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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제중원 1회, 허준과 하얀거탑을 넘어서는 새로운 의학 드라마

by 자이미 2010.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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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본격적으로 시작된 월화드라마중 무엇을 볼것인가?는 드라마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고역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달달한 마시멜로우 같은 드라마를 볼것인지 투박하지만 다양한 의미들을 담아낼 수있는 드라마를 볼 것인지. 열심히 모두 섭렵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그 어려운 선택지에서 '제중원'을 선택한 이유는 개인적인 취향일 수밖에는 없을 듯 합니다.

매력적인 캐릭터, 범상치 않은 사회적 담론들

드라마의 첫 회에서 완벽하게 만족스러움을 느끼기는 쉽지 않습니다. 프롤로그에 모두를 담아낼 수없기에 시작이 주는 매력을 어디에서 느끼고 찾아내느냐가, 드라마를 계속 볼 것인지 말것인지 결정하게 만드는 요소가 될 듯 합니다.
이미 사전 정보를 통해 이 드라마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기본적인 내용들을 숙지한 이후 봤기에 큰 부족함없이 시작을 함께 할 수있었습니다. 서양의학을 처음 받아들이던 시점에 과연 어떤 일들이 일어났을지에 대한 호기심도 드라마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했습니다.

신분 차별이 아직 남아있던 시절. 백정이 양의가 되고, 사대부 자제가 양의가 되려 합니다. 그들이 양의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그들을 매료시킨 이 현대의학에 대한 궁금증이 결국 현재의 우리 모습으로까지 발전하게 만들었겠지요.

이런 서로 다른 극단적인 신분을 가진 남자들과 중간자의 입장이 되어줄 역관의 딸 석란은 드라마의 중심과 재미를 잡아주는 중요한 역할로 작용할 듯 합니다.

소근개 이후 황정이 되는 주인공의 첫 등장은 그의 직업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면서였습니다. 백정이라는 사회적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채 칼을 잡아야만 했던 그는 순종적인 백정과는 다른 인물이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같은 인간이면서 왜 자신이 그렇게 짐승취급을 받아야만 했는지 의아스러했던 인물입니다.

그런 그의 갈증은 집에서 기거했던 선비에게 글을 깨우치며 조금은 채워낼 수있었습니다. 그런 그가 양의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중병을 앓고 있는 어머니 때문이었지요. 백정의 부인이라는 편견과는 달리 현명했던 어머니에 대한 사랑이 지극했던 그는 어머니의 병을 낳게 할 수있는 것은 양의 밖에 없음을 확신하게 됩니다.

소문만 듣던 양의의 실력을 역관의 집에서 직접 목격한 이후부터는 더욱 강한 신념으로 자리잡게 되지요. 피를 토하는 어머니를 업고 찾아간 한성병원에서 돈때문에 어머니를 살릴 수없다는 자괴감은 백정으로서 잃지 않았던 자존심까지 버려가며 불법 밀도살을 감행합니다.

100냥이라는 목돈을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담보한 그의 노력은 결과를 맺기도 전에 포졸들에게 잡히게 되고 죽음 직전에 목숨을 살릴 수있는 결정적 제안을 받게 됩니다.

사대부 집안의 자제로서 부족한것 없이 자란 성균관 유생 도양은 서양의술에 빠져있습니다. 그 역시 황정처럼 역관의 집에서 양의의 수술 집도를 목격하고 본격적인 양의가 되기로 작정합니다. 최고의 양의라는 와타나베에 의해 서양의가 되기위해선 필수적으로 시체를 해부해야만 한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사대부 집안으로서 시체에 손을 댈 수없는 상황. 그렇게 황정과 도양은 운명적인 만남을 가지게 됩니다. 결과적으론 도양이 목숨을 담보로 제안한 시체 해부가 황정을 양의가 될 수있도록 돕게되는 중요한 동기가 되어줍니다. 그들은 처음부터 얄굿은 운명을 길을 걸을 수밖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이런 두 남자가 사랑할 수밖에 없는 운명적인 여인 석란은 아버지가 역관이라는 직업때문에 잦은 외국인들과의 만남으로 가장 앞선 신여성입니다. 자신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도양과의 관계가 향후 잔인한 운명으로 다가올 황정과의 사랑을 위태롭게 만들 수밖에 없음은 드라마가 내재한 아픔일 듯 합니다.

와타나베라는 인물이 그들이 양의가 될 수있도록 동기부여를 했다면 황정의 절친이었던 육손은 자신의 육신을 친구에게 열어줌으로서 황정이 양의가 될 수밖에 없는 필연을 부여합니다. 물론 황정의 어머니의 죽음도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말이지요.

첫 회 주인공들을 등장시켜 그들의 역할과 성격을 명확하게 설명을 했느냐가 드라마의 성패를 좌우할 수있다고 봅니다. 이런 측면에서 '제중원'의 시작은 무척이나 흥미롭게 전개되었습니다. 각 캐릭터를 살리면서도 드라마틱한 흐름을 놓치지 않은건 그만큼 훌륭한 드라마라는 이야기일 듯 합니다.

드라마 <허준>에서 자신의 육신을 제자인 허준에게 맡기는 유의태처럼 의도적인것은 아니지만 그시절 상상도 하기 힘들었던 해부를 할 수있도록 육신을 제공한 육손이는 황정을 다독이고 양의로 성공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해줄 듯 합니다.

어린시절 자신이 인간임을 일깨워졌던 육손은 성장한후 황정의 내면에 잠재되어있던 신분타파에 대한 열망을 폭발하게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마지막으론 사형에 처해진 육손은 황정에게 자신의 육체를 내맡기며 양의가 될 수밖에 없는 결정적인 동기부여를 해주었습니다. 비록 잠깐의 등장이었지만 주인공인 황정의 캐릭터를 확실하게 보여준 매력적인 등장인물이었습니다.


구한말 최초의 근대식 병원인 제중원(광혜원)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암투와 인간에 대한 애정이 진하게 전개되어질 '제중원'은 그래서 소중한 드라마가 아닐 수없습니다. 더욱 광혜원이 세워진 이유는 이 드라마가 지향하는 바를 명확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왕실과 전통적인 권력집단을 위한 치료기관이 아닌 고종에 의해 1885년 일반 백성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설립한 현대식 병원이 바로 '제중원'입니다. 가진자들을 위한 치료가 아닌 모든 백성들을 위한 치료기관을 설치했던 고종의 마음과 그 병원이 시사하는 것은 2010년 대한민국의 의료 시스템을 다시 돌아보게 만듭니다. 
과연 병원이라는 공간이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존재해야만 하는지에 대해 최초의 병원 설립이념과 그안에서 치열하게 의술을 펼쳤던 최초의 양의들을 통해 이야기하려합니다. 그런 그들의 기획의도만으로도 이 드라마는 필견의 목록이 될 수밖에는 없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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