하지만 그들의 행위는 그저 국민들을 우롱하는 불쾌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니 말입니다.
농익은 연기를 마음껏 발산하는 신하균의 연기는 이 드라마를 봐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진정한 보수를 이야기하는 그는 수구가 득세하는 현실과는 너무 다른 모습입니다. 진정한 보수란 이런 것이라고 외치는 그에게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밖에 없는 것은 대한민국에 신하균이 연기하는 김수영과 같은 보수주의가 극히 드물기 때문일 것입니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 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고은 시인의 시가 던지는 화두는 김수영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웠습니다. "인생이 계획적으로 흘러 갈 때는 볼 수 없었다가, 인생이 계획에서 살짝 비껴 갈 때 비로소 발견할 수 있는 꽃이 있겠죠"라는 맹 보좌관의 이야기는 김수영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었습니다.
좌파인 이민정과 우파인 신하균이 사랑하는 관계로 발전하는 과정이 흥미로운 이유는 분명합니다. 그들의 행위가 곧 현실 정치를 상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저 서로의 탐욕을 쟁취하기 위해 국민을 볼모로 삼고 있는 그들이 진정한 의원으로서 행동한다면, 대한민국은 지금보다는 행복한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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