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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대물 작가 변경이 반가운 이유

by 자이미 2010.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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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하지 않았던 <대물>이 정말 대물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작가가 교체되는 상황은 의아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결론적으로 7월말 이미 결정된 사항이고 5회부터 2008년 <대물>작업을 했었던 유동윤 작가가 집필하게 되는 이 작품은 현실 정치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지속적으로 가져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피아노 치는 대통령이 안 된게 다행이다




<대물>이 처음 등장부터 엄청난 반항을 일으킬 수 있었던 단 하나의 조건은 가려운 곳을 긁어줬다는 것입니다. 현실 정치가 하지 못하는 일들을 속 시원하게 해준 <대물>에 많은 이들이 열광한 이유는 바로 잘못된 것들에 대한 비판이 가해졌기 때문이지요.
이런 현실 비판이 로맨스로 이동을 했다면 <대물>은 완벽한 <소물>로 변할 수밖에는 없었을 겁니다. 말랑말랑한 사랑이야기로 현실을 비판적으로 이야기하기는 힘듭니다. 4회까지 대본을 작성했던 황은경 작가의 말처럼, 어린 아이부터 나이든 이까지 이런 대통령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마음 따뜻해지는 이야기는 현실 정치를 왜곡하고 그저 현실과 이상의 차이만 극단적으로 벌려 놓는 이상한 드라마가 될 수도 있었을 듯합니다.
 
원작과 달리 서혜림을 아나운서 출신 대통령으로 하도야를 호스트에서 검사로 바꿔 놓은 황은경 작가의 선택은 권상우가 사건을 일으키기 전이니 뭐라 할 수 없지만 몰입 도를 떨어트리는 역할인건 사실입니다. 권상우 악재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대물>을 보는 이유는 고현정이나 차인표의 매력적인 연기가 아닌 이야기가 주는 통쾌함이었습니다. 술집에서 친구들끼리 정치를 논하고 울분을 토하며 나눴을 법한 이야기들이 드라마에서 이런 식으로 등장한다는 것은 의외가 주는 흥겨운 충격이었습니다.

현실 속 강렬했던 이슈들을 드라마 속으로 끄집어 들여 캐릭터에 녹여내 풀어가는 방식은 자연스럽게 시청하는 이들에게 감정이입을 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이런 <대물>이 뜬금없이 작가 변경 논란이 일어난 건 생뚱맞기만 했습니다.

하차 시기는 촬영 전 첫 대본 리딩 부터였다고 합니다. 이미 촬영 전부터 결정된 하차가 지금와서 이슈가 되었던 것은 강렬한 정치 비판이 화제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화제는 초반 대본을 집필했던 것으로 알려진 황은경 작가에게 주목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많은 이들은 황작가가 보여준(결국 작가가 아닌 감독이 만든) 촌철살인 대사들과 상황들에 환호했습니다. 하지만 작가는 이게 불만이고 겁이 났다고 토로하며 인터뷰를 자청했습니다.

"정치를 쓰고 싶었던게 아니에요. 뻔한 정치드라마를 만들지 말자는 마음으로 시작했고, '뉴하트'처럼 저런 의사가 있는 병원이라면 나도 가고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정치인의 음모 계략 중심이 아닌 일반 서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었어요. 근데 나중엔 겁이 나더라구요. 제가 쓴 내용이 다르게 변질돼서 나가니까. 나중에는 이러다 대검중수부 국정원에 불려가는건 아닌가 불안감이 들 정도였어요"

최초의 여자 대통령이 되는 상황에서 정치적인 음모가 사라진 일반 서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내용은 과연 무엇일까요? 현실 정치를 부정하고 환상이나 동화 속에 등장하는 정치 이야기를 하겠다는 말이었다면 그녀의 초반 교체는 환영할만한 일입니다.
연출자와 각본을 쓰는 이들은 준비 과정부터 숱하게 많은 고민들과 소통을 합니다. 많은 이들이 알고 있듯이 이 작품은 2008년부터 준비를 하던 작품이었습니다. 당시 <왕과 나>를 집필하던 유동윤 작가가 <대물> 시나리오도 함께 작성을 했다고 합니다. 

문제는 두 작품을 함께 준비하며 쪽 대본이 나오는 경우들이 많아지며 불미스러운 일까지 벌어지는 등 최악의 상황에 처하자 10회 분량의 각본을 썼던 유동윤 작가가 <대물> 작업을 중단하고 다른 작가들에게 넘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유동윤 작가가 우리가 지금까지 봤었던 <대물>의 원안자일 가능성도 높습니다. 황작가가 작성했던 극본이 작가 말대로 "갈기갈기 찢겨진 것 같았다"라는 표현처럼 오종록 감독의 독선의 결과라기보다는 2008년 집필을 했었던 유작가의 소통으로 만들어낸 것으로 읽혀집니다.

그렇고 그런 정치 드라마가 아닌 사랑이 가득한 이야기를 담아내고 싶었다는 황작가의 <대물>을 보고 싶은 이들도 있을 듯합니다. <피아노치는 대통령>이 보여주었던 대통령 안성기와 과외 선생인 최지우의 사랑을 드라마로 만들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은 <대물>이 엄청난 반항을 일으키며 많은 이들이 전폭적인 지원을 보내는 것은 황작가가 추구하는 감성이 아닌, 오피디가 추구하는 현실정치에 대한 비판입니다. 정치적 외압으로 교체되었다는 설은 야당에서 여당을 몰아붙이기 위해 힘을 사용했다는 말밖에는 안 되기에 그럴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습니다.
오감독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바꿨다는 대사 "들판에 쥐새끼들이 득실거린다"를 황작가는 경악스럽게 생각하고 시청자들은 환호를 보냈습니다. 중수부에 잡혀갈까 두려워했다는 황작가의 <대물>은 시청자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드라마가 될 수는 없었습니다. 

오감독과 유작가가 현실 정치에 뛰어든 아줌마가 어떤 방식으로 최초의 여자 대통령이 되어갈지 무척 기대가 됩니다. 더욱 현실 속의 부조리를 시원하게 파괴해가는 캐릭터의 힘이 시청자들에게 언제까지 대리만족을 할 수 있게 해줄지도 궁금합니다.

보다 냉철하고 집요한 비판을 하기 위한 작가 교체였다면 전폭적인 지지를 보냅니다. 현재까지 보여준 시원한 비판의식이 흔들림 없이 끝까지 지속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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