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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비호의 하리수 발언은 총체적 편견의 모든 것이었다

by 자이미 2009.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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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비호는 다른 사람들에게 독설을 던지면서 생명력을 얻었습니다. 독설이 사라지는 순간 왕비호하는 인물도 자연스럽게 도태될 수밖에 없는 위험한 캐릭터임은 분명합니다. 처음부터 장기적인 캐릭터로서의 생명력보다는 시류에 편승해 당시 유행이었던 '독설'을 끌어들여 만들어낸 한시적인 느낌의 존재였었습니다.

그런 그가 이번엔 독설이 아닌 뿌리깊은 편견(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든)으로 많은 이들의 눈살을 찌뿌리게 만들었습니다.

하리수 발언은 총체적 편견이다

개인적으로 왕비호라는 캐릭터를 좋아하지도 않습니다. 더불어 비하의 대상이 된 하리수도, 에프엑스도 개인적인 호불호도 전혀없습니다.

하리수는 여자가 되고 싶은 남자의 상징이되었습니다. 최소한 국내에서는 말이지요. 성정체성에 관련된 문제는 당사자가 아니라면 쉽게 이야기할 수있는 사안들이 아닙니다. 그들이 얼마나 커다란 고통을 겪는지 그들이 아닌이상 절대 알 수없기 때문이지요.

나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혐오스럽게 생각하고 그들에게 무한한 편견과 야유를 보내는 행위들이 정당화 되어질 수는 없습니다.

직접 당사자도 아닌 트랜스젠더 '하리수'를 들먹인건 사회적 편견이 저변에 짙게 깔려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는 트랜스젠더로서 연예인으로 성공한 '하리수'라는 인물을 단순히 남자가 여자로 변신한 이미지로 사용했을지도 모릅니다. 더불어 엠버를 편리하게 역설적으로 비유한 그만의 유머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후의 파장을 생각하지 못한것은 그의 잘못임이 분명합니다. 더불어 더욱 확산되기전에 자신이 어떤 의도로 이야기를 했는지에 대한 해명정도는 이뤄져야했습니다.

걸그룹의 특성중 하나가되어가는 보이쉬한 멤버의 구성을 개그코너에서 은유적으로 웃음을 유발시켰다고는 하지만, 그의 문제적 발언은 분명 문제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당사자가 모멸감을 가졌는지 단순히 웃고 넘겼는지 알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타인에게도 모멸감을 줄 수있는 발언은 분명 문제가 됩니다.

점점 표면화되어가고 고착화되어가는 우리사회의 다양한 편견들과 차별을 극단적인 형태로 발현한 그로서는 '왕비호'라는 캐릭터를 버려야할지도 모를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혹자는 그냥 웃자고 한말인데 너무 확대해석하는 것 아니냐고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쉽게 넘길 수없는 것은  뿌리깊은 편견이 심각해보이기 때문입니다.

왕비호의 의도가 무엇이었는지 본인이 밝히기 전까지는 알 수없지만, '자신의 캐릭터'를 이용한 무모한 발언들은 스스로 반성해야할 것입니다. '남자의 자격'을 통해 버라이어티까지 자신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윤형빈으로서는 이번 발언으로 중요한 기로에 놓일 듯 합니다.

이제 시작한 에프엑스 멤버나 직접 당사자인 엠버에게도 문제이지만, 전혀 상관없는 하리수까지 들먹임으로서 다시한번 사회적 편견의 벽은 커다란 충격으로 다가왔을 듯 합니다.

비난이 아닌 비판이, 조롱이 아닌 건전한 독설이 우리 사회를 더욱 건강하게 만들 수있습니다. "독설로 흥한자 독설로 망한다"는 그만의 진리를 만들고자 한 것은 아니겠지요.

어쩌면 왕비호의 이번 발언에 그나 당사자보다 다른 이들이 더욱 발끈하는 이유는, 우리사회의 뿌리깊은 편견에 대한 자동적인 반응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만큼 사회를 가득 메운 편견들을 확인하게 만드는 계기가 아닐까요? 더불어 이를 바로잡으려는 이들이 이를 기회로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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