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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거대한 싸움을 앞둔 그들이 해빙을 맞이하려는 저수지 앞에서 있는 모습은 어쩌면 작가가 <싸인>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모든 것이 담겨져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 사건들을 교묘하게 장치해 재미와 의미를 추구하던 <싸인>은 골리앗과의 마지막 대결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그들의 싸움은 과연 승리할 수 있을까?
<싸인> 시작과 함께 시작된 사건인 유명 보이 그룹 리더의 죽음과 관련된 사건은 거대 권력에 맞서 진실을 찾고자 하는 이들의 외로운 투쟁의 시작이었습니다. 법의관이라는 직업이 주는 선명성을 전면에 내세워 부패한 사회에 매스를 들이미는 그들의 모습은 그래서 통쾌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제도화된 권력의 최고인 대통령을 꿈꾸는 이. 그는 자신의 목적을 위해 가지고 있는 모든 권력을 사용합니다. 살인마가 된 딸을 감싸며 대권을 꿈꾸는 그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자신의 권력 잡기에만 몰두해 있을 뿐입니다. 자신의 목적 달성에 방해가 되는 존재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죽이는 그들은 권력에 취해 비틀거리는 비대한 권력자들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야당의 마지막 반격으로 인해 살인을 저지른 딸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는 상황에서 그 모든 키를 쥐고 있는 수감자 이수정은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습니다. 위기의식을 느낀 그녀는 자연스럽게 최이한 형사에게 연락해 자신의 진심을 밝히려는 행동을 할 수밖에는 없었지요.
그런 그녀의 움직임은 당연히 모두가 예측할 수 있는 행동이었고 이를 위해 강서연은 대담하게 직접 그녀를 면회합니다. 악마의 본성을 그대로 드러낸 강서연의 방문은 이수정의 입을 막게 되고 이런 심리 변화는 그녀를 죽음으로 이끌게 됩니다. 권력이 만들어낸 조직화된 범죄는 경계도 없고 불가능도 없을 뿐입니다.
신념과 명예를 존중하며 살아왔던 법의 관 윤지훈은 자신의 스승을 위해 모든 신념을 버린 자신이 국과수에 다시 돌아갈 수 없음을 천명합니다. 그렇게 스승과 매년 들렀던 조그마한 마을에 머물게 되고 자신을 찾아온 고다경과 함께 이상한 사건에 말려들게 됩니다.
숨진 할아버지의 시체를 찾기 위한 그들의 노력은 그리 어렵지 않게 밝혀지게 됩니다. 숨진 할아버지 시체에 담긴 마을 사람들의 사연은 우리 시대 소외받는 이들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었습니다. 빈부격차가 커지며 도시빈민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이런 상황은 정상적인 가정을 붕괴시켰습니다.
함께 해야 의미 있을 수밖에 없는 가정이 파괴되고 홀로 살 수 없는 아이들은 시골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게 맡겨지고 그렇게 고착화되어가는 가난은 그 아이들의 미래마저 불투명하게 만들 뿐입니다. 자연사한 친구의 시체를 자신과 바꿔치기해 보험금을 받아 손주의 미래를 위하겠다는 할아버지의 마음은 어쩌면 우리 시대 많은 부모들이 느끼는 감정일 듯합니다.
미래가 불투명한 그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들은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서 극단적인 방법까지 동원해야만 하는 그들의 처지는 국가라는 거대 권력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줄 따름이지요. 빈부격차를 줄이고 가정이 화목하게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방법들을 강구하고 관리하는 것이 국가의 할일 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사명을 저버린 채 소수의 권력자들의 배만 불리는 현 상황은 공멸을 이끌 뿐입니다.
'극도의 궁핍과 불안'은 사람들을 나약하게 만듭니다. 나약함이 무기력함으로 드러나기도 하지만 그런 극단적인 상황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로 확대 재생산되며 사회를 붕괴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소수 가진 자들만을 위한 정책은 다수의 가지지 못한 자들을 궁지로 몰아가며 스스로 거대한 적을 만들고 있음을 깨달아야만 할 것입니다.
국과수로 돌아가 법의 관으로서의 삶을 다시 살 수는 없지만 해결하지 못한 사건 하나만은 자신이 해결해야겠다는 윤지훈의 다짐은 거대한 권력과의 마지막 대결을 앞둔 그들을 든든하게 해줍니다. 중요한 증인이었던 이수정의 죽음을 통해 다시 한 번 그들의 살인 행각이 드러나고 범인과 마주한 윤지훈은 권력을 무기로 살인을 해도 당당한 그들에게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6회가 남은 상황에서 가지처럼 그들을 휘어 감는 사건들이 한 둘 더 등장할 수도 있을 듯합니다. 윤지훈의 상황을 놓고 보면 기존의 사건들이 등장하고 해결하는 방식이 모호해질 수밖에 없기에 서윤형 사건과 연계된 인물들이 사건의 주체가 되어 그들을 둘러싼 사건 전개가 우리가 <싸인>을 통해 볼 수 있는 모든 것이 될 듯합니다.
11회부터 아쉽게도 드라마의 완성도 측면에서는 밀도가 많이 떨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대의명분과 하고 싶은 이야기들은 좀 더 강렬하게 다가오기는 하지만 드라마의 완성도는 헐거워진 느낌을 버릴 수는 없네요. 자잘한 실수들도 늘어나고 익숙해서 식상한 사건 전개들은 기대감을 충족시키기에는 아쉬움들이 많았습니다.
범죄 수사 극들이 오랜 시간 공고하게 구축되어진 미드의 명작들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겠지만 이미 눈높이가 올라간 이들에게 <싸인>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임은 분명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가 흥미롭고 의미 있는 이유는 그들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주제 때문입니다.
정의라는 기본 명제에 대해 서로 다른 측면에 서 있는 이들의 대결 구도는 자연스럽게 긴장감을 유도합니다. 그 중간자의 입장에서 양측을 모두 받아들이는 이명한 원장의 모습은 어쩌면 가장 현실적인 인간의 모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의 역할이 수동적으로 변하며 주변인으로 남겨진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마지막 순간 그가 선택하는 결정이 무엇인지는 <싸인>을 규정하는 답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겨울이 차가울수록 저수지의 물은 견고하게 얼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렇게 견고하게 얼었던 얼음들이 다가오는 봄을 맞이하며 커다란 울림을 내는 '저수지 울음소리'는 14회에서 가장 의미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모진 고통이 있었고 이를 이겨냈기에 '저수지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그들은 다가올 봄을 이야기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의 상황이 아무리 아득하고 힘겹더라도 봄은 올 수밖에는 없습니다. 현재가 힘들면 힘들수록 저수지의 울음소리는 크고 청명할 수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우리도 조만간 그 청명하고 우렁찬 저수지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그 소리를 들으며 분연히 일어서 잘못된 것들을 바로 잡기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바치려는 드라마 속 윤지훈과 고다경처럼 행동할 수 있기를 바라게 됩니다. 그날은 그렇게 우리에게도 찾아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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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인> 시작과 함께 시작된 사건인 유명 보이 그룹 리더의 죽음과 관련된 사건은 거대 권력에 맞서 진실을 찾고자 하는 이들의 외로운 투쟁의 시작이었습니다. 법의관이라는 직업이 주는 선명성을 전면에 내세워 부패한 사회에 매스를 들이미는 그들의 모습은 그래서 통쾌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제도화된 권력의 최고인 대통령을 꿈꾸는 이. 그는 자신의 목적을 위해 가지고 있는 모든 권력을 사용합니다. 살인마가 된 딸을 감싸며 대권을 꿈꾸는 그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자신의 권력 잡기에만 몰두해 있을 뿐입니다. 자신의 목적 달성에 방해가 되는 존재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죽이는 그들은 권력에 취해 비틀거리는 비대한 권력자들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야당의 마지막 반격으로 인해 살인을 저지른 딸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는 상황에서 그 모든 키를 쥐고 있는 수감자 이수정은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습니다. 위기의식을 느낀 그녀는 자연스럽게 최이한 형사에게 연락해 자신의 진심을 밝히려는 행동을 할 수밖에는 없었지요.
그런 그녀의 움직임은 당연히 모두가 예측할 수 있는 행동이었고 이를 위해 강서연은 대담하게 직접 그녀를 면회합니다. 악마의 본성을 그대로 드러낸 강서연의 방문은 이수정의 입을 막게 되고 이런 심리 변화는 그녀를 죽음으로 이끌게 됩니다. 권력이 만들어낸 조직화된 범죄는 경계도 없고 불가능도 없을 뿐입니다.
신념과 명예를 존중하며 살아왔던 법의 관 윤지훈은 자신의 스승을 위해 모든 신념을 버린 자신이 국과수에 다시 돌아갈 수 없음을 천명합니다. 그렇게 스승과 매년 들렀던 조그마한 마을에 머물게 되고 자신을 찾아온 고다경과 함께 이상한 사건에 말려들게 됩니다.
숨진 할아버지의 시체를 찾기 위한 그들의 노력은 그리 어렵지 않게 밝혀지게 됩니다. 숨진 할아버지 시체에 담긴 마을 사람들의 사연은 우리 시대 소외받는 이들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었습니다. 빈부격차가 커지며 도시빈민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이런 상황은 정상적인 가정을 붕괴시켰습니다.
함께 해야 의미 있을 수밖에 없는 가정이 파괴되고 홀로 살 수 없는 아이들은 시골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게 맡겨지고 그렇게 고착화되어가는 가난은 그 아이들의 미래마저 불투명하게 만들 뿐입니다. 자연사한 친구의 시체를 자신과 바꿔치기해 보험금을 받아 손주의 미래를 위하겠다는 할아버지의 마음은 어쩌면 우리 시대 많은 부모들이 느끼는 감정일 듯합니다.
미래가 불투명한 그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들은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서 극단적인 방법까지 동원해야만 하는 그들의 처지는 국가라는 거대 권력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줄 따름이지요. 빈부격차를 줄이고 가정이 화목하게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방법들을 강구하고 관리하는 것이 국가의 할일 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사명을 저버린 채 소수의 권력자들의 배만 불리는 현 상황은 공멸을 이끌 뿐입니다.
'극도의 궁핍과 불안'은 사람들을 나약하게 만듭니다. 나약함이 무기력함으로 드러나기도 하지만 그런 극단적인 상황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로 확대 재생산되며 사회를 붕괴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소수 가진 자들만을 위한 정책은 다수의 가지지 못한 자들을 궁지로 몰아가며 스스로 거대한 적을 만들고 있음을 깨달아야만 할 것입니다.
국과수로 돌아가 법의 관으로서의 삶을 다시 살 수는 없지만 해결하지 못한 사건 하나만은 자신이 해결해야겠다는 윤지훈의 다짐은 거대한 권력과의 마지막 대결을 앞둔 그들을 든든하게 해줍니다. 중요한 증인이었던 이수정의 죽음을 통해 다시 한 번 그들의 살인 행각이 드러나고 범인과 마주한 윤지훈은 권력을 무기로 살인을 해도 당당한 그들에게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6회가 남은 상황에서 가지처럼 그들을 휘어 감는 사건들이 한 둘 더 등장할 수도 있을 듯합니다. 윤지훈의 상황을 놓고 보면 기존의 사건들이 등장하고 해결하는 방식이 모호해질 수밖에 없기에 서윤형 사건과 연계된 인물들이 사건의 주체가 되어 그들을 둘러싼 사건 전개가 우리가 <싸인>을 통해 볼 수 있는 모든 것이 될 듯합니다.
11회부터 아쉽게도 드라마의 완성도 측면에서는 밀도가 많이 떨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대의명분과 하고 싶은 이야기들은 좀 더 강렬하게 다가오기는 하지만 드라마의 완성도는 헐거워진 느낌을 버릴 수는 없네요. 자잘한 실수들도 늘어나고 익숙해서 식상한 사건 전개들은 기대감을 충족시키기에는 아쉬움들이 많았습니다.
범죄 수사 극들이 오랜 시간 공고하게 구축되어진 미드의 명작들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겠지만 이미 눈높이가 올라간 이들에게 <싸인>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임은 분명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가 흥미롭고 의미 있는 이유는 그들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주제 때문입니다.
정의라는 기본 명제에 대해 서로 다른 측면에 서 있는 이들의 대결 구도는 자연스럽게 긴장감을 유도합니다. 그 중간자의 입장에서 양측을 모두 받아들이는 이명한 원장의 모습은 어쩌면 가장 현실적인 인간의 모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의 역할이 수동적으로 변하며 주변인으로 남겨진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마지막 순간 그가 선택하는 결정이 무엇인지는 <싸인>을 규정하는 답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겨울이 차가울수록 저수지의 물은 견고하게 얼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렇게 견고하게 얼었던 얼음들이 다가오는 봄을 맞이하며 커다란 울림을 내는 '저수지 울음소리'는 14회에서 가장 의미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모진 고통이 있었고 이를 이겨냈기에 '저수지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그들은 다가올 봄을 이야기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의 상황이 아무리 아득하고 힘겹더라도 봄은 올 수밖에는 없습니다. 현재가 힘들면 힘들수록 저수지의 울음소리는 크고 청명할 수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우리도 조만간 그 청명하고 우렁찬 저수지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그 소리를 들으며 분연히 일어서 잘못된 것들을 바로 잡기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바치려는 드라마 속 윤지훈과 고다경처럼 행동할 수 있기를 바라게 됩니다. 그날은 그렇게 우리에게도 찾아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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