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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미생 17회-임시완 살리는 이성민, 세상에 이런 상사는 없습니다

by 자이미 2014.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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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사실적이어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미생>에서 오 차장은 비현실적인 존재로 다가옵니다. 물론 어딘가에 오 차장과 같은 진짜 상사가 존재할 수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찾아보기 힘든 상사라는 점에서 이질적이면서도 반갑습니다. 진한 동료애를 몸소 보여준 오 차장에게 박수를 보내는 것은 그런 상사를 혹은 내가 그런 상사가 되고 싶은 간절함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선택;

직장인의 바이블이 되어가는 오 차장, 그의 선택에 박수를 보낸다

 

 

 

정신없이 움직이는 상사의 하루는 수많은 외국어들이 복잡하게 얽혀있고, 탄식과 환호 역시 동반되는 힘겨운 삶의 공간입니다. 그 한 쪽에서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만으로 자신이 준비한 사업을 내려놓아야 했던 장그래도 있었습니다. 스스로 오 차장과 영업3팀의 짐을 덜기 위해 물러난 장그래는 담담하게 업무에만 집중할 뿐이었습니다.

 

자신의 처지를 받아들이고 좌절하지 않고 묵묵하게 일을 하는 그래를 보는 상사들의 눈빛 속에는 그 무언가가 가득했습니다. 말로 할 수는 없지만, 뭔가 표현을 하기에는 모호한 그 무엇이 가득한 눈빛으로 그래를 바라보는 영업3팀은 바로 그런 팀이었습니다.

 

장그래가 자신의 처지를 이해하고 남은 기간 모든 것을 쏟아 부으며 영업3팀에 집중하듯, 다른 신입 동료들도 조금씩 성장해가고 있었습니다. 적응을 하지 못해 힘겨워하기만 하던 장백기는 이제는 웃는 여유까지 부렸습니다. 자신은 멀티테스킹이 되지 않는다며 어려워하기만 하던 강 대리에게 씩 웃어 보이는 그는 이제는 원 인터내셔널 사원이었습니다.

 

마초 팀에서 온갖 시련을 다 겪어야만 했던 안영이도 달라졌습니다. 오직 일만 보고 달리던 질주마 같았던 그녀가 책에서 배우기는 했지만 상사와 유머도 나눌 수 있을 정도로 여유를 찾게 되었습니다. 자신이 큰 양보를 하고 이를 통해 사회생활에서 중요한 조직을 조금씩 깨우치기 시작하며 찾은 안영이의 모습은 측은하면서도 반가웠습니다.

 

상사와 가장 큰 마찰을 빚어왔던 한석율은 여전히 대립을 하고 있었습니다. 현장을 비하하던 성 대리에 맞서 결코 쉽지 않은 일을 성사시킨 한석율은 부장의 칭찬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도 현장에 장점이 있는 한석율은 이상한 방식으로 일을 하는 성 대리와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서로 대립하기도 하고, 그 안에서 어우러져 진짜 상사맨들이 되어가는 신입 사원들의 모습은 그들이 그만큼 그 조직 안에서 성장하고 있다는 의미였습니다. 이런 성장통을 겪고 있는 신입들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사건이 터졌습니다. 두 개의 사건이 하나가 되어 결과적으로 장그래가 정사원이 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반가웠습니다.

 

대리들은 성장을 위해서는 주재원을 갈망합니다. 상사맨들에게 주제원은 곧 성장을 위한 가장 중요한 과정이자 단계라는 점에서 모두가 품는 꿈이기도 합니다. 언제나 그랬듯 이번에도 주재원 발표가 있었고, 많은 이들이 자신이 원하던 곳으로 떠나게 되어 행복한 것과 달리 영업3팀의 김 대리만은 별개였습니다.

 

김 대리 역시 주재원 신청을 했고 간절했습니다. 상사맨으로서 성공하고 싶었고, 그러기 위해서는 간절하게도 주재원이 되어 현지에서 영업을 해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내심 기대했던 김 대리는 물을 마시고 말았습니다. 서운할 수밖에 없는 김 대리에게 위로를 전하는 오 차장은 그 모든 것이 자신 때문이라는 자책을 하게 됩니다.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울고 싶은 오 차장은 우연하게 대리들의 이야기를 듣고 깊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드러나지도 않는 일을 가져와 죽도록 일만하지 티도 나지 않는 행동으로 부하 직원들을 힘들게만 한다는 뒷담화를 들으며 오 차장은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김 대리를 불러 다른 팀으로 옮겨주겠다는 제안까지 할 정도로 오 차장의 고민은 크고 깊었습니다.

 

 

누구보다 오 차장을 좋아하는 김 대리로서는 이런 상황이 답답하기만 합니다. 비록 모든 일들이 반갑거나 맞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누구보다 일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가진 오 차장을 사랑하는 이가 바로 김 대리기 때문입니다. 그런 김 대리의 마음은 입사 동기들인 대리들과의 술자리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평소에 항상 웃기만 하고 욕도 하지 않던 김 대리가 그 자리에서 오 차장을 욕한 동기들에게 심한 욕까지 하는 모습은 괜히 지켜보는 시청자들마저 울컥하게 했습니다.

 

쓰러진 김 대리를 데리고 모텔로 향한 대리들은 간만에 동료애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입사 시절과 달리, 회 차가 늘어가기 시작하면서 경쟁 아닌 경쟁을 할 수밖에 없었던 자신들에게 이런 시간은 좀처럼 찾아오지 않는 모습이었기 때문입니다. 비록 안 좋은 일로 모여 술을 마시고 서로 다투기도 했지만, 모텔 침대에 모두 누워 잠을 청하는 그들에게는 과거 신입 때의 모습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오 차장의 동기이기도 한 선 차장은 능력 있는 커리어우먼입니다. 하지만 일과 육아와 집안일을 모두 책임져야만 하는 그녀는 힘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출장을 갔다 회사로 복귀하던 그녀는 그만 쓰러지고 맙니다. 업무 스트레스와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그녀가 병원으로 실려 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병원에 입원한 선 차장은 그저 업무에 대한 과중함이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남편이 진급을 하고 이를 계기로 선 차장에게 직장을 그만두라는 부탁도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스스로 자아를 찾고 발견하는 과정 없이 자신이 존재할 수 없다는 선 차장은 남편의 제안을 이미 거부한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녀가 더욱 크고 아프게 자리하고 있었던 것은 영업1팀 직원들의 속마음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개인사까지 챙기며 직원들에게 애정을 품었던 그녀였지만, 남편의 제안을 우연하게 듣게 된 그들은 자신의 속내를 그대로 드러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회사를 다니든 다니지 않던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의 진급뿐이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자괴감과 심한 배신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선 차장 역시 오 차장처럼 빛나는 일이 아닌 힘들고 남들이 꺼려하는 일들도 처리한다는 점에서 더욱 외면 받고 있었습니다. 파키스탄 모포 수출 건은 큰 득도 되지 않고 힘들기만 한 일이었습니다. 재난으로 인해 모포가 필요한 그들에게 가장 저렴하게 수출을 하려는 선 차장은 병원에 입원하며 큰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누구보다 선 차장을 잘 알고 있는 오 차장은 영업1팀에 운을 띄우지만 그들은 난색을 표하기만 할 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오 차장의 선택은 신입사원들을 불러모으는 것이었습니다. 주말을 이용해 장그래 동기들과 함께 선 차장이 마무리하지 못한 일들을 처리하는 것이었습니다. 직속상관도 아니고, 자신의 부서 일도 아닌데 상사에 불려나와 호텔에서 황금 같은 주말을 일에 매달려야 하는 신입사원들이었지만, 그들에게는 열정이 있었습니다.

 

자신의 역할을 나누고 최선을 다해 일을 하는 그들에게서 진한 열정과 동료애를 찾을 수 있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과거 김 대리 동기들이 느꼈을 듯한 열정이 그들에게도 존재했습니다. 서로를 챙기고 그리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신입 사원들의 마지막은 정신없이 잠이 든 모습이었습니다.

 

 

대리 동기들이 술에 취해 모텔 침대에 누워 잠이 든 모습과 다르지만, 신입사원들의 그 모습은 오 차장의 신입 시절의 모습이었고, 김 대리의 과거이기도 했었습니다. 그렇게 조금씩 성장하게 된다는 점에서 이들의 잠자는 장면은 <미생>이 조금씩 꿈틀대며 완생으로 향하는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오 차장은 두 번의 사건을 통해 확신을 하게 됩니다. 선 차장이 언급했듯, 5억불 사업을 수주하게 되면 전무는 부사장이 되고 그렇게 되면 오 차장은 원하는 직원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진다는 이야기가 강렬함으로 다가왔습니다. 장그래에게 헛된 희망을 품게 해서는 안 된다며 모질게 대했던 오 차장은 선 차장의 말에 희망을 찾게 되었습니다.

 

김 대리 일로 자괴감에 빠져 남겨진 장그래에게 전하던 그는 "살면서 누구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파리 뒤를 쫓으면 변소 주변이나 어슬렁거릴 거고, 꿀벌 뒤를 쫓으면 꽃밭을 함께 거닐게 된다고 하잖아"라는 오 차장의 발언에 그래는 "아.. 그래서 저는 꽃밭을 거닐고 있나봅니다"라며 웃는 모습은 흐뭇함으로 다가왔습니다. 자신을 믿어주는 부하직원. 그들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꿀벌이 되는 것이었으니 말입니다.

 

잘못되면 직장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조심스럽게 부인에게 다시 누군가의 삶에 끼어들어도 되느냐고 질문하는 오 차장의 모습은 뭉클함으로 다가왔습니다. 남편의 고민이 무엇이고 그가 어떤 일로 힘겨워했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부인은 현명했습니다. 남편에게 힘을 실어주고 그의 선택에 든든한 후원자가 되는 부인의 모습은 모두가 꿈꾸는 이상적인 부인상이기도 했습니다.

 

철칙처럼 생각했던 원칙을 깨고 오 차장은 선택했습니다. 전무를 찾아가 그는 그가 제시한 일을 하기로 결정합니다. 꽌시를 해야 하고, 잘못하면 모든 책임을 져야만 하는 태양열 집열판 사업을 맡기로 한 오 차장의 선택이 어떤 결론으로 이어질지 모르지만 분명한 사실은 김 대리와 장그래를 위해서 오 차장이 할 수 있는 최선이었습니다.

 

상사 잘못 만나 승진의 길도 힘겹고, 정사원이 되기도 어려워진 그들을 위해 자신의 자리까지 위태로울 수 있는 일을 맡은 오 차장. 그런 상사는 정말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오직 자신의 영달을 위해 하나의 부속처럼 사용하고 버리는 현실 속에서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으로 인간적으로 부하 직원들을 대하는 오 차장은 그래서 너무나 현실적인 드라마에서 비현실적인 존재로 다가올 정도입니다. 

 

직장인들에게 하나의 바이블처럼 굳어지고 있는 오 차장. 요즘 유행하는 의리가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이제 막 시작한 신입사원들에게 조직 내의 관계와 일에 대한 열정 등을 몸소 보여주고 있는 오 차장은 진정한 존재감이었습니다. 그의 선택이 장그래를 살리고, 김 대리에게 주재원으로 나갈 수 있는 길을 열어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세상에서 찾기 힘든 하지만 모두가 바라는 오 차장의 행복한 질주가 지속되기를 바랍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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