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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Netflix Wavve Tiving N OTT

돌풍-설경구 김희애 대립 구도로 풀어낸 진짜 정치, 모든 것은 대통령 시해로 시작되었다

by 자이미 2024. 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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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돌풍'은 한국 현대사를 관통한 다양한 정치적 이야기를 작가의 시선으로 풀어낸 작품입니다. 실제와 허구가 뒤섞이며 그럴듯한 현실 정치를 보여주는 '돌풍'은 빠른 전개와 함께 설경구와 김희애의 대립 구도는 시청자들을 빠져들게 만들고 있습니다.

 

정치 이야기는 수도 없이 많습니다. 대통령, 국회의원 등 정치를 앞면에 내세운 이들이 주인공인 드라마는 상당히 많습니다. 다큐멘터리 같은 드라마도 존재했죠. 사극이 대부분 정치 이야기라는 점에서 우리는 정치 이야기를 상당히 좋아하는지도 모릅니다.

돌풍-설경구와 김희애가 풀어낸 현실 정치

이야기의 시작은 대통령을 시해하려는 자와 이를 밝히려는 이의 대결 구도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바로 시해라는 행위보다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가 보다 중요하게 등장하며, 이야기는 본격적인 정치 이야기로 흘러가기 시작합니다.

 

인권 변호사 출신의 장일준(김홍파) 대통령은 자신이 가장 믿었던 국무총리 박동호(설경구)에 의해 시해당합니다. 아니 보다 정확하게 언급하다면 시해 시도를 했지만, 사망은 하지 않았습니다. 대통령의 부재를 이용해 국무총리로서 국정을 운영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갑작스러운 대통령의 부재에 가장 다급하게 움직인 인물은 경제부총리 정수진(김희애)이었습니다. 야당시절부터 장일준을 최측근에서 모셨던 정수진에게 대통령의 부재는 큰 위기로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이들은 단순히 정치적인 공생관계이상이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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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호가 대통령을 시해하려 한 결정적 이유는 자신을 향한 공격 때문이었습니다. 아니 이 역시 보다 정확하게 언급하자면, 대진그룹과 손잡은 장일준에 대한 분노 때문입니다. 동호는 검사시절 불법을 자행한 대진그룹 강상운(김영민) 부회장을 기소했지만, 실패했습니다.

 

오히려 공격을 당한 동호는 검사라는 옷으로는 결코 재벌을 잡을 수 없다는 생각에 장일준을 찾아 정치의 길에 들어섰습니다. 개혁 의지가 강한 유명 검사가 인권 변호사 출신 개혁파 장일준 당대표를 찾은 것이 모든 것의 시작이기도 합니다.

 

장일준의 곁에는 대학시절부터 함께 한 정수진에 이어 재벌 잡는 검사 박동호까지 합류하며 보다 강력한 존재가 되었고, 결국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대통령이 되어 두 번째 노벨평화상 수상자까지 된 장일분은 모든 것을 얻은 듯했습니다.

돌풍-가장 안전해야 할 청와대에서 시해 당한 현직 대통령

그 행복한 순간 국무총리인 동호는 개혁의 대상인 대진그룹에 종속된 사실에 분노했습니다. 실제 강상운 부회장은 대통령이 된 장일준을 마치 부하직원 다루듯 하기도 합니다. 돈권력은 장일준이 대통령이 되는데 혁혁한 공헌을 했고, 이는 굴욕적인 종속의 관계로 연결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통령의 아들까지 연루된 비리에 동호는 분노할 수밖에 없었고, 권력 유지를 위해 일준은 그를 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대진그룹 상운에게는 국무총리 동호는 제거 대상이었습니다. 자신에게 굴욕을 준 자가 권력의 중심에 있다는 사실은 절대 인정할 수 없었기 때문이죠.

 

시작은 단순하게 진행되지만, 등장인물들이 추가되며 이들의 관계는 복잡하게 얽히기 시작합니다. 정치판에서 영원한 적도 우군도 없는 상태에서 각자의 정의와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이들의 이야기는 흥미롭게 펼쳐지기 시작합니다.

 

자신이 믿고 따랐던 대통령을 시해하면서도 지키고 싶었던 동호의 정의가 과연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정의인지 알 수는 없습니다. 분명 막장 재벌의 행태를 바로잡아야 할 필요는 분명합니다. 돈을 가지고 온갖 악행을 저지르고도 비호받는 자들에 대해 정의를 구현하는 것은 바람직합니다.

 

한때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위해 독재권력과 맞서 싸웠던 이들(장일준과 정수진으로 대표되는)도 권력을 쥐게 되며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수진은 학창 시절 전대협 의장이었던 한민호(이해영)를 좋아해 결혼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마음 좋고 겁도 많은 민호는 이제 수진의 발목을 잡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돌풍-가짜 사건으로 동호 구속시키려는 검찰들

민호가 만든 사모펀드 회사를 지키기 위해 상운에게 손을 내밀었고, 이는 수진을 압박하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재벌에 의해 권력마저 잠식당한 상태에서 이 상황들은 수진을 답답하게 만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쉬운 소리를 계속할 수밖에 없고, 그들의 요구를 거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 되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시해되는 희대의 사건이 벌어지는 이유는 뭘까요? 왜 이 드라마는 민감한 상황에서부터 모든 것이 시작되는 것일까요? 다양한 생각들이 떠오를 수 있지만, 이는 그저 드라마일 뿐입니다. 인권변호사 출신 대통령과 검사출신 대통령이 나온다고 현실과 연결해 흑백논리로 나눌 이유 역시 없습니다.

 

이 드라마는 이 모든 정치적 이슈들을 뒤섞어서 새로운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을 뿐입니다. 청와대에서 대통령이 시해를 당하는 것은 절대 권력에 대한 도전이라고 읽어야 할 듯합니다. 아무리 대통령이라고 해도 잘못하면 그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는 사실을 드라마는 가장 극적인 과정을 통해 보여준 것뿐입니다.

 

가장 강력한 권력자가 가장 안전해야만 하는 장소에서 믿었던 이에게 시해 시도를 당하고, 병원에서는 평생 동지이기도 했던 이에게 살해당하는 과정은 정치의 본질을 적나라하게 보여줬습니다. 그런 점에서 대통령의 죽음은 '돌풍'을 시작하게 하는 가장 큰 동력이었습니다.

 

박동호가 평생 동지이자 정치적 스승이라 생각한 장일준을 죽이려고까지 한 것은 그의 오랜 친구인 서기태(박경찬) 때문입니다. 사시 수석합격해 검사가 되고, 국회의원이 되었던 기태는 대진그룹과 대통령, 그리고 경제부총리인 정수진의 유착 관계를 밝히려다 오히려 이들로 인해 죽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돌풍-대통령의 적통자가 되고 싶었던 수진

이 사실을 알고 대통령을 찾았고, 바로잡으려 했지만 실패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대통령 시해는 스스로 그 자리에 서 대진그룹과 온갖 비리로 얼룩진 정수진 등과 권력층들을 제거해 정의를 실현하고 싶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서로의 이해가 충돌하며 긴박하게 상황들이 변모해 가고, 이를 이용하는 이들의 모습은 흥미로웠습니다.

 

전대협 시절 붙잡혀 물고문을 당했던 수진은 자신을 조사한 자가 신한당 대표인 조상천(장광)이었습니다. 오래된 정치꾼이라 그 어떤 상황에서도 유연한 그는 태극기 부대를 뒤에 세운 극우의 본진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북한을 팔아 정치적 세력화를 이뤄낸 그와 대통령 선거에 맞붙는 동호의 대결 구도는 흥미롭게 이어지죠.

 

물론 전당 대회에서 절대적인 지지를 받은 정수진을 무너트리는 동호의 전략도 흥미롭게 펼쳐집니다. 총 12부작 중 6부까지 관람한 현재 동호는 북한을 팔아 정치적 이익을 누린 조상천을 북한을 통해 제압하는 과정도 현실적이었습니다.

 

절대적 권력을 쥐기 위해 서로의 약점을 공격하고, 이런 공격에 맞서 새로운 방식으로 반박하는 과정은 바둑을 두는 것과 닮아 있습니다. 서로 바둑돌을 두며 집들을 만들어 공세를 펼치지만 전체판을 보지 않는 한 누가 승자인지 쉽게 알지 못합니다.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서는 적과도 손잡는 동호의 모습은 정말 정치꾼이었습니다. 가장 깨끗해야만 할 것 같았던 운동권 출신 정수진의 두 얼굴은 씁쓸하지만 우리 정치의 실제 모습이기도 합니다. 이런 다양한 실존하는 이야기들을 다양하게 혼재한 이야기는 그래서 더욱 실제처럼 다가옵니다.

돌풍-대통령 비서실장의 선택

박동호가 검사출신이기는 하지만, 검찰 조직을 대단한 존재로 풀어내지는 않았습니다. 소수의 진짜 검사는 존재하지만, 그 조직 자체가 얼마나 부패했는지 이야기는 적나라하게 보여줬습니다. 권력에 기생하고 스스로 권력자가 되기 위해 온갖 편법을 다 동원하는 검찰 조직은 이제 사라져야만 하는 적폐일 뿐입니다.

 

대통령 비서실장인 최연숙(김미숙)이 자신이 모시던 대통령이 시해되고, 범인이 동호라는 사실에 분노하지만 스스로 책임을 지려는 모습에 그의 편에 섭니다. 그 역시 부패와 부정과 맞서 싸우려 했기 때문이죠. 그리고 동호 절친인 기태의 동생이자 국무총리 수행비서인 서정연(임세미)의 역할도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돌풍'은 우리 현대사에서 펼쳐진 다양한 정치적 상황들을 모두 모아 풀어놨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개별적인 캐릭터들에서 누군가가 떠오를 수도 있지만, 이를 바탕으로 옳고 그름을 따지기는 어렵습니다. 이 드라마가 보여주고자 하는 가치는 '정치란 무엇인가'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날 드라마 돌풍 포스터

누군가는 정의를 위해, 누군가는 국가의 안정을 위해 정치를 합니다. 그들에게 정치는 수단이지만 모두 극단적 선이거나 극단적인 악도 아닙니다. 이 모든 것들이 적절하게 혼재된 상태에서 보다 양극 쪽으로 다가간 이들이 존재할 뿐이죠.

 

정치 이야기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돌풍'은 충분히 흥미롭고 매력적입니다. 미드와는 또 다른 졸깃한 전개와 한국 정치사를 모두 확인해 볼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도 이 드라마가 가지는 가치는 존재합니다. 대통령이 된 동호는 과연 자신이 언급한 정의를 실현할 수 있을까요? 동호의 목줄을 쥔 수진은 그를 막고 승자가 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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