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만의 달인 시리즈가 SBS로 건너오면서 김병만 활용법으로 적극 활용되었습니다. <정글의 법칙>은 김병만을 현재의 그로 만든 효자 상품이었고, 이런 류의 방송은 소림사에 이어 집짓기로 이어지더니 이제는 주방까지 이어졌습니다. 김병만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파생 상품을 만들어내는 것은 합리적인 방식일 것입니다. 하지만 너무 과하다보니 김병만 활용법은 지겨움으로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김병만에만 매달린 SBS 예능의 한계;
김병만 주먹쥐고 시리즈, 정규 편성이 될 수 없는 이유는 김병만에게 있다
이번 추석에도 김병만을 앞세운 SBS의 예능은 여전했습니다. 그들의 김병만 사랑은 추석 오후에 지난 해 했던 <주먹쥐소 소림사>를 재방송하는 것으로 표현했습니다. 재방송이라는 말도 숨긴 채 마치 새롭게 하는 듯 시청자들을 혼란스럽게 하면서까지 방송을 내보낸 이유는 물론 <주먹쥐고 주방장>을 위한 포석이기도 했습니다.
SM과 SBS가 합작이라도 한듯 김병만의 소속사 식구들을 데리고 중국으로 건너가 거대한 식당에서 주방 일을 하며 그곳의 음식을 배우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다큐가 아닌 예능이라는 점에서 음식을 배우는 과정보다는 연예인들의 놀이가 전부인 <주먹쥐고 주방장>은 분명한 한계를 가지고 시작했습니다.
김병만을 시작으로 육중완과 헨리, 빅토리아와 강인이 함께 한 이번 요리사 도전은 생각보다 흥미롭지는 않았습니다. 그동안 숱하게 나왔던 김병만을 활용한 도전의 한 형식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소림사에서도 그랬듯 엉성한 출연진들이 조금씩 성장하는 과정을 담겠다는 포석은 이번에도 다르지는 않았습니다. '주먹쥐고 시리즈'가 새로운 김병만 활용법으로 굳어지는 과정이었습니다.
중국의 거대한 식당을 찾아 그곳에서 총주방장에게 요리를 배우는 과정을 담고 있는 이 방송은 지난 해 만들었던 <주먹쥐고 소림사>에서 무대를 식당으로 옮긴 것이 전부였습니다. 철저하게 김병만을 활용하겠다는 제작진들의 의도만 존재하는 프로그램이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소림사에 이어 이번에도 함께 한 육중완 역시 이제는 예능 출연을 자제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더는 보여줄 것이 없는 상황에서 자신의 이미지만 소진하는 것은 플러스가 아닌 마이너스로 다가올 테니 말입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환영받을 일이지만 더는 새로울 것이 없다는 것은 본인이나 시청자 모두에게 부담으로 다가올 뿐이기 때문입니다.
설리 논란으로 1년 만에 복귀를 했으면서도 제대로 활동도 하지 못하고 접어야 했던 에프엑스의 빅토리아를 볼 수 있었다는 점이 팬들에게는 반가운 일이었을 듯합니다. 빅엄마로 불리며 멤버들을 챙겨주던 그녀가 음식에 대해서도 남다른 재능이 있음을 보여왔기 때문에 적당한 선택이었다고도 보입니다. 더욱 중국인이라는 점에서 중국에까지 원정을 가서 진행된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자연스럽게 다가왔으니 말입니다. 물론 페이가 요리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는 등 더욱 뛰어난 실력을 가진 듯하지만 소속사가 다르다는 점에서 아쉬움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같은 중국인에 요리 실력을 따진다면 빅토리아보다는 페이가 더욱 잘 맞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SM 소속 연예인들만 대거 출연하는 상황에서 JYP 소속이 참여할 상황은 아니었다는 점에서 제작진들의 선택이 더욱 아쉽게 다가옵니다. 헨리 역시 연예인 요리대회에 출전할 정도로 요리 솜씨는 어느 정도 인정받아왔습니다.
중국계 캐나다인인 그는 어린 시절 다양한 것들을 배웠다고 합니다. 그중에 하나가 요리이고, 그런 요리 실력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던 그라는 점에서 이번 출연이 이상할 것은 없어 보입니다. 더욱 <진짜 사나이>를 통해 나름의 팬 층을 두텁게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도 헨리의 출연은 제작진으로서는 당연한 선택이라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강인의 출연은 SM이기에 가능한 선택이라고 불릴 수밖에 없습니다.
정글에 이어 이번에는 주방장에 도전하는 강인은 SM이라는 거대 기획사의 힘으로 출연이 가능한 존재임은 부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두 프로그램 모두 김병만이 중심이 되는 방송이라는 점에서 많은 이들이 우려했던 자사 연예인 끼워 팔기가 의심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주먹쥐고 소림사>에서는 그나마 다양한 형태의 출연진으로 인해 호감도를 높였다면 이번에는 철저하게 자사 연예인 위주로 출연진이 짜이다보니 시청자들에게는 거부감 아닌 거부감으로 다가왔습니다. 노골적인 끼워 팔기가 일상이 되어 눈살을 찌푸리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추석특집까지 이런 식으로 해야만 하나 하는 아쉬움이 들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한 기획사가 프로그램을 만들듯 재미있고 유익하면 그만입니다. SM이 되든, YG가 되었든 제대로 된 프로그램을 만들어낸다면 이를 비난할 이유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SM 소속 연예인들을 위한 <주먹쥐고 주방장>은 기본적으로 재미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의미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김병만을 내세워 무한도전을 하는 방식의 도돌이표인 이 프로그램은 그만큼 신선도가 떨어지는 방송이었습니다.
헨리의 나댐 역시 그들 팬들에게는 황홀함으로 다가왔을지 모르지만, 전체적으로 모든 것을 망친 원흉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예능이니 다큐처럼 할 필요 없이 충분히 즐기면 그만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면 김병만 시리즈를 만들 이유는 없을 것입니다. 재미도 담지만 도전과정에서의 진지함과 이를 통해 완벽하지는 않지만 성장하는 과정이 김병만을 내세운 유사품들의 일반적인 가치라는 점에서도 헨리의 행동은 과도할 뿐이었습니다.
자유로움과 예의 없음은 백지장 하나 차이일 수도 있습니다. 이번 방송에 출연한 헨리의 행동은 ADHD를 의심하게 할 정도로 정신없었습니다. 여섯 살 아이가 정신없이 자신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에 매달리듯, 실제 영업 중인 식당의 주방을 돌아다니며 하는 행동들은 아무리 예능이라 해도 도를 넘어섰다는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제작진들이 요구한 행동인지 헨리의 평상시 모습인지 알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헨리의 행동이 그저 자유롭다는 식으로 포장될 수는 없다는 사실입니다.
2부작으로 준비된 만큼 혼동만 존재하던 방송이 2부에서는 보다 성장한 모습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보는 내내 지루하거나 불편했던 <주먹쥐고 주방장>의 뒷이야기가 궁금하지도 않을 정도로 이미 김병만을 활용한 무한도전은 흥미를 잃고 있습니다.
과도하게 김병만을 활용하는 SBS로서는 과유불급을 고민해야 할 듯합니다. 추석특집으로 김병만의 1년 전 방송을 다시 내보낼 정도로 큰 관심과 사랑을 보내는 것은 방송사의 몫이겠지만, 이를 시청자들에게까지 강요할 수는 없을 테니 말입니다. 여전히 김병만의 도전 정신과 그의 집중력은 높이 삽니다. 정말 노력하는 모습에 숙연해지는 느낌을 받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유사한 방식으로 다수의 프로그램을 통해 소비되는 김병만은 그만큼 시청자들에게 빠르게 지루함으로 다가온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과거 성룡의 영화들이 지배하던 추석이 최소한 SBS에서 만큼은 김병만의 몫이 된 듯합니다. 편수의 문제가 아니라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되는 다수의 프로그램이 김병만의 과용으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새로울 것도 없는 김병만에 대한 과도한 소비가 아쉽게 다가옵니다. 맨몸으로 도전이 가능한 김병만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SBS의 욕심을 이해할 수 있지만 과도함은 그만큼 쉽게 소진될 수밖에 없음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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