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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닥터스 18 19회-김래원과 박신혜 복수 아닌 화해가 씁쓸한 이유

by 자이미 2016.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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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은 진명훈에 대한 잔인한 복수보다는 화해를 선택했다. 복수를 위해 오랜 시간 자신마저 방치한 채 달려왔던 혜정은 지홍을 만나며 변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잘못을 여전히 인정하지 못하는 자를 용서하는 것은 쉽지 않다. 용서란 제대로 사과하는 자에게나 해줄 수 있는 배려이기 때문이다.

 

복수보다 사랑선택;

서우의 각성 명훈의 암 수술 담당하게 된 지홍과 혜정, 닥터스만의 해피엔딩은 시작

 

 

'인과응보의 중심에는 내가 아닌 세상이 있다'는 말로 시작한 18회의 이야기는 격하게 흘러갔다. 제대로 된 사과도 하지 않는 한심한 명훈을 보며 분노한 혜정은 좀처럼 용서할 수가 없었다. 최소한 용서를 하기 위한 전제 조건인 사과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이는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혜정의 이런 행동은 결국 지홍을 다시 선택의 기로에 서게 한다. 병원 내 분위기는 서우에 대해 좋을 수 없다. 부당한 대우를 받은 혜정과 달리, 원장 딸이라는 이유로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는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이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법적으로 아무리 방법을 강구해 봐도 현재 상황에서 명훈을 법적으로 처벌한 그 무엇도 없는 혜정은 원장을 찾아 나섰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혜정은 "당신 죽여 버릴 꺼야"라는 경고까지 했다. 물론 물리적인 행위가 아닌 진 원장 앞에서 그가 무너지는 것을 지켜보겠다는 다짐이었다.

 

혜정의 이런 행동은 결국 지홍에게 선택을 강요하게 만들었다. 혜정을 돕기 위해 남의 삶에는 그 어떤 일도 하지 않던 윤도가 이사회에 참여하며 지홍의 편에 서게 되지만 변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지홍은 혜정을 돕기 위해 수술도 하지 못하고 연구만 할 수 있는 DBS 연구센터를 선택하게 되었다.

혜정이 남긴 말은 씨가 되었고 그녀를 지키기 위해서는 한 발 뒤로 물러설 수밖에는 없었다. 윤도까지 나서서 이사회에서 진 원장과 맞섰지만 그들이 내세웠던 노인건강센터 건립 안은 통과되었다. 오직 수익을 위한 사업에 투자를 결정하면서 정작 병원은 위기에 처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초래되었다.

 

지홍과 태호는 이런 상황에서 모든 것을 뒤집을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를 찾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홍두식의 죽음과 관련한 빈 시간. 진성종과 만났던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떤 이야기가 이어졌는지 궁금했던 그들은 사건을 다시 정리해 본다. 진성종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선택을 했었던 이유는 결정적인 뭔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확신한다. 그리고 그렇게 어딘가에 있을 또 다른 증거를 찾던 지홍은 결국 아버지의 낚시 대에서 문제의 USB를 찾게 된다.

 

비리 사실을 담은 그 파일은 진 씨 일가를 무너트릴 수 있는 절대적인 무기였다. 하지만 지홍은 그걸 쓰지 못했다. 혜정을 볼모 삼은 진 원장으로 인해 공격을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정의는 당신만 모를 뿐 보이지 않는 곳에서 흐르고 있다"는 지홍의 강렬하게 다가왔다. 누군가는 정의를 위해 움직이고 있음을 의미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우는 뒤늦게 자신의 아버지가 혜정의 할머니를 죽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혜정이 국일 병원으로 오게 된 이유가 바로 그 이유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된 서우는 당황스러웠다. 조금씩 변하기 시작하던 서우는 이 일로 인해 극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혜정에게 무릎을 꿇고 아버지의 잘못을 대신 사과하는 서우. 전혀 의도하지 않았고 기대하지 않았던 서우의 행동은 혜정의 마음도 변하게 만들었다. 서우가 사과를 하기 전 혜정은 진 원장의 비리를 밝히기를 바랐다. 자신이 이일로 인해 공격을 받아도 상관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때가 있다는 점에서 시기를 놓치면 큰 범죄를 잡을 수 없다는 점에서 혜정의 선택은 당연했다. 진 회장은 그렇게 횡령과 배임 혐의로 체포되었고, 혜정의 녹취가 담긴 만년필 녹음기를 가지고 있던 서우는 사과를 하면서 이를 혜정에게 건넸다.

 

진 회장이 구속된 후 복수를 노렸던 진 원장은 자신의 딸에 의해 혜정을 공격할 수 없다는 사실에 분노하지만 할 수 있는 것은 전혀 없었다. 이미 증세가 드러나기 시작한 종양으로 인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가 되었기 때문이다. 어려운 수술을 해낼 수 있는 이는 지홍 밖에 없는 상황에서 진 회장은 아들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지홍에게 부탁을 한다.

 

제대로 된 사고조차 하지 않았던 진 원장은 환자가 되었다. 그리고 그가 그렇게 미워하던 지홍에게 수술을 받는 처지가 되었다. 선택의 여지도 없다. 가장 수술 실력이 좋은 지홍이 아니라면 살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진다. 이런 상황에서 진 원장의 선택은 결국 진심어린 사과와 화해로 이어지는 과정이 될 수밖에 없다.

 

복수를 위해 자신의 삶마저 희생시키는 행동이 행복할 수는 없다. 하지만 때로는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정의를 선택해야만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점에서 <닥터스>의 마무리는 이해할 수는 있지만 인정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존재한다. 갑작스럽게 이어지는 화해 모드는 마무리를 위한 마무리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20부작에 맞는 이야기 나누기에 실패한 <닥터스>는 갑작스럽게 휘몰아치듯 복수를 접고 화해를 선택했다. 잔인한 복수극으로 누군가가 몰락하는 것보다는 화해를 통해 보다 큰 복수를 하는 것 자체가 무리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이 갑작스럽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는 사실은 아쉽다.

 

뭔가 헛도는 듯한 상황들은 이야기의 흐름만은 아니다. 캐릭터들에 대한 이야기 분배에도 실패한 <닥터스>는 그래서 아쉽다. 어차피 지홍과 혜정의 사랑이 핵심일 수밖에 없는 이야기 속에서 다른 인물들은 그저 양념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과정이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는 점에서 작가의 인물 구축과 활용은 실패했다고 보인다.

 

김래원의 달콤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은 여전히 강력하다. 박신혜의 사랑스러움 역시 부정할 수 없는 매력이다. 하지만 둘을 제외한 다른 캐릭터들은 맥락도 없이 흔들리는 존재라는 인식만 강하게 든다. 오직 그 둘을 위해 움직이는 세계에서 다른 인물들의 흐름 자체도 둘의 선택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으로 움직이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그 과정이 뜬금없다.

 

화해는 제대로 된 용서를 구했을 때 가능한 일이다. 용서를 하는 것은 용서를 받을만한 자격이 주어진 자에게나 의미가 있는 법이다. 전두환을 용서했지만 전두환은 한 번도 자신의 행동에 대해 반성을 한 적이 없다. 그는 여전히 엄청난 자산을 숨긴 채 평생 호의호식하며 살고 있으니 말이다.

 

용서를 쉽게 해버리면 반성보다는 반복된 잘못을 강요하게 만든다. 용서 정치는 현재의 부당한 권력을 오히려 만들어준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고 있기 때문이다. 용서한 사람이 잘못이라기보다 반성하지 않은 자들이 잘못이지만, 반성을 모르는 이들에게 용서는 오히려 독이라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닥터스>의 복수가 아닌 화해는 착한 드라마의 전형이라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적인 용서가 곧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 수는 없다는 점에서 너무 안일한 전개가 이뤄지는 듯해서 아쉽다. 남은 한 회 어떤 의미 부여를 할지 알 수는 없지만 용두사미를 벗어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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