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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지붕 뚫고 하이킥 81회, 지훈과 정음의 사랑은 하루키와 워홀보다는 '철이와 미애'

by 자이미 2010.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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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준혁과 세경의 풋풋하지만 의미있었던 데이트를 통해 그들의 관계 변화를 이야기했습니다. 오늘 <지붕 뚫고 하이킥(이하 지붕킥)> 81회에서는 '여자의 자존심'이라는 기본 테마에 지훈과 정음의 사랑이 완성형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하루키와 워홀 보다는 철이와 미애거든

김병욱 PD의 시트콤에 출연했었던 출연진들의 카메오가 오늘도 이어졌습니다. 지난 하이킥에 출연했었던 신지가 지훈의 친구의 여자친구로 등장해 정음의 기를 살려주고 서로의 공통점으로 동질감을 높이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카페에서 정겨운 시간을 가지던 지훈과 정음앞에 지훈의 친구 커플이 등장합니다. 지난번과는 달리 당당하게 자신을 여자친구라고 소개하는 지훈때문에 기분이 좋은 정음입니다. 그렇게 자리를 옮겨 식사를 하던 정음에게 질문들을 던지기 시작합니다.

학생임을 안 그는 어느 학교냐란 질문이 이어지고 "서운대"라는 말에 그는 당연히 우리학교 후배라고 지리짐작을 하게됩니다. 그렇게 넘어갈 수도 있지만 다시 정정해 "서울대가 아닌 서운대"라는 정음의 말에 순간 정적이 흐르고 그나마 해소하기 힘든 거리감을 깨트린건 돌아온 지훈이었습니다.

비틀즈의 '노르웨이의 숲'을 듣고 하루키가 쓴 우울한 청춘 고백서는 엄청난 인기였었지요. 하루키에 이어 정음의 티셔츠에 그려진 앤디 워홀의 마를린 먼로 프린팅 그림으로 이어지는 이야기속에 자신의 무식함이 그대로 드러나 자괴감에 빠진 정음과 달리 의연한 신지의 모습은 그들과 동일한 관계로만 보였습니다.

"앤디 워홀 좋아하시나봐요? 티가.."
"엥. 이건 마를린 먼로인데...마를린 먼로 모르세요?"

그녀의 자존심을 끝없이 추락시키는 대화 단절은 정음의 식욕마저 사라지게 만들 정도였습니다. 지훈 친구와의 저녁 식사로 자존심만 상한 정음은 집으로 돌아와 라면을 먹고 있는 인나에게 '하루키와 워홀'에 대해 질문을 합니다. 당연히 모른다는 답변에 안심을 하지만 광수와 줄리엔의 답변에 자신의 무식을 탓하는 정음입니다.

그렇게 자존심을 상한 정음은 '일반상식' 책을 사서 읽기로 합니다. 취직에도 도움이 되고 지훈의 친구들과 만나야 되는 일들이 많아져 절대 필요한 일방상식에 대한 갈증 때문이었죠.

우연히 카페에서 신지와 다시만난 정음은 중요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신지도 '서운대'출신이라며 자신의 후배인 정음에게 똑똑한 의사 남친과 함께하는 방법들을 이야기해줍니다. 유독 문학이나 예술에 관심이 많은 그들의 장단을 다 맞출 수가 없으니 어느정도는 포기하는게 좋다는 조언과 함께 말이지요.

자존심 상하고 민망하기도 했던 상황을 탈피하고 동질감을 느낄 수있는 신지가 정음에게는 구세주와도 같은 존재였습니다. 1) 별 관심없는 이야기들을 하면 조는척. 2) 자신에게 질문을 하면 다시 묻지 않도록 "난 별루"로 대처한다는 신지의 말은 정음에게는 '금과옥조'였습니다.

지훈의 신년회에 함께 가게된 정음은 걱정이 태산입니다. 사전에 알려줬다면 준비를 했을텐데 어제 라면까지 먹고자서 얼굴까지 부은것 같아 속상하기만 합니다. 그런 자신과는 달리 태연하게 그저 밥한끼 먹으면 된다는 지훈의 말이 얄밉기까지 합니다. 남자와 여자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알지 못하는 지훈에게 살짝 맘상하기도 하는 정음이었죠. 그런 울상의 정음을 웃게 만드는 지훈의 한 마디는 "세수했죠? 근데 눈꼽이..."였습니다. 긴장을 풀어줄 수있는 그만의 치유법은 정음에게는 든든함으로 다가오지요.

지훈과 정음의 사랑을 완성형으로 이끌었던 것은 무거워 보였던 하루키나 워홀이 아닌 철이와 미애의 지나간 노래와 때밀이 춤이었습니다. 병원 신년회에 함께 한 의사들과 동반자들이 모두 환호하고 함께 할 수있었던것은 지루한 전공이야기나 자신들이 선호하는 문학과 예술 이야기가 아닌 누구나 경쾌하고 즐겁게 즐길 수있는 대중문화였음이 훈훈하게 다가왔습니다.

무엇보다 의미있었던 건 그런 정음의 취향을 이해하고 인정하고 함께 하는 지훈의 마음이었던거 같아요. 이런 넓은 마음을 가진 남자에게 반하지 않을 여자가 누가 있을까요?

카페에 들른 지훈과 정음 일행은 다시 그들만의 세계에 빠져듭니다. 전공이야기로 시작한 그들의 대화는 영화로 이어져 큐브릭과 이안의 영화 세계에 대한 담론들로 이어지지요. 그리고 정음과 신지는 자신들의 장기인 '모르는척 잠들기' 장면은 재미와 함께 완결성을 높여주는 마무리 장면이었습니다.


남자와 여자의 어쩔 수없는 다름과 타인의 취향에 대한 이야기를 '지붕킥' 특유의 유머로 아우른 81회는 성별의 차이, 직업과 취향의 차이등 우리가 살아가면서 매번 겪을 수밖에 없는 수많은 차이들에 대해서 재미있게 언급하고 유쾌하게 회피하는 방법까지 제시했습니다.

지훈과 일행들이 나누었던 스탠리 큐브릭과 이안 감독에 대한 이야기들 역시 영화 전문가들에게는 너무 평범한 대중적인 이야기들일 수밖에 없음을 생각해보면, 그들 역시 그저 평범한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일반인일 수밖에는 없어 보였죠.

누구에게나 자신이 잘 할 수있는 일들이 있고 이를 인정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지붕킥'은 즐거움으로 일깨웠습니다. 우리가 사유하는 것들이 고급과 저급이 있는게 아니라 서로 다른 취향만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 이를 자신과의 차별로 공격하는 몇몇 무식한 이들을 통렬하게 비꼬는 에피소드였던것 같습니다. 세상 살아가며 가장 중요한건 다름아닌 '서로의 차이와 취향을 존중하는 것'임을 다시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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