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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동이 23부-장희빈의 중전 책봉이 슬플 수밖에 없는 이유

by 자이미 2010.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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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빈 장씨의 음모로 인해 죽음의 위기에 몰린 동이와 고뇌에 빠진 숙종. 표창에 맞아 죽음 직전까지 나아간 동이가 생과 사를 넘나들면서도 놓지 못했던 증엄과 동이를 주기 위해 만든 숙종의 가죽신은 이후 <동이>가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지를 명확히 했습니다. 

탐욕스러운 권력의 끝은 허무할 뿐이다



1. 죽음에 몰린 동이는 희빈의 위기다

희빈 장씨를 중심으로 한 남인 세력의 모든 것들을 담은 증엄을 가진 동이에 대한 그들의 움직임은 당연합니다. 자신들이 저지른 잔인한 음모가 그대로 숙종에게 넘어가면 모두 처참한 최후를 맞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눈엣가시 동이를 없애고자 하는 그들에게도 목숨을 건 중요한 결정이었죠.

숙종이 궁을 비운 상황을 디데이로 정한 동이와 희빈 장씨 측은 진실을 찾기 위함과 그 진실을 막기 위한 자들의 싸움이었습니다. 궁으로 난입해 서고를 불태우고 증엄을 가진 동이를 쫓는 그들은 자신들을 막아서는 그 누구든 칼로 베는 잔인함을 보입니다. 
서종사관의 친구이자 이 사건에 많은 도움을 주는 사헌부 지사의 집으로 천신만고 끝에 도착한 동이는 자신이 중전을 구해낼 증엄을 가지고 있음을 밝힙니다. 왕에게 증엄을 가져가겠다는 사헌부 지사의 집에 동이를 쫓던 무리들이 난입해 보이는 모든 이들을 죽이기 시작합니다. 

절체절명의 순간이 다가오고 위험을 느낀 지사는 동이에게 증엄을 다시 건네며 피신을 당부합니다. 그렇게 지사의 집을 나선 동이는 지사 일가를 모두 도륙한 그들이 던진 표창에 맞아 쓰러지고 맙니다. 

감찰부에서도 상황 파악을 하고 동이를 찾고 뒤늦게 소식을 알게 된 서종사관과 천수도 동이의 행방을 찾지만 그 누구도 그녀가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합니다. 일을 주도하고 동이를 없애려했던 장희재 측도 동이의 생사여부가 명확하지 않아 안절부절 하기만 합니다.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사냥을 나간 임금에게 증엄을 건네려는 동이는 멀리 임금의 행차가 보이지만 이미 많은 피를 흘린 그녀는 더 이상 임금 곁으로 가지 못한 채 쓰러지고 맙니다. 그 운명의 끈이 끊어질듯 이어질 듯 모호한 상황에서 간만에 사냥을 통해 잡은 노루의 가죽으로 가죽신을 만들라 명하는 숙종의 마음에는 이미 동이 뿐입니다. 

동이의 생사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숙종이 궁궐을 비운 후 생긴 모든 일들은 동이의 음모로 몰려갑니다. 동이와 함께 서종사관이 희빈를 부당한 수사를 하고 있었다는 이야기는 숙종을 더욱 침울하게 합니다. 자신을 가장 잘 알고 자신도 너무 잘 알고 있는 희빈의 존재감이 전과 달리 작아지는 상황을 숙종도 알고 희빈도 알아가는 상황이 서로에게는 힘겨운 순간일 뿐입니다. 

준비되었던 희빈의 중전 책봉이 진행되고 오랜 꿈은 현실이 되었습니다. 천민과 중인 사이에서 힘겨운 어린 시절을 보내야만 했던 희빈은 명석함은 강한 욕망으로 점철된 자신을 최고의 자리까지 오를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좋은 날 아무런 표정도 없는 숙종의 모습은 그녀를 힘겹게만 할 뿐입니다.

죽음 직전까지 몰렸던 동이는 그 질긴 운명으로 인해 죽음마저도 넘어서며 진실에 대한 욕망을 버리지 못합니다. 권력에 대한 욕망과 진실에 대한 욕망이 충돌한 그들의 관계는 그렇게 극단적인 상황에 몰리며 가장 잔인한 반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2. 희빈의 중전 책봉이 슬픈 이유

방송에서 희빈의 중전 책봉은 마치 슬픈 뮤직 비디오를 보는 듯 했습니다. 화려함도 반감되고 대단할 수밖에 없는 장악원 악사들의 풍악은 시청자들에게 전달되지 않았습니다. 중전으로 책봉되는 과정은 분명 있었지만 그들만 만족할 뿐 진실을 왜곡하고 자신의 권력 욕심을 위해서는 참혹한 음모마저도 마다하지 않았던 희빈과 그 무리에 대한 단죄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슬픈 중전 책봉으로 암시하고 있었습니다.

숙종의 마음을 가장 잘 읽는 이는 동이도 희빈도 숙종 자신도 아닌 바로 가장 가까운 곳에서 보필하는 한내관입니다. 그런 그가 동이와 숙종의 사랑의 메신저를 자처하게 된 이유는 숙종과 동이의 마음을 읽고 그들이 사랑하고 있음을 확신했다는 의미이지요.

숙종이 집무실로 동이를 부르라는 말에 침소로 모실까요? 라며 살짝 비틀어 이야기하는 한내관은 귀엽기까지 했습니다. 무술에 관한한 초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숙종이 어렵게 노루를 잡아 그 기념으로 가죽신을 만들라는 이야기에 고민하지 않고 동이를 이야기하는 한내관을 통해 <동이>는 그들의 사랑의 결실이 그리 오래 남지 않았음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동이가 사라진 후에도 숙종이 명했던 가죽신을 슬쩍 내미는 한내관과 동이를 생각하며 지시한 너무 예쁜 가죽신은 그들이 함께 걸어가야 할 운명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신발을 선물하면 애인이 도망간다는 속설과는 달리 신발을 선물하는 것은 함께 그 어떤 힘겨운 길들도 당당하게 가자는 의미이지요.

숙종이 동이를 위한 가죽신을 만들라고 지시한 것이 숙종의 마음을 드러내는 직접적인 의미이기는 하지만 드라마 보여주는 함축적인 의미는 숙종과 동이가 함께 걷게 될 수밖에 없음을 암시하고 있었죠. 희빈의 중전 책봉에서마저도 동이 생각에 넋이 나가있는 숙종은 이미 깊은 사랑에 빠진 사랑에 나약한 존재일 뿐이었습니다.

예고편에서 잔인하게도 모든 극적인 장면들을 노출해버려 어떤 과정을 겪을 것인지는 알 수 있습니다. 서종사관이 어명으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상황도 동이를 찾으라는 어명을 따로 내리며 반대파의 눈길을 빼앗기 위한 일종의 페이크였지요.

떠나는 서종사관과 함께 하겠다는 부하들에게 그는 "떠나는 것은 돌아오기 위한 것"이라는 말을 남깁니다. 이는 지금 떠나는 것은 진실을 찾아 다시 돌아오기 위함이라는 암시였지요. 죽음의 정치가 판을 치는 상황에서 미친 권력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동이를 은밀하게 찾아내라는 숙종의 어명은 이후 <동이>가 어떤 과정을 겪을지를 명확하게 해주었습니다.

권력에 눈이 멀어 죽음도 불사한 희빈의 중전 책봉식이 초라하고 우울하게 그려진 것은 진실이 사라진 권력이 최고의 자리에 오른다 해도 곧 내려올 수밖에 없는 슬픈 운명임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권력을 가지기 위해 주변의 숙적들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파렴치함은 과거나 지금이나 다름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렇게 잡고 구축해낸 권력이 얼마나 허망한 모래성인지는 권력에 눈이 먼 이들은 알지 못합니다. 자신이 벼랑 끝에 서있고 조금만 더 나아가면 천길 낭떠러지에 떨어질 수밖에 없는 존재임도 알지 못한 채 그 낭떠러지에 자꾸 걸어 나가는 희빈과 무리들은 우리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탐욕이 만들어낸 불편한 권력은 진실을 추구하는 다수에 의해 무너질 수밖에 없음을 <동이>는 이야기해주고 있습니다. 권불십년(權不十年) 화무십일홍(花舞十日紅)이라고 했던가요? 사람의 좋은 일은 열흘을 넘지 못하고 붉은 꽃의 아름다움도 열흘을 넘지 못하는데 달도 차면 기우니 권력이 좋다한들 10년을 넘지 못하리라는 옛 말이 가장 적절하게 다가오는 요즘 죽음의 정치에 혈안이 된 <동이>는 그 종말을 앞두고 있습니다.

피의 권력 다툼은 과정이고 <동이>가 보여주고자 하는 동이와 숙종의 사랑과 영조의 어린 시절, 교육 철학 등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하려 합니다. 과연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기 시작한 <동이>가 교육에 대한 어떤 철학을 가지고 시청자들과 만날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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