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대한민국은 패자부활전이 존재하지 않는 곳이다. 한 번 실패하면 그것으로 끝나는 삶이라는 이야기다. 인간은 누구나 실수 할 수 있고 상대에게 질 수도 있다. 하지만 다시 일어서 뛸 수 있도록 돕는 것은 국가의 몫이다. 한 번의 좌절이 그 인간의 모든 것이라면 도저히 용기내서 살 수 있는 사회는 아니니 말이다.
패자부활전이 필요한 사회;
청춘 FC 축구로 펼치는 우리 사회의 진정한 패자부활전
수많은 자영업자들은 도산을 하고 있다. 살아남는 이는 10%도 안 될 정도로 수많은 이들은 오늘도 좌절의 구렁텅이에 빠지고는 한다. 직장을 다녀도 언제 사회로 내던져질지 알 수 없는 불안한 사회에서 마지막 도전이라고 던지 자영업마도 쉽지 않은 사회는 불안하다. 재기라는 단어가 존재하지 않은 대한민국 사회에서 패배는 곧 끝이라는 단어와 동급이 되었다.
어린 아이들에게 성적으로 줄 세우고, 좋은 학교가 아니면 실패자라는 낙인을 강제하는 사회. 그저 가진 자만이 더 많은 것을 가질 수 있는 불합리함이 합리의 탈을 쓰고 일반화된 사회. 한 번 좌절한 사람들은 더는 꿈을 꿀 수 없도록 꿈마저 거세된 사회에서 미래나 희망은 존재할 수 없다.
삼포세대를 넘어 오포, 칠포 세대로 이어지는 현재의 대한민국은 점점 더 불안만 증폭되는 사회로 이어지고 있다. 치열한 경쟁으로 내몰리기만 한 채 실패한자는 다시 도전 할 수 있는 기회조차 부여되지 않은 사회 속에서 패자는 곧 절망이라는 멍에만 짊어진 채 살아가야 하는 사회다.
누구나 실패할 수 있다. 좌절은 곧 새로운 희망을 위한 단계가 되어야지 그 단어가 마지막이 되어서는 안 된다. 태어나자마자 누군가와 싸워 이겨야만 한다고 주입되는 교육 시스템 속에서 경쟁은 자연스러운 소산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가족도 무의미해지는 이 치열한 경쟁사회는 패자부활전조차 의미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절망이 지배하는 시대 예능 방송에서 의외의 프로그램이 시작되었다. 좌절을 맛본 축구 선수들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주는 <청춘 FC 헝그리 일레븐>이 바로 그것이다. 축구 스타 출신인 안정환과 이을용 그리고 이운재가 감독으로 나서 좌절에 겪은 수많은 이들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준다는 이 프로젝트는 신선하고 감동스럽게 다가온다.
대한민국 월드컵 4강 신화를 썼던 주역들인 안정환, 이을용, 이운재가 나서 좌절 속에서도 축구를 잊지 못하고 살아가는 20대에게 새로운 도전 기회를 준다는 설정은 그 자체만으로도 흥미롭다. 수많은 축구 선수들 중에 성공하는 이는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그 모든 이들이 프로 선수가 될 수도 없고, 이 보다 힘든 국가대표 선수가 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오직 축구만 알고 살아왔지만 어쩔 수 없이 도태되듯 좌절할 수밖에 없었던 그들은 애써 축구를 잊은 채 살아야 했다. 누군가는 어부인 아버지를 따라 어부가 되어야 했고, 치킨 배달원, 음식점 점원 등 축구만 알고 살아왔던 그들의 20대 청춘은 힘겹기만 할 뿐이었다.
축구를 사랑하지만 이제는 축구를 할 수 없게 된 그들에게 <청춘 FC 헝그리 일레븐>은 그들에게는 마지막 기회다. 비록 위대한 선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여전히 축구에 대한 열정이 컸던 그들에게 청춘 FC는 마지막 도전이었다. 어쩌면 마지막 도전이 될 수도 있었던 이 기회를 잡기 위해 수천 명이 지원했다.
수천 명의 도전자들은 각자의 이유가 선명했다. 그런 그들의 구구절절한 사연들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실제 경기장에 나서 자신의 현재를 드러내는 테스트에 나선 선수들이 말 그대로 사력을 다했다. 자신이 과거 얼마나 위대한 선수였는지는 무의미했다. 경기장에서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기회를 잡기 위해 노력하는 그들의 모습 그 자체가 곧 커다란 가치 그 이상이었기 때문이다.
패자부활전 역시 경쟁을 하는 과정이다. 그런 점에서 특별해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패자부활전이 일상이 된다면 보다 많은 이들이 좌절보다는 희망을 가지고 다시 도전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패자부활전이 존재하지 않는 사회는 칼 위를 걷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모든 이들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면서 살 수는 없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것은 분명 중요하다.
삶의 질이 높은 사회일수록 패자를 위한 대안이 잘 되어 있다. 비록 실패했다고 해도 그들이 좌절을 하지 않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사회는 행복할 수밖에 없다. 좌절보다는 언제나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사회는 그 무엇보다 행복할 수밖에는 없으니 말이다.
<청춘 FC 헝그리 일레븐>이 어떤 결과를 낼지 알 수는 없다. 그들이 어떤 결과를 내고 그 안에 속한 11명의 선수들이 꿈을 이루는 새로운 시작이 될지 아니면 일장춘몽으로 끝날지도 알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런 시도자체가 던지는 의미는 크다.
실패 한 번으로 모든 것이 종료되는 이 지독한 현실에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은 그 자체로 희망이자 즐거움이다. 축구로 한정되어 있지만 우리사회도 이제는 패자들을 위한 다양한 방식의 패자부활전이 절실하다. 희망이라는 단어는 사어가 되어버린 척박한 현실 속에서 <청춘 FC 헝그리 일레븐>은 그래서 더욱 강렬하게 다가온다. 그들처럼 우리에게도 이제는 패자부활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Broadcast 방송이야기 > Variety 버라이어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집밥 백선생 백종원 열풍의 답은 '시대가 원하는 요리'에 있다 (0) | 2015.07.15 |
---|---|
마리텔 김영만 1위 백종원 독주 시대에 던지는 가치 (1) | 2015.07.14 |
무한도전 가요제 스포일러도 막지못한 탁월했던 본방의 재미 (1) | 2015.07.12 |
삼시세끼 김하늘 논란? 이서진 발언 속에 답이 있었다 (0) | 2015.07.11 |
집밥 백선생 지상파마저 위협한 백종원의 위대한 일반 요리의 힘 (4) | 2015.07.0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