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를 확실하게 살린 드라마 <인현왕후의 연인>과 <나인>을 만들었던 송재정 작가와 김병수 피디가 신작으로 다가왔습니다. 고전 <삼총사>를 인조시대로 대입해 만든 퓨전 사극인 <삼총사>는 충분히 흥미롭게 재미있었습니다.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픽션으로 만들어가는 <삼총사>의 첫 회는 충분히 이후 이야기를 기대하게 했습니다.
조선시대 삼총사, 나는 좋구나;
송재정 작가의 퓨전사극, 정용화의 엉뚱한 한양 입성기 충분히 재미있었다
시간의 흐름을 파괴하고 흥미로운 사랑이야기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송재정 작가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퓨전 사극을 선택했습니다. 고전 소설인 <삼총사>의 틀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배경을 인조시절 소현세자로 선택했다는 사실 역시 큰 기대를 하게 합니다.
송재정 작가의 <삼총사>가 기대되는 것은 그 시대가 현재의 우리와 많이 닮아 있기 때문입니다. 명이 망하고 청이 새로운 대국이 된 상황에서 벌어진 혼란스러운 조선시대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기만 합니다. 극중에서도 나온 대사이지만 만약 소현세자가 왕이 되었다면 현재의 우리는 어떻게 변했을까? 에 대한 의구심은 어쩌면 <삼총사>를 보는 내내 드는 궁금증일 것입니다.
정묘호란과 병자호란, 그리고 삼전도 굴욕과 청나라 인질로 갈 수밖에 없었던 소현세자. 그가 보여주는 삶은 질곡의 역사였고, 외세와 맞서 싸우던 시절 그의 선택은 조선을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큰 계기가 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가상의 상상을 넣어 만들어낸 <삼총사>는 첫 회부터 흥미로운 상황들로 이어졌습니다. 드라마의 스타일을 알리는 편집과 음악 등이 분명한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여기에 격정의 시절을 담는 과정은 분명 흥미로울 수밖에는 없습니다. 박달향이라는 미지의 존재를 내세워 실제 역사와 작가의 상상력이 교묘하게 결합되도록 이끌었다는 것만으로도 <삼총사>는 충분히 볼만한 드라마임은 분명합니다.
세종대왕의 친형이자 인조의 장자였던 소현세자. 연암 박지원은 만약 소현세자가 왕이 되었다면 조선도 달라졌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세우기도 합니다. 그 누구보다 외래문물을 많이 받아들였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그가 왕이 되었다면 많은 부분 달라졌을 것이라는 가설은 충분히 가능할 것입니다.
병자호란을 통해 삼전도에서 굴욕적 항복을 한 뒤 스스로 봉림대군 등과 함께 청나라 인질로 선양에서 머물렀다고 합니다. 9년간 선양에 머물며 청의 존재를 인정하고 양국 간의 문제를 해결하는 조정자로서 상당한 재량권을 행사했다고도 합니다. 명을 정벌하는 청나라 군사를 따라 베이징에 간 소현세자는 70여일 머물며 독일인 신부 아담 샬에게 천주교와 서구 과학문명에 대한 여러 지식을 배웠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천문과 수학, 천주교 서적과 여지구, 천주상 등을 가지고 들어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다시 한양으로 들어선 소현세자는 인조가 그의 선양에서 행동을 못마땅하게 여겼고, 세자빈과 적대관계였던 인조의 총비 조소용이 세자를 모함하는 상황까지 벌어졌습니다. 이런 여러 상황들은 소현세자를 위기로 몰았고 귀국한지 2개월 만에 원인 모를 병으로 급사를 하며 파란만장했던 소현세자의 삶은 끝이 났습니다.
소현세자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사인을 규명하려 했으나. 인조는 이 마저 무시하고 서둘러 입관을 마쳤다고 합니다. 이후 세자빈은 역모를 꾸몄다는 이유로 가족들과 함께 죽임을 당했다고 합니다. 명과 청 사이의 조정자였고, 서양 문물을 받아들인 왕족. 그런 그가 조국으로 되돌아오자마자 원인도 알 수 없는 병으로 숨진 사건의 모든 것들이 <삼총사>에 담긴다는 점에서 매력적입니다.
첫 회는 제3자의 입장에서 소현세자의 이야기를 들려줄 '박달향 회고록'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인조 시절 이야기를 연암 박지원이 청에 가서 우연하게 읽은 회고록을 통해 이야기가 이어진다는 점에서 흥미로웠습니다. 역사적 관계에서 자유로우면서도 역사적 진시를 훼손하지 않는 범주 내에서 작가적 상상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박달향이라는 인물은 무척이나 반가웠습니다.
강원도 고성 산골에서 무술 연마에만 집중하던 박달향은 한양으로 시험을 치르기 위해 이동하는 과정부터 재미있게 이어졌습니다. 어수룩한 듯 하면서도 무예만은 장원급제를 해도 모자람이 없는 박달향은 불의를 보면 그냥 지나치지 않은 존재이기도 했습니다.
합격이 유력한 인물을 폭행하는 무리들을 응징하기 위해 나선 그곳에서 말을 타고 거닐던 삼총사를 만나게 됩니다. 소현세자와 허승포, 안민서와 마주한 박달향은 그들이 누구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한양까지 말을 달려 와도 두 달이 걸리는 산골에서 세자가 누구인지 아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호쾌한 박달향에 의해 도적의 무리들을 잡아낸 그들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통쾌하게 과거 시험을 보지 못하도록 유생들을 패는 자들을 일망타진하고 떠나는 그들에게 통성명을 하는 과정에서 소현세자는 자신들을 "삼총사"라고 밝혔습니다. 그 단어의 뜻이 명확하게 무엇인지 알 수는 없지만 그렇게 부르고 싶다는 소현세자에 의해 '삼총사'는 전설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안민서의 말을 타던 중 이제는 세자빈이 된 윤서의 서찰이 소현세자에게 넘어가며 이들의 인연은 더욱 단단함으로 다가오게 되었습니다. 5년 전 고향에서 만났던 윤서. 그녀가 남긴 서찰을 고이 간직하고 과거 급제를 해서 다시 만나기로 한 약조만 믿고 5년을 무술 연마를 했던 박달향은 그렇게 과거 시험에 참가했습니다.
탁월한 실력으로 장원급제가 유력한 상황에서 운명은 그를 그냥 두지는 않았습니다. 세자빈이 된 과거 사랑했던 여인의 이야기를 듣고 시무룩했던 그는 자신과 이야기를 했던 이가 바로 세자라는 사실을 알고는 말도 안 되는 실수를 하게 됩니다. 인조대왕까지 참관하는 자리에서 실수로 쏜 화살로 흥분한 말이 시험장을 엉망으로 만들어버린 이 사건은 결과적으로 관직이 아닌 소현세자와 함께 행동하는 존재가 된 박달향의 운명과도 같은 인연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자신이 어제 만났던 이가 바로 한 번도 잊지 않았던 윤서의 남편이자 세자라는 사실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른 채 우연처럼 다가온 이들의 운명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엉망이 되어버린 시험장은 그래서 소현세자의 사람이 되어 격동의 시절을 함께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시작이었습니다.
삼부작으로 준비된 <삼총사>의 첫 번째 이야기는 강원도 무인인 박달향을 중심으로 펼쳐질 예정입니다. 그런 점에서 박달향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격동의 시절 이들의 삶이 흥미롭게 이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연서 하나로 인연을 맺고 그렇게 함께 격동의 시절을 보낸 이들의 활약상은 그 자체만으로도 기대됩니다.
같은 부류이지만 로드리게즈보다는 타란티노 스타일의 액션 편집은 그래서 흥미로웠습니다. 기생집에서 국악이 '빠빠빠'였다는 사실은 <삼총사>가 어떤 드라마인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기존 사극과는 다른 길을 가면서도 흥미롭고 상황을 이끄는 <삼총사>는 충분히 기대해 볼만한 작품이었습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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