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와 현실을 오가는 <더블유>가 무더운 여름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그 이유는 무겁지 않고 적당하게 재미를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환상이라는 요소가 적절하게 가미되고 우월한 남녀 주인공의 사랑과 복수까지 겸하는 드라마에 시청자들이 환호하는 것은 당연하다.
오성무의 역할 중요하다;
만화가 오성무에서 딸 오연주로 바뀐 이야기, 결국 마무리는 오성무가 한다?
만화 속 주인공인 강철과 그런 그를 탄생하게 만든 연주가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다. 현실과 만화 사이를 오가며 벌이는 그들의 이야기는 그래서 흥미롭다. 실제로는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이 가상의 상황들은 그래서 더 편하게 그들에게 몰입하게 해준다.
현실과 동떨어질수록 우리는 편안함을 느끼고는 한다. 어차피 현실이 아니라는 사실에 그 모든 가상의 상황들은 최적의 조건들이 될 수밖에 없다. 그 가상의 공간에서 이뤄지는 그 무엇이든 현실이 될 수 없다는 점에서 그곳에서 벌어지는 모든 것들은 어느 순간 당위성을 얻으며 몰입도를 극대화시킨다.
만화 속 주인공을 한 번쯤은 동경하거나 사랑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영화나 드라마 속 주인공을 사랑하듯 말이다. 이 드라마 역시 그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자신도 모르게 만화가인 아버지에게 자신이 상상했던 인물을 만들게 했던 연주는 자연스럽게 그 완벽하게 자신의 이상형에 부합하는 강철을 사랑한다.
사랑하는 마음은 두 개로 나눠지기도 한다. 지독한 사랑은 애증이 되고 그건 증오의 모습으로 잔인하게 변하기도 한다. 오성무는 자신을 최고의 만화가로 만들어준 <W>의 주인공 강철이 자신을 벗어나는 것을 알게 되면 없애 버리려했다. 자신의 분신이나 마찬가지인 강철을 죽인다는 것은 곧 자신도 모든 것을 멈춘다는 것과 다름없다.
모든 것을 건만큼 모든 것을 버려야만 비로소 끝낼 수 있는 사랑은 실패했다. 모든 사실을 알게 된 만화 속 주인공은 현실에서 스스로 만화의 주인공답게 마무리를 해버렸다. 그렇게 모든 것은 끝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랑은 죽었던 주인공을 살려냈다.
간절함은 만화를 다시 연재하게 했고, 그렇게 그들의 이야기는 다시 시작되었다. 제대로 이야기도 하지 못한 상황에서 강철의 죽음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여전히 강철을 유죄라고 생각하는 검사출신 국회의원 한철호가 있다. 사회 정의를 위해서는 강철을 유죄를 증명해야 한다는 자신만의 가치관에 사로잡힌 한철호는 역설적으로 강철의 입장에서는 악당일 수밖에 없다.
그들의 이야기는 아직 제대로 시작도 못했다. 여기에 원작자인 오성무마저 누구라도 특징짓지 못한 범인은 중요한 존재다. 강철만이 아니라 그 범인 역시 자신의 의지대로 현실과 만화를 오가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그가 누구인지 창작자도 모르는 상황에서 결국 범인이 누구라도 특징지을 수 있는 그 무엇도 없다.
기본적으로 그 범인이 왜 강철의 가족을 잔인하게 살해해야만 했는지가 없다. 그리고 끊임없이 그를 괴롭히는지도 알지 못한다. 여기에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되는 순간 다시 등장해 진짜 적이 되어 모두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강철만이 아니라 연주 앞에까지 등장한 그 범인은 <더블유>를 흥미롭게 만들 일등공신이다.
범인은 그렇다면 누구일까? 정말 이건 작가 마음이다. 그 어떤 연관성도 부여되지 않은 상황에서 뜬금없어 보이게 등장한 이 범인은 오성무의 말처럼 강철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기 위한 정반대편의 악랄한 존재일 뿐이다. 그런 점에서 그 범인은 원작자가 오성무의 새로운 자아가 아닐까?
기본적으로 <더블유>의 세계관은 우리가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이해해야만 하는 관계가 아니다. 무엇을 상상해도 자신의 상상과 다른 결과로 귀결되어도 그게 그럴 듯하게 포장될 수 있는 세계관이라는 점이 장점이자 단점이다. 무수히 많은 변수가 등장하고 이로 인해 무한 확장이 가능한 이야기의 틀을 갖추고 있지만 그래서 집중력을 저해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강철과 연주의 사랑이 시공을 초월해서 이어지는 상황은 앞으로 더욱 강력해질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강철이 존재해야만 하는 이유가 바로 사랑이라는 점에서 <더블유>는 사랑이 중심이 되는 이야기이다. 자신을 만들어낸 존재. 그리고 자신을 사랑해주는 존재. 그 존재를 사랑하게 된 만화 속 주인공의 이야기는 결국 사랑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만능열쇠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으니 말이다.
오성무가 중요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만화 <W>를 만든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는 10년 동안 그 세계에 빠져 살았던 인물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갑자기 친구들과 여행을 하기 위해 호주로 떠났다.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다. 갑작스럽게 그가 호주로 떠난 후 강철이 다시 살아나고 연주와의 사랑이 점점 깊어지는 것은 그 이유가 있다는 의미다.
그런 점에서 오성무의 존재감은 더욱 커진다. 그가 어떤 식으로도 만화 속 세계에 관여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오성무에 의해 탄생되었지만 강철이 자의식을 갖추고 만화 속 수동적 존재가 아닌 능동적인 인물이 되었듯, 범인 역시 동일하게 움직이고 있다.
강철이 연주가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을 아버지인 성무가 완성했다면, 범인은 그런 강철을 더욱 극대화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보조적인 존재일 뿐이었다. 하지만 그의 역할이 커지면서 그의 존재 가치 역시 무게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오성무가 그 범인일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역설적이게 그가 모든 것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범인 역시 오성무의 머리에서 탄생한 인물이다. 그의 모든 사고 체계 역시 그가 창조한 것이다. 강철이 그러했듯이 말이다. 그런 점에서 범인은 오성무의 또 다른 자아라고 볼 수밖에 없다. 강철이 연주의 상상력에서 시작해 오성무에 의해 완성되었듯, 범인 역시 그렇다.
오성무가 범인이라는 것은 추론일 뿐이다. 드라마 <더블유>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는 송재정 작가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이미 불가해한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그 세계관에서 어떤 결과가 나와도 작가에게 유리한 결론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결말도 용이해진다.
범인의 정체는 모든 이들이 될 수도 있다. 강철을 보호하고 아끼며 돕는 본부장일 수도 있다. 다른 차원의 세계에 대한 관심도 많은 그가 유력해 보이는 부분이기도 하니 말이다. 사격 최고 선수였던 강철의 경쟁자일 수도 있고, 강철 본인의 또 다른 자아가 만들어낸 허상일 수도 있다. 이것도 모자라 악플러가 범인으로 추론되어질 수도 있다. 그 모든 것이 가능한 것이 <더블유>이고 장점이자 단점인 이유이기도 하다.
드라마 <더블유>가 송재정 작가에 의해 만들어졌듯, 만화 <W>는 오성무의 몫이다. 그런 점에서 그 안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건의 기본 범주에는 오성무의 사고가 지배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강철을 죽이려고 했던 오성무의 또 다른 인격이 범인에 빙의되어 버린 것은 아닌가 하는 추측은 그래서 흥미롭다. 무슨 상상을 하든 그 세계에서는 가능하니 말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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