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드라마의 경쟁력을 보여주었던 금토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후속편으로 첫 방송이 된 <응급남녀>는 아쉽습니다. 물론 첫 회만으로 모든 것을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기대가 큰 만큼 아쉬움도 컸던 방송이었습니다. 최진혁과 송지효를 앞세운 이 드라마가 <응답하라 1994>의 벽을 넘어서기에는 많은 난관들이 도사릴 수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엉뚱한 상상력이 만들어낸 흥미로운 의학 드라마;
사랑과 결혼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은 재미있었지만, 주인공의 익숙하지 않음이 아쉽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첫 만나는 순간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합니다. 단 1초 동안 만들어지는 것이 사랑이라는 점에서 사랑은 언제나 위험하기만 합니다. 그 짧은 순간 만들어지는 사랑이라는 감정은 자연스럽게 시간이 흐르면서 식어가는 과정을 겪을 수밖에는 없습니다.
결혼률은 떨어지고, 이혼율은 급등하는 시대에 결혼이 과연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이 많이 들기만 합니다. 과거 결혼이란 사랑의 완성이라는 표현이 사용되고 '검은 머리가 파 뿌리가 될 때까지' 함께 사는 것이 바로 결혼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누군가의 바람이 가득한 그런 결혼은 현실에서는 명확하게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습니다. 더는 그런 동화와 같은 결혼 생활은 존재하지 않다는 사실을 많은 이들은 이혼이라는 제도를 통해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첫 방송에서 2.4%의 시청률로 이후를 기대하게 한 <응급남녀>는 이런 사랑과 결혼, 그리고 이혼을 다루고 있어 흥미롭습니다. 주목받고 있는 최진혁과 송지효가 부부로 등장하는 이 드라마는 시작 전부터 많은 기대를 받았습니다. 최고의 존재감을 보였던 '응사'의 후속이라는 점과 <구가의 서>와 <상속자들>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최진혁의 신작이라는 점과 <런닝맨>에서 절대 강자로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송지효가 함께 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웠습니다.
많은 이들의 기대를 받았던 최진혁과 송지효가 등장한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가졌던 이들에게는 아쉬움이 컸을 듯합니다. 아직 한 회만 방송되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표하기는 성급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첫 회 그들의 활약은 기대보다는 우려를 키웠습니다.
한 눈에 반해 결혼까지 한 그들의 결혼 생활은 행복할 수 없었습니다. 의사 집안에서 자연스럽게 의대에 진학해 의사가 되기 위해 공부를 하던 창민은 한 눈에 반한 진희와 성당에서 둘 만의 결혼을 식을 올립니다.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하고 영양사가 된 그녀는 결혼 생활도 행복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알지 못했던 것은 연애를 하는 것과 사랑은 전혀 별개의 문제라는 사실입니다.
창민의 집에서 반대하는 결혼을 한 그들에게 현실은 결코 녹록할 수는 없었습니다. 값비싼 의대 학비를 그들 스스로 마련할 수도 없었고, 생활비조차 없는 그들에게 오늘을 살아가는 것이 더욱 중요했습니다. 의대를 그만두고 제약회사 영업사원이 된 창민은 그렇게라도 결혼생활을 유지하고 싶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하고 행복한 생활을 하기 위해서 자신이 열심히 일을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결혼에 대한 환상조차도 가지지 않고 마음이 이끄는 대로 결혼을 한 이들에게 결혼은 행복이 아니라, 지옥과도 같은 곳이었습니다.
의사가 되어야만 하는 아들이 여자를 잘못만나 의사가 되지 못했다는 생각에 분노한 시어머니는 사사건건 트집을 잡으며 진희를 압박합니다. 그런 시월드를 살아가는 진희는 자연스럽게 원형탈모에 시달렸고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증세는 심해졌습니다. 물론 창민 역시 자신의 생각했던 결혼 생활이 아닌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쌓이기만 하는 불만을 어쩔 줄 몰라 정신과 상담을 받아야만 했습니다.
없던 심장병까지 생긴 진희는 스트레스가 쌓이고 폭발해 죽음 직전까지 다가가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창민 역시 의사가 되어야 할 자신이 의사들을 상대로 약을 팔기 위해 여자 원장에게 접대까지 해야만 하는 상황에 폭발 직전이 되고 맙니다. 그리고 집에서 마주친 그들은 자연스럽게 전쟁을 벌이게 되고, 그런 잔인한 파괴 본능은 이혼을 이끌었습니다. 그렇게 남남이 된 이들은 6년이 지난 후 결혼식장에서 우연하게 재회합니다.
신랑 친구로 축가를 부르기 위해 나온 창민과 신부 친구로 반주를 하기 위해 나선 진희는 잔인한 방식으로 6년 만에 재회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잘못된 재회의 절정은 다시 의대에 복학해 인턴 생활을 시작한 창민에게는 더없이 잔인한 방식으로 다가왔습니다.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현실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인턴 생활을 하는 병원에서 응급실 담당이 되었다는 것도 심난한데 같은 조에 6년 전 이혼했던 부인인 진희도 함께 한다는 사실입니다.
열등감을 심어준 시부모와 남편에게 복수라도 하듯 진희는 의대에 진학해 인턴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과거 자신의 삶으로 돌아기 싫어 새로운 삶을 구축하기 위해 의사가 되었는데 인턴 첫 날 독주에 빠져 병원에서 시작한 것도 당황스러운데 그곳에서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전 남편 창민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당황스럽기만 했습니다.
6년 전 사랑해서 했던 결혼이지만 현실의 벽에 부딛혀 사랑마저 모두 파괴되어버린 그들이 병원이라는 공간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다는 사실은 흥미롭습니다. 과연 이들이 어떤 과정을 통해 사랑과 결혼이라는 것들에 대해 새로운 고민들을 하게 될지도 궁금해집니다.
흥미로운 주제와 전개를 가졌다고 모두 좋은 드라마가 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응급남녀>의 경우 첫 회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는 중요했습니다. 지상파가 아닌 이상 초반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관심을 받기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더욱 <응답하라 1994>의 후속이라는 것과 최진혁과 송지효를 내세웠다는 점에서 첫 회는 아쉽기만 합니다.
드라마의 전개 과정 자체가 큰 문제는 아니었지만, 연출의 문제도 드러났고 이보다 더욱 심각한 것은 바로 주인공들인 최진혁과 송지효가 전혀 맞지 않은 옷을 입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했기 때문입니다. 어색한 연기를 하는 이들에게 로맨틱 코미디는 어울리지 않는 장르가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게 했습니다. 냉철하고 조용함 속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연하게 보여주던 최진혁의 망가지는 연기는 어딘가 모르게 어색하기만 했습니다. 송지효는 예능 속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연기자 송지효로서는 어색하기만 했습니다.
어색했던 최진혁과 송지효의 연기가 그저 기존의 이미지와 달라서인지 아니면 기본적으로 이들의 연기력에 문제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좀 더 봐야만 할 듯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첫 회 기대를 했던 많은 이들을 실망시켰다는 사실만은 부정할 수 없을 듯합니다. 6년 만에 인턴 의사가 되어 만난 그들이 과연 어떤 재미를 시청자들에게 전해줄지 2회가 궁금해집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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