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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부로 진행된 <동이>가 마침내 최종회를 마치고 끝이 났습니다. 그동안 사극에서 단 한 번도 주요 인물로 다룬 적이 없었던 영조의 모인 숙빈 최씨의 일대기를 다룬 이 작품은 아쉬운 점들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만족할 수준의 작품이었습니다.
왜 또 다른 동이를 마지막에 등장시켰을까?
1. 어린 동이는 왜 다시 등장했을까?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 일에 대한 고집은 그 누구도 꺾을 수 없는 것이 동이입니다. 가장 높은 자리에서 안락한 삶을 살 수 있었던 그녀는 자신의 안위보다는 가장 낮은 곳에서 자신이 가진 권력을 나누며 살기를 원했습니다.
어린 연잉군이 어머니와 떨어지기 싫어 울어도 그녀의 선택에 흔들림이란 없었습니다. 자신을 끔찍이도 사랑하던 숙종의 바람도 뿌리치고 연잉군의 어머니가 된 중전의 만류도 저버린 채 왕세자의 따뜻한 배웅을 받으며 그녀는 사가로 향합니다.
궁궐 안에서 호위호식을 하며 여생을 편안하게 보내도 상관없는 숙빈이 사가를 택한 이유를 또 다시 살기 위한 선택이라고 했습니다. 어린 시절 자신이 살기 위해 가장 안전한 궁으로 들어왔다면 이번에는 살기 위해 궁 밖으로 나가는 것이라 말입니다.
가장 낮은 곳에서 아프게 살아가는 이들을 위해, 가장 힘없는 자들을 위해 사는 삶을 숙빈은 또 다시 살기 위한 선택이라 했습니다. 자신이 누릴 수 있는 모든 권력을 버리고 힘없고 불쌍한 이들의 편이 되어 자신의 권력을 나누는 그녀는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였습니다.
담을 허물어, 힘없고 돈 없어 하소연 할 길 없는 이들의 상소를 듣고 그들에게 도움을 줄 방법들을 찾아내는 것이 다시 동이가 되어버린 숙빈의 일상이었습니다. 힘겨워 하는 이들과 같은 눈높이로 그들의 억울함을 듣고 부당하게 당한 일들을 손수 해결해 주는 그녀는 과거 궁에서 보여주었던 슈퍼 동이를 넘어서는 완벽한 슈퍼 히어로였습니다.
힘없는 천민이라 힘 있는 자들에 의해 억울한 살인 누명을 쓴 이를 위해 그녀는 기꺼이 외지부(변호사)를 자청해 사건을 파헤치고, 마치 지금의 특검(현실 속 물검이 아닌 문서상의 특검)처럼 정의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칠 수 있는 이들과 함께 사건을 풀어가는 그녀의 모습 속에는 우리의 이상향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현실 세계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모습을 마지막 회에 담아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의 갈증이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되겠지요. 담을 허무는 행위나 억울한 누명을 쓰고도 말 한마디 하지 못하고 옥살이를 해야 하는 힘없는 백성의 편에 서서 진실을 찾아내려는 노력. 그런 노력들은 권력을 가진 자들이 해줄 수 있는 가장 값진 일일 겁니다.
권력을 가진 자들이 자신들의 안위만을 생각하고 스스로의 죄에 자신만의 자대로 권력에 취해 있는 권력은 썩은 권력입니다. 그들과 달리 자신에게 철저하고 타인에게 너그러운 권력은 부패하지 않는 권력이 될 것입니다. 과연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권력을 가진 자들은 어떤 모습일까요?
숙종을 만나며 동이가 저질렀던 가장 큰 실례는 왕의 등을 밟는 행위였을 겁니다. 당시에는 왕인 줄 몰랐지만 왕과 함께 살았던 숙빈이 다시 한 번 왕의 등을 밟으며 "지금 왕의 신분이 아닌 남자의 신분"을 이야기하며 비리를 저지르는 현장을 잡기 위한 숙빈의 담 넘기는 <동이>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숙빈이 죽고 조선의 21대 왕이 된 영조는 어머니의 묘를 찾습니다. 영조와 함께 했던 천수는 어린 여자 아이와 마주합니다. 어린 시절 동이와 닮은 그 아이를 통해 백성들이 숙빈 최씨를 어떻게 생각하고 기리는지 알게 된 천수는 행복하기만 합니다.
어린 아이를 부르는 아비는 그녀를 "동이"라고 했습니다. 어린 동이 역을 맡았었던 김유정을 등장시켜 동일한 이름을 부여한 이유는 명확했습니다. 정직하게 살아가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부정과 타협하지 않았던 숙빈. 모든 권력을 가질 수 있는 상황에서 권력을 내려놓고 가장 낮은 사람들과 함께 살아갔던 그녀. 권력에 취하지 않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꿈꾸었던 동이가 다시 부활해서 영원히 이어지기를 원했기 때문입니다.
2. 우리 곁에 동이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현실 속 어딘 가에도 '동이'가 존재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권력을 탐욕의 도구로 삼지 않고 자신보다 못한 사람들을 위한 도구로 사용하는 이들 말입니다. 세상이 아무리 추악하게 변해가고 있다 해도 이런 '동이'들은 존재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런 동이들로 인해 세상 전체가 추악하게 변하지 않도록 막아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작진들이 어린 동이를 다시 등장시킨 이유는 희망을 이야기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들이 시청자들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바로 그곳에 있었습니다. 동이가 보여준 삶. 결코 쉽지 않은 삶을 살았던 그녀를 통해 제작진들이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정의로운 삶이었습니다.
신분과 상관없이 자신이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는 세상. 권력에 취해 부패를 일삼는 것이 아닌 권력에 대한 탐욕보다 정의로운 사람을 위해 과감하게 권력도 내어 놓을 수 있는 용기. 모두가 함께 행복해 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노력들을 멈추지 않고 진행해가는 삶. 그런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제작진의 바람은 다시 한 번 어린 동이를 가장 중요한 장면에 등장시키게 만들었습니다.
60회 동안 변화무쌍한 동이 역을 잘 연기한 한효주나 지금껏 한 번도 본적이 없는 깨방정 왕을 연기한 지진희, 그리고 수많은 배우들의 노력이 <동이>를 마무리한 원동력이었습니다. 극본을 집필한 김이영 작가, 이병훈과 김상협 피디의 노력 또한 <동이>를 시청자들과 만나게 한 일등 공신이었습니다.
영조가 화경숙빈으로 봉해진 어머니의 묘에서 다짐을 하듯 "이 나라에서 가장 왕다운 왕이 될 것입니다"라는 말은 업적으로 드러났습니다. 탕평책을 펼쳐 당쟁을 없애고, 가혹한 형벌을 폐지 혹은 개정하여 민중들의 인권을 보호하는데 앞장섰습니다.
신문고 제도를 부활하고 금주령을 통해 사치와 낭비를 막았고 농업을 장려해 백성들이 굶주리는 일을 막으려 애썼습니다. 일본에서 들여온 고구마를 재배해 흉년에 식량을 대신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본인 스스로 소식과 물자절약을 하며 검소한 삶으로 국가 지도자의 모범을 보였습니다.
영조의 업적을 통해 <동이>를 만들 수밖에 없었던 제작진들은 숙빈 최씨가 그런 마음과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아들인 영조가 왕이 되어, 어머니의 생각을 평생 실천하며 살았을 것이란 추측으로 극화해 냈다고 봅니다. 사료에서도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없는 화경숙빈 최씨를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불러낸 그들은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흥미로운 상상력으로 즐거운 시간들을 만들어냈습니다.
희망의 상징으로 제시한 '동이'는 여전히 우리들 중 누군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정의로운 삶을 살아가는 또 다른 동이는 부정이 난무하는 사회에서 풍산이처럼 고군분투하며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권력에 아부하지 않고 가장 힘없는 이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줄 아는 삶. <동이>는 마지막 순간까지 이런 삶을 살기를 우리에게 바라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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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또 다른 동이를 마지막에 등장시켰을까?
1. 어린 동이는 왜 다시 등장했을까?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 일에 대한 고집은 그 누구도 꺾을 수 없는 것이 동이입니다. 가장 높은 자리에서 안락한 삶을 살 수 있었던 그녀는 자신의 안위보다는 가장 낮은 곳에서 자신이 가진 권력을 나누며 살기를 원했습니다.
어린 연잉군이 어머니와 떨어지기 싫어 울어도 그녀의 선택에 흔들림이란 없었습니다. 자신을 끔찍이도 사랑하던 숙종의 바람도 뿌리치고 연잉군의 어머니가 된 중전의 만류도 저버린 채 왕세자의 따뜻한 배웅을 받으며 그녀는 사가로 향합니다.
궁궐 안에서 호위호식을 하며 여생을 편안하게 보내도 상관없는 숙빈이 사가를 택한 이유를 또 다시 살기 위한 선택이라고 했습니다. 어린 시절 자신이 살기 위해 가장 안전한 궁으로 들어왔다면 이번에는 살기 위해 궁 밖으로 나가는 것이라 말입니다.
가장 낮은 곳에서 아프게 살아가는 이들을 위해, 가장 힘없는 자들을 위해 사는 삶을 숙빈은 또 다시 살기 위한 선택이라 했습니다. 자신이 누릴 수 있는 모든 권력을 버리고 힘없고 불쌍한 이들의 편이 되어 자신의 권력을 나누는 그녀는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였습니다.
담을 허물어, 힘없고 돈 없어 하소연 할 길 없는 이들의 상소를 듣고 그들에게 도움을 줄 방법들을 찾아내는 것이 다시 동이가 되어버린 숙빈의 일상이었습니다. 힘겨워 하는 이들과 같은 눈높이로 그들의 억울함을 듣고 부당하게 당한 일들을 손수 해결해 주는 그녀는 과거 궁에서 보여주었던 슈퍼 동이를 넘어서는 완벽한 슈퍼 히어로였습니다.
힘없는 천민이라 힘 있는 자들에 의해 억울한 살인 누명을 쓴 이를 위해 그녀는 기꺼이 외지부(변호사)를 자청해 사건을 파헤치고, 마치 지금의 특검(현실 속 물검이 아닌 문서상의 특검)처럼 정의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칠 수 있는 이들과 함께 사건을 풀어가는 그녀의 모습 속에는 우리의 이상향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현실 세계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모습을 마지막 회에 담아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의 갈증이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되겠지요. 담을 허무는 행위나 억울한 누명을 쓰고도 말 한마디 하지 못하고 옥살이를 해야 하는 힘없는 백성의 편에 서서 진실을 찾아내려는 노력. 그런 노력들은 권력을 가진 자들이 해줄 수 있는 가장 값진 일일 겁니다.
권력을 가진 자들이 자신들의 안위만을 생각하고 스스로의 죄에 자신만의 자대로 권력에 취해 있는 권력은 썩은 권력입니다. 그들과 달리 자신에게 철저하고 타인에게 너그러운 권력은 부패하지 않는 권력이 될 것입니다. 과연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권력을 가진 자들은 어떤 모습일까요?
숙종을 만나며 동이가 저질렀던 가장 큰 실례는 왕의 등을 밟는 행위였을 겁니다. 당시에는 왕인 줄 몰랐지만 왕과 함께 살았던 숙빈이 다시 한 번 왕의 등을 밟으며 "지금 왕의 신분이 아닌 남자의 신분"을 이야기하며 비리를 저지르는 현장을 잡기 위한 숙빈의 담 넘기는 <동이>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숙빈이 죽고 조선의 21대 왕이 된 영조는 어머니의 묘를 찾습니다. 영조와 함께 했던 천수는 어린 여자 아이와 마주합니다. 어린 시절 동이와 닮은 그 아이를 통해 백성들이 숙빈 최씨를 어떻게 생각하고 기리는지 알게 된 천수는 행복하기만 합니다.
어린 아이를 부르는 아비는 그녀를 "동이"라고 했습니다. 어린 동이 역을 맡았었던 김유정을 등장시켜 동일한 이름을 부여한 이유는 명확했습니다. 정직하게 살아가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부정과 타협하지 않았던 숙빈. 모든 권력을 가질 수 있는 상황에서 권력을 내려놓고 가장 낮은 사람들과 함께 살아갔던 그녀. 권력에 취하지 않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꿈꾸었던 동이가 다시 부활해서 영원히 이어지기를 원했기 때문입니다.
2. 우리 곁에 동이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현실 속 어딘 가에도 '동이'가 존재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권력을 탐욕의 도구로 삼지 않고 자신보다 못한 사람들을 위한 도구로 사용하는 이들 말입니다. 세상이 아무리 추악하게 변해가고 있다 해도 이런 '동이'들은 존재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런 동이들로 인해 세상 전체가 추악하게 변하지 않도록 막아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작진들이 어린 동이를 다시 등장시킨 이유는 희망을 이야기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들이 시청자들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바로 그곳에 있었습니다. 동이가 보여준 삶. 결코 쉽지 않은 삶을 살았던 그녀를 통해 제작진들이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정의로운 삶이었습니다.
신분과 상관없이 자신이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는 세상. 권력에 취해 부패를 일삼는 것이 아닌 권력에 대한 탐욕보다 정의로운 사람을 위해 과감하게 권력도 내어 놓을 수 있는 용기. 모두가 함께 행복해 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노력들을 멈추지 않고 진행해가는 삶. 그런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제작진의 바람은 다시 한 번 어린 동이를 가장 중요한 장면에 등장시키게 만들었습니다.
60회 동안 변화무쌍한 동이 역을 잘 연기한 한효주나 지금껏 한 번도 본적이 없는 깨방정 왕을 연기한 지진희, 그리고 수많은 배우들의 노력이 <동이>를 마무리한 원동력이었습니다. 극본을 집필한 김이영 작가, 이병훈과 김상협 피디의 노력 또한 <동이>를 시청자들과 만나게 한 일등 공신이었습니다.
영조가 화경숙빈으로 봉해진 어머니의 묘에서 다짐을 하듯 "이 나라에서 가장 왕다운 왕이 될 것입니다"라는 말은 업적으로 드러났습니다. 탕평책을 펼쳐 당쟁을 없애고, 가혹한 형벌을 폐지 혹은 개정하여 민중들의 인권을 보호하는데 앞장섰습니다.
신문고 제도를 부활하고 금주령을 통해 사치와 낭비를 막았고 농업을 장려해 백성들이 굶주리는 일을 막으려 애썼습니다. 일본에서 들여온 고구마를 재배해 흉년에 식량을 대신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본인 스스로 소식과 물자절약을 하며 검소한 삶으로 국가 지도자의 모범을 보였습니다.
영조의 업적을 통해 <동이>를 만들 수밖에 없었던 제작진들은 숙빈 최씨가 그런 마음과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아들인 영조가 왕이 되어, 어머니의 생각을 평생 실천하며 살았을 것이란 추측으로 극화해 냈다고 봅니다. 사료에서도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없는 화경숙빈 최씨를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불러낸 그들은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흥미로운 상상력으로 즐거운 시간들을 만들어냈습니다.
희망의 상징으로 제시한 '동이'는 여전히 우리들 중 누군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정의로운 삶을 살아가는 또 다른 동이는 부정이 난무하는 사회에서 풍산이처럼 고군분투하며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권력에 아부하지 않고 가장 힘없는 이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줄 아는 삶. <동이>는 마지막 순간까지 이런 삶을 살기를 우리에게 바라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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