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로맨틱 코미디의 틀 속에서 <이웃집 꽃미남> 특유의 재미와 가치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낡고 오래된 아파트에 함께 사는 꽃미남들과 도시형 라푼젤 고독미의 이야기는 흥미롭기만 합니다. 과거의 상처와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이 시대 청춘들을 위한 치유의 드라마는 그래서 매력적입니다.
환상과 같은 존재 깨금이, 현실을 틀어 현실을 보게 한다
깊고 아픈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고독미. 그런 독미의 고통을 바라보던 이웃집 꽃미남들이 함께 하면서 변화가 시작되는 이 드라마는 단순한 로코의 경계를 넘어선 흥미로움이었습니다. 과거 친한 친구의 배신과 왕따가 만들어 놓은 지독한 고통 속에서 여전히 괴로워하는 독미의 성장은 그래서 매력적이고 기대가 됩니다.
스페인에서 온 천재 게임 크레이에터 엔리케의 등장은 자기만의 성에 스스로 갇힌 채 살아왔던 독미를 외부에 노출시켰습니다. 깨금으로 인해 조용하기만 하던 독미의 생활은 흥미롭게 진행되기 시작했습니다. 3년 동안 독미를 몰래 지켜보기만 하던 진락은 자신의 짝사랑을 빼앗길까 두려워지기만 합니다.
본격적인 삼각관계가 막을 올리며 등장한 도휘는 결국 독미의 고통과 아픔을 제거하는 의미로 다가올 것입니다. 그녀를 현재의 고통으로 밀어넣은 존재가 바로 도휘라는 점에서, 결자해지를 통해 그 고통의 시간을 끊어내는 것은 모두에게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자기만의 세상에서 살아왔던 그녀의 고민과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나름의 모습들은 결국 타인의 고통과 아픔을 치유하는 것이 아닌, 자신을 위한 치유의 과정일 수밖에 없습니다. 모두 나름의 고민과 아픔을 간직하고 살아가는 그들이 자신의 내면의 아픔을 마주하기는 두려워합니다. 이런 두려움에 쉽게 자신의 아픔을 치유하지 못하지만 타인의 아픔에는 감정이입까지 하며 치유하려는 이들의 행동은 결국 서로가 서로를 치유하는 과정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외국에서는 일상적인 모습으로 정착되어 가는 쉐어 하우스 형식이 등장하는 모습도 흥미로웠습니다. 와타나베의 집에서 열리는 요리교실은 이런 쉐어 하우스의 가치를 품고 있었습니다. 1인 가족이 늘어나는 대한민국에도 홀로 살지만 함께 사는 방식인 쉐어 하우스는 그들이 가까워지는 계기를 마련해줍니다. 진락을 짝사랑하는 도휘가 독미를 이용해 과거 국어 교사를 짝사랑하던 것과 같이 자신의 사랑을 만들어가려는 모습도 흥미로웠습니다.
겉과 속이 너무 다른 도휘가 모두를 휘 젖고 다니고, 이런 상황은 결과적으로 꼭꼭 감싸고 있었던 상처를 드러내고 치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게 됩니다. 더 이상 들추고 싶지 않았던 과거의 기억을 끄집어내는 도휘가 비록 과거를 치유하기 위함이 아닌, 오직 자신의 목적을 위해 다시 한 번 독미를 이용하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녀의 행동이 중요하게 다가온다는 것 역시 흥미롭습니다.
깨금을 경계하며 옥상으로 데려간 진락이 은근 슬쩍 깨금의 마음을 떠봅니다. 하지만 깨금이 진락을 도와준다는 말에 급 친근감을 보이며 절친 모드로 돌아간 이들의 모습은 로코 특유의 코믹함의 절정이었습니다. 원작에는 존재하지 않는 진락이라는 인물이 중요한 것은 이런 관계를 더욱 생동감 있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독미와 깨금의 사랑을 완성시켜줄 존재가 바로 진락이라는 점에서 그의 역할은 중요합니다. 사랑이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던 그들이 사랑이라는 감정을 품고 사랑하는 관계로 성장하는 과정은 진락의 사랑이 동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도휘와 다르지만 둘 모두 큐피트와 같은 존재라는 사실은 흥미롭습니다.
진락이 이름을 바꾼 이유도 모호하고, 그를 사기, 횡령, 사칭 혐의로 고발당했다며 집으로 들이닥친 남자들도 그의 존재를 궁금하게 만듭니다. 진락이 어떤 존재이고 그의 정체가 무엇인지도 흥미를 유발시키는 요소입니다. 진실과 거짓 사이에 서로 섞여 있는 이야기들 속에서 실체를 얻어가게 하는 방식도 흥미롭습니다.
도휘가 독미와의 관계를 이야기하면서 독미를 자신의 이야기로 만들어 자신을 포장하는 방식이나 진락의 행동방식 역시 유사성이 많습니다. 도휘가 왜 진락을 첫 눈에 알아봤는지, 그리고 그런 진락을 무조건적 따르는 이유는 하나 밖에는 없습니다. 철저한 된장녀가 사기죄를 받고 있다는 진락에 목을 매는 것은 단순히 꽃미남이기 때문은 아닐 테니 말입니다.
부모의 죽음으로 실어증에 걸렸던 서영이의 고통을 알고 있었던 깨금은 독미의 고통도 치유해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깨금의 개입은 독미를 더욱 고통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왜곡된 기억을 마치 진실이고 모든 것이라 생각하는 깨금의 행동이 독미를 분노하게 만들었으니 말입니다.
깨금의 연관검색어를 들먹이며 그를 공격하는 독미와 그런 그녀에게 평가받는 것조차 두려워 숨어있는 그녀에게 연관검색어는 뭐냐며 공격을 합니다. 그녀를 오랜 시간 바라보며 기록해왔던 진락으로 인해 만들어진 그녀만의 연관검색어는 독미에게도 상처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넘어서면 안 되는 선을 넘어 상대에게 모두 상처를 준 깨금도 독미가 서로를 외면한 채 힘겨워하는 것은 그들이 서로를 그만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비난에도 조금도 흔들리지 않던 깨금이 독미의 발언에 큰 상처를 받은 모습은 그를 너무 잘 알고 있는 태준과 서영이게는 의외로 다가왔습니다. 깨금이 그 상대 여성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들은 알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타인이 쏟아내는 말들은 상처로 다가오지 않지만,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이가 건넨 말 한 마디에 큰 상처를 받는 것은 당연하니 말입니다. 빈껍데기라는 말에 허무하고 황폐함을 느낀 깨금은 태준이 오지 섬으로 간다는 말에 분노한 서영이로 인해 급격한 변화를 이끌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우는 서영이를 안아주는 깨금이를 붙잡는 독미. 그녀가 마음속에 품기 시작한 깨금에 대한 관심이 어떤 식으로 이어질지 더욱 궁금하게 해줍니다.
깨금의 휴대 전화기를 훔쳐 도망간 과도한 팬. 문제의 아파트의 주인이 누구일까에 대한 궁금증. 정체를 알 수 없는 진락 등 여전히 의문을 품고 있는 이들로 인해 이야기는 더욱 흥미롭게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상처를 안고 살아가던 독미와 깨금. 그들이 서로를 바라보며 서로의 상처를 감싸고 치유해나가는 과정이 바로 사랑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깨금을 붙잡은 독미의 행동은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톡톡 튀는 대사와 로코 특유의 극단적인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배우들의 열연이 <이웃집 꽃미남>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고 있습니다. 고독한 영혼을 완벽하게 소화해내고 있는 박신혜, 수만 가지 표정을 선보인 만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윤시윤, 멀쩡한 모습에 극단적인 감정교차를 선보이는 김지훈, 극단적인 감정을 선보이며 스스로 망가진 박수진, 표정 연기 하나로 분위기를 압도하는 고경표 등 등장인물들이 보여주는 캐릭터 연기는 매력적입니다.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이 곧 사랑이라고 이야기하는 <이웃집 꽃미남>은 흥미롭습니다. 사회적 문제를 품고 로맨틱 코미디 특유의 가벼움을 적절하게 섞어 묘한 분위기와 재미를 만들어내는 이 드라마는 새로운 형태의 로코가 분명합니다. 본격적인 관계의 시작을 알린 독미와 깨금의 관계가 어떻게 변해갈지 기대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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