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타워즈>의 충격적인 대사 중 하나가 바로 "내가 너의 아버지다"라는 충격적인 폭로였다. 재미있게도 드라마 <더블유W>에서는 "내가 왜 네 아빠야"가 충격을 전했다. 만화가 오성무를 집어삼킨 진범 한상훈이 강철에 의해 붙잡혔지만 갑작스럽게 탈출한 그는 현실로 돌아와 반격에 나섰다.
작가 스스로 블랙홀에 빠지다;
만화와 현실의 경계가 사라지고 벌어지는 기묘한 상황들, 결론은 맥락을 찾을까?
강철이 달리면 진범 한상훈도 달린다. 만화 속 인물들이 현실 속 존재들을 이용해 만화의 내용을 바꾸기 시작하며 상황은 급변할 수밖에는 없게 되었다. 오성무에 맞서 강철을 살리기 위해 딸 연주가 나섰고, 그렇게 모든 것은 정상을 찾아가는 듯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자신의 의지만으로도 경계를 넘어 자유롭게 만화와 현실을 오갈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강철은 이를 통해 한상훈을 붙잡을 수 있었다. 그렇게 모든 것은 정상을 찾는 듯했다. 강철과 연주가 생각하는 만화의 결론은 행복이었다. 진범이 잡히고 이에 불안해진 한철호가 과거처럼 한상훈을 죽이고 그를 살인교사로 잡으면 끝이라고 생각했다.
강철과 연주의 사랑은 그렇게 깊어지고 모든 것은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는 듯했지만 이미 뒤틀린 시공간은 그들의 의지와 다르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취조실에 있던 진범은 갑자기 경찰서를 순간이동해서 벗어났다. 아무리 빠져 나가려 해도 나갈 수 없었던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이어진 진범의 탈출은 모두를 두렵게 만들었다.
만화 속 유치장에서 빠져나와 현실 속으로 돌아온 진범은 경찰차를 몰고 오성무의 작업실로 향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스스로 오성무가 되어 모든 것을 바꾸기 시작했다. 만화를 통해 현재까지 어떤 방식으로 상황이 전개되었는지를 확인한 진범은 이를 뒤틀어 자신이 주도하려 했다.
아무것도 모른 채 아버지가 정상을 찾았다고 행복해하던 연주는 정말 모든 것이 정상을 찾아가는 듯했다. 강철 역시 이런 사실을 모른 채 만화 속 세상으로 돌아가 마무리를 하려 했지만 진범에 의해 전혀 다른 상황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강철을 당황하게 만든 것은 현실 속에서 만화 속 인물을 마주했다는 것이다.
강철이 거주하던 호텔을 배경으로 삼은 곳을 찾아 간 그는 로비에서 소희를 목격하게 된다. 절대 현실에서 볼 수 없었던 그녀가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다. 순간적으로 사라져버린 소희를 강철은 착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만화 속으로 들어선 강철은 도윤에게서 소희가 자신을 로비에서 봤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소희가 현실로 소환되었다 사라진 상황은 많은 것들을 시사한다. 만화와 현실의 경계가 무너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서로 다른 세계라고 강철은 이야기를 했지만 현실에 종속된 만화 속 세상 사람들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현실과 만화의 경계를 오가기 시작했다는 것은 중요하다.
아버지가 정상을 찾았다는 사실에 그저 반갑기만 했던 연주는 강철이 만화 속 세계로 들어갔다는 말을 듣는 순간 완전히 변한 아버지를 보게 된다. "내가 왜 네 아빠야"라며 특유의 비열한 미소를 짓는 아버지는 오성무가 아니라 진범 한상훈이었다.
연주를 납치하고 영혼을 저당 잡힌 오성무를 이용해 진범은 자신을 위한 만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전혀 다른 세계관을 넘어선 진범은 연주를 총으로 쏴버린다. 다시 폭주를 시작한 진범을 막아내기 위해 강철이 나서며 그들은 차량 안에서 서로에게 총을 겨누기 시작한다.
서부극에서 말에 타서 서로에게 총을 쏘듯 차를 말처럼 사용해 총격전을 한 강철은 진범을 제압하는데 성공한다. 폐공장 안에 들어선 강철은 연주는 찾지 못하고 핏자국만 확인한 강철은 다시 현실로 돌아가 그녀가 병원으로 급하게 실려 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사경을 헤매게 된 연주는 살 수 있을까? 강철의 총에 맞은 진범은 정말 사망한 것일까? 강철에게 당한 한철호는 그렇게 끝나는 것일까? 현실로 왔었던 소희는 어떻게 공간 이동을 했던 것일까? 진범에게 영혼까지 빼앗긴 오성무는 정말 다시 돌아온 것일까?
이제 3회를 남긴 상황에서 <더블유 W>는 더욱 맥락 찾기 어려운 상황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정리해야만 하는 상황들은 많은데 경계가 허물어지며 더욱 혼란스러워지는 상황에서 결말이 어떻게 날지도 알 수 없게 되었다. 그 질긴 진범을 허무하게 제거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예고된 새로운 반전은 이미 예정되었다.
모든 경계가 허물어지며 자유도는 무척이나 높아졌다. 이는 그만큼 다양한 상황들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다가온다. 하지만 이렇게 자유도가 높아지면서 맥락 있는 상황을 만들어지기 어려워졌다. 과거 왕을 대신해 대리청정을 하던 세자처럼 만화가와 그의 딸을 앞세워 만화를 그리게 하며 대결을 벌이는 강철과 진범의 모습은 흥미롭다.
만화 속 인물들이 그 만화를 그린 만화가를 이용해 자신을 위한 상황을 만든다는 설정 자체는 흥미롭지만 이렇게 극대화된 상황극은 이제 결과적으로 허무한 결론으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게 되었다. 너무 많은 자유도로 인해 작가가 무엇을 선택하든 맥락은 구해지지만 결과적으로 그 맥락이 제대로 된 맥락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알 수가 없다. 복잡해진 만큼 허술해진 연결 고리는 결과적으로 <더블유W>를 나약하게 만들고 있으니 말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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