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근래 경험했던 권력자들의 부패가 드라마 <펀치>에 모두 등장하고 있습니다. BBK 논란과 유력 정치인 딸의 부당한 정교수 임명 등 뉴스 속에 등장했던 수많은 사건들이 드라마로 극화되어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현실 속 우리의 모습은 드라마보다 더욱 악랄하고 변할 수 없다는 점에서 두렵게 다가올 정도입니다.
BBK에 이은 여당 실세 딸 교수 임용 논란;
모두를 울린 박정환의 오열, 불안은 증폭되며 모든 것을 무너트린다
이태준 검찰총장이 대권에 야욕을 보이기 시작하며 모두들 두려워하기 시작합니다. 이태준과 손을 잡은 윤지숙 법무장관마저 두려워하는 현실 속에서 그를 무너트릴 수 있는 방법은 박정환이 가장 잘 알고 있습니다. 적도 아군도 존재하지 않는 그 혼란 속에서 그들이 의지할 수 있는 것은 역설적으로 적인 박정환이 전부였습니다.
정환은 이런 상황을 타개할 방법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알고 있었습니다. 견고해 보이는 이들을 무너트리기 위해서는 조강재가 무너져야만 한다는 것은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역공을 통해 오히려 대중적인 인지도를 급격하게 올린 이태준은 이를 발판으로 살아있는 권력으로 대권까지 도전할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대중들의 단순함을 악용해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가는 이태준을 바라보며 정환은 점점 거대해지는 그를 잡기 위한 방법으로 조강재를 선택합니다. 이태준의 오른팔로 모든 일을 처리하고 있는 조강재를 제거하면 이태준의 꿈도 자연스럽게 무기력해질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조강재가 명호건설에게 꾸준하게 돈을 받아왔다는 점을 알게 된 정환은 공격적으로 압박을 해나가기 시작합니다. 부정부패를 해결한 대단한 검사로 세상에 떠들썩한 조강재가 사실은 부정부패의 원흉이었다는 사실은 그만이 아니라 이태준에게도 큰 타격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습니다. 윤 장관이 이태준과 조강재를 떨어트리기 위해 대통령 훈장까지 추대했지만, 능구렁이 같은 그들에게 오히려 당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윤 장관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방식을 정환은 잘 알고 있었습니다. 현재의 이태준을 만든 것도 정환이고, 강재가 어떤 인물이고 어떻게 무너트릴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정환보다 잘 알고 있는 이는 없을 정도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환은 순조롭게 조강재를 무너트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았지만, 역습에 다시 주춤할 수밖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조강재의 역습은 정환이 앞으로 한 달 밖에는 더 살 수 없는 시한부 인생이라는 사실입니다. 현재 아무리 대단한 힘을 가진 존재라도 한 달 후면 모든 것을 잃게 된다면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명호건설 회장을 압박하는 상황에서도 정환의 제안을 우습게 넘긴 이유는 그의 힘은 한 달이 전부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정환이 걱정하는 것은 이들의 행동이 아니었습니다. 아직 자신이 시한부인지 모르는 어머니가 이 사실을 알게 될 것에 대한 불안이었습니다. 그의 우려처럼 어머니는 정환이 앞으로 한 달 밖에 더 살 수 없다는 사실을 신문 기사를 통해 알게 됩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온 아들을 붙잡고 서럽게 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1년 만 더 살라고. 그렇게 1년 동안 정환이가 좋아하는 수박도 원 없이 먹고, 딸 초등학교 입학식도 함께 했으면 좋겠다며 서럽게 우는 어머니 앞에서 정환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습니다.
자신의 방에서 혼자 울던 정환은 하경이 들어오자 그동안 숨겨왔던 본심을 털어 놓았습니다. "살고 싶다"이 너무나 간절한 한 마디는 모두를 무너트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1년이 아니라 딸 초등학교 입학식만이라도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오열하는 정환의 모습은 강렬함으로 다가왔습니다. 고작 자신의 인생이라는 것이 부패한 권력을 돕다가 끝나는 것이라면 서러울 것이라며 윤지숙과 이태준을 무너트리는 것이 자신이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정환의 그 간절함은 신하경을 움직이게 만들었습니다. 모든 것을 자신에게 맡기고 병원에 입원하기를 원하지만, 그녀는 정환을 위해 자신의 신념도 조금씩 버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누구보다 강직하고 원칙주의자였던 하경은 그런 신념 때문에 정환과 이혼을 했던 인물이었습니다. 그런 하경이 남편을 위해 원칙을 버리고 실리를 택하게 되며 정환의 복수는 탄력을 받기 시작합니다.
가장 행복한 순간 추락할 수밖에 없는 인생을 누구보다 적나라하게 몸으로 느끼고 있던 정환은 조강재 역시 그런 순간을 선사합니다. 가족과 함께 외식을 하며 한껏 즐거운 조강재는 자신을 알아보고 사진을 찍기를 원하는 이런 순간들이 무엇보다 소중하고 행복했습니다. 자식들 앞에서 당당하고 멋진 아빠로 기억되고 싶은 마음은 악랄한 조강재에게도 존재하는 열망이었기 때문입니다.
가족들 앞에서 긴급 체포가 된 조강재는 이태준에게 연락을 하고, 이 총장은 자신의 오른팔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합니다. 하지만 불안을 조장하는 정환의 전략은 이들에게 틈을 만들기 시작했고, 그런 과정은 결국 강력한 연결고리를 무기력하게 끊어내게 만들었습니다. 정환의 전략에 동조하며 이 총장의 곁에 있던 최 검사의 말들 역시 이태준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조강재를 잃으면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태준이 어떻게든 그를 살려내려 할 것이라는 것은 정환은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 그의 믿음을 무너트리고 스스로 조강재를 내치게 하는 방법은 조강재가 배신을 했음을 자연스럽게 알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취조실에 들린 이 총장은 이미 준비된 정환에 의해 조강재의 혼란을 알게 되었고, 결국 자신의 손으로 그를 내치게 됩니다.
날개를 잃어버린 이태준으로서는 갑작스러운 변화에 힘겨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대권 도전도 어렵지 않았지만, 하루가 지나니 검찰총장의 자리마저 위태로운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여론의 향방은 이처럼 수시로 변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태준이 버틸 수 있는 힘은 윤 장관의 약점이었습니다. 윤 장관 아들의 병역 비리를 알고 있는 이 총장으로서는 큰 보험을 들어 놓은 것과 다름없었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의 죽음 후 누구보다 많은 고생을 해야 했던 어머니는 벌써부터 손에 검버섯이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그런 어머니의 손에 화장품을 발라주며 매일 바르라고 당부하는 아들. 그 아들은 이제 한 달 후면 죽을 수밖에 없는 시한부 인생을 사는 정환이었습니다. 남겨진 이와 남겨질 이를 위한 이들의 치열한 전쟁은 조강재의 몰락으로부터 시작되게 되었습니다.
"당신과 이태준이 뭐가 다를까?" 윤 장관 앞에서 정환이 던진 의문이었습니다. 윤 장관은 스스로 자신은 변할 것이라 자신하고 그걸 정환에게 보여줄 수 없어 안타깝다고 하지만, 그 이야기를 믿을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신념을 악용하고 자신의 편의를 위해 조작하는 그에게 정환의 의문은 자연스러운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화장품 가게에서 이태준에 대한 공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박정환과 최연진 검사. 그동안 식사를 하는 과정을 통해 감정을 연결하고 풀어내던 <펀치>는 이제 '기초화장vs색조화장'의 대립으로 변경하기 시작했습니다. 두터운 기초화장을 칠하고 나선 이 총장은 대통령 비서실장인 김성찬을 표적수사하기 시작했습니다.
검찰총장 퇴진에 대한 압력이 나오는 상황에서 정치권을 정면으로 치고 들어가면 위기 탈출과 함께 잃었던 모든 것을 다시 되찾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 총장의 방식은 모두 정환이 만들어냈던 형식이었고, 이를 무너트리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도 정환은 알고 있었습니다.
이태준의 친구인 대학교수를 통해 김 비서실장의 딸이 부당한 방법으로 정교수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정환은 특수부 검사들을 동원해 이 총장의 친구를 공략하기 시작합니다. 작은 먼지도 보이지 않던 그에게는 거대한 흠이 존재했고, 그 모든 것을 하경이 준비합니다. 원칙주의를 깨트린 하경의 도움은 결과적으로 이태준을 궁지로 몰아넣는 이유가 될 수밖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이명박의 BBK와 여당 실세인 김무성 의원의 딸 문제를 정면에서 다룬 <펀치>는 대단합니다. 현실에서 이들 권력은 자신들의 치부가 모두 드러난 상황에서도 승승장구했습니다. 과연 드라마에서도 현실처럼 무기력하게 이어질지 아니면 현실이 만들지 못한 정의를 드라마 <펀치>는 만들어줄지 궁금해집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Drama 드라마이야기 > Korea Drama 한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이드 지킬, 나 2회-현빈을 현빈으로 만든 마지막 10분 로빈 변신완료 (0) | 2015.01.23 |
---|---|
하이드 지킬, 나 1회-현빈과 한지민 첫 회부터 터진 존재감 익숙함이 답일까? (0) | 2015.01.22 |
펀치 10회-대통령 꿈꾸는 조재현 잡는 김래원의 반격, 히든 펀치가 될까? (0) | 2015.01.20 |
스파이 가족 첩보물의 재미 속 김재중의 살아난 존재감, 이 작품이 중요한 이유 (0) | 2015.01.17 |
피노키오 20회-이종석 박신혜의 해피엔딩 뒤에 숨겨진 작가의 의도 (0) | 2015.01.16 |
댓글