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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대물 4회-차인표와 고현정의 카리스마 대결, 정치를 말하다

by 자이미 2010.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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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혜림이라는 아나운서 출신이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되는 과정을 그린 <대물>은 현실 정치와 대중의 바람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며 흥행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고현정이라는 절대강자와 가장 극심한 대립관계를 가질 수밖에 없는 차인표의 화려한 등장은 <대물>의 또 다른 재미로 다가왔습니다.

정치인은 타고난 갬블러다




아픔만 남겨주었던 대한민국을 떠나 호주로 이민을 가려던 혜림은 하도야 검사로 인해 이민을 접게 됩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좋아했던 혜림을 남 몰래 짝사랑했던 하검사로서는 그녀를 보낼 수 없는 게 당연했죠. 마침 말라리아에 걸린 혜림의 아들로 인해 객관적인 명분까지 가질 수 있게 되며 그들의 관계는 좀 더 친숙함을 더해가기 시작했습니다.
4회의 핵심은 혜림이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과정입니다. 당연히 평범하지는 않지만 아줌마에서 의원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담아내는 과정에서 보여준 강태산 의원의 화술과 정치인으로서의 감각은 매력적이었습니다. 대통령을 꿈꾸는 능력 많은 강태산이 자신의 정치 생명을 걸고 벌이는 게임은 자신이 만든 틀 속에서 유리하게 작용해 원하던 것을 얻어내고 말았습니다. 

강태산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높이기 위해 선택한 보궐선거 필승 카드인 서혜림이 아이러니하게 결정적인 순간 자신의 발목을 잡는 호랑이 새끼임을 미처 알지 못했다는 것은 시청자들에게는 재미있는 전개를 예측하게 합니다. 

<대물>이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는 절대적인 이유는 자신이 생각하는 것들이 드라마에서 실현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영화 <아바타>에서 조정을 하듯 등장인물들이 마치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 행동을 하는 듯한 착각을 하게 만드는 것이 시청률 대박의 요인이지요.

문제는 이런 필승 전략이 어긋나면 시청자들의 원성과 외면도 뒤따를 수밖에는 없다는 것입니다. 철저하게 현실을 이용하지만 결과적으로 절대 현실이 될 수 없는 판타지를 그리는 <대물>은 조만간 바뀌는 작가에 의해 평가가 달라질 수도 있을 듯합니다.

<대물>의 핵심은 서혜림이 기성 정치판에 뛰어들고 난 이후부터입니다. 현재까지의 모습은 TV를 보는 시청자처럼 서민의 눈으로 바라본 정치, 사회 이야기를 과감 없이 풀어낼 수 있었지만 그녀가 정치인이 되었을 때 과연 과거에 가졌던 시각과 정신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기도 하지요.

극중 강태산 의원이 이야기를 하듯 정치란 절대 악과 절대 선도 아닌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은 유기적인 존재일 뿐이니 말이지요. 당론이 존재하지만 그 당론과 상관없이 행해지는 수많은 일들은 결과적으로 자신의 정치적인 생명력을 연장하는 방법으로 쓰여 질 뿐 온전히 국민들을 위함은 있을 수 없습니다.

서혜림이 모기 때로 고생하는 주민들의 바람을 이뤄주기 위해 참여한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대기업의 계발논리에 묻히는 현실에 분노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강태산이 이야기하는 정치는 어쩌면 일반인들에게 가장 정확하게 현실 정치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주는 대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방치된 간척지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는 이번 방송은 개발하려는 기업이나 최악의 환경에서 신음하는 주민들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변합니다. 단순한 개발 논리에 서혜림의 정치적인 주장까지 모두 담아 한 방에 끝내려는 모습에 재동을 거는 강태산은 개발과 환경보호에 대한 무척이나 민감한 주제를 던져 놓습니다.

보수진영에서는 돈이 들어서 진보진영에서는 돈이 없어서 친환경 개발이 쉽지 않다고 이야기합니다. 가장 중요한 화두인 '4대강' 논란을 떠올리게 합니다. 뒤이어 쏟아내는 서혜림의 말들은 권력에 장악된 방송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요.

현 정권 들어서 가장 중요한 문제인 '대운하와 방송장악'이라는 화두를 격렬한 대화 속에서 담아내는 모습은 당혹스러울 정도였습니다. 지독한 상업방송인 SBS를 비난하는 대사까지 진행된 서혜림과 강태산의 대사는 많은 시청자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제시했습니다. 

"정치란, 절대선과 절대 악의 논리가 아닙니다. 49% 악 속에 피어나는 51%의 선의 꽃. 그게 바로 정치입니다. 매우 위험한 지경에 서있는 만큼 정치인들에게는 아주 높은 도덕 감이 요구가 됩니다"


라는 대사는 정치란 무엇인지에 대해 가장 단순하고 명쾌하게 알 수 해주었습니다. 선과 악이 공존하고 그 공존에서 선이 승리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정치인들의 아주 높은 도덕 감에서 찾는 것은 현재의 정치를 돌아보게 만듭니다.

하도야 검사에 의해 모욕을 당한 민우당 이배호 대표와 만들어진 상황에서 칼에 찔리는 하도야와 모든 것을 목격한 서혜림. 그런 상황은 그녀가 보궐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결정적인 역할을 해줍니다. 어설프기 그지없는 사건 조작이 당황스럽기만 하지만 정치란 다 그런 것이 아닐까란 생각도 해보게 합니다.

공중파 방송이라도 권력을 가진 정치인과 대기업에 의해 너무나 쉽게 사유화될 수 있음을 보여준 <대물>은 SBS가 만들어낼 수 없는 괴물을 만들었습니다. 드라마의 힘이 교묘함으로 바뀌지 않는 한 이 괴물은 기존 공중파 방송에서도 시도하지 못했던 현실 정치를 가장 통쾌하게 무너트리는 재미로 다가올 듯합니다.

4회에서 보여준 강태산 의원의 차인표의 카리스마는 <대물>을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는 특별함이었습니다. 강력한 눈빛과 상대를 제압하는 그만의 카리스마는 시청자들을 사로잡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고현정과 차인표의 카리스마 대결이 폭발한 <대물>은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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