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과장이 가영을 잔인하게 전시한 인물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왜 그는 그런 일을 했을까? 그는 박무성을 살해한 주범일 가능성 역시 높아졌다. 그 이유는 너무 명확하다. 윤과장이 박무성을 잔인하게 죽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박무성의 교통사고 때문이다.
모든 것은 그날 시작되었다;
음침하고 축축했던 기억, 아버지의 복수에서 시작된 복마전 부패한 권력 실체 밝힌다
처음부터 거대한 재벌과 부패한 권력을 처벌하려고 시작하지는 않았다.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아이를 잃고 아파해야만 했던 아버지는 그렇게 잔인한 복수를 준비했다. 박무성이라는 잔인한 인물. 살인을 저지르고도 검사 스폰서라는 이유로 처벌도 받지 않은 그 자에게 복수를 해야 했다.
박무성 집 지하실이 김가영이 납치된 장소임을 확신한다. 범인에 대한 기억이 흐릿한 가영은 어렵게 "0, 7"이라는 단어를 기억해냈다.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뒤에 나온 "축축하다"와 "춥다"는 단어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추측한 시목은 여진과 함께 박무성의 지하실로 향했다.
범인은 명확하게 의도가 있었다. 범인은 가영을 죽이고 싶지 않았다. 가영을 그렇게 잔인하게 전시한 이유는 박무성이라는 자를 세상에 널리 알리기 위함이었다. 미끼가 되어줄 가영이 세상에 알려져야만 관련자들이 세상에 드러날 수 있다. 납치한 후 박무성의 집 지하에 하루를 놔둔 후 범인은 그렇게 욕실에 전시하듯 방치했다.
박무성의 집에서 부랑자들이 와서 술판을 벌인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박무성이 죽은 후 모든 사실이 세상에 드러날 것이라 확신했다. 하지만 거대한 권력은 그 모든 것을 막았다. 박무성을 죽이면 모든 것이 세상에 알려지고 그와 관련된 모든 자들이 죄에 대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 확신했다.
교통사고로 살인을 한 박무성의 죄를 무죄로 만든 서동재 검사를 시작으로 거대한 부패 고리들을 모두 잡아내주기를 원했다. 그리고 그 범인은 그 적임자로 황시목을 지목했다. 황시목이라는 인물이 누구인지 아는 자라는 점에서 범인 후보는 좁아질 수밖에 없었다.
가장 믿을 수 없는 자를 가까운 곳으로 데려온 이창준은 그럴 수밖에 없었다. 청와대로 간 이창준은 자신의 장인이 서동재를 옆에 두고 있다는 사실을 안 후 그를 자신의 곁으로 데려왔다. 박무성을 두고 자신의 약점을 잡았던 장인이 이번에는 서동재를 이용하고 있다고 확신했다.
서동재를 옆에 두고 감시하지 않으면 또 어떤 짓을 벌일지 알 수 없는 창준이 할 수 있는 일이란 한정적일 수밖에 없었다. 동재는 자신의 죄를 씻어내기 위해서는 시목이 절실했다. 시목에게 잘 보이지 않으면 자신은 구속될 수밖에 없다. 자신이 쌓은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는 상황에서 그의 선택은 단순해질 수밖에 없었다.
재벌가 사위이자 잘 나가던 검사였던 이창준은 그렇게 철저하게 장인이 원하는 방식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 청와대까지 입성한 창준은 그렇게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하게 되었다. 복잡하게 얽힌 관계들 속에서 이 모든 것을 풀어내는 하나의 축이 바로 박무성이었다.
박무성은 거대한 비리의 한 축이었다. 온갖 나쁜 짓을 도맡아 했던 박무성은 일을 시킨 자들에게도 골칫거리였다. 그렇게 사라졌으면 하고 바랐던 자가 어느 날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하지만 누구도 행복할 수 없었다. 그렇게 시작된 '판도라의 상자'는 수많은 문제들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평범해 보였던 일상은 모든 비밀을 품고 있었다. 모든 사람들의 비밀은 그렇게 평범한 일상에서 솟아나기 시작했다. 모두에게는 자신만의 비밀이 있다. 그렇게 비밀을 품고 살아가는 이들이 모여 사회는 만들어진다. '비밀의 숲'은 그렇게 모인 이들이 숲을 이루고 살아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성문일보가 한조그룹의 비리를 세상에 알린 이유는 김 사장이 이연재를 좋아했기 때문이다. 아니 좀 더 엄밀하게 이야기를 하자면 한조 사위가 되어 성문 그룹 전체의 지배자가 될 것이라 확신했다. 그런 악감정이 있던 그에게 제보를 한 것은 명확하게 그 사연을 알고 있는 자다.
이창준의 결혼 과정까지 모두 알고 있는 이가 범인이라는 확신은 너무 당연했다. 시목은 김 사장에게 한조의 방산비리 가능성을 언급한다. 그렇게 세상의 비밀들은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숨겨야 했던 그들의 은밀한 사업은 더는 숨길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검찰 스폰서인 박무성의 죽음에 이어 김가영 사건으로 인해 비리는 세상의 관심사가 되었다. 이번에는 시목이 던진 방산비리 사건은 그렇게 한조그룹을 분노하게 만든다. 이 회장이 직접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모든 일처리를 하는 비서는 그렇게 황시목의 뒤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사사건건 자신의 발목을 잡는 황시목을 제거해야 한다는 확신이 서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가영이 납치된 후 봤던 문자는 '0. 7'이 아니었다. 'D, J'라는 문구를 얼핏 봤기 때문에 생긴 오해였다. 여진의 옥탑방에서 가진 특임팀의 회식 자리에서 영은수가 잘못해 물을 쏟으며 모든 것은 드러나기 시작했다. 윤세원 과장의 등에 새겨진 문신은 가영이 봤던 그것이었다.
특임팀 멤버인 윤과장이 범인이라는 사실이 의외로 다가올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명확했다. 자신의 딸을 잃고 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방황할 수밖에 없었던 윤과장은 그렇게 오랜 시간 준비를 했다. 그렇게 완벽한 시나리오를 작성한 윤과장은 황시목이라는 존재가 누구인지 누구보다 잘 알았다.
박무성의 교통사고를 누가 무마 시켰는지, 그리고 그와 관련된 자들이 누구인지에 대한 정보도 명확했다. 모든 칼 끝은 이창준을 향하고 있었다. 윤과장의 등에 새겨진 것은 딸의 이름 이니셜일 것이다. 자신에게 가장 소중했던 딸을 잃었지만 아무도 벌을 받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이 몸담고 일하고 있는 검찰 조직이 그런 범죄를 은폐했다는 사실이 더 끔찍했다.
윤과장이 박무성을 죽인 것은 명확하다. 자신의 딸을 죽인 범인에 대한 아버지의 복수였다. 그리고 그 죽음을 통해 그에 동조했던 수많은 범죄를 저지른 검찰들의 몰락도 기대했다. 검찰 조직과 한조 그룹으로 이어지는 이 거대한 비리의 실체가 세상에 알려져 모두 제거되기를 원했다.
윤과장의 아이가 2년 전 교통사고로 사망한 것과 박무성의 음주운전 뺑소니는 알고 보니 시간 차가 있다. 2013년 5월 41년 생 강씨가 피해자라는 조서가 나오는 장면이 존재한다. 그런 점에서 2년의 시간 차가 다시 생긴다. 이 상황에서 윤과장이 과거 사건과 연결된 누군가와 함께 이번 사건을 준비했을 가능성을 생각해 보게 한다. 특임팀의 또 다른 의문인 김정본의 가족일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하니 말이다.
현재까지 흐름으로 보면 윤과장이 가영을 납치하고 전시했다면 과거 딸의 죽음이 가장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함께 사건을 공모한 인물이 더 있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물론 사망한 강씨 역시 윤과장과 연관이 되어 있는 인물일 수도 있다. 극중 여전히 의문으로 다가오는 이들은 많이 존재한다. 그만큼 여전히 왜? 라는 의문이 더욱 중요하게 다가오는 드라마라는 사실 만은 명확해 보인다.
범인은 명확해졌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가 일으킨 파장의 끝이 무엇을 향해 가느냐 이다. <비밀의 숲>이 취하고 원하는 것은 그런 과정 속에 드러난 모든 것이다.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거대한 권력들이 벌이고 있는 비리들을 품고 있는 이 드라마는 그래서 특별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윤과장이 잔인한 살인마가 되어야 했던 이유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부수적으로 드러난 사회적 비리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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