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어려움을 이겨내고 WOC에서도 4위까지 오른 남북 단일팀은 성공적인 일정을 마치게 됩니다. 존 마이어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협력을 통해 거둬들인 성과는 재하와 항아의 성대한 약혼식으로 이어졌습니다. 모두가 행복한 시간 그들을 바라보는 김봉구는 잔인한 웃음과 함께 둘을 모두 지옥으로 몰아넣을 음모를 꾸미고 있었습니다.
약해진 재하를 깨우는 항아의 자기희생, 본격적인 반격의 시작이다
모두에게 환영받는 왕의 약혼식을 몰래 바라보며 그들의 슬픈 운명을 점치며 행복해하는 존 마이어는 오직 재하의 고통과 아픔만을 원할 뿐입니다. 도저히 넘어서기 힘든 벽으로 다가오는 재하로 인해 포기까지 생각했지만 자신을 자극하는 재하로 인해 존 마이어는 넘어서서는 안 되는 선을 넘어서기 시작했습니다.
약혼식 축하주를 마시려는 순간 깨진 잔으로 하얀 드레스에 빨간 와인 자국이 생긴 상황은 누가 봐도 그들의 운명이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는 복선으로 다가옵니다. 유리가 깨지고 빨간 와인이 하얀 드레스를 적시는 그 모든 것이 앞으로 자신들에게 어떤 슬픔이 다가올지 예고해준다는 점에서 16회의 시작은 불안이었습니다.
통상적인 복선을 거부하며 이런 해프닝들도 모두 추억이 될 것이라며 행복해하는 재하는 많은 하객들의 요청에 따라 항아에게 멋진 키스를 선보입니다. 남과 북이 하나가 되는 순간, 그 짧지만 행복했던 시간들은 재하와 항아만이 아니라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약혼식이 끝나고 진행되는 일련의 일들은 재하에게는 무겁고 힘겹게 다가올 뿐입니다. 그 짧은 행복을 모두 만끽하기도 전에 날아온 슬픈 현실은 그들에게 닥칠 위협의 시작일 뿐이었습니다. 자신의 과오를 숨기기 위해 클럽 M의 무리한 요구를 들어줘야만 했던 은규태 비서실장은 더 이상 자신이 이런 악행을 해서는 안 된다는 확신을 가지게 됩니다. 그 어려운 상황들을 이겨내는 재하와 재신의 모습을 보며 30년 동안 왕족을 보필한 자신이 얼마나 초라한 짓을 저질렀는지 충분히 알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과거 사직서를 작성하며 망설였던 과오를 이번에는 작은 사심도 버린 채, 오직 냉철한 시각으로 자신의 잘못을 적어가는 모습은 강렬함으로 다가왔습니다. 자신의 안위를 위해 더 이상 대한민국을 위험에 빠트릴 수는 없다는 그의 선택은 앞선 클럽 M의 행동으로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만들었습니다. 재하의 하야를 강력하게 요구하는 클럽 M에 강력하게 대항한 은규태는 자신이 사직서를 내러간 왕의 집무실에서 자신이 왕의 행선지를 알려주는 녹음된 목소리를 듣게 됩니다.
은 비서실장을 위기에 몰아넣고 왕을 혼란스럽게 만들려는 클럽 M의 행동은 성공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모든 것을 내려놓으려는 은 비서실장의 행동을 확인한 그들이 둘 사이의 모든 것을 깨트려 버리고 왕의 판단을 흐릿하게 만들어야만 이후 진행될 작전이 용이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예측처럼 은 비서실장의 잘못을 알게 된 재하는 자신이 믿었던 존재가 배신을 했다는 사실에 치를 떨게 됩니다. 배신감에 사로잡힌 재하가 은 비서실장이 마지막으로 남긴 클럽 M에 대한 충고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한 것은 이후 벌어질 사건의 시작이었습니다.
은규태의 모든 말을 들을 필요가 없는 아니 오히려 역행하는 것이 옳다는 반대 심리가 강렬하게 지배한 재하는 판단이 흐려질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매년 봉사활동을 하는 어머니와 항아를 아무런 고민 없이 다시 외국으로 보냈으니 말입니다. 은 비서실장이 고백을 하지 않고 클럽 M이 자신을 뒤흔드는 메일을 확인하지 않았다면 재하는 외국으로 떠나는 그들에 대해 좀 더 깊이 있게 고민을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냉철한 판단보다는 강한 반발심이 지배하던 재하로서는 위험에 대한 대비보다는 표면적으로 보이는 평화 기류에 취해 있을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그동안 은규태가 보인 행동으로 인해 자신이 클럽 M이 원하는 방식대로 움직였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해리성 기억상실로 고통스러워하는 재신은 그 기억을 되찾기 위해 노력합니다. 살인마 봉봉이 자신을 위협하는 과정에서 들려 준 음악은 그녀를 고통으로 이끌고 이는 두려움과 동급으로 작용하고는 합니다. 그렇게 멀리하고 싶은 음악을 들으며 기억을 끄집어내려 노력하는 것은 시해당한 오빠에 대한 복수심도 크게 작용했지만 은시경에 대한 사랑도 큰 몫으로 다가왔습니다. 스스로 일어서고 기억을 되찾아 선왕을 시해한 클럽 M을 단죄해야만 한다는 시경의 말은 그녀의 힘든 투쟁을 더욱 단단하게 해주고는 했으니 말입니다.
사고가 나기 전 시경에게 들려준 노래를 이제는 시경이 재하에게 불러줍니다. 단 한 번 들려주었던 노래를 하나도 잊지 않고 그대로 들려주는 시경의 마음속에는 오직 재신밖에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쉽게 공주를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이 우직한 남자가 가지는 최소한의 예우입니다. 공주가 자신을 사랑한다고 고백하고 왕마저 자신의 부마로 생각할 정도이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들이 산적한 상황에서 공주와 사랑이란 한가함은 은시경에게는 어울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클럽 M이 한반도를 위협하고 그런 혼란스러움이 시시각각 왕족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부마가 되는 로맨스는 시경에게는 너무 사치스러운 감정이라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둘의 사랑이 아름답게 승화되기 위해서라도 자신들을 위협하는 외부의 적을 물리치는 것이 최선일 뿐입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지켜주고 싶은 사랑을 위해 현재의 달콤함을 외면하는 시경의 우직한 사랑은 그래서 더욱 아름답기만 합니다.
해외 봉사활동을 나선 대비마마와 항아는 더욱 애틋한 관계가 되어갑니다. 며느리를 딸처럼 생각하는 대비는 항아를 친딸처럼 생각하며 선왕 대처럼 자신을 이제 '어머니'라고 부르라고 합니다. 결혼이 아닌 약혼이지만 이미 자신의 가족이라고 생각한 대비의 마음씀씀이에 행복한 항아에게는 이 모든 것이 행복하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그들의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불안정한 아프리카로 봉사활동을 온 그들을 위협하는 클럽 M으로 인해 그들은 인질이 되고 말았으니 말입니다. 사전에 내통해 불안을 조성하고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대비와 항아를 납치하는데 성공한 클럽 M은 재하를 강력하게 몰아붙이기 시작합니다. 해서는 안 되는 선까지 넘어버린 채 납치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한 존 마이어는 이를 통해 재하가 하야를 하기를 종용합니다.
자신을 무시하던 재하에게 복수를 하는 방법은 그가 자신에게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람'을 제거하고 이를 통해 철저하게 망가지는 재하를 보는 것이었습니다. 은규태를 통해 '사람'을 믿을 수 없다는 확신을 주고 가장 소중한 사람을 위협함으로서 불안을 선사한 그가 원하는 것은 식물인간 같은 대한민국입니다. 무기력한 왕족을 통해 혼란을 야기하고 이런 상황이 곧 한반도에 다시 한 번 대립을 가져오게 함으로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존 마이어는 냉철하게 재하에게 하야를 요구합니다.
그 어느 때보다 건강한 의식을 가진 강한 왕이 필요한 대한민국에서 재하라는 존재는 중요합니다. 강력한 클럽 M에 맞서 싸울 정도로 단단한 그가 물러나게 되면 대한민국은 외세에 모든 것을 빼앗기는 상황이 될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혼란을 야기하고 외세에 의해 남과 북은 다시 한 번 대립 관계를 가져가고 이를 통해 거대한 무기 사업을 재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존 마이어에게는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었습니다. 실제 혼란을 증폭시켜 미국의 거대한 무기 사업을 신속하게 진행시키려는 현재의 모습을 생각해봐도 존 마이어의 행동방식은 충분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강하지만 약하기만 했던 재하가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자신이 원한 왕 자리도 아니고 그런 자리를 위해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어머니와 항아마저 버릴 수는 없다는 그의 모습은 자연스러울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왕이지만 자신의 소중한 사람들까지 쉽게 버릴 수는 없는 일이니 말입니다.
이런 그를 가장 이해하고 챙겨주는 존재는 항아였습니다. 강인한 여전사이지만 재하 앞에서는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 되기도 하는 항아는 가장 위급한 순간 강인함으로 모두를 깨우게 합니다. 재하의 하야를 이끌기 위해 대비를 위협하는 클럽 M에 맞서 그녀는 스스로 재하에게 하야를 독촉하겠다고 합니다.
클럽 M의 요구에 당당하게 맞서 녹화가 아닌 실제 얼굴을 보고 이야기를 하겠다는 항아의 표정에는 강한 결의가 담겨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얼굴에서 읽을 수 있는 것은 약해진 재하를 다시 강하게 만드는 방법이었습니다. 자기를 희생해서 모두를 살릴 수 있다면 언제든지 희생할 자신이 있던 항아는 망설임 없이 자신을 희생하고 이는 곧 재하가 흔들리지 않고 정도를 찾을 수밖에 없도록 요구합니다.
아무리 강력한 군산복합체를 가진 존재라고는 하지만 계륵과도 같은 존 마이어는 이미 궁지에 몰려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 왕족을 납치하고 시해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면 그들은 위기에 빠져 몰락을 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그들이 납치한 대비와 항아는 중요한 존재였습니다. 결코 다쳐서는 안 되는 항아가 자기희생을 그것도 왕인 재하가 보는 앞에서 결행한다면 모든 것은 급격하게 변할 수밖에는 없게 될 것입니다.
시작 부분에 드러났던 복선에 이어 재하의 꿈속에서 이별을 하던 장면까지 더해지며 항아의 선택이 죽음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그녀의 죽음이 모든 것을 되돌리고 클럽 M의 몰락을 가져 온다는 점에서 강렬함으로 다가오기는 하지만 그녀를 선왕 부부에 이어 희생양으로 삼을 것 같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비록 죽음까지는 아니지만 나약해진 왕을 깨워 다시 한 번 강인한 존재감으로 자신을 구해줄 것이라는 확신을 하는 항아의 희생은 곧 모두가 행복해지는 결말을 위한 시작일 듯합니다.
드라마로서는 반칙이나 다름없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이토록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여러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이야기의 재미를 이끄는 작가와 연출 힘, 그리고 이런 그들의 요구를 완벽하게 수행하는 배우들의 열연이 하나가 되었기에 가능한 성과일 것입니다. 남과 북의 관계만이 아니라 복잡다단한 세계정세를 매끄럽게 풀어내주는 그들은 진정 걸작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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