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은혜가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중국의 패션 프로그램에서 자신이 디자인했다고 밝힌 창작물이 이미 국내 디자이너의 작품과 거의 동일하다는 점에서 표절 시비가 일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디자인에 문외한이 봐도 동일하다고 느낄 정도로 같다.
속속 드러나는 표절 논란;
윤은혜 표절 부정, 그녀는 리플리 증후군은 아닐까?
이제는 아는 이들만 아는 당대 최고의 미남 스타였던 알랑 드롱이 출연한 영화가 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명감독 중 하나인 르네 클레망의 1960년 작인 <태양은 가득히>가 바로 그 작품이다. 알랑 드롱은 그 영화에서 톰 리플리라는 역할로 출연했다.
가난한 리플리는 부자인 친구 필립이 되어 사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자신을 하인처럼 취급하는 그를 죽이고 스스로 부자인 필립이 되어 살아가는 리플리의 이야기는 무려 55년이 지난 작품이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신인이었던 알랑 드롱을 세계적 스타로 만들었던 <태양은 가득히>는 이후에도 리메이크가 되거나 이를 차용한 다양한 이야기들로 재생산되고 있다. <태양은 가득히>의 원작 소설은 미국의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재능 있는 리플리씨>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소설보다는 이 영화 한 편이 주는 강렬함은 두 말 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소설과 영화의 힘은 위대했다. 주인공인 리플리의 이름을 따서 '리플리 증후군'이라는 명칭까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리플리 증후군은 성취욕구가 강한 무능력한 개인이 강렬하게 원하는 것을 현실에서 이룰 수 없을 때 주로 발생한다.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어 피해의식과 열등감에 시달리다가 상습적이고 반복적인 거짓말을 일삼게 되고, 이 거짓말을 진실로 믿고 행동하게 된다. 리플리 증후군은 1970년대부터 정신과 의사들의 연구 대상이 되었다. 리플리 증후군과 유사한 증상으로는 허언증이 있다" 백과사전에서 찾아보면 '리플리 증후군'이 무엇인지는 명확하게 정의되어 있다. 사실 우리 주변에도 이런 증세를 앓고 있는 이들은 상당히 많다. 유사한 허언증까지 현대 사회에서 수많은 사람들은 '리플리 증후군'에 쉽게 노출되어 있고 누구라도 그렇게 될 수도 있는 상황임은 분명하다.
자신의 능력과 상관없이 너무 많은 것을 원하는 순간 '리플리 증후군'에 대한 유혹은 강렬해질 수밖에 없다. 도저히 자신이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욕망은 결과적으로 잘못된 방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윤은혜 논란이 '리플리 증후군'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도 든다. 중국 예능 프로그램인 <여신의 패션>에서 1위를 차지한 의상이 한국의 윤춘호 디자이너의 의상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논란은 시작되었다. 윤 디자이너가 자신의 SNS를 통해 표절 의혹을 거론했고, 며칠 후 윤은혜 측에서는 외국 디자이너의 의상을 참조하기는 했지만 윤춘호의 의상을 표절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것도 부족한지 그녀는 자신의 이름을 이용하지 말라는 말까지 남겼다. 과한 발언은 결국 더 큰 논란을 불러왔다. 윤은혜의 표절 의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주장들이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현재의 윤은혜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드라마 <궁>에서 당시 큰 유행이었던 운동화에 그림을 그린 것 역시 윤은혜가 아닌 당시 미술을 담당했던 디자이너의 것이었다고 한다. 당시는 표절이 아니라 남의 것을 자기 것이라고 주장했던 사안이니 당혹스러움은 시간이 지나도 가시지 않는다. "윤은혜는 패셔니스타를 향한 열망과 예술적 재능이 있음을 너무 인정받고 싶은 나머지 앞뒤 생각을 안 하는 듯하다" 드라마 <궁> 당시 미술을 담당했던 디자이너의 발언은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윤은혜가 왜 이런 반복적인 논란의 주인공이 될 수밖에 없는지가 이 문장에 모두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패셔니스타가 되고 싶고 재능이 뛰어난 예술가이고도 싶은 그녀가 자신의 욕망과 현실의 차이를 이런 식으로 채워나간다는 지적은 중요하다.
윤은혜가 '리플리 증후군'이 아닐까 의심이 드는 것은 이런 주변의 이야기 속에 답이 있기 때문이다. 문제의 방송인 <여신의 패션>에서 표절 논란은 윤춘호 디자이너의 의상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다른 두 개의 의상 역시 유명 디자이너의 의상과 너무 유사하기 때문이다. 반복적으로 유사성이 이어진다면 이는 문제가 있다. 앞선 두 작품 역시 약간의 차이는 존재하지만 과연 표절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런 점에서 이번 <여신의 패션>에 나온 윤은혜 의상과 관련된 표절 논란은 심각하게 다가온다. 중국에서 방송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상관없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큰 오산이다. 노골적으로 표절을 하면서 새로운 창조를 위한 시도라고 외치는 중국에서 윤은혜의 이런 방식은 익숙함으로 다가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표절을 심각하게 여기고 규제를 요구하는 한국 사회에서는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물론 국내의 표절 역시 뿌리가 단단하다는 점에서 문제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표절은 엄연한 범죄다. 윤은혜와 윤춘호 디자이너의 표절 논란은 쉽게 풀어내기는 어렵게 보인다. 이미 대중들은 윤은혜가 표절을 했다고 선언한 상황이지만 중국 시장과 관련된 이 문제는 그렇게 쉽지는 않다. 이미 강경하게 자신은 표절을 하지 않았다며 자신의 이름으로 홍보하지 말라는 강수를 둔 상황에서 이 문제를 풀어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범죄를 저지른 알랑 드롱이 연기한 톰 리플리. 2000년 맷 데이먼이 리플리가 되어 영화 <리플리>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2011년에는 국내 드라마에서 <미스 리플리>라는 제목으로 이 문제를 직접 다루기도 했다. '리플리 증후군'은 인간의 욕망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점에서 결코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 마음 속 어딘 가에도 그 리플리는 웅크린 채 나올 준비들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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