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세계를 함께 보여주며 진행되는 <써클>은 흥미롭다. 20년 전과 미래가 된 현재의 모습 속에서 진실을 찾고자 하는 자들의 분투기가 본격적으로 그려지기 시작했다. 거대한 기업인 '휴먼비'가 사람들의 기억과 감정을 통제하는 시대. 이 시대에 그들의 기억을 되찾아주는 블루버드의 등장은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준혁은 범균;
휴먼비와 대항하는 블루버드는 사라진 정연, 쌍둥이 형제 우진은 어디로 갔을까?
여전히 많은 것들을 열어 보이지 않았다. 반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진실이 무엇인지 확신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흥미롭다. 하지만 명확한 것은 정연은 외계인이 맞을 가능성이 높다. 외계인이 아니라면 휴머노이드일 수도 있지만 그 지점까지 이 드라마가 확장할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어린 시절 자신들과 함께 살았던 일명 '별'이 외계인이라 믿고 산 범균은 성인이 된 후에도 여전히 이를 추적하고 있었다. 사라진 그녀가 외계인이라 확신하는 범균은 실제 그녀를 찾았다. 그녀는 먼 곳에 있지 않았다. 우진이 다니는 학교에 학생으로 있었다.
범균은 외계인을 추적하다 폐쇄된 정신병원에 갇히는 신세가 되었다. 외계인을 잡기 위해 스스로 들어선 그곳에 잡힌 범균은 누군가에 의해 강제적으로 잠들어야 했다. 잠든 범균의 코에 푸른 벌레를 집어넣는 남자. 그는 정연의 아버지이자 우진이 존경하는 교수인 한용우였다.
한용우는 왜 푸른 벨레를 만들었을까? '베타 프로젝트'를 통해 그가 꿈꾸는 세계는 '휴먼비'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사람들의 감정을 통제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한 교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고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고는 이유를 찾을 수가 없으니 말이다.
한 교수는 범균과 정우가 누구인지 잘 알고 있다. 이들의 아버지인 김규철은 신경과학계 1인자였다. 만년 2인자였던 한 교수는 김 교수가 갑작스럽게 사라진 후 그는 국내 신경과학계 1인자가 되었다. 그런 그가 왜 정연의 아버지가 되어 있을까? 한용우와 사라진 김규철의 연결고리는 바로 정연이다.
18살 이후로 기억을 잃어버렸다는 정연. 그 기억을 찾으려 노력하는 한 교수는 어쩌면 사라진 김 교수를 찾기 위함일 수도 있다. 정연이 실제 그의 딸일 가능성은 지극히 낮아 보인다. 진짜 딸이라면 쌍둥이 어린 시절의 정연을 설명하는 것이 쉽지 않으니 말이다.
미래 시대 준혁은 '블루버드'를 추적하다 진실과 마주하기 시작했다. 김민지 유괴사건이 다시 전면에 떠오르며 범죄가 존재할 수 없다는 그곳에서 연쇄 살인사건이 시작되었다. 그 사건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그가 마주한 진실은 힘들기만 하다. 스마트 지구 사람들이 기억을 잃은 상태에서 그 기억을 찾아가는 과정이 반가울 수는 없으니 말이다.
'휴먼비'를 통제하고 이끄는 것이 '블루버드'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달랐다. 블루버드는 휴먼비가 통제하고 있는 기억을 풀어내고 있었다. 그가 아니었다면 김민지는 자신의 과거를 볼 수 없었다. 스마트 지구 공무원인 이호수의 기억을 보인 해제한 것 역시 블루버드였다.
과거의 아픈 기억을 참지 못한 호수는 스스로 휴먼비를 찾아 자신의 기억을 지워달라고 한다. 그리고 기억을 지우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30살 이전의 기록이 없는 준혁이 누구인지를 알아보라는 제안을 받는다. 사랑하는 여인을 떠나보낸 지독한 기억을 지우고 싶은 호수는 그렇게 준혁의 감시자가 되었다.
미치도록 만나고 싶었던 블루버드가 접근하며 준혁은 기억을 찾을 수 있는 장소들을 찾게 된다. 학교와 그 옆에 있던 원룸. 그리고 범균이 외계인 본부라 지적했던 '한득기 제과점'과 골목에 있는 세종 모텔. 그리고 범균이 기거하며 외계인 추적을 했던 그 장소에 들어선 준혁은 그 안에서 과거의 기억과 마주한다.
쌍둥이 형제들의 이야기를 듣던 준혁은 자신이 범균이라 확신한다. 하지만 이는 정확하지 않다. 쌍둥이 형제의 기억을 본 준혁은 둘 중 누구인지 명확하게 알지 못한다. 그리고 영상 속에서 인칭 역시 수시로 바뀌면서 누가 누구인지 명확하지 않다. 물론 준혁의 왼쪽 귀 뒤쪽에 수술 자국이 있는 것을 보면 그가 범균일 가능성은 높아진다.
문제의 푸른 벌레는 분명 범균의 코를 통해 그를 지배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수술로 꺼냈다면 흉터가 남고 그게 곧 범균이라는 증거가 될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여전히 과거의 기억은 완전치 않고 우진이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 아는 이도 없다. 그런 점에서 여전히 준혁이 누구인지 명확할 수 없다.
블루버드는 영원히 늙지 않는 정연이다. 그녀가 왜 봉인된 기억들을 풀어내고 있는지 알 수 없다. 그 오랜 시간 침묵하다 갑작스럽게 기억을 해체하고 있는지도 명확하지 않다. 아이디가 '블루버드97'이었다는 이유 만으로 해커인 블루버드가 되었다고 보기도 모호하다.
현 시점 기억을 깨우는 블루버드는 정연이다. 그리고 그녀는 왜 늙지 않고 그 모습 그대로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다. 복제인간인지 아니면 정말 외계인인지 알 수 없는 정연의 정체는 결국 사라진 김규철과 수많은 실험을 한 한용우를 명확하게 알 수 있게 해주는 열쇠 역할을 해줄 것으로 보인다.
기억이 통제된 사회. 그 사회를 지배하는 거대한 회사 '휴먼비'의 대표는 누구일까? 당연하게 한용우 교수여야 하지만 변수도 존재한다. 부교수인 박동건일 수도 있고, 극단적으로 쌍둥이들의 아버지인 김규철일 수도 있다. 그 무엇도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기억을 되찾으려는 자와 막으려는 자들의 본격적인 대결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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