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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알쓸신잡2 6회-제주 박물관 투어 통해 보여준 색다른 여행의 가치

by 자이미 2017.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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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대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준 <알쓸신잡>은 여행 버라이어티다. 이 점을 다시 상기시켜준 이번 박물관 투어는 그래서 흥겨울 수밖에 없었다. 가장 소외받고 척박했던 땅에 문화의 다양성과 풍성함이 깃들게 된 현재의 제주. 여행사들이 지정한 여행지가 아닌 곳에서 바라본 제주는 더욱 소중함으로 다가왔다. 


이중섭에서 레오나르도 다 빈치까지;

융합의 가치를 다시 일깨우게 한 알쓸신잡의 제주 여행, 풍성했다



북제주 여행을 시작으로 그들의 이틀째 여정은 남제주였다. 첫날 풍성한 먹거리와 제주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들이 주를 이뤘다면, 둘째 날 남제주 투어는 박물관 여행이었다. 제주에 존재하는 수많은 문화 공간들에 대한 탐구는 우리가 제주를 다시 가야만 하는 이유로 다가왔다. 


제주는 신혼 여행지이자 수학여행 단골 공간이기도 했다. 얼마 전부터 제주는 살고 싶은 로망으로 자리 잡았다. 많은 이들은 제주로 내려와 새로운 삶을 개척해가고, 수많은 관광객들과 함께 하는 제주는 이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관광지로 자리 잡았다. 


수많은 맛집과 멋진 찻집과 자연 경관이 어우러진 제주는 모두가 동경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은 명확하다. 물론 이런 번잡스러움이 제주를 망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무분별한 개발과 중국 자본의 유입으로 인해 논란까지 제주가 안고 있는 문제 역시 많다. 


고민보다 알쓸신잡이 찾은 것은 제주에 산재해 있는 박물관들이었다. 단 1년을 살았던 제주. 이중섭에게 제주는 단 1년을 산 공간이지만 가족과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낸 마지막 1년이기도 했다. 갑부의 아들로 태어나 일본 유학을 하고 그곳에서 일본인 아내를 만나 두 아들을 낳고 행복한 삶을 사는 듯했다. 


이중섭의 삶은 전쟁이 모든 것을 흔들어버렸다. 남쪽으로 피난을 온 가족은 가난할 수밖에 없었다. 지독한 가난 속에 아내와 아이들을 일본 처가로 보낸 후 이중섭은 진한 그리움 속에 살아야 했다. 그 모든 것들이 이중섭 박물관에 남겨져 있었다. 아내를 '아스파라거스 군'이라 칭하고 자신을 '아고리'라며 누구보다 살갑고 사랑했던 부부. 전쟁과 가난, 그리고 한일 관계는 이들을 영원히 갈라 놓았다. 


이중섭의 작품 세계와 아픈 상처. 그리고 그를 기리는 미술관과 거리는 제주를 새롭게 바라보게 했다. 무려 2시간이나 달려 찾은 '추사관'은 유시민 작가가 꼭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공간이 주는 가치와 함께 풀어낸 추사 김정희 이야기는 매력적이었다. 


모두가 추사를 버렸을 때도 그를 잊지 않고 도왔던 제자 이상적 이야기. 자연스럽게 그를 위해 건넨 '세한도'에 대한 이야기는 흥미롭게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현명한 제자 이상적은 역적으로 몰려 누구도 근접할 수 없는 스승을 위해 '세한도'에 대한 평가를 중국과 국내 유명인들에게 확인하고 유물로 남겼다. 그렇게 추사 김정희는 현재까지 우리에게 특별한 존재로 남겨져 있다. 


추사 대표작 중 하나인 '세한도'가 바로 '추사관' 자체였다. 외관을 '세한도' 그림과 동일하게 만들고 멋진 동선을 통해 추사 김정희 자체를 몸으로 받아들이고 느끼게 만든 공간의 힘. 이는 텍스트 성애자인 유 작가에게서 찾아볼 수 없었던 일이었다. 


건축 전문가인 유현준 교수가 합류하며 이뤄진 융합의 결과였다. 유 교수에게는 유 작가와는 정반대의 성향이 있었다. 텍스트는 거부해왔던 그는 유 작가와 함께 하며 자연스럽게 텍스트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서로에게 영향을 받으며 확장되는 이들은 자연스럽게 융합의 과정을 경험하고 있었다. 


프로 복서 출신의 세계적 건축가 안도 타다오의 건축 세계를 볼 수 있는 제주. '빛의 십자가'라는 안도의 대표작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노출 콘크리트 공법을 대중화시킨 안도의 건축 세계는 복싱과 닮았다는 유 교수의 설명도 재미있게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다. 안도를 위해 섬 하나를 모두 던져 그의 작품이 전시될 정도로 일본을 대표하는 건축가. 그의 모든 것은 아니지만 그의 건축 세계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제주는 흥미롭다.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뜻하는 '르네상스 맨'의 대표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다. 그가 생존했던 시절을 르네상스 시대라고 불린다. 그리고 그 시절 탁월한 천재들은 세상을 바꿨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은 당시 외계인 같은 천재들이 기괴할 정도로 같은 시대 태어나 활동했을까? 그건 아니다. 


다 빈치 같은 탁월한 천재를 만들어낸 것은 융합의 힘이라고 정의했다. 동로마 제국이 망한 후 아랍인들을 피해 유럽으로 넘어 온 이들로 인해 화려한 시대는 열렸다는 것이다. 비잔틴 제국의 멸망은 결과적으로 보다 더 큰 가치를 만드는 동기가 되었던 셈이다. 


아랍인들의 과학과 유럽의 문화가 만나며 수많은 충돌이 이어지고 그렇게 다 빈치 같은 천재들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는 결과적으로 새로운 가치로 떠오르고 있는 '융합의 시대'를 다시 고민하게 한다. 기존의 가치 범주에서는 더는 새로운 것이 나올 수 없는 시대. 이런 시대 떠오른 대안이 바로 융합이다. 전혀 다른 것들이 만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 그건 이 시대가 다시 '르네상스 맨'들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이 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불멸을 꿈꾸었던 진시황. 그런 황제에게 사기를 친 서복의 불로초 여정과 정방 폭포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그곳에 있는 '서불괴지' 서복 박물관은 중국 관광객들을 위한 공간이라는 점에서 제주가 어떤 위치인지 알 수 있게 한다. 불로장생을 꿈꾼 진시황을 통해 인간의 유한한 삶과 무한의 삶에 대한 갑론을박도 흥겨울 수밖에 없었다. 


한국과 일본 단 두 나라에만 존재한다는 해녀 문화. 온전히 몸으로만 잠수해 일을 하는 해녀는 서글픈 문화를 품고 있었다. 과거에는 남자들도 물질을 했지만 너무 힘들어 도주를 해서 남은 것이 여자들 뿐이었다고 한다. 물질을 하다 죽거나 힘들어 도망치는 남자들을 대신해 조선시대 제주 여성들은 해녀로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는 슬픈 역사는 아프게 다가온다.  


억압과 수탈로 점철되었던 제주. 조선시대는 수많은 이들의 마지막 유배지였고, 한국전쟁 전후에는 잔인한 살육의 현장이기도 했다. 문화 자체를 향유할 수도 없을 정도로 힘겨웠던 땅 제주는 이제 수많은 문화들이 모이고, 그곳에서 새롭게 융합되어 색다른 제주 고유의 문화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국내에서 더욱 뜨거운 4차 산업은 이미 제주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전혀 다른 가치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과정은 그래서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 과거를 통해 현재를 보고,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는 박물관 여행은 그래서 특별한 가치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제주를 새롭게 바라보게 만들어준 '박물관 투어'는 그래서 반가웠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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