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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모범택시-이제훈이 만들어가는 복수혈전

by 자이미 2021.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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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훈의 드라마가 시작되었다. <모범택시>라는 낯선 제목은 단박에 마틴 스코세지 감독의 <택시 드라이버>가 생각난다. 결이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분노와 방식들에 대한 가치는 유사하다. 모범택시를 몰며 악당들을 물리치는 이야기는 흥미롭다.

 

이런 식의 복수극이 환영을 받는 것은 현실에 대한 부정 때문이다. 법치주의 국가에서 법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시민들은 분노한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법 집행은 법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법은 언제나 공정해야 한다.

법이 공정하다고 믿는 이는 것의 없다. 그리고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 중심의 법은 언제나 비난의 중심이다. 경찰, 검찰, 판사까지 삼종세트처럼 국민들을 분노하게 만들기 위해 모인 집단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품게 만들 정도로 말이다.

 

모든 법 집행자들이 그렇다고 보지는 않는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대대적인 개혁이 이뤄지지 않으면 이들의 못된 짓들은 전체로 확장될 수밖에 없음은 너무 명확하다. 국민들이 사법개혁을 외친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아무리 버틴다고 개혁이 무산될 수는 없다. 대한민국은 과거부터 국민들이 세상을 바꾸고 이끌었으니 말이다.

 

김도기(이제훈)는 모범택시 기사다. 장성철(김의성)이 운영하는 무지개 운수에 소속된 운전기사다. 물론 무지개 운수에 숨겨진 비밀 기지가 존재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들은 하나의 팀으로 이뤄져 마치 007을 보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해커인 안고은(표예진)과 모범택시를 특별하게 만드는 최 주임과 박 주임이 바로 '모범택시' 팀이다. 억울하게 당하고 법의 보호도 받지 못하는 이들을 돕는 것이 이들의 목적이다. 성철은 부모를 잃고 살인자에 분노해 뛰어들다 형사들의 발길질을 받아야 했다.

 

그들은 가해자는 보호해도 피해자 가족은 안중에도 없었다. 가해자 중심의 법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이런 경험은 김도기도 같았다. 어머니를 잔인하게 죽인 악랄한 살인범의 현장 검증에서 도기가 경찰들에게 제지당하는 모습을 보며 성철은 그에게 일을 제안했다.

 

세계적으로도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한국의 특수부대는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는다. 그중에도 707 특임부대는 특수부대의 특수부대라고 불리는 곳이기도 하다. 그 707 장교 출신인 도기는 말 그대로 살인무기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범죄피해자 지원단체인 '파랑새 재단' 대표이기도 한 성철로 인해 검찰 조직도 함께 하게 된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상사의 지시로 '파랑새 재단'의 실무를 맡게 된 강하나(이솜)는 첫 회부터 존재감을 보였다. 조만간 이들의 정체가 하나에게 들통날 수밖에 없음을 말이다.

 

드라마의 구조는 단순하다. 과거에 상처를 받았던 이들이 법이 제대로 처벌을 하지 않자 이에 직접 나서 정의를 실현한다는 형식이다. 검찰의 일부이기는 하지만 개입한다는 점은 여전히 그들이 권력의 중심에 있다는 확신 때문일 것이다.

첫 주 방송은 지적 장애를 가진 이들을 학대하고 착취한 젓갈 공장 사장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어갔다. 보험회사 직원과 젓갈 공장이 연계되어 지적 장애를 가진 보육원 아이들을 데려가 착취하는 이야기는 실제 존재했던 것이다.

 

참혹한 착취 과정을 그대로 담아 첫 회를 장식했지만, 이로 인해 비난을 받기도 했다.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했다는 점에서 피해자가 존재하고, 이를 자극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시청자들의 불만이 컸다. 이는 당연한 지적이다.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 자극적으로 보여줘야 할 필요성은 존재한다. 이런 설정이 있기에 도기가 젓갈 공장 사장을 응징하고 자신이 저지른 범죄와 동일하게 되갚아 주는 장면에서 희열을 느끼게 해 주니 말이다. 

 

실제 사건이라고 하니 드라마에 등장한 사건이 더욱 참혹함으로 다가왔다. 돈을 위해 속이고, 그리고 인간 이하의 대접을 하면서 감금하고 폭행을 일삼는 이들의 행태는 인간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그러면서 자신들을 지역 사회의 특별한 존재로 각인시키는 과정도 역겹기만 했다.

 

모두가 그렇지는 않지만 가면을 쓰고 악행을 저지르는 자들은 너무 많다. 여기에 지역 경찰까지 한패가 되어 돕는 과정은 분노를 퍼붓게 만들었다. <모범택시>의 핵심은 분노 가득한 사건들을 어떻게 풀어내며 통쾌함을 시청자들에게 선사하느냐다.

 

<그것이 알고 싶다> 피디 출신의 연출자가 노리는 노림수 역시 이 부분이다. 그런 점에서 <모범택시> 첫 주 방송은 절반의 성공이라고 볼 수 있을 듯하다. 시청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복수라는 점에서 이는 자연스럽게 호응을 불러올 수 있다.

 

무겁거나 복잡하지 않다는 것도 장점이 될 수 있다. 작가의 역량보다는 SBS 특유의 가볍게 정의를 앞세워 실현한다는 코믹한 요소가 적절하게 섞인 스타일을 고수한다는 점에서도 일정 부분의 고정팬들이 열광할 수밖에 없다.

 

매번 다양한 에피소드가 등장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지속적으로 끌어갈 수 있는 서사는 결국 출연하고 있는 인물들에게만 부여될 수밖에 없다. 중요한 사건 하나를 풀어가며 다양한 작은 사건들이 결합되는 방식이 아니라는 점이 새롭게 보이면서도 아쉽게 다가오기도 한다.

이제훈이 액션을 한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다가왔다. 충분히 매력적인 모습들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그이 연기 세계는 더욱 넓어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법으로 해결해야 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지만, 법위에 올라선 악랄한 범죄자들은 오히려 법의 도움을 받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 자들을 보면서 분개하는 이들에게 이런 대행 서비스가 존재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볼법 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실현시켜준 것이 바로 <모범택시>다. 그런 점에서 이 드라마가 던지는 메시지는 단순하고 명료하다.

 

호불호가 가릴 수밖에 없겠지만, 쌓인 분노를 풀어내게 해주는 이야기는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그저 복수를 해달라고 해주는 것이 아닌, 철저하게 조사를 통해 복수를 대행한다는 설정도 문제를 살짝 피해 가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때로는 법이 처리하지 못하는 일들이 존재한다. 범죄의 행위보다 가벼운 법 집행을 보며 분개하는 이들도 너무 많다. 더욱 권력을 가진 자들은 법의 비호를 받는 것도 현실이다. 그런 점에서 <모범택시>가 어떤 지향점을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갈지 이후의 과정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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