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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무한도전 사생결단, 김태호 피디는 왜 그들을 실험했을까?

by 자이미 2011.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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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혹은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질문들은 우린 어린 시절부터 강요받으며 살곤 합니다. "엄마가 좋니? 아빠가 좋니?"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선택을 강요하면서도 이를 즐기는 심리 속에 우리 인간들의 잔혹함이 숨겨져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김태호 피디는 왜 조커를 흉내 내고 싶었을까?




이번 주 방송된 <무한도전 사생결단> 추격전이 주는 흥미로움은 없었습니다. 쫒고 쫒기는 추격전도 없었고 서로를 속이고 속는 반전도 전혀 없었습니다. 그저 김태호 피디가 모두를 속이며 그 안에 숨겨져 있는 인간의 심리를 살펴보는 것만이 존재할 뿐이었습니다.
김태호 피디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번 <무한도전 사생결단>은 영화 <다크 나이트>의 조커가 했던 선택을 강요하는 장면을 패러디 했다고 밝혔습니다. 과연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그들은 어떤 선택을 할지에 대해서 궁금했다는 그는 고약한 궁금증을 가진 어린 아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들이 벌인 게임의 룰은 단순합니다. 박명수와 정준하가 모처에 갖힌 채 구원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남은 다섯 명의 멤버들이 둘 중의 한 명만 구할 수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누구를 구할 건가요? 1시간 내에 선택을 하라는 제작진의 지시에 처음엔 황당함으로 시작해 누구를 선택해야할지 몰라 당황스러워 하는 그들의 모습은 재미있지요.

어떤 선택을 하던지 선택을 하게 되면 다른 편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올 수밖에는 없고 그런 불만은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부담을 덜어내기 위해 자발적으로 시민들에게 구원의 손길을 건넵니다. 당신이라면 누구를 선택하실 건가요?

시민들 역시 어느 한 쪽으로 기울지 않고 나름의 이유를 들며 둘 사이를 오갈 뿐입니다. 어딘가에 기대 명분을 찾아내고 이를 통해 자신을 합리화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그들은 선택을 강요받습니다. 이 놀이의 재미는 과정과 마지막 장면에서 반전이 주는 당혹스러움에 있었습니다.

박명수와 정준하가 장소를 바꿔 상대를 구하기 위해 온 이들을 맞이한다는 발상은 구해주러 온 이들에게는 당혹감을 가질 수밖에 없도록 합니다. "명수 형"외치며 들어오던 노홍철이 정준하를 발견하고 놀라는 장면이 이 놀이의 하이라이트였습니다.

이런 반복된 상황에서 보여준 멤버들의 표정들과 자신들을 버린 이들을 반겨줘야 하는 박명수와 정준하의 표정 변화와 이를 합리화하는 과정들이 '조커놀이'의 핵심이었습니다. 자신이 왜 상대를 선택해야만 했는지와 자신을 찾아온 이들을 바라보며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이유들을 생각해내는 모습들에서 당신은 무슨 생각을 하게 되었나요?

잔인한 김태호 피디는 여기에서 끝내지 않고 서로 잘못된 만남을 가진 이들을 한 차에 태워 일산 스튜디오로 향하게 합니다.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 서로 눈치를 보며 분위기 반전을 노리는 상황에서 그들의 천태만상 상황들은 또 다른 재미로 다가왔습니다.

삐친 준하와 화난 명수의 서로 다른 모습은 동생들에 의해 환하게 바뀌게 됩니다. 명수 마음을 풀어주기 위한 동생들은 노력은 그에게 일본에서 못다 한 랩으로 이어졌습니다. '재스민 혁명 랩'이라 명명된 그의 평화 메시지는 다시 한 번 자연과 인간 사회에 행복이 가득하기를 바라는 듯 하지요.

그렇게 감정들을 소진하며 도착한 스튜디오에는 그들만을 위한 공간이 마련되었습니다. 각자가 들어설 수 있는 공간에는 의자와 테이블 위에 놓인 스위치가 그들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1시간 안에 세트가 무너진다는 경고와 함께 그들이 살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줍니다.

자신이 살기 위해서는 앞에 놓인 스위치를 눌러 상대를 죽여야 하는 상황을 제시해 줍니다. 시작된 그들의 선택의 시간에 많은 이들은 도발을 하고 누군가는 모두 함께 살자고 외치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명수를 시작으로 재석과 하하가 스위치를 눌러 자폭을 하고 맙니다.

첫 선택의 딜레마에서도 반전이 있었듯 이번 스위치 게임에서도 타인을 죽이는 것이 아닌 스위치를 누른 사람이 탈락을 하게 되는 상황이 주어집니다. 말 그대로 '사생결단'의 상황 속에서 과연 그들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조마조마해집니다.

남겨진 이들 중에 눈치 빠른 노홍철은 누르면 자신이 죽는 다는 것을 알고 연결선을 뽑아내고 장난을 치기 시작합니다. 중재를 하며 모두가 사는 방법을 찾자는 형돈을 자극하는 홍철과 그의 사기 톤을 알아채고 있는 이들의 모습 등 극단적인 상황에서 맞이하는 그들의 심리극은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가고 마지막 순간을 참지 못하고 버튼을 눌러 버린 준하로 인해 모두가 생존하지 못한 채 마무리 되고 말았습니다.

카운트다운에 자동반사해 제로와 함께 눌러 생존에 실패한 준하와 그런 준하의 모습을 보며 '준하는....아직도 왜 죽었는지 모른다'라는 문구가 재미를 선사합니다. 눌러져 있는 스위치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장난을 치다 자폭을 한 노홍철의 모습 역시 그들의 선택 게임을 재미있게 만든 장본인이었지요. 모든 이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재석은 할머니들까지 버선발로 뛰어 나와 그를 반길 정도로 재석에 대한 사랑은 지대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했지요.

김태호 피디는 이번 상황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일까요? 인간 심리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선택지가 너무 한정 되어 있었기에 뭔가 극적인 내용들을 담아내기에는 부족했지요. 반전을 위한 반전은 재미를 던져주었지만 그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그 무언가를 담아내기에는 한없이 부족하기만 했습니다.

영화 <다크 나이트>에서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과 위기에 빠진 시민들을 동시에 구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진 배트맨의 모습을 보며 사회 정의를 실현하고 영웅으로 살아가는 이가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묻는 장면이 주는 인간적 고뇌를 무도 인들에게서 찾기에는 부족함이 많았습니다. 

인간의 나약한 측면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며 과연 자신이 이야기하는 그 가치가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선택의 문제. 무도에서는 어떻게 다가왔을까요? 시청자들은 그들의 선택 게임을 바라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김태호 피디는 이번 실험을 통해 무엇을 얻고자 했던 것일까요? 

이구동성으로 지독한 실험이라고 반발한 이번 게임의 핵심은 자신 안에 숨겨져 있는 본성을 불러내고 가식을 털어내도록 강요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에게 주어진 상황들의 절박함이 영화 속에서 설정된 절박함과는 다를 수밖에 없기에 선택 역시 너무 쉽게 좌우되는 경향이 있었지요. 그런 과정에서 보여준 재미가 김태호 피디가 원했던 모습이라면 성공이고 결과를 통해 뭔가 실험극의 의미를 찾는다면 실패했던 상황 극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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