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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무한도전 귀곡성-미끼 제대로 문 정준하 납량특집의 전설을 만들다

by 자이미 2016. 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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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 던진 미끼를 누가 잡을지 알 수 없었다. 그걸 정준하가 제대로 물었고, 더는 돌이킬 수 없는 늪에 빠진 채 혼이 나갈 정도로 기겁한 정준하로 인해 납량특집은 완벽한 성공이었다. 정준하가 보여준 세상에서 가장 완벽하게 공포에 질린 모습은 <무한도전 귀곡성>의 시작이자 끝이었다.

 

정준하의 메소드 공포;

제대로 미끼 문 정준하가 보여준 극단의 공포, 전설이 되었다

 

 

많은 이들이 기대했던 무도의 납량특집은 역시 흥미로웠다. 자신들이 준비를 하고도 놀랄 정도로 겁이 많았던 무도 멤버들이 미션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 믿었던 이들은 없다. 의외로 하하가 참아내며 유일하게 미션에 성공한 인물이 되었지만, 이번 공포 특집에서는 미션에 실패하는 것이 곧 성공이라는 점에서 실패였다. 

 

무도 멤버들은 각자 자신에게 주어진 조건에서 최선을 다해 다른 이들을 위한 공포 장치들을 설치했다. 지난 주 그 공포 트릭을 스스로 경험하며 얼마나 큰 재미를 선사할지 궁금했던 시청자들은 충분히 만족했을 듯하다. 누구보다 겁이 많은 무도 멤버들이 말도 안 되는 상황에 놓여 진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시청자들에게는 재미니 말이다.

 

남이 놀라는 모습을 보며 즐거워하는 것이 이상 증세일 수밖에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공포 영화를 보는 이유와 유사하다는 점에서 그들의 공포심을 보며 즐거워하는 것이 가학적인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그들과 함께 즐기는 공포는 말 그대로 공포에 상황이 전하는 재미로 바라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퀴즈 정답 수가 가장 적었던 박명수와 광희가 함께 만든 장소부터 '귀곡성'은 시작되었다. 둘에 의해 살을 맞은 유재석과 하하가 명수와 광희가 설치한 장소로 향하는 순간부터 공포는 깊어졌다. 가장 적은 장치를 설치했지만 그 모든 덫에 걸린 유재석에게는 속수무책이었다.  

 

공포를 위해 준비한 장치는 당연하게도 그 공포 속으로 들어서야만 존재 가치가 있다. 그런 점에서 방송이 시작되기 전부터 모두가 기대했던 것은 정준하였다. 모두가 겁이 많지만 그중 으뜸이 바로 정준하라는 점에서 누구보다 두려워하고 힘들어했던 그는 모두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무한도전 귀곡성>은 정준하가 없었다면 존재할 수 없는 특집이었음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듯하다. 이번 특집에서는 유재석마저 보조 출연자로 전락시킬 정도로 정준하의 존재감은 그 표정 하나만으로도 충분했다. 시작 전부터 가장 큰 우려를 했던 정준하는 찰진 괴성과 온 몸으로 공포를 느끼는 그 감정만으로도 충분했다.

 

유재석이 준비한 귀신의 집에서 천정에서 내려온 귀신과 10분이 넘게 대치하는 장면은 '귀곡성'의 가치를 잘 보여주었다. 동일한 장소에서 박명수가 보여준 밋밋함과는 너무 큰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10여 분을 대치하며 귀신과 신경전을 펼치는 정준하는 오직 이 납량특집을 위해 탄생한 존재처럼 여겨질 정도였다.

 

웹툰부터 재미를 상실한 하하는 이번 '귀곡성'에서도 아쉬움이 컸다. 다만 퀴즈에서 우승해 가장 많은 혜택을 받아 장치한 귀신의 집은 압권이었다. 정준하와 유재석이라는 최적의 존재가 그 장소를 찾는 과정은 축복이었다. 초입부터 불안했던 정준하는 무덤이 갈라지고 귀신이 나오자 말 그대로 기절할 정도였다.

 

무덤을 넘어서지 못하고 곧바로 퇴장한 정준하와 달리 유재석은 이미 미션은 실패했지만 무덤을 지나 숲길을 걷기 시작했다. 하지만 영화 <곡성>을 보신 이들이라면 기겁할 수밖에 없었던 빨간 눈의 외지인이 갑작스럽게 등장해 유재석을 쫓는 과정은 압권이었다.

 

출구가 어딘지도 잃은 채 다른 길로 도망치는데 급급한 유재석의 모습은 진짜였다. 적당히 상황에 맞춘 것이라면 알아서 출구로 나가는 것이 당연한데 얼마나 놀랐으면 자신이 온 길과는 상관도 없이 우선 이 상황만 벗어나면 된다는 식으로 촬영도 잊고 도망치는 모습은 현장의 두려움이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게 했다.

 

정준하가 재석이 꾸민 귀신의 집에서 엉망이 된 후 다른 길로 가다 우물 속 귀신과도 마주하는 장면처럼 재석 역시 하하가 쳐 놓은 미끼를 제대로 물어버렸다. 겁 많은 둘이 함께 사진을 찾으러 다시 들어서지만 두려움이 사라지지는 않았다. 이미 한 번 경험했음에도 다시 등장한 귀신에 어쩔 줄 몰라 서로 멱살 잡기에 정신이 없는 그들.

 

재석이 놀라 어쩔 줄 몰라 했던 외지인 등장에 정준하는 그 자리에 쓰러져버린 모습도 압권이었다. 유일하게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세 번의 고함을 치지 않은 이는 하하였다. 그리고 하하가 버텨낸 집의 주인인 박명수와 광희는 벌칙 수행자가 되어야 했다. 함께 했던 귀신들과 좁은 방에 모여 한국 공포영화의 고전인 <여곡성>을 보며 모두 두려워하는 장면까지도 흥미롭게 이어졌다.  

 

정준하는 이번 납량특집에서 그 누구도 보여줄 수 없는 진정한 전설을 만들어냈다. 가발까지 뒤집어질 정도로 공포란 무엇인지를 얼굴 표정 하나 하나와 온 몸으로 보여준 정준하가 없었다면 <무한도전 귀곡성>이 이렇게 재미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진짜 공포란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준 정준하는 제대로 미끼를 물고 자신을 내던져 전설이 되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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