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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스물다섯 스물하나 11화-아름다운 성장통, 희도 엄마 진심 알았다

by 자이미 2022.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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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도 집에는 세 개의 의자가 있다. 아빠가 가족을 위해 직접 만든 그 의자에 앉아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어린 희도에게는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아빠가 돌아가신 후 그 의자마저 외로워지고 있었다. 아빠 사망 후 엄마는 더 바빠지기 시작했고, 의자가 가진 가치와 의미는 점점 사라져 갔기 때문이다. 

 

희도에게 아빠는 전부이기도 하다. 절대 잊을 수 없는 아빠이지만, 목소리가 잊혀가는 것이 두렵게 다가올 정도다. 희도에게 아빠의 부재는 엄마와 거리감이 생기는 이유가 되었다. 엄마가 있기에 희도는 아빠와 추억을 나누며 더욱 돈독해지기 바랐지만, 엄마는 그렇지 않았다. 

펜싱만 하다보니 친구도 없었던 희도에게 이진이 선물한 수학여행은 특별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평상에서 조개 탑 쌓기를 하다 꿀밤을 맞고 복수에 나서는 희도의 모습은 그 시절 그 바다가 아니라면 불가능한 추억들이었다.

 

자신이 희도에게 위로받았던 공중전화에 동전을 올려놓은 이진은 누군가도 위로받기를 원했다. 그 동전을 챙긴 것은 지웅이었고, 실제 그 동전으로 위로를 받았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그렇게 바다를 배경으로 마지막 기념사진을 찍은 그들은 일상으로 돌아왔다.

 

토요일 밴드 공연을 앞두고 지웅은 유림을 초대했지만, 하필 주말에 전지훈련 통보를 받았다. 유림에게 공개 고백을 하려는 지웅의 계획은 차질을 빚게 된 셈이다. 승완에게는 학창 시절이 지겹기만 하다. 타고난 재주라 주장하며 전교 1등을 유지하고 있지만, 사는 것이 재미없다.

 

학생들 폭행이 일상인 교사를 보며 승완은 참지 못한다. 어떻게든 이를 멈추고 싶지만, 학생인 승완으로서는 전교 1등이라는 타이틀로 겨우 막을 뿐이다. 그런 그가 수능도 포기하고 자신만의 길을 찾는 선택한다는 것은 흥미롭게 다가온다. 

 

펜싱부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반복되는 운동으로 힘겨울 수밖에 없는 것은 국가대표라고 다르지 않다. 러닝을 하며 교문 밖으로 도망치고 싶은 생각을 많이 했다는 희도와 유림의 이야기를 듣던 후배가 갑자기 실제 교문 밖으로 뛰기 시작했다.  

 

 

예지는 길을 다 건너지도 못하고 멍하니 서 있었다. 그저 이야기 듣고 나가고 싶었다는 예지는 언니들에게 "이제 가요. 펜싱 해야죠"라는 말로 운동하는 그들의 고통을 잘 대변했다. 이제는 절친이 되어버린 유림에게 희도는 이렇게 다정한 애가 왜 처음에는 자신에게 그렇게 했냐고 질문했다.

 

유림은 이제 솔직해질 수 있었다. 소년체전에서 자신을 8-0으로 완승하고 금메달 땄던 희도에게 두려움을 느꼈다고 했다. 그렇게 희도와 상대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어 열심히 노력했지만, 복수할 수도 없었다. 희도는 아빠 사망 후 펜싱마저 부진을 겪었기 때문이다.

 

그런 희도를 보며 유림은 화가 났다고 했다. 자신은 희도와 다시 대결하기 위해 지독하게 노력했는데, 희도는 거짓말처럼 과거의 실력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으니 말이다. 지금도 희도가 두렵다는 유림과 달리, 희도는 유림이 전혀 두렵지 않았다. 그건 서로 다른 성격 차이기도 하다.

 

유림을 기억조차 하지 못했던 희도는 그저 자신과 같은 나이에 금메달까지 딴 유림이 좋았을 뿐이다. 그리고 이제는 그 상대가 두렵지 않다는 것은 하수로 보기 때문이 아니라 친구이기 때문이다. 절친에게 승부욕을 보일 수 없다는 생각이 기본적으로 희도에게는 있는 셈이다.

 

정식 기자가 된 이진은 희도에게 저녁을 샀다. 부도나기 전 가족끼리 자주 왔던 고급 레스토랑으로 초대한 이진은 희도에게 멋진 저녁을 선물하고 싶었다. 정식 기자가 되며 이진은 재경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스포츠부를 선택했고, 펜싱을 담당하게 되었다.

이제는 아빠 목소리도 잘 생각나지 않는다며 이 순간도 잘 기억해야겠다면 이진의 모든 것을 언급하자, 이진도 희도의 모습들을 단어로 정리해 기억하기 시작했다. 그들만의 기억법이 어떤 식으로 자리할 수 있을지도 궁금해진다.

 

이진의 선물에 화답하기 위해 희도가 데려간 곳은 문방구의 뽑기였다. 열아홉 희도만이 가질 수 있는 감성이었지만,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며 행복해하는 이진이다. 수많은 꽝들 사이에 '딱핀'과 '필통'을 뽑고 행복한 이들의 추억은 그렇게 서로에게 가득 쌓여갔다. 

 

회의하다 볼펜을 원하는 국장을 위해 분홍 필통을 꺼내는 이진은 소중한 것이라 했다. 이진이 희도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진이 느끼는 선배 신재경과 희도가 느끼는 엄마 재경은 극과 극일 수밖에 없었다.

 

희도는 아빠가 만든 의자를 새롭게 고치고 싶었다. 밖에 있으며 비바람을 맞아 상한 의자를 고치려 했고, 엄마와 함께 목공소에 가기로 한 날, 엄마는 회식을 하고 있었다. 술에 취해 밖에 나와 있던 재경을 본 이진은 반가웠다. 

 

희도 엄마이기도 하지만, 존경할 수 있는 대선배이기도 했다. 기자가 꿈이었냐는 재경의 질문에 이진은 현재에 충실한 게 자신의 꿈이라 했다. 자연스럽게 재경의 꿈 이야기가 나왔다. 진행하는 뉴스가 재밌는 게 꿈이라 한다. 다른 뉴스 채널이 상대가 아니라 세상 모두가 내 뉴스를 기대하게 만들고 싶다는 재경은 진정한 프로였다.

 

정식 기자가 되고 부쩍 기자로서 관심이 더 커진 이진은 자신이 출연하지도 않지만 방송 제작 과정을 보고 싶었다. 그리고 그 자라에 얼마 전까지 술에 취했던 재경이 급하게 왔다. 탈옥범 신창원이 체포되었다는 보도를 하기 위해 속보를 전하는 재경에게는 술에 취했던 모습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이진은 그 모습을 보고 대단하다란 생각을 했다. 진짜 프로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재경은 직접 보여주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집에서 엄마만 기다리던 희도에게는 분노할 일이었다. 약속했던 시간을 넘기고 술에 취해 이제 간다는 말을 하는 것도 모자라, 밖에는 비까지 내린다.

 

목공소 사장님과 한 약속도 있어, 우비를 입고 의자를 가지고 내려가던 희도는 의자만 망가트렸다. 뒤늦게 돌아온 엄마와 싸우는 희도는 이해할 수 없었다.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고 실망하기만 하는 딸에게 재경은 희도가 빨리 크기만 바랐다고 했다. 다 크면 자신을 이해해줄 것이란 믿음 때문에 말이다.

 

그런 엄마에게 자신은 13살에 머물러 있다고 했다. 아빠 장례식에 속보 때문에 오지 않은 엄마에 대한 원망만 가득한 13살 희도는 엄마의 이런 태도를 이해할 수 없었다. 기자에게 앵커가 되었던 재경은 당시 위기였다. 전문 앵커가 아닌 기자 출신이라는 점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지적당한 그날 남편의 사망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마침 속보가 들어왔고, 재경은 자신이 하겠다고 나섰다. 상사도 놀랄 상황이었다. 남편이 사망한 그 시간에 속보를 직접 전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울면서 준비하던 재경은 그럴 수밖에 없었다.

남편이 갑작스럽게 사망한 것이 아니다. 오랜 투병 생활을 하며 홀로 모든 것을 책임져야 했던 재경에게는 어린 딸이 있다. 가장으로서 살아남기 위해 재경은 지독해져야 했고, 성공해야만 했다. 정말 사랑한 남편이지만 그의 죽음을 애도하기보다 현재와 미래를 위해 속보를 택한 엄마의 마음을 희도가 이해하기에는 아직 어렸다. 

 

"내 상처는 최신판이 제일 아파"라며 엄마에게 원망을 쏟아내는 희도에게 엄마 재경도 "넌 니 아빠에 대한 그리움뿐이지, 난 8할이 원망이야. 피해야, 잊어야 살 수 있었어"라고 했다.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린 딸에게 재경이 할 수 있는 최선은 강해져야 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딸과 다투면서도 말이다. 

 

집 앞에서 우는 희도를 본 이진은 마음이 아팠다. 엄마가 아빠 의자 버렸다며 우는 희도를 안아주는 이진은 그렇게 든든하게 옆을 지켜주고 싶었다. 희도에게는 특별한 감동을 준 선배 재경의 행동이 딸인 희도에게는 고통이었다는 사실이 미안하게 다가올 정도였다.

 

그런 이진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상처가 꿈꾸게 하는 이유가 되었다니 그걸로 충분하다는 이들은 진짜 친구가 되었다. 이진의 제안으로 희도가 직접 아빠가 만들어준 의자를 만들기 위해 목공소를 찾았다. 저금통을 들고 의자 만드는 것을 배운 희도는 운동선수를 마치고, 그게 본업이 되었다.

 

전지훈련 중인 학교까지 찾아온 이진은 희도와 유림에게 지웅 공연을 보여주기 위해 직접 나섰다. 그렇게 공연이 한참 진행 중인 지웅의 모습을 보고 행복해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그저 즐겁기만 한 이진은 앵콜곡 연주를 위해 무대에 오르는 신세가 되었다.

기타리스트가 갑작스럽게 여친 문제로 앵콜을 거부하자, 졸업한 지 3년도 넘어 교복을 입고 무대에 올라 연주를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희도는 반할 수밖에 없었다. 가장 화려하게 빛났던 이진의 모습을 직접 보게 되었으니 말이다. 

 

"오랜 테이프 속에 갇혀 있던 아이가 내 눈앞에 있다"는 희도는 연주를 마친 이진에게 찾아가 3학년 시절 몇 반이었냐고 묻고는 마치 같은 3학년인 것처럼 인사를 나누고 방송실로 향했다. 희도에게 끌려온 이진은 방송실에 있는 승완을 보고 놀라기는 했지만, 희도의 요청으로 직접 대본을 읽기 시작했다.

 

시험을 앞둔 이들에게 용기와 위로가 돼줄 수 있는 이진의 멘트는 승완의 센스로 아이들에게 전달되었고, 불꽃놀이는 이들 청춘에게 위로로 다가왔다. 옥상에서 불꽃놀이를 보는 아이들과 무음 멘트로 고백을 완성하고 연인이 된 지웅과 유림의 모습을 보고 고백은 상상도 못 한 희도만 당황해할 뿐이었다. 

 

"인생은 길고 불꽃놀이는 짧다"는 이진에게 희도는 "고마워, 오늘 같은 오늘을 선물해줘서"라는 대화는 참 좋았다. 누구도 선택하지 않은 희도 사진에 이름을 써 인화를 요구한 이진. 그리고 그 사진이 희도 앨범에 남겨져 있다는 것은 많은 것을 암시하기도 한다.

 

열심히 의자 만드는 방법을 배우던 희도는 그곳에서 아빠 의자를 발견했다. 놀라 물어보니 앵커 신재경이 맡기고 갔다고 한다. 부러진 의자에 많은 것을 요구해 힘들었다는 사장의 말에 희도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상상한 엄마의 다른 모습을 봤기 때문이다.

민망한 채 집으로 돌아온 희도는 그날이 아빠 기일임을 깜빡 잊고 있었다. 그렇게 아무 말 없이 산소로 가는 모녀의 모습은 여전히 냉랭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아빠 묘 앞에 놓고 절을 하는 희도는 이날을 기다려왔는지 모른다. 그리운 아빠에게 뒤늦게 약속을 지켰으니 말이다.

 

희도는 절을 끝내고 서 있는데 엄마가 일어나지 않는다. 한참 후에야 엄마가 울고 있음을 안 희도는 당황했다. 희도가 빨리 크기 바란 것은 아빠에 대한 엄마의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기 위함이었다. 어린 딸에게 아빠에 대한 그리움을 자신이 드러내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서럽게 울며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전하는 엄마를 안고 오열하는 희도는 열아홉이 되어서야 엄마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애써 아빠를 잊은 척해야만 했던 엄마 마음을 희도는 뒤늦게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엄마와 희도는 절친이 되었다.

 

수면 내시경까지 받고 나온 엄마와 할머니를 보는 민채는 마취에서 깨자마자 희도를 찾는 할머니와 그런 엄마를 찾는 희도를 바라봤다. 애틋한 모녀의 모습을 보며 민채도 엄마에 대해 조금은 더 이해할 수 있었다. 엄마 희도의 열아홉 시절보다 빨리 엄마의 마음을 알게 된 민채는 "사랑해, 엄마"라는 말을 전했다.

 

예고편에서 수능을 보는 이는 희도와 지웅이었다. 전교 1등이었던 승완은 아이들에게 깜짝 선언을 했고, 시험 당일 펌을 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학교를 그만뒀다는 의미다. 희도가 수능을 본 것은 대학 진학을 했다는 의미고, 유림은 실업팀으로 향했다는 의미일 것이다.

 

새로운 선택지에서 이들은 미세하게 갈리기 시작했다. 균열이 파괴를 위함인지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과정인지 알 수 없지만, 그렇게 그들의 학창 시절도 마무리되기 시작했다. 이 드라마는 출연진의 성장기를 흥미롭게 담아내고 있다. 이제 마지막으로 향해 가는 이들의 성장기는 어떤 추억으로 가득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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