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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함부로 애틋하게 17회-김우빈 수지를 향한 잔인하고 치밀했던 진심 고백

by 자이미 2016.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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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판결을 받은 후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남은 생을 바치기로 한 준영. 그는 홀로 남겨질 을이 지금보다는 행복해지기를 바랐다. 그렇게 준영은 을이의 복수를 대신하기 시작했고, 그 지독한 복수는 잔인한 피바람으로 이어지기 시작했다. 그리스 신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들이 범람하는 이 드라마는 매력적이다.

 

잔인한 복수의 시작;

서글프고 아픈 사랑, 무거운 분위기에 갇힌 지독하게 아름다운 이야기

 

 

단기 기억 상실 증세까지 오기 시작한 준영을 찾은 정은은 순간적으로 이 상황이 무엇이지를 알지 못했다. 불현듯 다시 찾아온 기억을 부여잡고 정은을 집으로 데려가는 준영은 오직 하나의 목적만 있었다. 복수를 위한 전제조건인 정은이 스스로 무너지게 만드는 것만이 유일한 목적이었기 때문이다.

 

신이 존재한다면 그 신은 준영과 을이에게는 지독한가 보다. 준영에게는 시한부 인생을 주고 을이에게는 잔인한 현실을 선사했으니 말이다.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자들은 세상 모든 것을 손에 쥔 채 살아가고 있으니 말이다. 악랄하고 비겁한 신이 살고 있는 세상에서 정사적인 삶을 추구하는 이들은 결국 버림을 받을 수밖에는 없다.

 

잔인한 신보다 더 잔인해지겠다고 다짐한 준영은 하지만 그렇게 잔인할 수 없었다. 그 목적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잔인한 신은 그 무엇도 소중해하지 않기 때문에 잔인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준영의 복수는 그렇게 스스로 그 무엇도 선택할 수 없는 서글픈 파괴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다.

 

정은의 아버지인 윤성호가 현준의 집을 찾아 모든 것을 정리하는 선언을 한다. 현준도 은수도 그 누구도 제대로 살아갈 수 없게 하겠다는 그 선언에 은수는 정은이 만나는 남자가 준영이라는 사실을 밝힌다. 이 폭로전은 결과적으로 서로에게 깊은 상처를 내고 더는 돌이킬 수 없는 한계로 들어서게 만든다.

준영의 의도가 무엇인지 몰랐던 을이는 그의 행동이 답답하고 힘겹기만 하다. 그렇게 영옥의 가게 앞에 있던 을은 준영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겨져 있는 집까지 가게 되었다. 그곳에서 라면을 먹던 을이는 분했다. 준영이는 다른 여자에게 라면을 끓여주고 자신이 준영의 어머니 집에서 라면을 먹는 이 상황이 답답하기만 하다.

 

영옥의 제안에 술을 마셨지만 주사는 고사하고 잠에 빠져들고 말았다. 준영이 시한부라는 사실을 알고 난 후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던 을이는 준영이 사용하던 침대에서 깊은 잠에 빠졌다. 자신과 너무 닮은 그래서 더 아프고 사랑스러운 을이를 위해 영옥은 아들을 부른다.

 

아들을 두고 밖으로 나선 영옥은 진심으로 준영이 을이와 잘 되기를 바랐다. 좋은 집안에 멋지고 똑똑한 여자와 만난다는 을이의 이야기에 잠깐 혹 하는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을이는 영옥이의 또 다른 모습이었다. 자신을 부정하는 짓을 영옥은 하지 않았다. 아들이 진심으로 사랑하는 여자와 잘 되기를 바라는 영옥의 마음은 현준과 결정적으로 다른 모습이었다.

 

술에 취해 침대에서 떨어지려는 을이를 온 몸으로 받은 준영은 이 시간이 영원하기를 바랐다. 그 어떤 목적도 없이 그저 단 둘이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준영과 을이는 그 마저도 사치였다. 잔인한 세상은 그들이 행복해지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들에게 걸림돌이 되는 그들은 행복할 권리도 없으니 말이다.

 

자신이 가진 것을 결코 놓지 못하는 자들은 이내 칼날을 들이대기 시작했다. 지태의 어머니인 은수는 자신의 회사에 타격을 입을 것이 두려워 정은에게 협박을 하기 시작했다. 현준은 자신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준영을 찾아가 더는 자신의 가족을 괴롭히지 말라고 협박할 뿐이다.

 

'정의 사회와 복지 국가 구현'을 외치면 왜 양아치가 되어야 하냐고 따지듯 묻는 준영의 발언이 속 시원하게 다가오는 것은 현재 우리가 사는 세상의 모습이 그렇기 때문일 것이다. 검사 출신 국회의원이라는 익숙함과 정의는 사라진 오직 탐욕만 가득한 그들만의 리그 속 쟁투는 결국 국민들의 고통을 담보로 하고 있으니 말이다.

 

준영은 자신의 다큐멘터리 촬영을 을이에게 요구한다. 선착장에 멋진 자리를 마련한 준영은 그곳에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공개 프러포즈를 하겠다고 한다. 혹시나 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을이를 당혹스럽게 만든 것은 그 상대가 정은이라는 사실이다.

 

잔인해도 이렇게 잔인할 수가 없다. 자신이 여전히 준영을 사랑하고 있음을 알고 있으면서 다른 여자에게 프러포즈를 하는 상황을 촬영하도록 요구하는 행위는 잔혹하다. 술에 취해 준영의 집에서 깨어난 그날 과거 그가 얼마나 자신을 위해 노력했는지 확인한 을이로서는 더욱 당혹스러웠다.

 

그렇게 시작된 녹화와 달리 그들을 제외한 세상은 준영 찌라시가 화제였다. 신중영이 마약에 빠져 있다는 찌라시가 급속하게 퍼지며 세상을 뜨겁게 만들고 있었다. 이런 저열한 방법을 동원한 것은 바로 아버지인 현준이었다. 자신의 가족을 지키기 위해 아들을 희생양으로 만드는 그는 잔인한 존재일 뿐이었다.

 

준영이 정은에게 이 자리를 제안한 것은 단 하나의 목적 때문이었다. 자신이 다른 의도를 가지고 정은을 만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난 후에도 쉽게 떠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둘은 손을 잡았다. 정은에게는 10년 전 CCTV 영상을 막기 위해서였고, 준영은 정은의 죄를 여실히 드러내기 위함이었다.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공개 프러포즈 영상을 촬영하는 자리에서 을은 공격적으로 준영을 몰아세웠다. 갑작스러운 준영의 행동이 잘못되었음을 알고 있는 을이는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았다. 언제 어떻게 사랑에 빠졌는지도 모르는 이 말도 안 되는 쇼에 을이는 2005년 3월 15일 놀이터에서 울고 있던 어린 동생 직이에게 큰 힘을 준 준영을 사랑하게 되었다.

 

자신의 사랑을 고백했음에도 답을 찾을 수 없는 을이는 잠시 그 자리를 피할 수밖에 없었다. 정은과 단둘이 있게 된 준영은 몰래 녹화 버튼을 누르고 진심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자신이 왜 지금 이런 행동을 하는지 그리고 그 상대가 누구인지 모든 것을 을이에게 알려주기 위함이었다.

 

정은은 준영이 하고 있는 이야기가 모두 자신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에 당혹했다. 그렇게 자리를 피한 자신을 찾은 준영은 보다 노골적으로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을이에게 모든 상황을 놓치지 말고 보라고 했던 것은 사실을 밝히기 위한 준영의 노력이었다.  

자신이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을 죽였다고 표현했다. 그 순간 을이는 자신의 과거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자신이 큰 사고로 사경을 헤매게 된 이유가 준영이라는 사실이 충격이기는 했지만, 그의 진심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더욱 지독하게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었다. 

 

준영의 행동은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진화하기 시작했다. 준영을 멈추기 위한 현준의 행동은 결국 그가 시한부 삶이라는 사실을 알게 하는 이유가 된다. 모든 것이 드러난 상황에서 10년 전 뺑소니 사고는 더는 감출 수 없는 사건이 되고 말았다. 그들의 지독할 정도로 아름다운 정말 함부로 애틋하게 이어지는 사랑은 마지막을 향해 내달리기 시작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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