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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빅 2회-작가는 왜 소년 감성과 어른 몸을 공유하게 했을까?

by 자이미 2012. 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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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의 본격적인 1인 2역이 시작된 '빅'은 주제를 명확하게 하면서 이야기의 흐름을 잡아가기 시작했습니다. 18살 소년의 감성을 가진 30대 공유의 육체 적응기는 왁자지껄하게 시작되었습니다. 만화 캐릭터를 그대로 옮겨 놓은 이민정 역시 엇갈린 사랑의 실체를 확인하게 되면서 틀어진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고군분투가 기대됩니다.

 

망가진 공유 통해 작가가 원하는 것은 뭘까?

 

 

 

 

영혼이 바뀐다는 설정은 결국 그렇게 바뀐 삶을 통해 자신이 들여다보지 못했던 진실을 확인하는 과정을 경험하게 됩니다. 거의 대부분의 영혼 바꾸기의 주제가 그러했듯 '빅' 역시 이 틀을 벗어나지는 않습니다. 서윤재와 강경준이 영혼을 바꿔 자신 주변 사람들의 진실을 알게 된다는 점에서 이 드라마가 추구하고 기대하는 것은 명확해 보입니다.

 

2회의 내용은 몸이 뒤바뀐 경준이 윤재의 몸으로 적응해가는 과정을 담아냈습니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하지만 그래서 재미있는 과정을 1인 2역을 한 공유가 매끄럽게 진행해냈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병원의 포스터 모델을 할 정도로 잘 나가던 의사 윤재가 18살 경준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이는 다란이 전부라는 점에서 이상한 윤재는 당연히 흥미로운 존재가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죽음의 고비에서 겨우 살아 돌아왔지만 자신이 아닌 타인이 되어버린 경준의 영혼을 한 윤재는 이렇게 되어서 즐거운 것이 학교를 가지 않는 것이라고 이야기를 할 정도로 아직은 어리기만 합니다. 마음껏 행동하던 그가 위기를 맞이한 것은 윤재의 몸이 기억하는 알레르기였습니다. 먹어서는 안 되는 음식을 먹고 온 몸에 두드러기가 난 윤재는 망설임 없이 다란이 근무하는 학교로 향합니다.

 

아침 조회가 한참인 상황에 학교 안으로 택시를 타고 들어온 경준의 몸을 한 윤재는 길다란의 지갑을 빼앗고 자신의 몸에 이상이 생겼다고 횡설수설합니다. 이 상황이 황당할 수밖에 없는 것은 타인이 바라보는 시선은 경준이 아닌 윤재라는 점이지요. 윤재라는 존재가 가지고 있던 캐릭터는 30대 잘 나가는 의사답게 근엄하면서도 냉철하고 멋진 모습이었지만 18살 경준이 들어가 있는 그는 전혀 그런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자신의 몸에 대한 관심이 많고 겁도 많은 그의 행동은 곧 오해를 불러올 수밖에 없었고, 양호실에서 온 몸에 두드러기가 난 상황을 살피는 길다란과 경준의 모습은 훔쳐보던 이들의 눈에는 황당함 그 자체였습니다. 18살이 만들어낼 수 있는 19금이 공유를 통해 적나라하게 보여 지며 공유의 진가가 잘 드러났습니다. 

 

학교 급습 사건에 이어 경준이 옮겨진 병원으로 향한 윤재의 몸을 한 경준은 그곳에서 길다란의 아버지를 만나지만 그저 스쳐지나갑니다. 그로서는 길다란의 아버지를 본적이 없어 당연하지만 길다란의 아버지로서는 사위가 될 사람이 자신을 아는 척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당황스러울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 병원이 윤재가 근무하는 곳임을 알지 못하던 경준은 당황스러운 상황속에서 윤재의 과거 연인이었던 세영과 마주합니다. 헤어졌던 그들이 다시 만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던 길다란에게는 경준을 통해 알고 싶지 않았던 부정하고 싶은 현실을 볼 수밖에 없다는 점은 이후 이야기 전개를 예상하게 합니다.

 

윤재의 몸을 통해 세영과의 관계를 확인하듯, 경준은 외삼촌 부부의 진실을 알게 됩니다. 혼수상태에 빠진 경준을 바라보며 영원히 깨어나지 못하면 어떻게 될지에 묻던 그들은 아무런 상관도 없는 그저 맡아주고 있는 사이일 뿐이라는 말에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는 경준입니다.

 

아무리 정이 없는 외삼촌 내외이지만 그들이 설마 피붙이에게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분명하게 알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자신에게 잘 대해주는 이유가 어머니가 남겨준 유산 때문이라는 사실입니다.

 

아무런 대책도 없이 길다란의 집으로 간 경준이 겪는 황당한 경험은 길다란 가족들을 당황하게 합니다. 어렵게만 보였던 윤재가 아무렇지도 않게 행동하는 모습을 보며 당황스러워하는 길다란의 아버지와 달리, 어머니는 윤재의 변화가 곧 가족의 일원이 되어가고 있음이라 해석할 정도로 천진난만하기만 합니다.

 

수석 모으기에 열중하는 길다란의 아버지와 가족 수석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드러난 경준의 성격과 식사 시간에 보여준 행동들은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30살 어른의 몸에 들어간 18살 아이의 행동은 불협화음을 가져올 수밖에는 없고 이런 행동들은 그동안 차갑기만 했던 윤재의 색다름으로 다가온다는 점에서 이후의 과정을 예상하게 해줍니다.

 

윤재의 몸으로 사는 경준은 세영과 윤재가 여전히 사랑하는 관계임을 확인하게 됩니다. 의문의 열쇠가 세영의 집 열쇠라는 사실까지 알게 된다면 이들의 진실 찾기는 더욱 집요하게 이어질 수밖에는 없을 듯합니다. 세영이 건넨 비행기 티켓과 이미 꾸려진 윤재의 짐들을 통해 길다란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결혼을 앞둔 신랑의 도주일 뿐이니 말입니다.

 

결혼을 한 달 앞둔 사이이지만 윤재의 웃통을 벗은 모습도 한 번 보지도 못한 사이라는 사실과 세영과는 열쇠를 공유하며 여전히 뜨거운 사랑을 하는 사이라는 사실을 슬픈 운명을 예감하게 합니다. 경준을 좋아하는 마리가 등장하고 이를 통해 더욱 복잡해진 관계가 구축된다면 이들의 관계 역시 좀 더 명확하게 그려질 수밖에는 없을 듯합니다.

 

2회까지 드러난 관계의 한계는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범주에 국한되어 있습니다. 초반에 이런 관계들을 그대로 드러낸 것은 이후 진행되는 관계의 설정과 복잡함은 더욱 흥미로워질 것이라는 의미겠지요. 작가가 공유를 통해 소년의 감성으로 어른 몸을 공유하게 한 이유는 이야기의 주제가 담고 있는 진실 찾기의 일환일 것입니다.

 

공유가 한 몸으로 두 이야기를 품어내는 것은 어쩌면 우리 속에 담겨져 있는 이중성에 대한 이야기 역시 담고 싶었을지도 모릅니다. 거침없는 18살 경준과 차갑고 이기적인 30대 윤재의 모습이 하나가 되어 투영된다는 사실은 우리가 담고 있는 이중적인 모습을 표현하기 위함이기도 할 것입니다.

 

홍자매의 작품인 '내 여자 친구는 구미호'에서 둘의 사이에 대한 중요한 힌트로 '인어공주'가 등장하듯, 이번 작품 '빅'에서는 경준과 윤재가 모두 공유하고 있는 천사가 손을 맞잡으려 하는 그림이 그려진 '미라클'입니다. 그 안에 답이 있고 이를 통해 사건의 진실과 변수가 모두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그림책 속에 담긴 이야기의 진실은 흥미롭기만 합니다.

 

'여친구' 속 인어공주와 '빅'의 미라클이 과연 어떤 식으로 극의 흐름을 이끌어갈지 기대가 됩니다. 만화와 같은 설정과 이를 그대로 담아내는 캐릭터들이 과연 언제 시청자들과 민첩한 교감을 이뤄낼지가 문제이지만 충분히 흥미로운 요소들을 담아내고 있다는 점과 홍자매 특유의 풀어내는 방식은 다음 회를 기대하게 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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