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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악귀 12회-그럼에도 그래 살아보자, 김태리를 통해 작가가 던진 메시지

by 자이미 2023. 7.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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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순간까지 치열하게 악귀와 싸웠던 산영은 시력을 잃고 자아를 찾았습니다. 아버지와 달리, 산영은 시력을 잃을 수 있지만 악귀의 힘을 빌리지 않고 살아보기로 합니다. 서서히 잃어가는 시력을 위해 조금씩 연습까지 하는 산영을 통해 작가는 무슨 이야기를 시청자에게 하고 싶었던 것일까?

 

살고자 하는 악귀는 치열했습니다. 자신을 제거하려는 자들에게 가짜 정보를 흘려 완벽하게 인간의 몸에 기생하는 것도 모자라, 본체를 거울 안에 가두고 몸을 빼앗아 온전히 자신의 삶을 살려는 악귀는 해상도 쉽게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악귀 12회-나 자신으로 살겠다

천연덕스럽게 행동하는 악귀는 그림자가 돌아왔다는 말로 자신을 숨기기에 급급했죠. 조급해 보일 정도로 "다 끝난 거죠?"라고 묻는 것 역시 조바심의 표현이었습니다. 물건 역시 왼손이 아닌 오른손으로 받는 산영을 홍새는 의심할 수 없었습니다. 

 

아직 악귀를 봉인하지도 않았는데 그림자가 돌아왔다는 사실에 해상은 의아했습니다. 악귀 혼자 사라질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해상은 자신이 알고 있는 악귀 퇴치법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행위 자체가 함정인지 미처 깨닫지 못하고 말이죠.

 

치원에게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병원을 찾은 해상은 화가 났습니다. 할머니를 죽게 만든 치원에 대한 원망이 아니었습니다. 해상은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이라도 우리에게 사과하기를 바랐다고 했습니다. 속죄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한 간단한 사과조차 하지 않은 모습은 악당들의 일반적인 모습이기는 합니다. 

 

할머니로 인해 많은 이들이 고통을 받고 사망했기에 그에 대한 사과 정도는 해야 옳다고 생각했으니 말이죠. 할머니를 죽게 만들었다는 죄책감을 평생 짊어지고 가야만 하는 치원에 대한 안타까움도 함께 였습니다. 악랄한 범죄를 저지른 자는 평온하고, 피해자들만 지독한 고통 속에 살아가야 하는 현실은 그래서 씁쓸하기만 합니다.

 

경문은 딸 산영이 낯설기만 합니다. 새롭게 시작하고 싶다며, 집안에 있던 사진까지 치워버린 산영은 밥을 차리며 식사를 권합니다. 그리고 미술 공부도 하고 싶다는 산영의 말에 경문은 "그 달 그림 그리려고?"라고 묻죠. 당황한 악귀와 달리, 경문은 자신의 남편을 지배하던 시절 벽에 달 그림을 그린 강모를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너 누구니?"라는 경문의 의문은 악귀가 산영을 지배하고 있음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대목이었습니다. 거울을 보며 머리를 빗는 산영 혹은 악귀의 모습은 이내 거울 속과 밖의 다른 행동으로 이들이 완전히 분리되었음을 보여줬습니다.

 

거울 밖의 악귀의 행동은 멈췄지만, 거울 안 산영은 여전히 머리를 빗고 있는 모습은 섬뜩함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런 악귀를 눈치챈 경문은 딸은 살려달라 간청합니다. 이미 자신의 어머니와 남편, 시어머니까지 잃은 경문으로서는 딸까지 악귀에게 빼앗길 수는 없었습니다.

악귀 종영- 악귀와 싸운 이들

악귀는 제안을 합니다. 귀찮은 존재인 해상을 죽이면 딸은 살려주겠다는 겁니다. 화원재에 해상이 찾아올거라는 것은 악귀는 그가 무슨 짓을 할 것인지 알고 있었다는 의미였습니다. 해상이 하는 행위는 악귀를 없애는 것이 아닌, 산영을 죽이는 행위지만 이를 행하는 해상은 모르고 있었습니다.

 

해상은 악귀를 제거하기 위해 어렵게 모은 다섯 가지 물건을 사망자들의 마지막 장소에 놓고 붉은 글씨로 쓴 이향이를 태우는 재식을 이어갑니다. 강모가 했던 행동과 다르지 않았죠. 화원재에서 경문의 공격을 받고 나서야 해상은 이 행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깨닫게 됩니다.

 

산영 속 악귀가 정말 사라졌는지 알 수 없던 홍새는 그를 미행하기 시작하죠. 금은방 앞에서 넋 놓고 바라보던 산영은 화원을 찾았고, 자동차 정비소까지 들립니다. 이런 모습들을 본 형사 홍새는 "설마?"라고 합니다. 그게 무슨 의미인지 몰랐지만, 산영이 다닌 이 장소들은 모두 독극물을 취급하는 곳들이었습니다.

 

자신의 미행을 눈치챈 산영이 홍새 차 유리문을 두드리자 긴장할 수밖에 없었죠. 그럼에도 문을 열고 나선 홍새는 이제 능력이 사라졌냐고 묻습니다. 이미 산영 속 악귀가 여전히 존재함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너도 나보다 산영이 좋냐고 묻는 악귀는 새로운 시작을 하고 싶어 했습니다.

 

경문을 통해 해상은 자신이 한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거울 속에 산영이 갇혔다는 말과 그림자가 돌아왔다던 악귀의 말은 다섯 개의 물건을 놓고 악귀 이름을 태우는 행위는 악귀를 없애기 위함이 아니라, 그림자가 된 산영을 없애는 것임을 말입니다. 

 

홍새는 병희가 떨어진 후 곧바로 죽지 않고 뭔가를 했다고 해상에게 알렸습니다. 그 행위는 분명한 다잉메시지였죠. 마지막 순간까지 지독한 탐욕과 욕망을 버리지 못한 병희는 남은 이들을 위함이 아니라, 자신을 배신하고 죽인 악귀에 대한 원한을 보이며, 악귀를 죽이는 방법을 표현했습니다.

악귀 12회-무당 최만월의 남긴 악귀 퇴치법

58년 최만월은 나병희에게 중요한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우리 집에 돈을 벌어다 주는 악귀인데 왜 없애냐는 병희에게 최만월은 경고했죠. 대대로 태자귀를 만들어왔지만 이번에는 다르다고 말입니다. 애가 보통 질긴 게 아니라 사람의 몸에 붙을 수도 있다며, 그때는 신체를 없애줘야 된다며, 향이의 손가락을 건넸습니다.

 

"언제나 볼 수 있는곳, 그러나 아무도 찾을 수 없는 곳에 두셔야 한다"고 당부했죠. 그런 무당의 말에 병희는 금고에 숨기려다 손가락만 따로 거실에 위치한 액자 뒤에 숨겼습니다. 이런 병희의 모습을 악귀가 든 남편이 보고 있는 줄도 모르고 말입니다.

 

민속학을 연구해 온 해상은 할머니 행동이 손가락을 의미한다고 확신했습니다. 시신 발굴 현장에서 시체에서 왼손 검지가 없다는 말을 듣게 됩니다. 이에 확신한 해상은 홍새와 함께 할머니가 가장 오래 머물렀던 서재를 비롯해 집안 곳곳을 뒤지기 시작하죠.

 

고풍스러운 저택은 일순간 엉망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문제의 손가락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소파까지 찢어 안을 뒤졌지만 보이지 않았죠. 외부는 해마다 많은 사람들을 시켜 손질했기 때문에 분명 향이 손가락은 집안에 있을 것이라 했습니다.

 

아무리 뒤져도 나오지 않는 손가락에 당황한 그들에게 문자 하나가 왔습니다. 산영이 엄마가 위독하다며 집에 와 줄 수 있냐는 문자였죠. 하지만 그건 악귀가 보낸 것이었습니다. 경문은 딸을 살려달라며, 악귀 손가락을 찾는단 이야기까지 알려줬습니다. 

 

이 부분은 해상이 짜놓은 덫이라 생각도 들었는데, 이후 행동을 보면 그저 엄마의 마음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결과적으로 악귀를 이용하는 것이 되지만, 해상이 경문에게 제안한 사안은 아니라는 것이죠. 경문은 순수하게 딸 산영을 살리기 위해 절대 말하지 말라는 비밀을 언급했고, 악귀가 요구한 부동액까지 마셨습니다. 오직 딸을 살리기 위해 말이죠.

 

경문을 처리한 악귀는 염 씨 집안으로 들어와 자신의 손가락을 숨긴 그림 뒤에서 물건을 꺼내듭니다. 그 순간 해상이 들어와 그곳에 있었냐고 묻습니다. 해상은 산영이 보냈다는 문자에서 이상함을 감지하고, 악귀의 소행으로 보고 홍새만 집으로 보냈던 것이죠.

악귀 12회-작가가 시청자에게 하고 싶었던 메시지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발악을 했다고. 근데 니들은 죽고 싶어하잖아. 구산영 이 기집애도 똑같아. 외롭다고 힘들다고 죽고 싶어 했어. 진짜 외롭고 힘든 게 뭔지 알지도 못하면서. 내가 그렇게 원하던 인생이라는 걸 포기하려고 했다고. 그럴 거면 내가 살게. 열심히 치열하게 내가 하고 싶은 거하면서 살아볼게. 나를 살려줘"

 

해상과 대치한 악귀의 말은 작가가 이 작품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입니다. 우리의 평범한 하루가 어제 죽은 이가 간절하게 원했던 내일임을 생각하면 소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자포자기하고 쉽게 삶을 마감하려는 이들에게 그러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어했습니다.

 

악귀조차도 악착같이 인간이 되어 살고 싶어 하는데 왜 그렇게 쉽게 삶을 포기하냐는 작가의 언급은 '악귀'를 쓴 이유이기도 합니다. 자칫 이 부분은 꼰대스러움으로 비유될 수도 있습니다. 지독한 가난 속에서 어떻게든 살기 위해 노력했던 앞선 세대와 달리, 너무 풍족한 세상을 살면서 오히려 죽고 싶어 안달인 이들에 대한 질타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악귀의 시선이고 해상의 시선을 통해 균형을 맞췄다는 점은 작가가 메시지 전달을 하며 많은 고민을 했음을 알게 합니다.

 

자신을 제거하려는 이들을 이용해 완전한 몸이 된 악귀는 더는 강력한 힘을 쓸 수는 없었습니다. 그렇게 손쉽게 해상에게 제압당해 손가락을 빼앗기자, 악귀는 산영을 몸을 파괴하기 시작합니다. 손가락을 태우는 순간 악귀는 사라집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살기 위해 발악하는 악귀는 자신이 사라지면 산영도 죽는다고 협박하며 해상에게 손가락을 다시 빼앗죠. 그리고 해상을 공격한 악귀는 승자가 되었다 확신했습니다. 피를 흘리고 쓰러진 해상 뒤 거울에는 악귀가 가둔 산영이 등장했습니다.

 

자신이 쓴 것과 같은 방식으로 악귀의 손목에 붉은 멍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거울 속 산영이 거울 밖 악귀를 향해 저주를 내리기 시작한 것이죠. 악귀가 산영을 거울에 가둔 시점부터 그는 머리를 풀어헤친 악귀와 싸워야 했습니다.

 

아무리 도망치려 발버둥을 쳐도 나타나 자신을 죽이려는 악귀를 당해낼 수가 없었습니다. 엄청난 힘을 가진 이 악귀에 의해 죽음 직전에 몰린 순간 산영은 산발한 악귀의 얼굴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건 향이가 아닌 바로 자신이었습니다.

악귀 12회 스틸컷

산영 역시 삶이 죽고 싶을 정도로 버거웠습니다. 사회생활이 서툰 어머니로 인해 고생해야 했고, 학교를 다니면서도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전전했습니다. 취업을 준비하면서도 대리운전을 하다 동창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그저 흘려보낼 수 있는 고통이었지만, 그 모든 것이 쌓여 지독한 트라우마로 자리 잡았습니다.

 

향이가 지독한 가난을 부끄러워하고 탈피하기 위해 해서는 안 되는 선택까지 한 것과 비슷합니다. 그런 유사한 상황이 악귀와 산영을 더욱 동기화하기 편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릅니다. 염 씨 일가는 지독한 탐욕을 부렸고, 강모는 자신의 병을 막기 위해 악귀를 이용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산영은 아무런 욕심도 부리지 않았습니다. 물론 상황들이 닥치자 갈등하고 휩쓸리기도 했지만, 그런 부와 건강보다는 근본적인 가치에 더 의미를 뒀습니다. 산영의 어머니 경문도 딸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던지는 행동을 했습니다. 향이 어머니가 목단이 재물이 되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처럼 말입니다. 

 

산영은 한 번도 내 삶을 산적이 없었다고 회고했습니다. 엄마를 위한 삶도 누군가를 위한 것도 아닌 오직 나를 위한 삶을 내 의지로 살아가 본다는 말에 악귀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떤 유혹에도 넘어가지 않는 산영으로 인해 악귀는 자신이 했던 방식대로 스스로 자신을 없애는 방법인 손가락을 태워버렸습니다.

 

산영은 엄마와 절친인 세미와 함께 여행을 갔습니다. 그의 버킷리스트는 단순하고 평범하지만 내 삶을 살아보지 못한 산영에게는 특별함이었습니다. 엄마 경문 역시 달라졌습니다. 딸의 보호만 받던 그도 하나둘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들은 하기 시작했죠.

 

커피숍에서 눈을 감고 시력을 잃은 후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해 보려는 산영 앞에 등장한 홍새는 대학시절 짝사랑했던 그를 기억합니다. 눈처럼 흩날리는 꽃잎들을 보며, 길면 5년 짧으면 1, 2년 안에 시력을 잃을 수 있다는 말을 담담하게 하는 산영은 최악의 순간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습니다.

악귀 12회-온전한 자신으로 새롭게 시작하는 산영과 해상

전재산을 사회에 환원한 해상은 학생들에게 미쳤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였습니다. 산영과 만나 향한 곳은 정화의식이 치러지는 선유 쥐볼놀이 현장이었습니다. 악귀를 제거했지만 여전히 산영은 귀신을 봅니다. 하지만 이 현장에 있는 귀신들은 달랐습니다.

 

정화의식을 치르고 하늘로 올라가는 귀신들은 도시를 떠도는 귀신들과는 달랐으니 말이죠. 너무 아름다운 쥐볼놀이를 보던 산영의 눈은 흑백으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시력을 잃어가는 산영의 모습과 함께 일상을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이 이어집니다.

 

열심히 커피를 내리던 경문은 "미안해"라고 사과하는 남편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경찰서에서 업무에 집중하고 있는 홍새에게는 선배인 문춘이 "잘하고 있어"라는 덕담을 던졌습니다. 그렇게 귀신이라는 존재가 악귀만 존재하지 않음을 보여주며 이야기는 마무리되었습니다.

 

김은희 작가는 '악귀'를 통해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싶어 했습니다. 마지막 회 악귀가 해상에게 분노하듯 내뱉은 말들이 바로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이었습니다. 누군가를 위한 삶이 아닌 자신을 위한 삶을 치열하게 살자는 김은희 작가의 메시지는 울림이 컸습니다. 

악귀

탁월한 연기를 보여준 김태리는 역시 대단했습니다. 실제 악귀가 된 듯한 그의 다채로운 표정 연기는 압권이었죠. 오정세의 섬세하면서도 여유 넘치는 연기 역시 그가 아니라면 불가능한 부분이었습니다. 감독의 디렉션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오정세가 보인 평범하지만 자연스러운 NG 같은 연기마저 염해상을 완벽하게 구현하는 이유였다는 점에서 대단함으로 다가옵니다. 연기 공백 없었던 '악귀'는 열두 번의 이야기로 마무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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