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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돌아온 일지매-2009년 어둠의 시대 이야기하는 새로운 걸작의 시작!

by 자이미 2009.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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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그의 이야기를 적은 책을 접했을때 그는 오로지
역사라는
이름으로 지나가버린 시간. 또는 어지러운 시대가
 만들어
놓은
황당무계한 허구일 뿐이었다. 하지만 그가 다시
내가 있는
이 시간속으로
돌아온 것이다. 혼란한 시대에는
언제나 평범한
사람들의 고통이 커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고통을 먹고 자란 영웅이 어디선가 구원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그리고 그 책속에 적힌 일지매라는
사내도 그러한 시대가 잉태한 영웅이었다."
 

- 돌아온 일지매
- 고우영 원작/ 황인뢰, 김수영 연출/김광식, 도영명 극본

드디어 새로운 일지매인 고우영 원작의 <돌아온 일지매>가 방송되었습니다. 방송을 보면서 처음드는 생각은 어~ 현대물이었나? 였습니다. 뭐야 이거?...그러나 드라마를 보면서 새로운 일지매의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거 걸작 하나 나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말이지요.

그동안의 드라마 형식은 잊어라

드라마를 보며 가장 먼저 다가온것은 우리에게 익숙해했던 기존 드라마의 틀을 버렸다는 것입니다. 과감하게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일지매'라는 인물에 대해 풀어가는 방식에서 제작진들이 어떤 이야기를 어떤 방식으로 시청자들과 소통하려는지 명확하게 보여주었습니다.
과거의 이야기이지만 현재와 별반 다를 것 없는 사회 문제를 직접적으로 건드리고 있습니다. 제작진들은 이 드라마가 결코 과거의 꾸며진 이야기만이 아닌,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시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는 메세지를 강하게 던져주고 있습니다.

자신의 배만 채우는 탐관오리와 절대 권력에 의해 모든 것들이 좌지우지되는 세상. 매관매직을 일삼고 뇌물과 무소불휘의 힘을 휘두르는 권력층들. 그리고 그들의 비리와 음모, 부정부폐들은 민초들의 삶을 더욱 피폐하게 할 뿐이지요. 이런 사회적 문제는 과거의 문제가 아닌 현재시점 우리 모습과 별로 다르지 않다고 <돌아온 일지매>는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이 드라마는 나레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현재시점에선 윤진서의 나래이션과 극 전체의 해설을 해주는 성우의 목소리를 통해 드라마는 진행됩니다. 이를 통해 만화의 지문처럼 전체와 부분들을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더불어 이런 현실과 과거를 이어주는 강력한 연결고리(브릿지)로 사용한(현재의 공간에서 과거의 공간으로 넘어가는) CG효과도 극의 몰입도를 높여주었습니다.

오늘 보여진 내용은 전체 드라마의 흐름을 압축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런 압축과 시간 순서의 혼재는 시청자들에게 혼란스럽게 다가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드라마는 원전으로 이야기되는 배선달의 기록서 '기인 일지매'를 중심축으로 진행됩니다. 과거의 모습은 전적으로 이 기록서에 기인해 진행되며, 현재는 이런 '기인 일지매'를 읽고 현실속 '일지매'를 쫒는 여자 저널리스트의 시각으로 진행되어집니다. 

과거와 현재의 두 저널리스트들의 시각으로 담겨진 '일지매'에 대한 정보들은 나레이션의 형식으로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런 기존 드라마와는 전혀 다른 형식을 취하고 있기에 소위 '책녀'라고 이야기된 나레이터의 역할은 중요하게 활용되어집니다. 만화에서 상황들을 설명하는 지문역할을 하는 나레이션은 그래서 중요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나레이션으로 인해 극에 대한 몰입도가 떨어진다고 느낄 수도 있을 듯 합니다. 하지만 색다른 형식을 익숙하게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어느정도의 적용시간은 필요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하지만 익숙한 시점이 되면 색다른 드라마 형식의 재미를 만끽할 수있을 듯 합니다.

이 드라마는 철저하게 고우영 원작에 충실하게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시청자들이 마치 만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살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동안 미니시리즈에 붙여왔었던 '회'나 '부'가 아닌 '권'으로 나눠진 것만 봐도 그렇고, 시작과 함께 보여지는 만화책은 이 드라마의 형식을 규정해주고 있습니다.

주조연의 연기 재미있다

이준기에 비해 네임밸류가 낮았었던 정일우에 대한 걱정은 말그대로 기우였음이 드러났습니다. 아직 본격적인 연기가 시작되기전이기에 섣부른 예단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1권에 등장한 그의 모습은 꽃미남의 풍미와 액션스타로서의 매력, 로맨스 가이로서의 느낌도 전해졌니다.

시대를 넘나드는 윤진서의 매력도 현대극이나 사극 모두 충분히 소화 가능할 것으로 보여졌습니다. 간만의 드라마 나들이인 김민종의 모습도 이젠 노련한 연기자의 풍모가 느껴졌습니다. 일지매의 어머니로 등장하는 정혜영의 연기도 즐거웠지요.

드라마의 잔재미를 배가시켜주는 조연급의 활약을 빼놓을 수는 없지요. 현대의 윤진서가 전체적인 이야기를 끌어가는 화자라면 과거의 기억들은 대부분 '일지매'의 모든 것을 기록하는 배선달역의 강남길의 시각으로 보여집니다. 그리고 그를 따라다니는 차돌이와의 궁합도 즐거움을 배가시키고 있습니다.

일지매를 주워 키운 걸치역의 이계인은 역시 사극의 사나이답게 걸출하면서도 독특한 매력으로 극을 이끌어 주고 있습니다. 2권부터 등장할 청나라 첩자역의 박철민의 악역과 절대악인 김자점역 박근형의 연기대결도 <돌아온 일지매>를 더욱 풍성하게 해줄 듯 합니다.

각 권마다 특징적인 악역들이 등장해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재미를 불어넣어 줄 것으로 보이지요. 1권에서 등장한 거인 불가사리는 드라마를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습니다. 과거 액션 영화에 자주보이던 거인(이름이 기억나지 않네요)의 모습을 다시 보니 반가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거대한 신화는 이제부터다

색다른 형식을 표방한 <돌아온 일지매>는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일지매에 대한 본격적인 이야기는 2권에서부터 보여지겠지요. 1권에서는 신화의 시작과 이를 이야기하는 방식이 드라마에서 어떤식으로 진행되어질지에 대한 안내서같은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파란만장한 '의적 일지매'가 어떤 삶을 살고 왜 의적이 되어야만 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위한 준비단계라 볼 수있었지요.

드라마의 현재 시점에서 보여진 모바일 때문에 PPL 논란이 일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의도적인 간접광고로 볼 수도 있겠지만, 시대를 구분하는 아이콘 역할도 해주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그럼에도 PPL의 느낌이 더욱 강하지만 말이죠.

드라마속 '의적 일지매'는 단순히 만들어진 허상이라고 이야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과거에서 뿐 아니라 현재 우리에게도 이런 영웅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현재와 같은 MB정권내에서는 무척이나 위험한 의도가 내포되어있어 불안하기도 합니다. 이 정도의 비유에도 불안함을 느낄 정도로 대한민국에는 자유로운 창작도 풍자도 어렵운 사회가 되어가고 있는 듯 합니다.  

이런 위험한 시국에 민감할 수있는 드라마의 방송은 MBC가 아니면 안되었을 겁니다. 박근형이 분한 김자점이라는 인물은 우리에게도 익숙하게 볼 수있는 타락한 정치인이고, 고위 공직자들의 모습이었습니다.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폭압정치를 펼치고 있는 시점에 뜨거운 감자가 될 수도 있는 '의적 일지매'가 부디 마지막권까지 안정적으로 마무리되어질 수있기를 바래봅니다. 드라마는 작년 방송되었었던 '스포트라이트'와 소재나 분위기도 다르지만 그들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주제와 바라보는 시각은 비슷해 보입니다. 한동안은 <돌아온 일지매>를 보며 즐거운 시간들을 보낼 수있을 듯 합니다.



* 사진은 MBC 영상 캡쳐

돌아온 일지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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