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밀한 이야기는 점점 비밀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한다. 절대 핵심이 보이지 않는 그 기묘한 숲 속에서 길을 잃을 수밖에 없는 게 문제다. 하나의 거대한 나무를 찾기는 했지만 수많은 곁가지가 모든 것을 보호하고 있다. 어떤 것이 본질인지 쉽게 찾을 수 없는 그 비밀의 숲에 들어선 황시목과 한여진은 진실에 좀 더 다가서기 시작했다.
누구도 믿을 수 없다;
범인 조작에 나선 서동재의 무리수, 꼬리 자르기에 나선 이창준 누가 진범인가?
검찰 조직 내부의 알력과 암투를 그린 이야기들은 많다. 하지만 <비밀의 숲>은 기존 우리가 알고 있던 검찰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 드라마에서 가장 뛰어난 스릴러의 가치를 <비밀의 숲>은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하나의 사건이 만들어낸 수많은 음모들은 그렇게 거대한 비밀이 가득한 숲을 만들어냈다.
모든 것이 의심스러운 이창준 차장 검사가 검사장이 되었다. 도열한 검사들 앞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명확하게 드러낸 신임 이창준 검사장과 그의 손을 제대로 놓지 않는 황시목. 마치 트럼프의 기싸움을 하듯 악수로 이 검사장에 대항하는 황시목의 이 행동은 도전이나 다름 없다.
검찰 조직을 장악하고 있는 서울대 출신 동문들 틈에서 빗겨가 있는 서동재는 어떻게든 성공하고 싶었다. 그렇게 이창준 검사장의 손발이 되고자 노력했다. 온갖 비리를 모두 알고 있는 서동재는 그게 자신의 성공을 보장할 수 있는 황금 티켓이라 확신했다.
토사구팽을 당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서동재는 그래서 더 바빴다. 이창준이 검사장이 되었다. 장인은 재벌이다. 거칠 것이 없는 이창준은 서동재에게는 동아줄이다. 어떻게든 그 동아줄을 놓쳐서는 안 되는 서 검사는 그렇게 조작을 진두지휘하기 시작한다.
검찰 스폰서였던 박무성. 그의 죽음은 잠잠하던 상황을 급변하게 만들었다. 절대 세상에 알려져서는 안 되는 사실들을 품은 박무성의 죽음. 여기에 이창준 검사장을 직접 위협할 수 있는 김가영까지 누군가 살해하려 했다. 이는 우연이 아니다. 정교하게 짜여진 하나의 거대한 음모였다.
이창준 역시 여타 권력을 가진 자들이 그렇게 자연스럽게 범죄와 연결되었다. 식사 자리에 우연을 가장한 업자들이 참석하고 그렇게 시작한 일상적인 식사 자리는 요구를 주고 받는 관계로 확장된다. 재벌의 사위가 된 이창준은 장인이 필요할 때 사용하는 장기판의 말일 뿐이다. 그 과정에서 서로의 이익을 위해 은밀하게 움직이는 이들은 그렇게 비밀을 잉태할 수밖에 없었다.
황 검사와 토끼몰이를 하기로 한 여진은 서 검사를 미행하기 시작한다. 그가 김가영의 휴대폰을 가지고 있다고 확신했다. 분명 어딘가에 있을 그 휴대폰을 찾아야 한다. 서 검사는 분명 휴대폰을 제거하려 할 것이다. 문제의 휴대폰을 버리려는 순간을 잡게 되면 모든 의문의 단초들이 풀릴 것이라 확신했다.
한강에서 여진은 서 검사에게 당했다. 미행을 눈치 챈 동재는 보기 좋게 여진을 따돌렸다. 황시목이 준비한 전략은 이미 서동재에게 노출되었다는 의미다. 한강에 버린 휴대폰을 찾기 위해 직접 물에 뛰어든 여진과 장건은 서동재가 버린 휴대폰을 찾았다.
굴욕을 당한 여진과 그 상황이 더욱 혼란스럽기만 한 시목. 서동재는 그렇게 보다 적극적으로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위험한 선택들을 하기 시작한다. 서동재는 김가영의 휴대폰을 의도적으로 켜서 존재감을 만들었다. 그렇게 황시목과 경찰들이 김가영의 휴대폰에 개입하도록 유도했다.
이 모든 시나리오를 짠 서동재는 이 흔들기를 통해 그럴 듯한 범인을 내세워 사건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박무성 사건에 이은 김가영까지 이 모든 것을 묶어낼 수 있는 강력한 한 방은 바로 박무성의 아들 박경환이다. 박경환은 김가영의 1년 선배다. 두 사람의 연결고리에 그가 있다는 사실은 이미 여진의 추리로 완성되었다. 그 완성 단계의 틀을 이용해 서동재는 먹잇감을 만들어냈다.
현역 장성을 흔들어 박경환을 범인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은 말 그대로 우리가 알고 있는 범죄 조작 그 자체다. 큰 그림을 그리고 그 안에 자신들이 원하는 인물을 세워 진실을 덮는 형태는 우리는 역사를 통해 충분히 알고 있다. 검사가 그린 그림에 경찰이 나서 폭력을 행사하며 거짓 자백을 강요한다. 그렇게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거짓은 진실을 언제나 덮고는 했었다.
은밀하지만 잔인하게 진행되는 서 검사의 그림은 이 검사장과 김 서장이 모두 용인한 결과다. 서부지방검찰청과 용산경찰서를 지배하는 두 사람이 조작 사건의 배후라는 사실은 진실을 밝히기 쉽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죽일 수도 있는 상황에서 의도적으로 전시만 했던 범인 의도는 뭘까? 그렇게 겨우 살아난 가영을 죽이기 위해 접근하는 한 여자.
이창준의 부인이자 이윤범 회장의 딸인 이연재는 겨우 숨만 쉬고 있는 가영을 죽이기 위해 위험한 시도까지 했다. 그녀가 가영을 죽이려는 행위로 인해 범인이 아닐 수 있다는 확신을 만들었다. 만약 정말 가영을 죽이고 싶었다면 그런 의도적인 행동을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연재가 자신의 아버지를 위해 자신과 결혼한 창준에게 분노했을 수도 있다. 정말 좋아하지만 자신을 그저 성공을 위한 수단으로만 보는 그 사람이 싫어 그런 사건을 만들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기에는 모호한 부분들이 많다. 등장하는 모든 이들이 범인일 가능성은 있지만 지금 현재 그 누구도 진범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는 의미다.
영특하게 모든 그림을 그리고 완벽하게 끝냈다고 생각하는 순간 서동재는 생각지도 못한 위기에 빠지고 말았다. 박사장 아들에게 진술을 받아내기 위해 경찰은 조폭을 자처했다. 그리고 결정적인 한 방이 될 수밖에 없는 가영 휴대폰은 박사장 집에 은밀하게 숨기면 모든 것이 완성된다.
황시목과 한여진은 서동재가 만든 범인 박경환이 이번 범죄와 전혀 무관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사단장 부인이 박무성이 죽던 날 골프 레슨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정황 증거를 확실한 물증으로 만들려는 서동재는 그렇게 자신이 확신한 완벽한 그림에 발목이 잡히게 되었다.
감정이 사라진 황시목에게 감정을 알게 해주는 여진. 시목 앞에서 여자이고 싶은 은수. 시목을 향해 미묘한 삼각관계가 구축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기존의 삼각관계와 달리, 이 관계들마저 의문을 품게 만들 정도로 은밀하기만 하다. 과연 진범은 언제 드러날까?
시목과 여진에 의해 위기에 처한 동재는 자신을 위해 진범을 찾아야만 한다. 끝이라 생각한 순간이 진짜 시작이 되게 되었다. 박경환과 서동재는 진범이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제 본격적으로 이 모든 그림을 그린 머리를 찾아야 한다. 그렇게 <비밀의 숲>은 보다 본질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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