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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지붕 뚫고 하이킥 특집-사랑? 고마해라 마이 봤다 아이가.

by 자이미 2010.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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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 했어야 합니다. 멈출 수있을때 멈췄다면 박수를 받을 수있지만 너무 나아가면 그 아름다웠던 모든것들이 질타의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오늘 방송된 <지붕 뚫고 하이킥(이하 지붕킥)> 특집이 바로 그랬습니다. 특집의 이름을 달고 준혁과 세경의 안타까운 사랑에 대해 편집본을 신애의 독백을 첨부해 방송된 이번 특집은 사족과 다름없었습니다.

집착을 버려야 '지붕킥'이 산다

'지붕킥'은 누가뭐라해도 최고의 시트콤입니다. 30%에 육박하는 시청률이라는 지표만이 아니라 그들이 담아내고 있는 다양한 가치들은 그 의미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삼대가 사는 순재 집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야기들. 파편화된 현대인들의 가족간 문제를 들여다볼 수있는 순재 집안은 현대인들에게는 좋은 텍스트입니다.
그런 순재의 집에 무척이나 상징적인 시골 출신 세경 자매가 들어오게됩니다. 데면데면하기만한 현대인들의 가족관계에 서로를 아끼고 도란도란 살아왔던 과거의 화목한 가족을 대입시킴으로서, 가치의 충돌을 통해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유도했다는 것은 제작진들의 노련함이 돋보이는 설정이었습니다. 

그런 그들이 어느순간 사랑이라는 중병을 앓기 시작하며 본연의 역할과는 상관없이 그렇고 그런(?) 사랑놀이에만 빠져있을 뿐입니다. 사랑에 슬픈 세경은 매사가 힘겨움의 연속입니다. 특별할 것없는 일들도 민감해지기도 하고 그런 과정속에서 능동적인 변화를 이끌어야 하는 세경은 사라지고, 지훈의 사랑에만 목을멘 슬프고 의지박약에 빠진 사랑에 나약한 여린 세경만이 있을 뿐입니다.

이런 세경을 좋아하는 준혁은 그녀로 인해 공부에 집중하게 되기는 하지만, 얽힌 관계들을 알게되며 공부는 형식에 그치고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 세경 바라보기로 모든 시간을 소비하며 살아갑니다. 세경이 들어오기전 상태와 별반달라질 것없는 가족 관계가 되어버린 그들로서는 세경 효과를 거의 느끼지 못할 지경입니다.

세경 효과는 시청자들의 집착에 가까운 러브라인에만 몰입되어져 있을뿐 '지붕킥' 자체의 퀄리티나 재미와는 점점 멀어지는 느낌만 줄 뿐이었습니다. 그들의 러브라인이 매일 저녁 전개되며 해리의 '빵꾸똥꾸'는 잊혀져가는 한낱 유행어 정도로만 치부되어버렸고, 실버세대의 새로운 의미들을 담아줄 것으로 기대했던 순재와 자옥의 사랑은 젊은이들의 사랑에 밀린채 소품으로 전락해버렸습니다.

취업준비생들이 즐비했던 자옥의 하숙집 4인방인 '줄리엔, 정음, 인나, 광수'들도 다를바 없습니다. 지훈과의 러브라인을 성공시킨 정음만이 주목을 받고 있을뿐 다른 멤버들은 점점 병풍화되어가는 상황속에서 현대 젊은이들의 고뇌와 한국에서 살고있는 외국인의 삶에 대한 조명은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그저 그들 사랑의 방해꾼이 되어 얇은 웃음만을 던져줄뿐 그들 삶에 대한 애정은 사라져버린지 오래되었습니다. 88만원 세대 청년들의 꿈과 현실의 괴리감을 가장 잘 표현할 수있는 '인나와 광수'는 주인공들의 사랑놀이로 인해 아무것도 하지 않은채 방바닥에 붙어 만화책이나 보는 하찮은 존재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나마 영어가 능통한 줄리엔이 언어민 교사로 취직된게 전부이지만 그와 관련된 이야기들은 그저 외모지상주의와 팬덤을 희화화하는 수준에서 멈춰버렸습니다. 세경 자매를 따뜻하게 감싸주던 줄리엔에 대한 애정마저도 그저 한순간의 꿈처럼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주연들의 사랑이 흥미롭고 재미있을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들의 사랑에 대해서만 다뤄도 200회까지 끌고가도 모자람이 없을 것입니다. 서로 얽히고 설킨 그들의 다양한 관계들을 집요하게 다뤄내고,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세밀한 감정 변화까지 하나의 이미지로 만들어나가기 시작하면 2010년을 채워도 모자랄 것입니다.

그런 사랑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면 사랑과 일에 대한 유쾌한 미드 <프렌즈>처럼 독립된 시트콤으로 만들어져도 좋을 것입니다. 과거 '세친구'나 '골드 미스 다이어리'가 사랑과 일등을 중심으로 다루며 재미와 의미등을 잘 잡아낸 수작 시트콤이었듯 '사랑'이 중심이되는 미드 같은 시리즈 시트콤이 우리에게도 필요할 듯 합니다.

4명의 사랑이야기만이 '지붕킥'의 모습은 아닙니다. 그들의 사랑에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면서 정작 중요한 가치들을 하나둘씩 잃어버린채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했는지 의문이 들게 만드는 '지붕킥'이 되어가는 듯해 아쉽기만 합니다. 

'사랑니'를 통해 사랑이 아플 수있다는 것을 알리고 이루마의 곡을 연주하며 '사랑 참 힘겹다'를 외쳐서 좋았습니다.  지훈과의 추억여행을 통해 사랑이란 무엇인지를 깨닫게 하고 그동안 지겹게도 써먹었던 목도리를 사장시켰던 93회까지의 과정으로도 충분합니다.

장난처럼 시작되었던 지훈과 정음의 악연이 사랑이되고 그런 사랑을 통해 성숙해져가는 정음의 모습과 정음을 통해 웃음을 되찾은 지훈의 모습도 즐겁게 다가옵니다. 이제 그들의 얽히고 설킨 관계는 수면아래로 밀어내고 좀 더 다양한 등장인물들에 대한 가치에 눈돌릴때입니다.

유쾌한 코미디는 점점 사라지고 사랑을 통해 눈을 뜨는 두자매의 이야기는, 세경의 사랑앓이에만 너무 힘을 쏟느라 사랑에 치여 사랑때문에 시트콤이 산으로 가는지 제작진이 모르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마저 들게 합니다.

제작진들의 의도였는지 열정적인 팬들의 기호에 맞추기 위함인지는 알 수없지만, 과도한 러브라인은 애정을 넘어서 이젠 집착으로 나아가며 '지붕킥'만의 의미와 재미는 점점 실종되어가는 듯 합니다. 넘치지 않는, 멈출 수있을때 멈출 수있는 그런 용기가 필요한 제작진들입니다.  

그들의 사랑이 아름답고, 이쁘고, 재미있기는 하지만 그 사랑만 담아내기에 '지붕킥'에는 다양한 의미를 가진 출연진들이 너무 많습니다. 과유불급을 알고 있는 그들이기에 이제 비율을 조정해가며 다양한 이야기들을 통쾌한 웃음과 행복한 즐거움으로 엮어나가길 바랄뿐입니다.
장동건도 그러지 않았나요. "고마 해라. 마이 묵었다."고. 사랑도 도가 지나치면 무서워지기도 합니다. 그들 사랑의 감정만을 다루려고 연장을 선택하지는 않았겠지요. 지정, 준세 커플에 대한 집착을 버리면 '지붕킥'은 더욱 의미있고 재미있는 시트콤이 될 수있을 것입니다. 등장인물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상징성을 언제 활용하려고 묵혀두시나요? 

광수가 울고 인나는 분해 정음 사랑에 끼어듭니다. 그런 그들을 보고 줄리엔은 "참 좋은 관계"라며 헛소리를 하지 않습니까! 소외되어 갈팡질팡하는 그들이 보이지 않으신가요? 이제 해결점도 제시할 생각없는 그들만의 사랑에서 벗어나 다양한 등장인물들에 눈을 돌리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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