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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슈퍼스타 K가 결코 가질 수 없는 남격 하모니의 감동

by 자이미 2010. 9.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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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 동안 진행되었던 <남자의 자격 남자 그리고 하모니>가 마무리되었습니다. 두 달 동안 그들은 처음 만나 하나의 하모니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통해 시청자들과 함께 울고 웃고 하는 시간들을 공유했습니다. 결과가 아닌 과정을 소중히 하고 내가 아닌 우리를 이야기한 '남격 하모니'는 이제 하나의 전설이 되었습니다.

나를 위한 경쟁과 우리를 위한 과정




오디션이 2010년 예능의 중요한 축이 된 것은 사실입니다. 많은 이들이 부정하기도 하고 비하하기도 하는 <슈퍼스타 K 2>가 연일 시청률 경신을 하며 케이블 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시청률 두 자리 수를 기록하는 것은 하나의 현상이라고 불러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메리카 아이돌>을 벤치마킹해서 우리화한 성공사례로 꼽히는 <슈퍼스타 K>는 성공과 함께 다양한 악재들과 논란은 양면의 날처럼 그들과 시청자들 모두에게 상처를 남기고 있습니다. 오직 마지막 한 사람을 위한 무대인 <슈퍼스타 K>에서는 함께 하는 모든 이들이 잠재적인 경쟁자가 되고 상대를 이겨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피 말리는 경쟁만이 존재할 뿐입니다.

이런 무한 경쟁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일상과 너무 닮아 싫기도 하고 애정이 가기도 합니다. 오직 성공한 소수에게만 모든 것이 집중되는 사회 속에서 절대 다수는 소외되거나 잊혀 질 수밖에 없는 존재들일 뿐입니다. 1등에게 엄청난 상금과 최신형 자동차, 호화 앨범까지 주어지지만 2등에게는 아무런 상품도 주어지지 않는 잔인하도록 냉혹한 1등 만능주의의 결과물이 바로 <슈퍼스타 K>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시스템이 모든 것을 하나에게 몰아주고 있지만 그런 왜곡된 상황을 견제하고 타파하며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것은 대중들입니다. 지난 해 첫 회 우승자를 제외한 모든 이들은 패배자가 되는 것이 옳은 것이지만 재미있게도 많은 이들은 우승자보다 우승하지 못한 이들에게 집중했습니다.

오직 한 사람을 위한 이벤트이지만 대중들은 한 명이 아닌 다수에게 관심을 가지고 그런 관심은 그들의 꿈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이끌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슈퍼스타 K>는 자신들이 생각하기도 못한(혹은 의도적인 배려일 수도 있는) 악역을 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지요.

이런 음악이 중심이 되는 예능의 바람은 남자들의 도전에도 옮겨오며 그들의 <슈퍼스타 K>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길로 승부를 했습니다. 무한 경쟁이 아닌 경쟁 속에서 서로를 보둠을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합창을 들고 나온 것입니다. 무한 경쟁시대 나만 잘되면 그만인 세상에서 내가 아닌 우리를 강조하고 나만이 아닌 우리 모두가 중요하게 다가오는 <남자의 자격 남자 그리고 하모니>는 그래서 많은 이들에게 감동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악보도 볼 줄 모르는 사람들과 음치에 박치인 이들을 모아서 하나의 목소리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음악 감독인 박칼린의 지도라고 해도 결코 쉬운 도전이 아니었던 하모니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합창이 가지고 있는 힘이 자연스럽게 그들을 변할 수 있도록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불협화음을 내고 뭘 해야 할지도 모르는 이들과 성악을 전공하고 가수로서 활동하는 이들이 하나의 노래를 함께 부를 수는 없었습니다. 극과 극의 가운데를 찾아 하나의 아름다운 소리를 잡아가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기 때문에 그들의 도전이 아름답고 감동일 수밖에는 없었겠지요.

결과가 아닌 과정이 중요했고 누군가를 이기는 것이 아닌, 자기 스스로 가보지 못했던 한계에 도전하는 과정의 힘겨움은 그들에게는 가장 힘겨운 도전이었습니다. 자신의 한계에 맞서 서로를 의지하고 함께 스스로를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가는 과정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었습니다.

들쑥날쑥한 실력을 가진 그들에게는 과연 우리가 할 수 있을까라는 부정적인 생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예능에서 합창대회에 출전한다는 목표가 허황되고 우습게 다가오듯 그들의 도전은 그 믿을 수 없는 경계에 서있을 뿐이었습니다. 박칼린 선생이 처음 그들과 마주하며 믿음을 강조했던 것은 믿음이 없으면 결코 만들어낼 수 없는 것이 합창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자신을 믿고 옆 사람을 믿고 그들을 지도하는 이들을 믿지 않는다면 결코 완성해나갈 수 없는 합창은 그렇게 믿음을 기본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믿음은 곧 나를 사랑하고 모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변해가며 그들은 처음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아름다운 화음을 낼 수 있었습니다.

1,200명이 지켜보는 앞에서 그들은 떨리는 마음을 진정하며 두 달 동안 힘겹게 달려왔던 모든 것을 신나게 표현하고 내려왔습니다. 우뢰와 같은 박수와 찬사가 이어지는 사이 무대 뒤로 퇴장한 그들이 쏟아내는 눈물은 감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이었습니다.

그들이 1등만을 목표로 내달려왔다면 어쩌면 그런 순수한 눈물을 흘릴 수는 없었을 겁니다. 그들이 목표했던 것은 누군가를 이기기 위한 경쟁이 아닌,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기 위함이었기에 가능했던 감동이었습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인 무대에 오르기 전 무대 뒤에서 한없이 떨던 그들과 끝난 후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던 그들의 모습은 자신에게 주어진 한계에 도전한 이들만이 느낄 수 있는 희열이었습니다.

과도한 경쟁을 부추기고 사회를 서열로 줄서기로 바꿔놓은 상황에서 그들은 순위가 아닌 어울림을 선택했습니다. 무모한 경쟁이 아닌 서로를 돌봐주고 함께 할 수 있는 그래야지만 아름다운 하모니를 낼 수 있는 합창을 선택했습니다. 그렇게 그들이 선택한 합창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고 그 감동은 '믿음과 사랑'이라는 단어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연일 최고의 시청률을 경신하는 <슈퍼스타 K>와 <남자의 자격>이 다른 한 가지는 바로 무엇을 위한 도전이냐 였습니다. 무한 경쟁을 통해 홀로 살아남는 서바이벌을 하는 것인지, 함께 손을 잡고 하나가 되고자 하는지에 따라 극명하게 갈린 감동은 비슷해 보이는 이들을 뚜렷하게 구분해 주었습니다. 

강인한 파이터 서두원의 눈물은 상징적이었습니다.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지만 하나의 꿈처럼 다가왔던 노래로 자신이 경험할 수 없었던 소중한 꿈을 실현할 수 있었던 '남자의 자격 하모니'는 그래서 특별한 감동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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