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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방송된 <추노> 18회의 화제는 역시 천지호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의 죽음은 많은 폐인들에게는 가슴 저미는 아픔이었을 듯합니다. 이제 더 이상 "나 천지호야~"를 들을 수 없기 때문이지요. 대길을 살리기 위해 천지호를 죽이고 그를 대신하는 짝귀가 미친 존재감을 이어갈 수 있을까요?
짝귀, 천지호 넘어 <추노>의 새로운 존재감이 될까?
1. 죽어버린 미친 존재감 천지호와 남겨진 자
교수형이 집행되며 죽음 직전까지 몰리던 대길은 천신만고 끝에 목숨을 구합니다. 대길이 해줬다는 포졸 복장을 입고 교수형장에 숨어 있었던 천지호는 죽어가는 대길을 구하기 위해 단상에 올라섰습니다. 그 순간 어디선가 날아오는 표창들은 순간 형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어버립니다.
송태하를 구한 건 원손을 얻으려는 청나라 용골대가 보낸 부하들이었습니다. 개인적인 심정으로는 민란을 일으키듯 짝귀 패거리들이 들이 닥치는 난장을 기대했지만 너무 이른 기대였던 듯합니다. 형장에서 극적으로 구출된 후 빚어질 수밖에 없는 모든 가능한 수에서 벗어날 수 있는 존재는 '인조를 무릎 꿇렸던 용골대' 뿐이었습니다.
좌의정인 이경식은 조선비를 회유하기 시작합니다. 평생 싸움을 했던 이들은 그들에게 그저 한낱 도구에 불가할 뿐이기에 조선비를 통해 반란을 꿈꾸었던 조직들의 수뇌부들을 일망타진하는 것이 현실적이며, 근본적인 대안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용골대에 의해 구해진 송태하는 원손을 데리고 청으로 가자는 제안에 동의를 유보하고 원손과 언년이를 찾으러 떠납니다.
용골대가 보낸 무사들에 의해 쉽게 '대길 구하기'가 가능해진 천지호는 죽음 직전으로 몰렸던 대길을 어렵게 구해내 도망가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천지호의 운명은 여기까지였습니다. 화살 한 발이 가슴에 박히며 천지호에게 마지막을 고합니다. 어렵게 도주를 하지만 각혈까지 하는 천지호로서는 더 이상 버틸 수 있는 힘도 없습니다.
마지막 순간 천지호는 스스로 자신의 입에 엽전을 넣으며 노잣돈을 만듭니다. 누구 하나 자신을 거둘 수 없다는 것을 아는 마지막 순간까지 천지호스럽게 최후를 맞이합니다. 습관적으로 긁어대던 발가락을 대길에게 긁어달라는 유언을 남기며 파란만장했던 그의 인생은 마감합니다.
겨우 발가락 긁어달라는 것이 유언이었냐는 대길의 말처럼 그에게 인생이란 한없이 덧없는 것이었을 뿐입니다. 대단한 일을 하며 살아왔던 것도 아니고, 특별한 무엇을 남긴 것도 아닌 그가 마지막 순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습관이었습니다.
숨겨진 의미를 끄집어내서 확대하자면 가려운 곳은 바로 서민들의 아픔이지요. 그런 곳을 긁어달라는 의미는 대길에게 노비의 편에서 세상에 맞서 싸워달라는 은유적인 유언이었습니다. 잔인하기만 했던 천지호도 언제나 발가락이 가렵기만 했습니다.
네비게이션 보다 더욱 정확한 대길과 송태하는 언년이가 잡히는 순간 그녀를 목격합니다. 그렇게 끌려가는 언년이와 상관없이 자존심 싸움에 열중하는 그들의 모습은 당연히 황철웅을 그 곳으로 불러들이기 위한 작가의 선택이었습니다.
어떤식으로든 연결 고리들을 만들어가야 하는 작가의 입장에서는 그보다 명확한 근거는 없었겠지요. 갈수록 극적인 재미는 떨어지며 어떤 희망가인지만 궁금해진 <추노>에서 천지호의 죽음은 마지막을 향해가는 그들의 어두운 그림자를 보는 듯해서 아쉬웠습니다.
2. 짝귀는 천지호를 넘어설 수 없다
신기한 능력과 생존 본능이 탁월한 최장군과 왕손이는 뛰어난 복구 능력까지 겸비하며 죽음 직전까지 몰렸던 그들의 모습은 사라지고 안정을 찾아가기 시작합니다. 대길이 최장군에게 이야기해왔던 그들만의 유토피아는 짝귀가 관리하고 있었습니다.
그곳에는 무리들이 병술을 익히고 도망노비에서 잡혀와 억울하게 종살이를 하는 이들이 마지막으로 찾은 곳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모여든 이들이 무장을 하고 작은 국가를 형성하고 있는 이곳은 그들에게는 마지막 보루이자 <추노>에서는 마지막 '죽음의 무도'가 펼쳐질 장소일 가능성도 높습니다.
미친 존재감 천지호를 죽이고 선택한 짝귀는 처음부터 천지호의 잔인함과 어린 아이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는 착한 본능까지 드러냈습니다. 이를 통해 천지호의 장점과 따뜻한 감성까지 지닌 특별한 존재로 각인시키는데 집중했지만 짝귀가 천지호를 능가할 수 없는 것은 그동안 구축되었던 천지호의 존재감입니다.
짝귀의 존재감을 살리기 위해 대길과의 대결 장면들이 담겨졌습니다. 서부극의 형식을 차용해 저잣거리에서 대길과 대결하는 짝귀의 모습은 그동안 전해지던 내용과는 달리 철저하게 짝귀가 편집한 내용이었습니다. 짧은 시간 안에 다양한 형식으로 짝귀를 부각시키기는 하지만 천지호의 '미친 존재감'을 채우기는 턱없이 부족하지요. 그나마 <선덕여왕>에서 칠숙으로 보여준 안길강의 캐릭터가 전이되는 장점은 있지만 그것만으로 천지호를 이을 존재감은 아닙니다.
남은 분량에서 천지호를 능가하는 활약이 담보될 수도 없기에 그는 결코 천지호를 넘어설 수 없습니다. 짝귀가 있는 그곳은 자신이 구축한 공간이 아닌 대길이 추노 질을 하며 모았던 돈으로 만들어진 공간이기에 마지막 전투에 짝귀가 어느 정도의 활약을 보여주느냐의 의미만 남겨진 듯합니다.
그럼 왜 제작진은 천지호를 죽였을까요? 그를 죽이지 않고 대길과 함께 해도 좋고, 짝귀 패거리에 합류해 마지막을 장식해도 무난했을 천지호를 죽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그동안 <추노>에서 보여주었던 죽음으로 캐릭터를 돋보이게 만드는 전략의 연장선으로 보입니다.
그를 죽임으로서 자연스럽게 천지호는 전설이 되고, 캐릭터가 겹칠 수도 있는 짝귀와의 만남을 통해 또 다른 이야기들이 전개되기에는 시간적으로 턱없이 부족하기에 그들의 상충되는 캐릭터 중 하나는 희생을 해야만 했습니다. 제작진들이 선택한 것은 전설이 되어버린 사나이 천지호를 버리고 마지막을 장식한 짝귀를 등장시킴으로서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호기심과 마지막 그들의 전쟁을 위한 시작으로 봐야할 것입니다.
천지호까지 죽여 가며 등장한 짝귀에 대한 궁금증 유발은 <추노>가 그동안 써왔던 방식인, 극에 작은 변화들을 주며 긴장감을 유도하고 다음 이야기로 나아가는 형식과 다름없었습니다. 이제 6회가 남은 <추노>에서 성공한 혁명은 볼 수 없습니다. 송태하가 꿈꾸는 정공법적인 변화도, 대길이 꿈꾸던 작은 행복도 그들에게는 그저 '한여름 밤의 꿈'에 불가했습니다.
이제 그들에게 남겨진 것은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만 있을 뿐입니다. 노비들의 유토피아인 짝귀가 관리하고 있는 공간을 마지막 죽음의 무도로 만들지 여전히 보호받는 유토피아로 남겨둘지가 중요한 의미를 담아낼 듯합니다.
비장미로 모든 희망들을 없애버린다면 그 공간은 마지막 격전지가 될 것이고, 희망을 이야기한다면 어딘지 모호한 곳에서 꾸준하게 세상을 바꾸려고 노력하는 이들이 있음을 암시할 것이니 말입니다. <추노>가 마지막에 남겨둘 수 있는 마지막 메시지는 사람이 아닌 공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친 존재감 천지호는 죽음으로 퇴장했지만 그가 <추노>를 통해 남긴 캐릭터의 힘은 오랜 시간 회자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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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귀, 천지호 넘어 <추노>의 새로운 존재감이 될까?
1. 죽어버린 미친 존재감 천지호와 남겨진 자
교수형이 집행되며 죽음 직전까지 몰리던 대길은 천신만고 끝에 목숨을 구합니다. 대길이 해줬다는 포졸 복장을 입고 교수형장에 숨어 있었던 천지호는 죽어가는 대길을 구하기 위해 단상에 올라섰습니다. 그 순간 어디선가 날아오는 표창들은 순간 형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어버립니다.
송태하를 구한 건 원손을 얻으려는 청나라 용골대가 보낸 부하들이었습니다. 개인적인 심정으로는 민란을 일으키듯 짝귀 패거리들이 들이 닥치는 난장을 기대했지만 너무 이른 기대였던 듯합니다. 형장에서 극적으로 구출된 후 빚어질 수밖에 없는 모든 가능한 수에서 벗어날 수 있는 존재는 '인조를 무릎 꿇렸던 용골대' 뿐이었습니다.
좌의정인 이경식은 조선비를 회유하기 시작합니다. 평생 싸움을 했던 이들은 그들에게 그저 한낱 도구에 불가할 뿐이기에 조선비를 통해 반란을 꿈꾸었던 조직들의 수뇌부들을 일망타진하는 것이 현실적이며, 근본적인 대안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용골대에 의해 구해진 송태하는 원손을 데리고 청으로 가자는 제안에 동의를 유보하고 원손과 언년이를 찾으러 떠납니다.
용골대가 보낸 무사들에 의해 쉽게 '대길 구하기'가 가능해진 천지호는 죽음 직전으로 몰렸던 대길을 어렵게 구해내 도망가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천지호의 운명은 여기까지였습니다. 화살 한 발이 가슴에 박히며 천지호에게 마지막을 고합니다. 어렵게 도주를 하지만 각혈까지 하는 천지호로서는 더 이상 버틸 수 있는 힘도 없습니다.
마지막 순간 천지호는 스스로 자신의 입에 엽전을 넣으며 노잣돈을 만듭니다. 누구 하나 자신을 거둘 수 없다는 것을 아는 마지막 순간까지 천지호스럽게 최후를 맞이합니다. 습관적으로 긁어대던 발가락을 대길에게 긁어달라는 유언을 남기며 파란만장했던 그의 인생은 마감합니다.
겨우 발가락 긁어달라는 것이 유언이었냐는 대길의 말처럼 그에게 인생이란 한없이 덧없는 것이었을 뿐입니다. 대단한 일을 하며 살아왔던 것도 아니고, 특별한 무엇을 남긴 것도 아닌 그가 마지막 순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습관이었습니다.
숨겨진 의미를 끄집어내서 확대하자면 가려운 곳은 바로 서민들의 아픔이지요. 그런 곳을 긁어달라는 의미는 대길에게 노비의 편에서 세상에 맞서 싸워달라는 은유적인 유언이었습니다. 잔인하기만 했던 천지호도 언제나 발가락이 가렵기만 했습니다.
네비게이션 보다 더욱 정확한 대길과 송태하는 언년이가 잡히는 순간 그녀를 목격합니다. 그렇게 끌려가는 언년이와 상관없이 자존심 싸움에 열중하는 그들의 모습은 당연히 황철웅을 그 곳으로 불러들이기 위한 작가의 선택이었습니다.
어떤식으로든 연결 고리들을 만들어가야 하는 작가의 입장에서는 그보다 명확한 근거는 없었겠지요. 갈수록 극적인 재미는 떨어지며 어떤 희망가인지만 궁금해진 <추노>에서 천지호의 죽음은 마지막을 향해가는 그들의 어두운 그림자를 보는 듯해서 아쉬웠습니다.
2. 짝귀는 천지호를 넘어설 수 없다
신기한 능력과 생존 본능이 탁월한 최장군과 왕손이는 뛰어난 복구 능력까지 겸비하며 죽음 직전까지 몰렸던 그들의 모습은 사라지고 안정을 찾아가기 시작합니다. 대길이 최장군에게 이야기해왔던 그들만의 유토피아는 짝귀가 관리하고 있었습니다.
그곳에는 무리들이 병술을 익히고 도망노비에서 잡혀와 억울하게 종살이를 하는 이들이 마지막으로 찾은 곳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모여든 이들이 무장을 하고 작은 국가를 형성하고 있는 이곳은 그들에게는 마지막 보루이자 <추노>에서는 마지막 '죽음의 무도'가 펼쳐질 장소일 가능성도 높습니다.
미친 존재감 천지호를 죽이고 선택한 짝귀는 처음부터 천지호의 잔인함과 어린 아이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는 착한 본능까지 드러냈습니다. 이를 통해 천지호의 장점과 따뜻한 감성까지 지닌 특별한 존재로 각인시키는데 집중했지만 짝귀가 천지호를 능가할 수 없는 것은 그동안 구축되었던 천지호의 존재감입니다.
짝귀의 존재감을 살리기 위해 대길과의 대결 장면들이 담겨졌습니다. 서부극의 형식을 차용해 저잣거리에서 대길과 대결하는 짝귀의 모습은 그동안 전해지던 내용과는 달리 철저하게 짝귀가 편집한 내용이었습니다. 짧은 시간 안에 다양한 형식으로 짝귀를 부각시키기는 하지만 천지호의 '미친 존재감'을 채우기는 턱없이 부족하지요. 그나마 <선덕여왕>에서 칠숙으로 보여준 안길강의 캐릭터가 전이되는 장점은 있지만 그것만으로 천지호를 이을 존재감은 아닙니다.
남은 분량에서 천지호를 능가하는 활약이 담보될 수도 없기에 그는 결코 천지호를 넘어설 수 없습니다. 짝귀가 있는 그곳은 자신이 구축한 공간이 아닌 대길이 추노 질을 하며 모았던 돈으로 만들어진 공간이기에 마지막 전투에 짝귀가 어느 정도의 활약을 보여주느냐의 의미만 남겨진 듯합니다.
그럼 왜 제작진은 천지호를 죽였을까요? 그를 죽이지 않고 대길과 함께 해도 좋고, 짝귀 패거리에 합류해 마지막을 장식해도 무난했을 천지호를 죽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그동안 <추노>에서 보여주었던 죽음으로 캐릭터를 돋보이게 만드는 전략의 연장선으로 보입니다.
그를 죽임으로서 자연스럽게 천지호는 전설이 되고, 캐릭터가 겹칠 수도 있는 짝귀와의 만남을 통해 또 다른 이야기들이 전개되기에는 시간적으로 턱없이 부족하기에 그들의 상충되는 캐릭터 중 하나는 희생을 해야만 했습니다. 제작진들이 선택한 것은 전설이 되어버린 사나이 천지호를 버리고 마지막을 장식한 짝귀를 등장시킴으로서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호기심과 마지막 그들의 전쟁을 위한 시작으로 봐야할 것입니다.
천지호까지 죽여 가며 등장한 짝귀에 대한 궁금증 유발은 <추노>가 그동안 써왔던 방식인, 극에 작은 변화들을 주며 긴장감을 유도하고 다음 이야기로 나아가는 형식과 다름없었습니다. 이제 6회가 남은 <추노>에서 성공한 혁명은 볼 수 없습니다. 송태하가 꿈꾸는 정공법적인 변화도, 대길이 꿈꾸던 작은 행복도 그들에게는 그저 '한여름 밤의 꿈'에 불가했습니다.
이제 그들에게 남겨진 것은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만 있을 뿐입니다. 노비들의 유토피아인 짝귀가 관리하고 있는 공간을 마지막 죽음의 무도로 만들지 여전히 보호받는 유토피아로 남겨둘지가 중요한 의미를 담아낼 듯합니다.
비장미로 모든 희망들을 없애버린다면 그 공간은 마지막 격전지가 될 것이고, 희망을 이야기한다면 어딘지 모호한 곳에서 꾸준하게 세상을 바꾸려고 노력하는 이들이 있음을 암시할 것이니 말입니다. <추노>가 마지막에 남겨둘 수 있는 마지막 메시지는 사람이 아닌 공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친 존재감 천지호는 죽음으로 퇴장했지만 그가 <추노>를 통해 남긴 캐릭터의 힘은 오랜 시간 회자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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