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에서 펼쳐지는 세 남자와 또 다른 한 남자의 일상에 이렇게 많은 이들이 관심을 받는 것 자체가 신기하다. 박신혜가 한껏 올려놓은 기대치에 지성은 꼼꼼하고 깔끔함으로 승부했다. 그리고 이런 지성의 부지런함은 그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가지게 했다.
옥순봉 먹방의 세계;
지성 매력 극대화한 게스트의 새로운 정석, 흥겨운 신데렐라의 정선 적응기
이서진과 택연이라는 두 남자에 이어 김광규가 시즌2에서 새로운 멤버가 되었다. 시즌1에서 두 차례나 방문하며 정선 농사일을 책임지던 김광규의 고정은 당연해 보였다. 가장 정선과 어울리는 김광규의 등장으로 균형을 잡은 이들 세 남자들의 정선 삶에 다중인격 연기로 큰 호평을 얻었던 지성이 찾아왔다.
등장과 함께 일복이 터진 지성은 하루 종일 일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일하는 지성의 이런 행동은 당연하게도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었다. 지성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 것은 깔끔한 그의 성격이었다. 대충이라는 단어가 항상 따라붙는 택연이 못미더워 설거지만큼은 자신이 도맡아 하던 이서진은 지성의 설거지 솜씨를 보고는 한껏 광대 승천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성의 택연에 대한 지극한 사랑은 특별하게 다가왔다. 구박덩이 같은 느낌이 들었던 정선에서의 택연은 지성을 만나면서 새로운 존재가 되었다. 착하고 건강하고, 바지런하기까지 한 택연은 모두가 탐내는 동생이 되었으니 말이다. 도시 남자들의 시골 생활은 좌충우돌이 될 수밖에 없다.
다슬기 비빔국수를 만들라는 제작진들의 요구에 옥순봉을 더욱 아름답게 하는 개울에서 직접 다슬기를 잡는 모습은 참 정겨워보였다. 뜨거워진 날씨이지만 여전히 차가운 개울물이 당혹스럽기는 했지만 손만 넣으면 가득해지는 다슬기를 보면서 행복해하는 이들의 모습은 그저 편안해 보였다.
하루 세끼를 직접 만들어 먹는 행위 자체가 곧 방송의 모든 것이라는 점에서 이들이 식사를 준비하는 과정, 그리고 직접 식사를 하는 모든 과정들이 하나의 예능으로 정리되는 과정 자체는 <삼시세끼>가 만들어낸 새로운 지평이기도 하다. 다슬기를 잡고, 제작진들이 요구한 비빔국수를 먹기 위해 다양한 식재료들을 만드는 그 전 과정은 새로운 요리 예능이기도 하다.
그들만의 상차림을 준비하고, 그 과정에서 보여 지는 이서진의 독특하고 집요한 관심사는 모두의 질타를 받기도 하지만 당당함으로 이어지고는 한다. 이런 이서진의 관심은 곧 요리에 대한 시선으로 옮겨질 수밖에 없다. 박신혜가 왔을 때 처음 시도했던 바게트에 이어 이번에도 그는 빵에 도전했다. 이번에는 식빵을 만들어낸 이서진에게도 요리는 새로운 도전 과제처럼 자연스럽게 그의 곁으로 따라오기 시작했다.
먹성 좋은 택연의 한없는 먹방은 막내라는 이유로 더욱 탄력을 받기도 한다. 지성의 지독한 사랑은 택연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게 했고, 그런 택연의 재능은 모든 곳에서 튀어나는 느낌마저 받게 했다. '대패 팥빙수'를 만들어 먹으라는 요구에 대패질을 열심히 하고 그 위에 올릴 연유를 직접 만드는 등 택연의 일은 많기만 하다.
저녁 식사로 준비한 주꾸미 삼겹살을 만드는 과정 역시 택연이 아니면 하기 어려운 일이라는 점에서 흥겨웠다. 모든 요리의 시작은 택연 어머니이지만 그 끝은 언제나 택연이라는 점에서 정선에서 삶의 반 이상은 택연의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택연의 다양한 모습과 함께 지성의 바지런한 성격과 행동은 정선을 더욱 정선답게 만들었다. 텃밭에 심은 다양한 식재료들로 차려진 밥상과 그런 설거지 거리들을 완벽하게 정리해버리는 지성의 모습은 참 잘 어울렸다. 남자 게스트라는 점에서 모두가 실망했던 첫 등장과 달리, 누구보다 부지런하게 정선을 수놓은 지성은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존재였다.
지성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 것은 같은 배우인 이보영과의 결혼한 후의 삶이었을 것이다. 유명한 배우 부부라는 점에서 그들은 어떻게 살지 궁금해 하는 이들도 많았을 것이다. 긴 연애를 끝내고 부부가 된 그들은 최소한 자신들의 집에서는 배우라는 옷을 벗어버리고 평범하게 살아가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직접 요리를 하며 살아가는 삶 자체를 행복하게 생각하는 지성의 모습은 정선에서 모두 드러났다. 요리하는 부인을 위해 깨끗하게 정리하는 지성의 바지런함은 그저 방송을 위해 급조된 것은 아니었다. 생활이 만든 부지런한 지성은 그들이 사는 집에서 모습이 어떨지를 상상하게 만들었다.
아내에 대한 지독한 사랑은 명확했고, 그런 지성이 보여준 정선에서의 삶은 그래서 더욱 정겹게 다가왔는지도 모른다. 박신혜가 만들어 놓은 한껏 높아진 게스트에 대한 기대치를 지성은 부지런함으로 채웠다. 방송 중에도 이야기가 나왔듯 다음 게스트는 부담되어서 오기 힘들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박신혜와 지성은 게스트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특별할 것 없는 하루 세끼의 식사. 너무나 일상적이어서 언급 자체가 의미 없음으로 다가오기도 했던 하루 세 번 찾아오는 식사를 특별하게 만들어낸 <삼시세끼>의 힘. 우리가 너무 싶게 놓치고 있었던 일상의 모습에 현미경을 들이대며 그 안에서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예능의 힘은 이렇게 다시 한 번 시청자들을 흥분하게 만든다.
새로운 식구가 된 벌떼들마저도 하나의 캐릭터를 부여하며 생명을 주는 제작진들의 관심이 곧 <삼시세끼>가 성공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강원도 산골에서 펼쳐지는 일상을 세심하게 바라보며 그 안에서 진짜 행복이란 무엇인지 시청자 스스로 느끼게 만드는 이 예능은 예능 이상의 예능이 되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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