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만화와는 전혀 다른 <하백의 신부>가 첫 방송되었다. 첫 방송에서 3%가 넘는 시청률이 나왔다. 케이블 방송이고 심야인 11시에 방송된다는 점에서 높은 시청률이다. 첫 방송 후 호불호는 명확하게 드러났다. 시청을 포기한 이들도 있고 신세경과 남주혁의 이야기에 매료된 이들도 있다.
도깨비 비교 자체가 미안;
인간 세계에 내려 온 신 하백과 소아의 사랑, 시청자 마음 사로잡을 수 있을까?
원작 만화를 보신 이들은 분노한다. 명작을 망쳤다는 주장이 대세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작을 보지 않은 이들에게는 나름의 재미를 찾았을 것으로 보인다. 전형적인 로맨스 코미디의 형식이 그대로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도깨비>를 통해 익숙해진 세계관까지 하나가 되면서 쉬운 접근이 가능하게 했으니 말이다.
태어나면서부터 신계의 왕이 될 운영인 하백. 왕위계승자 권위를 인정하는 신석을 회수하기 위해 인간 세상을 가야만 한다. 모든 것이 재미없고 무의미하게 다가오는 하백에게 인간계를 내려가야 하는 것 자체도 피곤할 뿐이다. 도도한 신의 왕이 될 운명인 하백이 인간세상에 내려왔다.
정신과 전문의인 소아는 빚에 허덕인다. 소위 장사 잘 하는 의사가 아니다. 물론 그 빚을 그녀가 모두 진 것은 아니다. 환자도 적은 병원에 소아를 돕는 간호사 상유는 유일한 조력자다.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는 현실 속에서 급한 빚을 갚기 위해 그녀가 생각한 것은 다이아몬드다.
과거 재벌가 아들이 준 다이아몬드 반지를 묻어두었던 곳을 찾는다. 그렇게 다이아몬드 반지로 당장 급한 불을 끌려던 소아는 의외의 상황에 놓이고 만다. 한탄스러운 마음에 하늘을 바라보던 소아는 수상한 별의 움직임을 보며 별똥별인지 알고 소원을 빌지만 이내 기절을 하고 만다.
하늘에서 내려온 하백과 충돌을 했으니 말이다. 마치 터미네이터가 시공을 초월해 과거로 돌아오던 것과 같이 옷도 입지 않은 하백은 그렇게 운명의 여자이자 아내가 될 소아가 첫 만남을 하게 되었다. 정신과 치료를 받다 흥분한 환자가 쏟은 커피가 묻은 의사 가운.
그 안에는 소아를 구해줄 다이아몬드 반지가 함께 있었다. 이를 모르는 하백은 당장 급하게 그 옷을 입고 유유히 사라진다. 그렇게 그들의 운명은 시작되었다. 신을 보좌하기 위해 하백을 따라 인간계로 온 남수리의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처지가 된 그의 결정적인 문제는 신의 능력을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손가락 하나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탁월한 신력을 가진 하백이 인간 세상에 내려와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원래 예정된 목적지가 아닌 곳에 떨어졌다. 그리고 자신의 옷을 남수리가 입고 있는 말도 안 되는 상황도 벌어졌다. 모든 것이 뒤틀려 있다는 의미다.
이 황당한 상황에서 더욱 하백을 괴롭게 하는 것은 신의 능력을 잃었다는 것이다. 물을 주관하는 신이지만 물을 움직일 수 없다. 분수대에서 물이 뿜어져 나온 것은 그저 관리자들의 운영 과정에서 나온 결과물일 뿐이었다. 그런 그들이 다시 운명처럼 만나게 된다.
대대로 신의 종으로 살아왔던 소아의 집안. 그리고 이제 그 역할을 대신하게 된 소아. 아무 것에도 쓸모가 없는 돌만 가득한 그 땅은 신이 인간 세상으로 들어오는 입구였다. 소아에게는 아무런 도움도 안 되는 돌산의 정체는 바로 그녀의 집안이 신의 종이었다는 단서였다.
그 땅을 팔려는 자와 종인 소아를 만나기 위해 찾은 하백. 그렇게 숲에 방치된 그들이 멧돼지를 만나고, 끝내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기 위해 주문을 외운다며 키스를 하는 하백. 그렇게 그들의 로맨스는 시작되었다. 신과 인간의 로맨스라는 이질적인 소재는 그래서 흥미롭기도 하다.
만화 <하백의 신부> 스핀오프라고 명확하게 밝힌 이 드라마는 그래서 원작과 다를 수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원작과 전혀 다른 이야기라는 의미는 바로 '스핀오프'에 모두 담겨져 있으니 말이다. 원작의 세계관을 그대로 담고 있지만 이야기는 전혀 다를 것이라는 의미다.
신세경과 남주혁의 조합이 과연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어갈 수 있을까? 조금은 위험하다. 남주혁은 여전히 홀로 극을 이끌어갈 수 있는 남주의 존재감으로는 부족하다. 도도한 신 하백을 연기하는 남주혁에 몰입하기 힘든 것은 역시 연기에 대한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간만에 드라마로 돌아온 신세경 역시 첫 회 낯설게 다가온 것은 개인적인 호불호 때문인지 알 수가 없다. <육룡이 나르샤> 이후 출연한 드라마인 <하백의 신부> 속 소아가 낯설게 다가온다. 아직 시작일 뿐이다. 본격적인 이야기를 풀어가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
그저 두 남녀 주인공의 만남을 담은 첫 회로 <하백의 신부> 전체를 평가할 수도 없다. 그런 점에서 2회까지 시청 후 판단을 하는 것이 옳을 듯하다. 추가 인물들이 등장하고 그들이 보여주는 세계관과 배우들의 케미가 흥미롭게 받아들여 진다면 의외의 흥행 성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니 말이다. 첫 방송에서 다음 편을 봐야 할 그 어떤 것이 발견되지 못했다. 남주혁과 신세경에 집중하도록 만들었지만 그 자체가 호불호를 만들었으니 말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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