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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대하드라마의 거두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닌 이병훈 PD의 새로운 작품인 <동이>가 드디어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지난주부터 시작되었어야 할 드라마가 사정으로 일주일 연기되며 전통 사극을 기다리는 많은 분들에게는 조바심 나는 일주일 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계급 사회, 계급을 해체하다
1. 추리 형식을 취한 사극의 재미
<추노>의 인기가 예전만은 못하지만 방송과 함께 많은 이야기들을 양산하고 있듯, 도망노비가 가지는 사회적 의미가 현대사회와 맞닿아 많은 이야기들을 양산해내고 있습니다. 조선시대 도망노비는 그 시대를 규정할 수 있는 신분 사회의 폐단이었다면, 현대사회의 도망노비는 서민경제의 붕괴가 가져온 경제노비로 변화되어 있을 뿐 과거나 지금이나 사회적 약자일 수밖에 없는 존재들은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동이>는 새벽 동트기 전 한적한 곳에서 조그마한 배에서 낚시를 즐기는 대사헌의 모습으로 시작합니다. 한가하게 낚시를 즐기던 그에게 자객이 찾아들고 잔인하게 죽임을 당하는 대사헌은 순간 자객이 가지고 있는 패찰을 움켜쥐고 물속으로 빠져듭니다.
뒤이어 양반들이 죽어나가고 심각하게 생각한 포청 종사관인 서용기는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시체 검시관으로 탁월한 능력을 보이는 동이의 아버지 최효원을 찾습니다. 5년 전에도 함께 일을 해왔던 그들이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검계 활동과 관련이 있었습니다.
자신의 아버지가 검계에 의해 살해당하고 나서부터 검계 검거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건 서용기와 검계의 수장인 최효원이 함께 할 수 없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효원의 딸 동이에 의해 발견된 대사헌의 시체를 검시하는 아버지와 이를 토대로 검계의 조직원들을 잡아들이는 종사관의 관계는 <동이>의 얽히고설킨 관계들을 상징적으로 잘 보여주었습니다.
자신 능력이 검계 조직원들을 잡아들이는 역할로 사용되는 아이러니 속에서 위기를 맞이하게 된 그들은 위급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모두 모이게 됩니다. 동굴에서 함께 한 그들은 대단위의 규모를 자랑하는 만만찮은 천민 결사 조직의 실체를 보여줍니다.
음악을 다루는 사극이라는 선입견을 확실하게 제거하고 흥미로운 추리극 형식을 취하며 암살과 숙종시절 첨예한 사회상을 전면에 드러내며 시작했습니다. <동이>가 무엇을 이야기하고 어떤 내용으로 전개시켜 나갈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자기 색깔을 첫 회부터 잘 보여주었습니다.
오작인은 국내에도 도입된 CSI라는 존재와 비슷한 시체 검시관입니다. 이런 생경한 직업군(케이블에서 드라마로 다루기는 했지만)을 전면에 내세움으로서 드라마 속 사건의 시작과 얽히는 운명에 대한 이야기들을 자연스럽게 엮어 놓은 작가와 피디의 능력은 매력적이었습니다. 화려한 양반가들의 축제와 천민들의 분개를 상징하는 동굴 속 검계들의 모습은 극단적인 색채의 차이에서 보이는 감각적인 비교였습니다.
추노꾼들을 막아서는 검계의 모습은 <추노>속 화려한 액션보다는 생활 액션에 가까운 모습이었습니다. 화려한 액션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던 것과는 차별되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는 <추노>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방식과 <동이>가 풀어가는 방식이 다를 수밖에 없음을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추노꾼들이 아닌 업복이 같은 노비당원들인 '검계'가 주가 되어 등장한다는 것은 <동이>가 보여주는 시각이 어떨지 명확하게 보여주는 듯해서 흥미롭기만 합니다.
2. 효과적인 방식으로 풀어 낸 전개가 흥미롭다
<동이>는 시작과 함께 주인공인 동이의 성격을 묘사하는데 집중합니다. 저잣거리에서 달리기를 통해 평소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약과를 먹기 위한 레이스를 펼칩니다. 노비들과 중인들과의 대결에서 어렵게 승리해도 온갖 자신만의 논리로 노비가 아닌 중인 아이들의 손을 들어주는 세상에 반기를 들고 약과를 빼돌리는 동이는 등장부터 심상찮습니다.
동이가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오는 것은 그들의 가족일 것입니다. 시체를 검시하는 오작인인 아버지와 악궁인 오빠는 외형적으로 보이는 일상의 직업이고, 그들은 천민들의 삶을 보호하는 집단은 검계 조직원들이었습니다. 아버지는 검계의 수장으로서 도망 노비들을 도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남자들을 이겨내는 동이의 왈패 같은 성격과 죽은 시체를 처리하는 과정을 눈동냥과 책을 통해 배워 그 누구보다 뛰어난 지식을 가진 아이는 밝고 명랑하며 명석하기 까지 합니다. 그런 동이의 모든 모습들을 효과적으로 담아낸 드라마는 빠른 속도로 아역을 벗어나려 합니다.
양반들의 암투로 인해 희생당하는 검계의 모습은 <추노>속 모습과도 많이 비슷합니다. 그런 양반들의 술수로 인해 궁지에 몰린 검계는 수뇌부인 동이의 아버지와 오빠가 참수를 당하며 극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그렇게 모두 몰살될 상황에서 어렵게 목숨을 건진 동이의 활약이 본격적인 드라마 <동이>의 재미일 것입니다. 평생토록 동이를 보살펴야 하는 운명의 남자 차천수의 모습은 코믹하지만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동이의 아버지인 최효원에 이은 새로운 검계 조직의 젊은 지도자가 됩니다.
강력한 왕권을 가지고 강한 정치를 하던 숙종과 천민 계급들의 권리를 위해 싸우는 검계의 모습은 <동이>를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또 다른 모습일 것입니다. 우리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장희빈과 숙종의 승은을 입은 동이와의 궁중 암투는 중반 이후 <동이>를 재미있게 볼 수 있는 포인트로 작용할 듯합니다.
궁중 권력 암투와 철저한 계급사회에의 억압 속에서 살아야만 했던 천민들이 관의 행포와 부조리를 척결하기 위해 조직한 검계의 활약들은, 다양한 대결 구도를 만들어내면서 극적인 재미와 함께 그들의 계급투쟁 속에서 의미 있는 가치들을 발견할 수도 있을 듯합니다.
영조의 어머니인 동이 숙빈 최씨의 삶을 조망하는 대하 사극 <동이>는 단순히 왕조의 이야기를 다루던 방식을 벗어나 최하층인 천민에서 후대 왕의 어머니가 된 숙빈 최씨의 삶을 통해 시대의 아픔들을 담아내려 합니다. 마지막까지 중요하게 거론되며 이야기될 천민들의 조직 '검계'와 궁중 암투 등은 현대에도 이어지고 있는 변하지 않는 계층 간의 갈등과 탐욕 속에 이전투구만 벌이는 권력자들의 지독함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추노>를 보면서 아쉬웠던 것이 업복이였습니다. 노비당원으로서 억압당하던 천민들의 삶을 바꾸려는 그의 노력이 전면에 등장하면 어떤 모습일까에 대한 해답이 <동이>에서 보여 질 듯합니다. 모든 극의 중심이 '노비당' 검계는 아니지만, 보다 중요한 위치에서 시대를 불문하고 계급 화된 사회에 경종을 울릴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그 어느 드라마보다는 직접적이며 중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보여 집니다.
<허준>, <상도>, <대장금>, <이산>만으로도 충분한 이병훈의 연출과 <허준>, <이산>의 김이영 작가가 함께 했다는 것만으로도 기대감을 충족시켜주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방식으로 시작한 이 드라마가 천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라서는 숙빈 최씨 동이를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려 하는지 무척이나 흥미롭습니다. 명불허전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 만 첫 회는 무척 매력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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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급 사회, 계급을 해체하다
1. 추리 형식을 취한 사극의 재미
<추노>의 인기가 예전만은 못하지만 방송과 함께 많은 이야기들을 양산하고 있듯, 도망노비가 가지는 사회적 의미가 현대사회와 맞닿아 많은 이야기들을 양산해내고 있습니다. 조선시대 도망노비는 그 시대를 규정할 수 있는 신분 사회의 폐단이었다면, 현대사회의 도망노비는 서민경제의 붕괴가 가져온 경제노비로 변화되어 있을 뿐 과거나 지금이나 사회적 약자일 수밖에 없는 존재들은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동이>는 새벽 동트기 전 한적한 곳에서 조그마한 배에서 낚시를 즐기는 대사헌의 모습으로 시작합니다. 한가하게 낚시를 즐기던 그에게 자객이 찾아들고 잔인하게 죽임을 당하는 대사헌은 순간 자객이 가지고 있는 패찰을 움켜쥐고 물속으로 빠져듭니다.
뒤이어 양반들이 죽어나가고 심각하게 생각한 포청 종사관인 서용기는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시체 검시관으로 탁월한 능력을 보이는 동이의 아버지 최효원을 찾습니다. 5년 전에도 함께 일을 해왔던 그들이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검계 활동과 관련이 있었습니다.
자신의 아버지가 검계에 의해 살해당하고 나서부터 검계 검거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건 서용기와 검계의 수장인 최효원이 함께 할 수 없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효원의 딸 동이에 의해 발견된 대사헌의 시체를 검시하는 아버지와 이를 토대로 검계의 조직원들을 잡아들이는 종사관의 관계는 <동이>의 얽히고설킨 관계들을 상징적으로 잘 보여주었습니다.
자신 능력이 검계 조직원들을 잡아들이는 역할로 사용되는 아이러니 속에서 위기를 맞이하게 된 그들은 위급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모두 모이게 됩니다. 동굴에서 함께 한 그들은 대단위의 규모를 자랑하는 만만찮은 천민 결사 조직의 실체를 보여줍니다.
음악을 다루는 사극이라는 선입견을 확실하게 제거하고 흥미로운 추리극 형식을 취하며 암살과 숙종시절 첨예한 사회상을 전면에 드러내며 시작했습니다. <동이>가 무엇을 이야기하고 어떤 내용으로 전개시켜 나갈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자기 색깔을 첫 회부터 잘 보여주었습니다.
오작인은 국내에도 도입된 CSI라는 존재와 비슷한 시체 검시관입니다. 이런 생경한 직업군(케이블에서 드라마로 다루기는 했지만)을 전면에 내세움으로서 드라마 속 사건의 시작과 얽히는 운명에 대한 이야기들을 자연스럽게 엮어 놓은 작가와 피디의 능력은 매력적이었습니다. 화려한 양반가들의 축제와 천민들의 분개를 상징하는 동굴 속 검계들의 모습은 극단적인 색채의 차이에서 보이는 감각적인 비교였습니다.
추노꾼들을 막아서는 검계의 모습은 <추노>속 화려한 액션보다는 생활 액션에 가까운 모습이었습니다. 화려한 액션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던 것과는 차별되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는 <추노>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방식과 <동이>가 풀어가는 방식이 다를 수밖에 없음을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추노꾼들이 아닌 업복이 같은 노비당원들인 '검계'가 주가 되어 등장한다는 것은 <동이>가 보여주는 시각이 어떨지 명확하게 보여주는 듯해서 흥미롭기만 합니다.
2. 효과적인 방식으로 풀어 낸 전개가 흥미롭다
<동이>는 시작과 함께 주인공인 동이의 성격을 묘사하는데 집중합니다. 저잣거리에서 달리기를 통해 평소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약과를 먹기 위한 레이스를 펼칩니다. 노비들과 중인들과의 대결에서 어렵게 승리해도 온갖 자신만의 논리로 노비가 아닌 중인 아이들의 손을 들어주는 세상에 반기를 들고 약과를 빼돌리는 동이는 등장부터 심상찮습니다.
동이가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오는 것은 그들의 가족일 것입니다. 시체를 검시하는 오작인인 아버지와 악궁인 오빠는 외형적으로 보이는 일상의 직업이고, 그들은 천민들의 삶을 보호하는 집단은 검계 조직원들이었습니다. 아버지는 검계의 수장으로서 도망 노비들을 도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남자들을 이겨내는 동이의 왈패 같은 성격과 죽은 시체를 처리하는 과정을 눈동냥과 책을 통해 배워 그 누구보다 뛰어난 지식을 가진 아이는 밝고 명랑하며 명석하기 까지 합니다. 그런 동이의 모든 모습들을 효과적으로 담아낸 드라마는 빠른 속도로 아역을 벗어나려 합니다.
양반들의 암투로 인해 희생당하는 검계의 모습은 <추노>속 모습과도 많이 비슷합니다. 그런 양반들의 술수로 인해 궁지에 몰린 검계는 수뇌부인 동이의 아버지와 오빠가 참수를 당하며 극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그렇게 모두 몰살될 상황에서 어렵게 목숨을 건진 동이의 활약이 본격적인 드라마 <동이>의 재미일 것입니다. 평생토록 동이를 보살펴야 하는 운명의 남자 차천수의 모습은 코믹하지만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동이의 아버지인 최효원에 이은 새로운 검계 조직의 젊은 지도자가 됩니다.
강력한 왕권을 가지고 강한 정치를 하던 숙종과 천민 계급들의 권리를 위해 싸우는 검계의 모습은 <동이>를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또 다른 모습일 것입니다. 우리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장희빈과 숙종의 승은을 입은 동이와의 궁중 암투는 중반 이후 <동이>를 재미있게 볼 수 있는 포인트로 작용할 듯합니다.
궁중 권력 암투와 철저한 계급사회에의 억압 속에서 살아야만 했던 천민들이 관의 행포와 부조리를 척결하기 위해 조직한 검계의 활약들은, 다양한 대결 구도를 만들어내면서 극적인 재미와 함께 그들의 계급투쟁 속에서 의미 있는 가치들을 발견할 수도 있을 듯합니다.
영조의 어머니인 동이 숙빈 최씨의 삶을 조망하는 대하 사극 <동이>는 단순히 왕조의 이야기를 다루던 방식을 벗어나 최하층인 천민에서 후대 왕의 어머니가 된 숙빈 최씨의 삶을 통해 시대의 아픔들을 담아내려 합니다. 마지막까지 중요하게 거론되며 이야기될 천민들의 조직 '검계'와 궁중 암투 등은 현대에도 이어지고 있는 변하지 않는 계층 간의 갈등과 탐욕 속에 이전투구만 벌이는 권력자들의 지독함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추노>를 보면서 아쉬웠던 것이 업복이였습니다. 노비당원으로서 억압당하던 천민들의 삶을 바꾸려는 그의 노력이 전면에 등장하면 어떤 모습일까에 대한 해답이 <동이>에서 보여 질 듯합니다. 모든 극의 중심이 '노비당' 검계는 아니지만, 보다 중요한 위치에서 시대를 불문하고 계급 화된 사회에 경종을 울릴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그 어느 드라마보다는 직접적이며 중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보여 집니다.
<허준>, <상도>, <대장금>, <이산>만으로도 충분한 이병훈의 연출과 <허준>, <이산>의 김이영 작가가 함께 했다는 것만으로도 기대감을 충족시켜주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방식으로 시작한 이 드라마가 천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라서는 숙빈 최씨 동이를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려 하는지 무척이나 흥미롭습니다. 명불허전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 만 첫 회는 무척 매력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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