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시간들을 넘어 미스코리아 진이 되었지만 <미스코리아>는 그 누구도 행복해지지 않았습니다. 물론 지영의 가족들은 지영이 미스코리아 진이 되었다는 사실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정도로 행복하기만 했습니다. 현장에서 환하게 웃어 반기지 못하고 길거리 TV에서 지영을 바라보는 형준의 모습은 서럽기만 합니다.
미스코리아 진이 된 지영;
담담해서 강렬한 그래서 아쉬운 미스코리아, 어떤 결말 보일까?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 했던 미스코리아 대회에서 오지영은 진으로 선발되었습니다. 하지만 가장 화려하고 중요해야만 하는 진으로 선발되는 장면이 마치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이 취급된 것은 <미스코리아>에서 중요한 것은 누가 진이 되느냐가 아니라는 의미였습니다.
지난 회에서 미스코리아 방송을 보듯 노래하고 춤추던 그들의 모습을 생방송처럼 다루던 <미스코리아>는 정작 중요한 미스코리아 본선에 대한 관심은 크게 두지 않았습니다. 그들에게 미스코리아가 되가는 과정은 중요했지만, 결과 자체는 큰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흐름을 통해 완벽하게 보여주었습니다. 미스코리아 진이 된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는 그저 기대일 뿐 인생은 결국 자신의 선택 문제라는 사실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지영이를 미스코리아 진으로 만들고 싶은 형준에게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처음 그녀를 다시 만났던 이유는 회사를 살리기 위함이었지만, 만남 후 형준은 미처 꺼내고 싶지 않았던 감정이 되살아나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회사를 살리는 일보다 자신이 지영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깨닫게 된 형준은 회사나 자신보다 목숨마저 바치며 사랑하고 싶은 지영을 위해 모든 것을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윤에게 투자를 받아 어렵게 자신들의 비장의 카드인 비비 크림을 만들어내는 것까지 성공했지만, 그 모든 것이 악의적인 M&A를 하는 이윤의 음모라는 사실을 너무 늦게 깨닫고 말았습니다. 투자를 받고 넘긴 계약서는 곧 비비 화장품의 마지막이라는 사실을 그들은 미처 알지 못했었습니다. 회사를 만들고 운영하는 신출내기 사장인 형존이 서울대를 나왔다고 해도 순진하기만 한 이들이 그 지독한 생존게임에서 살아나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충분히 예상되는 모든 가능의 수를 생각하기보다는 자신들이 열심히 하는 만큼 성공도 가까워질 것이라는 기대만 가진 그들에게 잔인한 늑대들은 손쉬운 먹잇감일 뿐이었습니다. 새로운 기술을 발명하고 충분히 상업적인 가능성을 보였다는 사실은 곧 잔인한 늑대들의 먹음직스러운 먹잇감이 되었고, 그렇게 그들은 자신들이 가진 모든 것을 빼앗길 상황에 놓이고 말았습니다.
예정된 수순처럼 의도적 부도처리를 하는 이윤으로 인해 형준과 비비화장품은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날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고 맙니다. 지영이를 위해 날 밤을 세면서 어렵게 구한 심사위원 뒷자리마저 앉아 보지 못한 그들의 그날 하루는 지옥과도 같았습니다.
생각하지도 못했던 어음들이 갑자기 쏟아져 들어오고 이를 막을 수 있는 자금도 없던 형준에게는 위기였습니다. 한 두 회사가 아니라 그들과 거래하던 모든 회사들이 한 날 어음을 던지며 비비 화장품은 부도 위기에 처하고 말았습니다. 어떻게든 막으려 노력하던 그들은 이를 조정한 이가 바로 자신들에게 투자를 한 이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하지만 이미 예정된 수순이라는 점에서 형준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치열한 시장에서 바보처럼 상대의 말만 믿고 혹은 기대만 가진 채 아둔하게 행동했던 자신들의 잘못이라는 사실을 그들은 최악의 상황에서 겨우 깨닫게 되었습니다. 부도 위기에 몰린 회사도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서 형준 앞에서는 사채업자까지 들이닥쳤습니다. 부도가 나기 전에 회사 물품이라도 가져가려는 사채업자들에 맞서 싸우는 형준과 정선생은 흠씬 두들겨 맞을 뿐 뭔가를 할 수도 없는 상황에 처하고 말았습니다.
텅 빈 공장에 널브러진 형준과 비비화장품 주역들은 마치 한 여름 밤의 꿈에서 깨어난 듯 초점을 잃은 표정만 지을 뿐이었습니다. 이 와중에도 지영이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하기만 한 형준은 삼촌을 통해 지영이 2부에 출연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됩니다. 늦게라도 현장에 가고 싶었지만, 텅 빈 도로에서 그가 할 수 있은 일은 없었습니다.
얼굴은 사채업자들에 맞아 엉망이 되어버렸고, 그런 상태에서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상점에 전시된 TV에서 보이는 미스코리아 진이 된 지영이의 모습이었습니다. 이윤과의 거래를 위해 미스코리아가 끝나면 지영과 헤어지겠다던 자신의 약속이 의도하지 않게 현실이 되어버렸음을 그는 깨닫고 있었습니다.
형준과 비비화장품 직원들을 위해 준비된 자리는 텅 빈 채 미스코리아 대회는 끝났습니다. 위기의 미스코리아를 구하기 위해 심사위원들은 성형하지 않은 자연미인과 좋은 학벌의 인재가 아닌 현장에서 일을 하던 후보에게 보다 높은 점수를 주기로 합의를 합니다. 사회적 상황을 고려한 그들의 눈높이 채점은 결국 지영을 미스코리아 진으로 만들어냈습니다. 그렇게 원했던 미스코리아 진이 된 지영이나 그런 그녀를 바라보는 형준이나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자리를 지켜주겠다던 형준이 없는 그곳에서 진이 된 지영은 묘한 감정에 휩싸일 수밖에 없었고, 작은 거리의 TV를 통해 미스코리아 진이 된 지영이를 바라보며 슬픈 웃음을 짓는 형준에게도 그 순간이 마냥 행복할 수는 없었습니다. <미스코리아>는 대회의 승패가 마지막은 아니었습니다. 너무나 아무렇지도 않게 흘러가버린 대회 그 뒤의 이야기가 이 드라마가 시청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라는 사실은 그래서 반갑습니다.
미스코리아 진이 되기보다는 그 과정과 이후의 이야기에 보다 큰 방점을 찍고 있다는 사실은 이 드라마에서 미스코리아는 하나의 수단일 수밖에 없음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스코리아>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는 그들 주변의 이야기 속에 미스코리아가 존재할 뿐이라는 점에서 진짜는 이제부터 시작일 수밖에 없습니다. 과연 형준과 지영은 사랑을 이어갈 수 있을지, 지독한 현실에서 그들은 어떤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을지 이제 그 이야기를 시작하려 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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