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홍의 아버지는 아들을 지키려다 숨지고 말았다. 의료 민영화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려는 진씨 부자는 홍두식의 죽음으로 날개를 달게 되었다. 하지만 그들의 날개는 이카루스처럼 양초와 다름없다. 날기 시작하며 추락이 예고되었다는 점에서 홍두식의 죽음이 부른 거스를 수없는 운명은 진씨 부자의 몰락을 예고한다.
국일 병원 주식회사의 시작;
버려지는 것이 두려운 혜정, 지홍의 마음 속 깊은 곳으로 들어서기 시작했다
사랑하기 때문에 싸울 수밖에 없는 지홍과 혜정은 마음이 아프다. 사랑하기 때문에 이해하고 받아줄 법도 하지만 미처 알지 못했던 그들은 그렇게 진정한 사랑을 하기 위한 홍역을 치르기 시작했다. 거리가 가까워지며 보이기 시작한 서로의 민낯을 두고 벌이는 잠깐의 갈등은 곧 진짜 사랑을 위한 과정이라는 점에서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응급실에 한 여성이 실려 왔다. 그 옆에는 서글프게 우는 남편이 함께 다. 계단에서 굴렀다는 아내는 급하게 수술을 해야 할 정도로 중상이다. 머릿속 피가 뇌를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빠르게 피를 제거하지 않으면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국일 병원에 조인주가 돌아왔다.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인주의 등장은 혜정에게 긴장감을 부여했다. 지홍을 누구보다 좋아했던 인주의 등장은 과거의 기억을 되살리고 현재의 상황을 돌아보게 만들기 때문이다. 인주의 등장은 긍정적인 갈등을 유도한다는 점에서는 반갑다.
급하게 수술을 해야만 하는 조수지(한혜진 특별출연) 환자 뇌수술은 지홍과 인주가 연이어 수술을 집도했다. 이 과정에서 혜정의 시선들은 흥미롭게 이어졌다. 마치 과거 고교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지홍과 인주 사이에서 갈등하는 듯한 혜정의 모습은 그가 정말 지홍을 사랑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과거와 달리 인주는 결혼과 이혼을 경험하고 돌아왔다. 과거 지홍에 대한 맹목적인 사랑으로 혜정에게 못된 말도 했던 그녀이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그녀의 역할은 더욱 분명해졌기 때문이다. 국일 병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의료 민영화에 맞서는 인물들 중 하나가 인주가 될 수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진성종과 진명훈은 국회의원과 재벌과 함께 손을 잡고 '국일 병원 주식회사'를 준비하고 있다. 의료 민영화를 밀어붙이며 병원을 영리화해서 극단적인 부를 쌓으려는 탐욕이 가득한 그들의 야욕은 홍두식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확신했던 그의 죽음이 그들에게는 호재라 생각했지만 그건 열어서는 안 되는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것과 같은 의미가 되었다.
두식의 죽음은 진성종과 관련이 있음은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그 사실을 아는 순간 지홍의 분노는 당연하게 그들을 향할 수밖에 없다. 진씨 부자가 재벌과 국회의원을 등에 업고 있지만 지홍은 진짜 의사가 되고자 하는 이들로 뭉쳐있다. 지홍과 혜정, 김태호 과장에 인주, 그리고 재벌가 아들인 균상 역시 합류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의료 민영화'에 대한 진짜 싸움은 시작될 수밖에 없다.
머리를 다쳐 응급실로 실려 왔던 조수지 환자는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기는 했다. 하지만 그녀는 쉽게 깨어날 수 없었다. 그 이유는 바로 남편 때문이었다. 부인 옆에서 울며 그녀를 사랑하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병원 내 간호사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는 지고지순한 남편이 사실은 가정폭력 가해자였기 때문이다.
환자가 다친 이유 역시 가정폭력을 더는 참지 못하고 이혼을 요구하자 남편에 위해 다치게 되었기 때문이다. 사랑이 아닌 집착이 낳은 이 잔인한 현실 속에서 그녀는 차마 깨어나고 싶지 않았을 뿐이었다. 정신은 있지만 몸이 반응하지 않는 '락틴 신드롬'에 빠진 수지의 진실을 알아 챈 이들은 아직 아무도 없다.
거짓 가면을 쓰고 남들을 속이고 아내를 협박하는 잔인한 남편. 말을 하지 못한 채 도움을 요청하는 조수지 환자를 구원할 가능성은 혜정으로 다가온다. 불우한 가정환경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그녀는 부모의 이혼과 어머니의 죽음을 어린 시절에 목격해야만 했다. 누구보다 잔인한 사랑이라 불리는 속박과 집착의 굴레는 혜정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간절한 조수지 환자의 눈빛. 물론 그것만으로 모든 것을 추론할 수는 없지만 가면을 쓴 남편의 민낯을 들춰내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그 역할은 혜정의 몫으로 다가올 것이다. 그 과정을 통해 사랑이라는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해 여전히 고민하는 혜정은 많은 깨달음을 얻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우는 혜정이 미워서 그녀가 환자에게 고가의 차량을 받았다는 이유로 윤리위에 신고를 했다. 하지만 이 사실을 보고 받은 아버지인 진명훈은 오히려 화를 낸다. 서우의 행동이 못마땅한 아버지는 오히려 혜정이와 같은 의사가 되려고 노력하라고 요구할 정도다.
얼마나 환자에게 잘 했으면 말도 안 되는 엄청난 선물까지 하느냐가 주된 이유일 것이다. 각지지 않고 다양한 병원 사람들과 관계가 좋은 혜정처럼 서우 역시 병원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그런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윤도에게 집착하고 과거의 악연을 현재까지 연장하며 혜정에게 화풀이하는 딸의 모습이 언짢기만 했다.
자신이 사랑했던 윤도도 빼앗기고, 병원 내 위상도 혜정에 의해 무너진 상황에서 이제는 아버지마저 자신의 편이 아니다. 이런 극단적인 상황은 결국 서우에게 선택을 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 서우의 선택이 과연 어디로 흘러갈지 알 수는 없지만 그녀의 선택 역시 중요하게 다가온다. 의료민영화와 이를 막으려는 이들의 싸움 속에서 서우 역시 선택을 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혜정이 지홍에게 화를 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사랑하면 그 사람에게 더 다가가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지홍은 절대 누구에게도 그 틈을 내주지 않는다. 누구와 싸우지도 않고 항상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있는 그는 좋은 사람이지만 그 이상 가까워지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인주가 그렇게 사랑하고 싶었지만 상할 수 없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도 그 곁을 내주지 않는 성격 탓도 크다. 물론 혜정이 등장하며 지홍이 진짜 사랑이 무엇인지를 알아가기 시작한 것이 결정적이었기 때문이지만 말이다. 하지만 지홍은 다시 자신 앞에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
상대 마음 속 깊이 들어가지 않으면 사랑이라 할 수 없다는 혜정의 말에 지홍은 어떻게 해야 할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한 번도 그렇게 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혼자 사랑하다 어느 날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느냐는 혜정의 현실적인 고민은 당연했다.
지홍은 평생 혜정만을 사랑하고 살 수 있다고 확신하지만 그 역시 그의 생각일 뿐이니 말이다. 평생을 버림받으며 살아왔던 혜정에게 가장 두려운 것은 '버려지는 것'이었다. 그런 점에서 혜정의 사랑은 당연한 요구로 다가온다. 서로의 마음 속 깊이 들어가 하나가 되는 것 그게 진정한 사랑이니 말이다.
극대화된 갈등 속에서 두식의 죽음은 엇갈린 감정을 정리하고 본격적인 대응을 하도록 요구한다. 성종이 두식의 사무실을 뒤져 찾은 아들 명훈의 비밀 장부. 지홍을 더러운 싸움에 밀어 넣으려는 성종을 막으려다 쓰러진 두식. 그렇게 죽은 두식으로 인해 지홍은 자연스럽게 진실을 찾으려 노력할 수밖에는 없다.
지홍과 혜정은 이제 동일한 목적을 가지게 되었다. 지홍은 아버지 두식의 죽음, 혜정의 할머니 죽음의 진실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마주한 진실 앞에 진씨 부자가 있고, 그 뒤로 거대한 권력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들은 '의료 민영화'를 위해 모든 권력을 모으고 있다.
인간의 생명까지 돈벌이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그들에 맞선 '의사들'의 이야기는 이제 시작하려 한다. 이 드라마의 제목이 <닥터스>인 이유는 바로 그 이유 때문이다. 미국식 의료 민영화에 맞서 모든 이들이 평등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앞장서는 '의사들'의 이야기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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