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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용팔이 15회-표독스러운 김태희 변신은 반갑고 형편없는 이야기는 실망스럽다

by 자이미 2015.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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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 연장한 효과는 즉시 드러났다. 15회에는 주원과 김태희가 앉아 서로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반을 차지할 정도로 허무하다. 표독스럽게 변한 김태희를 돌려놓기 위한 설득 과정에서 나온 결과라고는 하지만 과하다. <용팔이>가 말로 모든 것들을 정리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 것은 이미 드러났지만 15회는 극에 달한 느낌이다.

 

주원과 김태희가 전부다;

표독스럽게 변한 김태희와 여전히 아쉽고 한심한 이야기 전개

 

 

 

마지막 3번의 이야기를 남기고 <용팔이>는 마지막 반전을 위한 한 수를 던졌다. 여진이 한신그룹의 진짜 주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만천하에 알리는 파티 장소에 그녀가 과거 사랑했던 남자의 아버지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한신과는 철천지원수인 그 그룹 총수가 초대받지 않은 곳을 방문한 이유는 하나뿐이다. 도준을 죽이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다.

 

표독스럽고 악랄하게 변신한 여진은 자신의 적들을 잔인하게 제거해 가는 것에만 집착하고 있었다. 함무라비 법전을 그대로 따르듯 그녀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를 완벽하게 실천하고 있었다. 자신에게 반기를 들었던 고 사장은 스스로 자살을 선택할 수밖에는 없었다.

 

악랄한 존재라도 자신의 자식에게는 끔찍할 수밖에 없었던 고 사장은 아들을 위해 스스로 죽는 것을 선택했다. 고 사장의 죽음을 두려워하거나 힘들어하는 것이 아니라 여진은 이를 사장단 회의에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여전히 도준의 편에 서 있던 그들 앞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다음 도 사장이 되고 싶은 자는 누구냐"고 말 할 정도로 여진의 복수심은 강렬했다.

 

고 사장의 죽음 뒤 다음 순서는 도준이었다. 모든 것을 잃어버린 더는 잃을 것도 없어 보이던 도준은 주변에 아무도 없음을 스스로 확인하게 되었다. 이 지독할 정도로 외롭고 힘겨운 현실 속에서 그를 맞이해 준 것이 바로 부인인 채영이었다. 동병상련이라고 둘 다 모든 것을 잃은 후 비로소 '진짜 사랑'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용팔이>에서 보여주는 사랑은 언제나 긴박하고 갑작스럽게 모든 것을 정리하는 성향이라는 점에서 도준과 채영의 진짜 사랑이야기도 그러려니 할 수 있다. 그런 사랑을 느끼는 순간 도준은 차량 사고를 당하고 곧바로 병원으로 실려 가는 신세가 되었다. 여진의 지시로 이뤄진 이 사고로 인해 도준은 영원히 잠든 채 그녀가 있던 12층 병실의 주인공이 되었다.

 

 

완전히 잠들지 못한 채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렇게 죽은 듯 살아가야 하는 신세가 되었다. 3년 후 자신이 그랬듯 도준도 죽이겠다는 살벌한 여진에게는 오직 잔인한 복수심만 존재할 뿐이었다. 자신이 당했던 고통을 그대로 상대에게 전해주는 여진의 복수에는 거침이 없다.

 

여진의 복수가 끝없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태현은 그녀의 그런 마음을 잡기 위해 나선다. 태현의 간곡함으로 여진은 이 과장을 죽이지 않고 살려두었다. 대신 그녀를 죽이지 않고 도준을 관리하는 의사로 두었다. 이 과장은 다시 한 번 잔인한 운명에 처하게 된 셈이다. 태현의 말을 듣고 이 과장을 살려두기는 했지만, 여전히 그녀의 복수심은 달라진 것이 없다.

 

이 과장의 생명을 살리기는 했지만 그는 여전히 죽은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운명에 처했기 때문이다. 갑들의 행포에 놀아나며 잔인한 존재가 되어야 했던 그는 이제는 여진이 아니라 도준을 감시하고 죽이는 임무를 부여받게 되었다. 이 과장의 운명을 철저하게 도준과 여진에 의해 도륙당한 인생이다.

 

여진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존재는 바로 태현이다. 태현만이 그나마 여진을 새롭게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만드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여진이 살아날 수 있었던 이유도 모두 죽은 병원장과 이 과장 때문이라는 말을 장황하게 늘어놓는다. 여진이 죽이려는 인물이 바로 그녀를 살린 일등공신이라는 말을 한다.

 

 

그녀가 죽이려는 대상이 자신을 살린 인물이라는 말은 결국 여진이 도준을 잔인하게 죽일 수 없는 이유가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리고 여진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모든 의사들이 동원되며 누군가는 희생당해야만 했다는 말은 결국 여진이 태현의 어머니의 죽음을 알게 되는 이유가 될 것이다. 짜 맞춰진 결론을 위한 마지막 수순이라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여진과 동일하게 도준이 12층에 갇힐 것이라는 이야기는 이미 많은 이들이 예상했던 이야기다. 그 이상을 넘어설 수 없는 이야기들 속에서 갑작스럽게 등장한 과거 남자의 아버지. 그가 보여줄 수 있는 반전의 틀은 결국 도준이 살아나고 모든 것을 정리하는 이유가 될 수밖에 없다.

 

적당한 눈물 속에 화해를 하고 두 사람 사이에서 흔들리기만 하던 비서실장은 그가 한 행동으로 인해 최후를 맞이할 수밖에 없게 된다. 마지막은 그렇게 태현을 위한 여진이 되고 둘은 행복하게 살게 되었다는 뻔하고 뻔한 이야기로 귀결될 것으로 보인다.

 

김태희가 표독스러운 존재로 변신하는 과정은 반갑다. 그리고 그녀가 그런 역할에 상당히 잘 어울린다는 확신을 들게 했다는 점도 많은 이들에게는 만족스러웠을 듯하다. 하지만 그저 김태희의 연기 변신을 시도하고 확인하는 것이 전부인 드라마로 전락하는 것은 부당하다. 엄청난 비용이 들어간 드라마가 산으로 가다 그것도 모자라 우주로 보내버리는 한심한 작가의 능력 저하는 답답할 정도다.

 

신기하게도 이야기의 완성도가 이렇게 떨어지는 드라마가 20%에 달하는 시청률을 올리고 있다는 것은 미스터리하다. 드라마가 꼭 내용이 훌륭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용팔이>는 잘 증명하고 있으니 말이다. 주원이라는 배우가 가지고 있는 존재감은 <용팔이>라는 드라마의 90%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원이 없는 <용팔이>는 존재할 수 없고, 그가 없다면 말 그대로 <용팔이>는 존재할 가치도 없는 드라마라는 점에서 주원에 의한 주원을 위한 주원의 드라마라는 사실에 변함은 없다. 여기에 김태희가 잠에서 깨어나 표독스러운 존재로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는 사실이 반갑게 다가오는 정도가 <용팔이>의 전부라 할 수 있다.

 

시청률 미스터리를 안고 <용팔이>는 마지막을 위한 마지막을 정리해가고 있다. 일단 산으로 올라간 이야기를 급하게 마무리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그리 많지가 않다. 쌓였던 PPL을 부산스럽게 풀어내야 했고, 과중된 생방송 촬영을 위해 말로 풀어가는 횟수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큰 기대를 하기 어려워진 <용팔이>의 마지막은 그래서 더없이 헛헛하기만 하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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