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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짝패 22회-한지혜는 왜 찌질 한 운명인걸까?

by 자이미 2011.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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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동이 천둥을 배신할까? 라는 의구심을 낳았던 예고편은 반 정도만 맞은 듯합니다. 배신의 기운은 결국 의심이라는 형태로 잉태되었고, 더 이상 그들은 짝패가 아닌 대립각을 세우는 존재가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이후 <짝패>가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왜 불신의 시대를 이야기 하는가? 




강포수를 탈옥시키기 위한 짝패들의 프리즌 브레이크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오래된 짝패로서 말을 하지 않아도 척척인 그들은 경계가 삼엄한 상황에서도 손쉽게 강포수를 탈옥시킵니다. 강포수 탈옥사건은 당연하게도 관청을 뒤집어 놓게 되고 의심의 화살은 귀동에게 이어지기도 합니다.

귀동에게 감정이 좋지 않은 공포교는 그가 강포수 탈옥 사건에 연류 되었을 것이라는 의심을 버리지 않습니다. 그가 그런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은 아래적보다 더욱 아래적같은 그의 심성 때문이기도 하지요. 귀동 역시 공포교가 자신을 의심할 것을 알기에 앞서서 달이 집으로 향해 거짓 취조를 해 공포교에게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줍니다.

강포수를 아래적에게 넘겨주겠다며 달이를 통해 밀지를 전달한 귀동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불신을 조장하는 상황을 초래합니다. 아래적 패거리들 내부에서는 귀동을 믿을 수 없다는 이야기와 그는 믿을 수 있다는 평가가 엇갈리며 의심을 심화시키기만 합니다. 

귀동의 행동을 전해들은 강포수는 그의 행동에는 아래적을 일망타진하려는 의도가 숨겨져 있다며 천둥에게 조차 짝패를 의심하게 합니다. 강포수의 생각을 전해들은 귀동은 자신을 의심하는 강포수에게 실망하게 되고 그런 자신을 완벽하게 믿지 못하는 천둥의 모습에서 좌절을 느끼게 됩니다. 

모든 것을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라고 생각했던 짝패가 서로를 믿기 힘들어 졌다는 것은 <짝패>가 어떤 대립관계로 극을 이끌어갈지를 예고합니다. 정직하고 강직한 성격의 천둥과 귀동이 아래적과 포교로서 서로 건널 수 없는 관계가 된다는 것은 그들의 운명이 서글플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는 듯해 안타깝기만 합니다.

오늘 방송된 내용은 '불신'이라는 주제를 담고 있었습니다. 귀동은 자신의 호의를 불신하는 이들에게 실망을 합니다. 민심이반을 피부로 느끼고 세상에 대한 시각이 자신이 막연하게 생각하며 살아왔던 것과는 너무 다르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한 천둥의 변화 역시 이런 불신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포교와 공포교는 서로를 불신하는 존재들입니다. 같은 포교이지만 귀동은 좋은 집안에서 자라 불의에 맞서 싸우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 생각하지만 공포교는 관직이란 자신이 부자가 될 수 있는 좋은 직업이란 생각만 가지고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너무 다른 그들이 대립하고 불신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도 하지요.

조선달은 막순이 엄청난 돈이 생기자 그 돈을 가지기 위한 궁리를 합니다. 그렇게 그녀를 관찰하던 그는 막순과 귀동, 천둥 사이에 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음을 간파하고 약한 고리를 파고들기 시작합니다. 불신만이 존재하는 그들의 관계에 서로에게 바랄 수 있는 것은 물질적인 보상과 죽음밖에 없다는 사실은 <짝패>의 미래를 암시하는 듯해서 씁쓸하기도 합니다. 

가장 큰 불신이자 <짝패>가 근본적으로 달라질 수밖에 없는 동기를 부여한 것은 다름 아닌 동녀입니다. 자신의 여각에 아래적의 두령이 있다는 사실에 몹시 불쾌해하는 동녀와 천둥의 대립은 천둥이 아래적이 되기로 마음먹는 계기로 작용합니다. 

과거 동녀의 아버지를 도와 일을 했던 강포수임에도 불구하고 신분이 낮은 자가 감히 자신의 여각에서 피신하고 있다는 사실이 불쾌하다는 동녀. 과거에도 자신의 아비가 신분이 낮은 그를 보살핀 것이지 강포수가 아비를 도운 것은 아니라는 그녀의 발언들은 천둥을 분노하게 합니다. 

"아버님의 은덕을 위해 해야 할 일이 었습니다"
"포수님은 백정의 아들이셨습니다. 그런 사람을 아버님은 향리 유생들과 똑같이 대접해 주셨습니다"
"아씨께서는 백정의 아들은 똑 같이 대접할 수 없다는 말씀입니까?"
"반상이 유별한데 어찌 똑 같을 수가 있겠습니까"

천둥과 동녀가 나누는 대화 속에 그들이 결코 하나가 될 수 없는 근본적인 한계를 드러냈습니다. 철저하게 반상의 법도를 따지는 동녀에게 천둥은 그저 자신에게 이로운 사람일뿐입니다. 장사를 하는데 도움이 되고 자신에게 품고 있는 감정이 곧 자신을 지킬 수밖에 없는 도구로 사용될 수 있음을 알고 있는 가증스러운 존재일 뿐입니다.

결코 하나가 될 수 없는 가치관의 차이는 그들이 갈라질 수밖에 없는 이유로 작용합니다. 어쩌면 마지막 끈일 수도 있는 동녀에게서 더 이상 미련을 가질 수 없음을 알게 된 천둥의 변화는 당연할 것입니다. 자신이 사랑했던 단 하나의 존재가 반상의 법도를 따지며 양반이 아닌 이들은 사람으로도 취급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그를 자각하게 만들었으니 말이지요.

부정부패에 찌든 양반에 대한 불신이 극대화되어 있는 상황에서 천둥이 동녀에게 느낀 배신감은 격렬한 반응으로 이어집니다. "그 양반의 피! 아씨 앞에서 모두 뽑아버리고 싶다"는 그의 발언은 이후 그가 어떤 길을 걸을 수밖에 없는지를 명확하게 해주었습니다. 한없이 찌질 하기만 한 동녀는 그녀의 이런 모습으로 인해 천둥이 자신의 가치관을 확립하고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만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전해주었습니다.

불신이 지배하게 된 <짝패>는 그 불신을 기반으로 서로 패를 나뉘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을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그리고 어떤 방식을 택하는 것이 진정 옳은 일인지에 대한 반문들은 아래적이 되는 천둥과 귀동을 통해 끊임없이 되묻게 될 듯합니다.  

분노하지 않고 살아왔던 천둥이 폭발하기 시작하며 <짝패>는 비로소 드라마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10회를 남긴 상황에서 아래적의 새로운 두령이 되는 천둥과 그런 아래적을 잡아야만 하는 운명이 된 귀동과의 대결은 '불신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비슷한 이야기들을 건네려 합니다. 불신이 지배하는 사회, 정의란 무엇인지 모호해진 사회에서 과연 우리는 무엇을 믿고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담론들이 형성될 <짝패>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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