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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짝패 19회-민심이반 목격한 천정명 시대적 영웅 될까?

by 자이미 2011.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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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부진하던 <짝패>가 드디어 애열을 끝내고 본격적인 이야기 속으로 들어서기 시작했습니다. 조선말기 시대적 격변기를 드라마의 시점으로 잡은 것 역시 변화를 요구하는 민중의 의지를 담아내기 위함이었지요. 부패가 만연하고 민심이 동요하는 시대. 그 절묘한 시대적 교감이 <짝패>를 더욱 의미 있게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천둥은 시대적 양심에서, 시대가 요구하는 영웅이 될 수 있을까?




천둥이 자신의 친자식임을 알게 된 김대감은 막순에게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을 길이 없습니다.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까지 이른 이 상황에서 분노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는 법. 김대감에게는 솔로몬의 해법 같은 묘수를 생각해내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사건을 주도했던 막순과 쇠돌, 후에 우연하게 알게 된 귀동, 그리고 김대감까지 천둥 본인을 제외하고는 모두 알고 있는 출생의 비밀은 후에 드라마가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에 대해 예상이 가능하게 해줍니다. 20회 예고에서 김대감이 귀동에게 그 역시 나의 소중한 자식이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봐서 천둥에게는 계속 사실을 숨길 것으로 보여 집니다.

천둥을 둘러싼 이들이 사실을 알고 있고 밝히면 모두에게 참변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김대감은 친자식인 천둥을 아끼고 그를 도울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 나설 것으로 보여 지지요. 강포수의 죽음과 함께 스스로 아래적의 두령이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 될 것으로 보이는 천둥으로서는 그들의 보살핌이 다양한 의미로 다가올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지난 18회부터 급격하게 천둥이 변하기 시작하는 과정을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관료의 횡포에 대해 문제를 지적하던 그는 감옥에 갇히게 되고 억울한 옥살이는 그에게 자신에게 아래적을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를 마련해줍니다. 과연 아래적은 자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기회주의적이고 무모한 도둑 무리인가에 대한 고민 말이지요.

귀동의 도움으로 힘겹게 옥에서 나오게는 되었지만 자신의 분은 삭이기는 쉽지 않습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유일한 여인인 동녀는 "그깟 닷냥 주면 되지 왜 사서 고생을 하냐며 그저 시류에 맞춰 둥글게 살면 되는 것"이라 합니다. 어린 시절 강직했던 동녀는 사라지고 철저한 속물이 되어버린 그녀에게 실망만 합니다.

바르게 사는 삶. 그렇게 진정성 있는 삶이 인정받고 자신이 일한만큼 대접받고 살아가는 삶이 잘못되었다고 꾸짖는 동녀의 모습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보는 모습이면서도 스스로 증오하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나약한 자신과 이상 같은 현실을 동경하는 두 가지의 모습이 동녀와 천둥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드러나며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어떤 삶을 살아가는 것이 진정 중요한 삶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합니다.


속물이 되어버린 동녀를 꾸짖던 선비는 천둥에게 과연 누가 진정 악인인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드러내놓고 악행을 저지른 탐욕만 남아있던 현감과 사리분별 할 줄 알고 학식이 높았던 김대감 중에 누가 진정 악인이냐는 질문은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에게 가능한 질문들입니다. 직접 악행을 저지르지는 않지만 충분히 감지하고 알고 있음에도 그 악행에 동조하고 이를 통해 이득을 보는 사대부들의 작태는 역사 속에서 여전히 이어져 오고 있는 악습이자 패습이기도 합니다.

천둥이 자신의 친자식임을 알고 나서 김대감이 활을 쏘며 자책하듯 내던진 '군자 이야기'는 진정 악인은 누군가에 대한 스스로의 반문이기도 했습니다. 그가 스스로 자신은 군자가 될 수 없음을 깨닫는 과정이 등장하고 천둥이 급격하게 변화하기 시작하는 것을 느끼며 김대감이 어떤 선택을 할지는 중요해집니다.

18회에서도 그랬지만 19회에서도 천둥이 민심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느끼는 과정을 집중적으로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새로운 상단을 꾸려 동녀와의 이별을 생각하는 그는 장터에서 누군가가 맞고 있는 것을 목격합니다. 왕두령 패거리들이 상인들에 둘려 쌓여 맞고 있는 광경은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권력과 한 통속이 된 왕두령 패는 장터를 장악하고 상인들에게 자릿세를 받으며 무한 권력을 누리던 존재였습니다. 그런 존대가 아래적의 등장으로 인해 한없이 나약한 존재로 전락하며 급기야 장터 상인들에게 몰매를 맞는 상황까지 나아가게 되었습니다.

분노하고 있지만 차마 끄집어 낼 수 없었던 노여움을 아래적이라는 기폭제는 스위치 역할을 했고 마침내 서서히 민초들은 스스로 변화를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매 맞는 왕두령 패를 구하기 위해 달려온 포졸들까지 한통속이라며 때리는 그들과 이를 지켜보며 통쾌해하는 상인들. 그들을 통해 천둥이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부패가 만연한 사회를 바꾸고자 하는 민심이반이었습니다.

스스로도 지겹게 당하고 느껴왔던 울분이 단순히 개인의 감정이 아닌 힘없고 나약한 존재들이 공통적으로 느끼고 있는 분노라는 점은 천둥이 급격하게 변할 수밖에 없도록 할 듯합니다. 자신이 부정하고 두려워했던 아래적. 그런 아래적을 막아서기 위한 권력의 광기들은 조금씩 천둥을 변화시켜 나가기 시작합니다.

동 시간대 방송되는 <마이더스>에서도 중요하게 등장하는 권력자들의 '비자금'이 <짝패>에서도 중요한 주제로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왕두령 패가 관리하던 '정승판서들의 황금'을 강포수가 빼앗아 오게 되고 그로 인해 권력 주체와 시정잡배들까지 비자금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될 수밖에는 없게 됩니다.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철저하게 썩어버린 제도에서 건강함이 나올 수는 없는 법. 이에 맞서는 귀동과 천둥은 비록 서로 다른 지점에서 사회의 변화를 위해 싸우지만 '짝패'라는 이름으로 하나의 적에 맞서 싸우는 운명을 가지게 됩니다. 부도덕한 관료들을 잡고 이를 통해 사회를 변화시키려는 그들의 뜻은 같건만 적대 관계에서 같은 꿈을 꾸는 그들은 결국 서로 적으로 만날 수밖에 없음이 드라마가 내건 안타까운 '짝패'의 운명으로 다가올 듯합니다.  

지루하던 이야기들은 천둥이 변할 수밖에 없도록 조건들을 만들어내면서 조금씩 탄력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철저하게 부패한 권력과 이런 권력을 몰아내고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민초들의 반란이 대결 구도를 가지게 되면서 비로소 <짝패>가 힘을 얻기 시작했습니다. 과거를 통해 현재를 이야기하는 <짝패>의 진정한 힘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사회가 원하는 영웅이 되어가는 천둥. 뒤바뀐 운명을 알지 못한 채 민초의 우두머리가 되어 부패한 권력에 총을 겨누는 존재가 되어가는 천둥이 과연 우리가 그토록 찾았던 영웅이 될지 기대됩니다. 카리스마 넘치는 배역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기는 하지만 점점 타오르는 민초들의 분노는 <짝패>를 더욱 흥미롭게 이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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